바로 송현우였다."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와서 나를 기다린다고? 왜, 맞고 싶기라도 해?" 염구준은 조롱하듯 말했다."스승님, 저를 제자로 받아주세요!"송현우는 말을 하자마자 '쾅쾅' 소리를 내며 머리를 박으면서 절을 했다.지금 절을 하고 있는 고집이 센 소년을 보며 염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바로 거절했다."제자 들일 생각 없으니까 이만 가 봐."이 말에 송현우는 물론 숨어서 몰래 듣고 있던 사람들도 멍 해졌다.어제까지만 해도 열정적으로 가르치던 염구준이 오늘 갑자기 냉담해진 이유를 납득할 수가 없어서였다.송현우는 무릎을 꿇은 채로 고개를 들어 망연히 물었다."제가 자질이 너무 없어서 당신의 제자가 될 자격이 없는 건가요?""아니, 넌 검술에 일가견이 있어.""그럼 제가 노력이 부족해서인가요?""아니, 10년 동안 검을 연마한 걸 보면 넌 검을 쓰는 사람이 갖춰야할 근성을 갖추고 있어."염구준은 그의 질문에 하나하나씩 다 대답해주고, 평가도 높이 해줬지만 제자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이에 송현우가 다시 망연하게 물었다."절 제자로 받아들이려 하시지 않는 이유를 혹시 알 수 있을까요?"포기를 해도 이유는 알고 포기해야 할 것 아닌가."검술에 소질이 높아서 제자로 받아들일 수 없어."염구준이 얘기한 이유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대충 지은 핑계처럼 들렸다.하지만 그는 말을 덧붙였다."비록 석벽을 보며 연습했지만 네가 깨달은 검식은 보통 사람들과는 달라. 그게 바로 네 검도지.""내가 만약 하나하나씩 너를 처음부터 가르친다면, 그것은 나의 검도를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네가 갈 길을 망칠 수 있어. 너한테 좋지 않다는 말이야.""내가 너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어제 이미 전부 전수했으니 앞으로의 길은 너 자신만이 갈 수 있어."솔직하게 염구준은 상대방을 좋게 봤다. 그가 어떻게 성장할지도 매우 기대했고.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많이 이야기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송현우는 또다시 바닥에 '쾅쾅' 소리를 내
"상태를 보아하니 기껏해야 한 달 남으셨어요."그는 한눈에 문제점을 알아차렸다."아빠, 정말이에요?"남매는 그의 말을 듣고 이구동성으로 초조해하며 물었다."허허, 이럴 필요 없어. 아직 한 달이나 남았잖니?" 송무천의 상대방에게 간파를 당했어도 화를 내지 않았다.그는 이미 어느정도 포기한 상태라 여유로웠지만 그의 자녀들은 급해서 울 것만 같았다. "당신의 시간을 연장해드릴 방법이 한 가지 있어요."염구준이 계속 얘기했다.상대방의 문제를 말한 것은 결코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풀썩."제발 아버지를 살려주세요."그의 말에 두 남매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빌었다."일어나요. 왜 또 무릎을 꿇어요? 할 말이 있으면 그냥 말 하면 되죠."이에 염구준은 손을 뻗어 두 사람을 끌어당겼다.이야기를 꺼낸 이상 도와주는 건 당연했다.도와주려면 끝까지 도와줘야 하니까 말이다. 그도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이 모습을 보고 자신의 딸아이를 떠올렸었다.'만약 나에게 일이 생긴다면 희주도 이렇게 속상해 하겠지.'"저를 치료만 해주신다면 앞으로 원하시는 곳을 전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송무천은 희망에 차서 말했다."제 목적은 그저 좋은 연을 맺기 위해서이니 그럴 필요 없어요. 게다가 이건 치료보다 아마도 고문에 더 가까울 겁니다."염구준은 정보를 흘리며 상대방의 태도를 지켜봤다."할 말이 있으시면 솔직히 말해도 됩니다."송무천은 상대방의 말 뜻을 알아듣고 입을 열었다."방법은 간단합니다. 당신의 기운을 흩뜨리고 다시 특수한 방법으로 혈자리를 몇 개 막으면 돼요.""하지만 방법이 너무 특이해서 자정 12시가 되면 온몸의 720개의 혈자리가 전부 무척 아플 겁니다.""하지만 이 방법을 쓰면 10년은 더 살 수 있을 거예요."염구준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말해주며 상대방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온몸에 칠백여 개의 점이 동시에 아프다는 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 일이었다. 이건 살아서 고통을 받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
염구준은 생일잔치가 열리는 곳에 와서 아침을 먹었지만 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전부 바삐 돌아쳤다.다만 송현우는 줄곧 그의 옆에서 물을 건네고 챙겨주었다.은인을 홀대해서는 안 되니까 말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우물쭈물하며 걸어왔는데, 바로 송대강이었다."죄송합니다."말하면서 그는 무릎을 꿇으려고 했다."무슨 일이 있으면 서서 말하면 돼. 굳이 이렇게 큰 절을 할 필요가 없다."염구준은 상대방을 막으면서 말했다."전의 일은 제가..."염구준은 송대강이 말을 꺼내자마자 바로 끊어버렸다. "다 지나간 일이니 앞으로 잘 살아. 매번 이렇게 운이 좋을 수는 없으니까.""네, 네!"염구준의 가르침을 받은 송대강은 연이어 고개를 끄덕였다.눈앞의 남자는 송씨 가문 뿐만 아니라 그의 동생들과 아버지까지 도와줬기에 그는 더욱 마음이 복잡했다.전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생각하니 자신이 더욱 나쁜놈 같아서였다.짝!짝!생각을 마친 그는 갑자기 입가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강하게 뺨을 몇 대 때렸다."때리려면 사람이 없는 곳에서 때려. 아침 먹는 데 영향 주지 말고."염구준은 말을 마친 뒤 계속 음식을 먹었다.이때 문 밖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크게 소리 질렀다."암금 자동차 제조 공장의 이사장님 노복 그리고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이렇게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이따가 앉을 자리가 있었지만 경호원들은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첫 번째 귀빈들이 도착했으니, 그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 뻔했다.그러나 염구준은 이 일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먹던 걸 계속 먹었다."오, 병신 형제잖아?"이때, 암금 자동차 제조 공장의 도련님이 문을 들어서자마자 걸어와 조롱했다.한 명은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이고 한 명은 무공이 형편 없으니 이 둘은 사람들의 눈에 쓸모없는 사람이었다.다른 사람들은 송씨 가문의 체면을 보고 트집을 잡지 않을지 몰라도 이 도련님은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송청연이 그의 청혼을 거
송현우는 순식간에 양동현을 쓰러뜨린 뒤 그의 등에 올라앉았다."졌지? 나랑 내 형을 또 병신이라고 부를 거야?"그는 오늘 드디어 이때까지 줄곧 자신을 따라다니던 이 별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기분 좋네.'"병신!"그러나 양동현은 그렇게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지르며 말버릇을 고치지 않았다. "음..."이에 송현우는 당황해서 도움을 청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싸움에서 이긴 적이 없던지라 이런 상황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정말 몰랐기 때문이었다."때려. 고분고분해질 때까지 때리면 돼." 아침을 다 먹은 염구준은 담담하게 말했다.이런 일에는 그가 제일 발언권이 있었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송대강은 이 말을 듣고난 뒤, 얼굴이 조금 아파 자기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그... 그래도 괜찮아요?" 송현우는 조금 망설였다.싸움에 붙을 때마다 얻어맞던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게 좋지 않은 행위라고 생각하는 게 조금 우습지만 말이다."안 괜찮을 게 뭐가 있어. 검을 쓰는 사람은 성질이 좀 있어야 해.""일 생기면 내가 책임질 테니 안심하고 때려."염구준은 송현우가 양동현의 못된 입을 때리기를 바랐다.아침을 잘 먹고 있었는데 기어코 와서 망쳐놓다니, 그냥 대놓고 때려달라는 꼴이었다."네!"퍽퍽.송현우는 대답한 후 조금 전의 소심해 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이 망설이지 않고 상대방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염구준도 그의 모습을 보며 방금 전의 소심함이 꾸며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정도로 말이다.1분도 안 되어 양동현은 참지 못하고 용서를 빌었다."아악, 내가 잘못했어. 넌 영웅이고 내가 병신이야.""그러니까 이 일은 이만 넘어가자, 현우야."상대방의 말을 들은 송현우는 때리는 걸 멈추었지만 여전히 일어설 의사가 없어 보였다. "앞으로 우리 누나를 건드릴 거야?""아니, 안 그럴게!"양동현은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고양이처럼 온순하게 대답했다.그는 정말 청개구리처럼 놀았다. 좋게 말 할 때는 듣지 않고 있다가 굳
송씨 가문 사람만 아니라면 처리하기 쉬울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제가 누구인지는 그쪽과 상관없을 텐데요?""그리고, 그쪽의 별 볼 일 없는 실력으로는 제 이름을 알 자격이 없어서요."염구준은 조금도 봐주지 않고 거칠게 말했다.후배를 기습하는 늙은 무뢰한은 존중해줄 필요가 없어서였다."좋네요, 아주 좋아요!""그럼 어디 한번 그쪽이 어떤 실력인지 볼까요? 이렇게 건방지게 말 하는 거 보면 분명히 강할 테죠."노복은 화가 나서 눈까지 떨며 소리 질렀다. 혈압 역시 다른 때보다 지금 더욱 쭉 올라간 상태였다.슉.그는 몸을 흔들고는 바로 공격했다.전신의 영역에서 그 구부정한 그림자는 유난히 웅장하고 강대한 기운을 내뿜었다. 장소를 꾸미고 있던 송씨 가문의 사람들 조차도 행동을 멈추고 노복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구경거리가 있으면 당연히 구경부터 해야 하니까 말이다. 순식간에 노복은 염구준을 향해 어마무시한 위력이 담긴 손바닥을 날렸다.쾅!그러나 손바닥이 거의 닿을 때쯤, 염구준이 손바닥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두 공격이 맞붙으며 나온 에너지 때문에 많은 테이블과 의자들이 뒤집혀 졌다.'대단한 주먹이야.'노복은 염구준과 대적할 수가 없어 몇 걸음 뒷걸음질 쳐서야 곧게 설 수 있었다.한 차례 맞붙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상대방의 깊이가 어느정도인지 보아낼 수가 없었다. "두 분 모두 그쯤 하시죠.""오늘은 제 생일이니 제 체면을 봐서라도 화목하게 지내자고요."이때, 송 가주가 제때에 나타나서 두 사람 사이를 가르며 말렸다.이에 노복은 미소를 지으며 위선적으로 말했다."싸우는 게 아니고 비무를 해본 것 뿐입니다. 하지만 가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으니 이만 하겠습니다.""운이 좋네요."염구준은 예의 따윈 차리지 않고 싸늘하게 말했으나 양씨 가문의 노복은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아 콧방귀를 뀌며 소매를 뿌리치고 떠났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송씨 가문의 산장 전체가 떠들썩해졌다.염구준은 본래 아
"내 뜻은 이미 굳혔으니, 더 말할 필요 없다. 네가 해야 할 일은 가주로서 송씨 가문의 사업을 발전시키는 거야."전에는 가주가 아닌 송씨 가문의 원로단에서 차기 가주를 뽑았기에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지 않은 송씨 가문 사람들이 적응을 하지 못했다. "가주님께서 너무 많이 드신 것 같네요."주탁에 앉은 머리카락과 수염이 모두 하얀 노인이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그의 이름은 송명호로, 송씨 가문의 또다른 거물이자 항렬이 가주보다 높으며 송대용 쪽의 우두머리였다. 즉 송씨 가문의 절반의 세력을 차지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누군가가 반대하자 송 가주는 급히 나서서 변명했다."제가 이렇게 하는 것도 가문을 위해서입니다.""사업 방면에서 청연이의 재능은 가문의 젊은이들 중 제일 뛰어납니다."이 말은 사실이었다."하지만 가문의 규칙을 깨뜨려서는 안 됩니다."그러나 송명호는 끝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팽팽하게 맞서게 되었다. '저런 거물이 중간에서 막고 있으니 일이 더 복잡해지겠어.'"이 일, 저희끼리 의논하면 해결될 것 같습니까?" 송 가주는 떠보듯이 물었다. 사실 이건 최후통첩이기도 했다."아니요."송명호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이렇게 되면 이젠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었다. "휴...""그럼 당신 쪽 사람들은 송씨 가문에서 떠나세요. 가업의 절반은 나눠드릴 테니 걱정 마시고요."신중히 고민한 끝에 송 가주는 결국 이렇게 결정을 내렸다.자리에 앉아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가 왜 가문 내부의 고위층들과 사이가 틀어지면서까지 송청연을 가주의 자리에 앉혀놓으려고 하는 건지 이해 하지 못했다.그녀 정도의 재능이면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들의 지지를 더욱 많이 받을 게 뻔했으니까 말이다. 그녀가 가주가 되는 건 그저 시간 문제였다.그러나 염구준은 송 가주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상대방은 지금 경지가 불안한 상태라 언제든지 반보천인에서 떨어질 수 있었다. 아니, 어쩌면
상대방이 독약을 사용했다면 틀림없이 해독약도 갖고 있을 것이다.그가 심하게 중독되지 않았을 때 제압하려는 수작이겠지만 송명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쿵!송 가주의 공격이 그에게 닿았을 때 이미 온몸에 웅장한 기운이 감돌았다.반천인 실력이었다.두 사람 공격 여파로 엄청난 에너지 파동이 사방으로 퍼지자 테이블 주변 사람들은 이내 뒤로 물러섰다.나무 테이블은 아예 산산조각으로 부셔서 바닥에 흩어졌다.“아쉽게 됐네.”염구준이 한숨을 쉬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그 순간 누구도 움직이지 않고 염구준을 쳐다봤다.지금 현장에서 그는 변수에 속했다.염구준은 나서지 않고 손을 들어 송대강, 송청연, 송현우를 가리켰다.“세 사람 내 옆으로 오세요.”약속한 것만 지킬 뿐, 다른 사람은 상관하지 않았다.다들 염구준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막지 않았다.세 사람이 그의 곁으로 다가간 후 싸움은 계속 진행되었다.“목숨을 내놓거라.”“죽여라!”한때 우애가 좋던 가족들이 지금 이 순간은 한이 맺힌 원수처럼 죽이려고 했다.얼마되지 않아 벌써 사상자가 나타났다.쌍방 실력은 비슷했다.송명호가 한 수 우세를 차지하더니 미친듯이 웃었다.“하하하. 패배를 인정해. 너희들은 우리를 이길 수 없어.”해독약이 없는 송 가주는 기운을 움직일수록 독이 체내에 빨리 퍼져서 기운이 빠졌다.송 가주 측 투력이 점점 약해져서 불리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흥. 죽는 한이 있어도 너를 끌어낼 것이다.”송 가주는 죽을 각오를 하고 전력으로 공격했다.예전 같았으면 이제 반천인 경지에 도달한 송명호를 거뜬히 해치웠다.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다.모두 치열하게 싸우고 있을 때 변수가 생겼다.“송명호, 내가 도와주겠다.”양동현의 아버지가 외치면서 싸움에 가담했다.“나도 돕겠습니다.”한 사람이 나서자 많은 세력들이 송명호의 편을 들었다.보아하니 송 가주가 가주 자리를 내놓지 않아도 송명호가 오늘 반란을 일으킬 작정이었다.
싸움에 외부인이 개입하여 송 가주만 가까스로 버틸 뿐, 다른 사람은 이미 죽거나 체포되었다.가족 내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이제 다 끝난 거 같은데 그만 패배를 인정하시지?”송명호는 이미 승자가 된 것처럼 의기양양한 태도로 말했다.“같이 죽자!”송 가주가 고함을 지르며 미친듯이 그에게 달려들었다.그와 함께 자폭할 생각이었다.“미친 영감탱이!”당황한 송명호는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반천인 고수의 자폭은 위력이 어마어마해서 감히 맞서지 못했다.‘아니야.’바로 그때, 구경꾼들은 송 가주의 기운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을 감지했다.몇 호흡만에 단진 무성 경지까지 하락한 것이다.수련 후 주화입마에 빠진 후유증이 이제야 나타났다.“하하하하. 하늘이 날 도왔군. 영감 몸이 정말 고장이 났나 봐.”송명호는 다시 미치광이처럼 웃으며 한 주먹으로 송 가주의 단전을 부숴버렸다.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막을 여력도 없었다.단전이 망가지면 기운이 밖으로 빠져서 자폭할 수도 없다.송 가주는 그렇게 폐인이 되었다.가주 쟁탈전에서 송명호가 드디어 승리를 거두었다.“가주님, 축하드립니다.”송대용이 제일 먼저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예전부터 자신의 친할아버지가 가주가 된 모습을 상상했었다.전에 송대강에게 억눌리고 또 송청연에게 억눌려서 마음에 깊은 원한이 생긴 것이다.“가주님 축하합니다.”“송 가주님, 축하드립니다.”송명호 측 일가, 그를 따르던 세력들이 나서서 인사를 올렸다.본인도 가주라는 칭호가 마음에 드는지 흐뭇하게 웃었다.“하하하. 이제 승복해.”그는 발로 송 가주의 가슴을 밟고 질문했다.“퉷!”송 가주는 침을 뱉고는 염구준에게 비참한 미소를 보냈다.“염 선생. 내 손자들을 잘 부탁하네.”염구준이 아무런 감정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부탁을 받았으니 세 사람 안전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할아버지!”“명호 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를 제발 살려주세요.”맞설 능력이 없는 송청연과 송대강은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했다.실력 차이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
“하하, 이겼다.”얼마나 많은 수를 무르고서야 할아버지는 이겼다고 아이처럼 기뻐하셨다.이렇게 특이한 방식으로 진 적은 없지만 번마다 이길 때면 엄청 좋아하셨다.단지내에서 염구준만 이 할아버지와 장기를 두었다.“대단하세요.”염구준은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올렸다.자신의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노인들은 모두 좋은 대우를 받길 바랐다.지잉-전신전에서 연락이 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르신,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얼른 가. 일이 중요하지.”할아버지는 장기판을 보며 기쁨을 만끽했다.염구준은 자료를 보면서 집으로 달려갔다.“국주님, 놈들 행적을 추적했습니다. 지금 남극 빙원에 있어요. 구체적인 위치는 아직 모르겠고 놈들의 수법이 은밀해서 빼앗은 로봇을 모두 여러 갈래로 운반하고 있어요.”남극 빙원은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기후가 악랄하고 환경이 복잡한 데다 수많은 세력들이 잠복해 있었다.아직까지 통제할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은 탓이다.몇 년 전만 해도 그곳의 기후가 매우 낮아 누구도 살지 않았었다.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방한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수많은 조직과 세력들이 그곳에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하지만 아직까지 치안이 혼란스럽고 주먹이 센 사람이 통치는 바람에 곳곳에 위험이 도사렸다.염구준은 자료를 살펴보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정영팀은 신속하게 청해로 온다. 위장을 잘하고 절대 행적이 드러나면 안 된다.]이번 작전에 대해 대략적인 계획을 세운 후, 집에 돌아와 손가을에게 말하고 그날 저녁에 청해 부두로 향했다.장모님인 진숙영에게 은밀히 고수들을 붙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신비한 클럽은 인간 세상에서 증발할 것처럼 사라져서 골치가 아팠다.하지만 국정이 급선무인 지금 청목을 먼저 해결해야 했다.염구준이 부두에 도착했을 때 백호, 주작, 현무 그리고 세 명의 전왕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 모두 평상복으로 갈아 입고 큰 가방을 들고 있었다.“주… 염 선생님!”여섯 사람은 염구준에게 다가와 깍듯하
“주작. 천목 시스템을 가동해. 내가 구체적인 좌표를 보내줄 테니까 그 해역의 화물선을 주시해.”“백호. 7인 정예팀을 선발해서 잠시 내 명을 대기하고 있어.”“현무, 한 달 사용할 최첨단 무기를 준비해.”“청룡, 넌 전신전을 지키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염구준이 지시를 내릴 때 누구도 농담하지 않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다.“네.”임무를 내린 후, 염구준은 한마디를 남기고 청해로 돌아갔다.“송 가주와 국주가 상의하는 동안 누가 방해를 한다면 바로 죽이러 올 것이다.”염구준의 말에 외부인들은 바로 속셈을 거두었다.이어서 송씨 가문은 절반 주식을 국주에게 담보로 내놓고 보호를 받았다.국주가 내세운 조건은 송씨 가문이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생길 때 다시 주식을 돌려주는 것이었다.중요한 임무를 맡은 송현우는 지금 상황에서 반천인 경지와 싸울 수 있는 유력한 후계자였다.송명호 일가는 더는 송 가주를 방해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족보에서 쫓겨났다.그를 지지했던 세력들은 자발적으로 돈으로 배상하고 평화를 유지했다.송씨 가문의 세력이 대폭 하락하니 이러는 수밖에 없었다.청해로 돌아온 염구준은 손가을이 잘 관리한 덕에 편히 지낼 수 있었다.“구준이 왔어?”그를 제일 먼저 맞이한 사람은 방금 기도를 마친 진숙영이었다.최근 신비한 클럽이 감쪽같이 사라진 바람에 그녀는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장모님.”염구준이 뭐라고 하기 전에 진숙영은 또 속으로 중얼거리며 기도했다.“아빠.”인기척을 듣고 나온 염희주가 활짝 웃으면서 두 팔을 벌리고 다가갔다.“그래.”‘귀여운 녀석, 어쩜 이리 애교가 많을까. 며칠을 못 봤더니 또 키가 컸네.’염구준은 대답하면서 딸을 뻔쩍 들어올렸다.딸을 보는 그의 눈에서 꿀이 떨어질 것 같았다.“저러다 신선이 되겠어요.”염희주는 진숙영을 힐끔 보면서 염구준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그런 말하면 못 써.”염구준이 바로 말렸다.어른들의 일에 아이가 끼어드는 것과 함부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아빠
송씨 가문의 절반 재산은 천문학적인 숫자인데 그것을 단호하게 거절하다니 생신을 축하하러 온 손님들이 당황했다.“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부디 염 선생이 말씀해 주시죠.”송 가주는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국주한테 가서 얘기하면 아마 기꺼이 도와줄 겁니다.”염구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송 가주는 그제야 깨달은 듯 허벅지를 탁 쳤다.솔직히 말해서 염구준도 절반 재산을 갖고 싶었다.하지만 손씨 그룹에 비해 용하에서 더 필요할 것 같아서 거절한 것이다.이 정도 대의는 갖추고 있었다.“가주님, 큰일 났습니다.”두 사람 대화할 때 한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왔다.“얼른 말해. 이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냐?”송 가주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 앞에서 과감하게 말했다.“저희가 해외에 수출한 로봇 화물선이 습격당했어요. 거기에 나무 표식이 있었습니다.”그 사람은 재빨리 다가가 태블릿을 보여줬다.확인하던 송 가주가 두 눈을 부릅떴다.“염 선생. 이거 진짜 큰일 났습니다.”송 가주는 태블릿을 빼앗아 염구준에게 걸어갔다.이번에야말로 진짜 큰일이 벌어졌다.염구준은 힐끗 쳐다보려 했으나 태블릿에 시선을 고정하고 말았다.“젠장. 이건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겁니다.”옆 사람들은 방금 싸울 때도 이렇게 화내지 않았는데 반천인 고수가 화난 모습을 보니 등골이 오싹했다.태블릿에 뜬 메시지에 몇 글자과 사진 2장만 보였다.내용은 이랬다.[먼저 송씨 가문을 도륙하고 용하국을 주살한다.]사진 한 장에 검정색 나뭇잎이 찍혀 있고 다른 한 장에는 청색 나뭇잎이 찍혀 있었다.그것은 분명히 떠돌이 7인조에서 흑풍과 청목을 가리키고, 두 사람이 송씨 가문과 용하를 상대하겠다는 뜻이었다.용하국에서 송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염구준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용하를 건드린다면 상의할 여지없이 싸워야 했다.“염 선생,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까요?”송 가주는 마땅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지금 폐인이 되어서 아무리 훌륭한 계략을 짜도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이제 좀 재미있네.”그는 두 손으로 검을 잡고 공격할 태세를 잡았다.송현우의 검의가 얼마나 강한지 엄청 기대되었다.승부는 금방 갈리고 구경군들은 두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필경 마지막 공격으로 모든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매화검법. 쇄산!”먼저 기운을 축적한 염구준이 검을 들고 공격했다.송현우의 검의는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게다가 고씨 선조들이 남긴 시구를 본 이후로 염구준이 초식을 조금 바꾸었는데도 무궁무진한 힘을 발산했다.“죽어라!”그때 맞은편에서 송명호도 패왕창을 들고 공격했다.염구준의 기운을 감지하고 본인이 졌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면서 공격한 것이다.예를 들면 갑자기 염구준이 심장병이 발작한다든가.쿵!칼끝과 창끝이 부딪치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폭발했다.강력한 위력에 송명호는 저항하지 못하고 패왕창을 든 채로 뒤로 튕겼다.한마디로 말해서 한 초식도 감당해지 못하는 패배자였다.싸움이 드디어 끝났다.이 결과는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조금은 어느 정도 싸우다 체력이 소모되었을 때 주변에서 습격하려고 했는데 이젠 망상이 되어버렸다.염구준은 검과 주변의 검기를 거두었다.“4할 전력이 남았어요. 도전할 분 계신가요?”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패기 있게 말했다.“…”송명호 일가는 도전해도 볼품없이 패배할 텐데, 도전은 개뿔이라고 속으로 욕했다.“투항하겠습니다.”그때 누가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한 사람이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잇달아 투항했다.우두머리인 송명호가 죽은 이상 계속 대항할 이유가 없었다.투항하면 적어도 목숨은 건질 수 있지 않은가.상황이 전환되어 송 가주 일가가 승리했다.“할아버지, 아버지.”송청연이 외치며 앞으로 달려갔다.“난 괜찮다.”송 가주는 부축임을 받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역전승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염구준의 앞에 다가간 그는 무릎을 꿇었다.“염 선생, 살려줘서 고맙습니다.”“염 선생, 감사합니다.”송 가주 일가 모두 무릎을 꿇고
염구준은 손에 든 검을 몇 바퀴 돌리고 과감하게 맞섰다.공격하자마자 상황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쉽게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었다.다들 이것이 6할 전력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버티자. 저놈의 체력을 소모시켜야 해.’송명호는 공격을 피하며 가까스로 버텼다.독연기로 염구준의 기운을 전부 소모시킨 후에 본격적으로 공격할 생각이었다.하지만 한참이나 싸웠는데도 공격할 기회가 오지 않았다.염구준은 지치지도 않는지 싸울수록 힘이 뻗쳤다.“거기서 뭐해? 송청연을 잡아와!”방금까지 비열한 수법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상황이 불리해지니 어쩔 수 없이 송청연을 잡아서 염구준을 협박해야 했다.“빨리 잡아!”송대용이 몇몇 사람들을 이끌고 송청연에게 돌진했다.그중에 전신 경지 고수도 있어서 십중팔구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수상한 낌새를 느낀 염구준이 살기 가득한 눈으로 뒤돌아보았다.그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송명호가 패왕창으로 머리를 내리쳤다.“나랑 싸우면서 한눈을 팔다니 죽고 싶어?”염구준이 왼손으로 창대를 꽉 잡더니 오른 손에 든 검으로 검기 광풍을 일으켜 송대용에게 발사했다.“위험해. 도망쳐!”광풍에서 치명적인 기운을 느낀 송명호가 포효했지만 이미 늦었다.검기가 송대용 일행에게 몰아쳐 가더니 무자비하게 살갗을 찢어버렸다.“아아아악!”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소리가 등골이 오싹해질 지경이었다.검기 광풍은 에너지가 소모된 후 바로 사라졌다.송대용 일행은 죽고 전신 경지 고수만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켰다.저러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았다.“송청연 남매를 납치하면 한 놈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죽여버릴 것이다.”염구준의 말이 송씨 저택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송명호 측근에 서 있던 사람들은 식겁해서 뒤로 물러섰다.방금 검기 광풍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다.“염구준! 내 유일한 핏줄인 손자를 죽이다니 네 목숨으로 갚아라.”이성을 잃은 송명호는 대노하며 소리질렀다.“무슨 말씀이세요. 내가 당신 손자를 죽이지
“6할 전력이야. 기운을 많이 쓸수록 빨리 소진된다!”송명호는 또 이길 확률이 높아졌다고 기뻐했다.이 독은 잠시 전력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치명상까지 줄 수 있다.“뭘 그렇게 좋아하세요? 당신을 상대하는 데 6할 전력이면 충분하거든요.”염구준은 본원 검의를 시험하려고 나섰는데 상대방 실력이 약해서 흥이 나지 않았다.그가 얕잡아 보자 송명호는 기분이 나빴지만 그래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고 자부했다.“마지막으로 말할게. 청연을 남길 거야 아님 네 목숨을 남길 거냐?”승산이 있다고 생각하자 송명호는 왠지 자신감이 생겼다.염구준은 대꾸하지도 않고 하품을 했다.“하음, 싸우고 싶으면 빨리 시작해요. 꾸물거리지 말고.”솔직이 두 사람은 서로 할 이야기는 없었다. 송명호가 일방적으로 염구준이 물러설 거라고 착각했을 뿐이다.“그럼 죽어!”송명호는 창을 들고 염구준에게 무섭게 돌진했다.모두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고 상대방이 6할 전력만 남아 있다면 패배할 이유가 없다고 자신했다.“검래!”염구준이 손을 뻗자 강력한 흡인력으로 송현우의 등에 있는 검을 뽑았다.검이 손에 잡힌 순간 온화한 기운이 온몸을 채우며 가벼운 소리를 냈다.‘좋은 검이군.’그래도 구자검에 비하면 조금 부족했다.웡웡.그때 검신이 흔들거리며 그에게 잡히지 않겠다고 몸부림을 쳤다.“흥.”염구준은 콧방귀를 끼며 순식간에 검의로 제압해버렸다.검에 대한 깨달음이 풍부해서 아무리 오만한 검이라도 모두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그 모습을 본 송명호가 기회를 잡은 듯 비아냥거렸다.“하하하. 돌을 들어서 자기 발등을 찧는 격이군.”말하는 동시에 창을 들고 염구준의 목을 찌르려고 했다.일격에 싸움을 끝내고 싶었다.촤아악!곧 창이 닿을 무렵, 염구준이 검을 휘두르며 막았다.검신을 감싼 검기가 창을 두 동강으로 잘라버리고 신속하게 송명호를 공격했다.‘검의다.’엄청난 기운을 감지한 송명호는 창을 버리고 뒤로 재빨리 물러났다.자고로 검이라면 모두 검의를 깨달을 수 있지만 이
송청연은 두 눈을 꼭 감고 애써 진정했다.외부 요소에 영향받지 않고 이해관계를 따졌다.한참을 생각하고 깨달은 그녀는 눈을 번쩍 떴다.단호한 눈빛에서 상사가 갖추어야 할 모습이 어느 정도 보였다.“어르신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있는 한 송씨 가문은 망하지 않을 겁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큰절을 세 번했다.그 모습을 본 송 가주는 크게 기뻐하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하하하. 내게 후계자가 생겼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송청연의 결단에 적지 않은 노인들이 할 말을 잃었다.그녀의 욕심은 그들보다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몇 년만 더 성장하면 상업계의 여걸이 될 것이다.“이젠 갑시다.”송청연은 정신을 잃은 송현우를 업고 돌아섰다.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고 원망하지 않았다.오히려 무능한 자신이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것에 화났다.“그럽시다.”염구준은 대답하며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그곳에서 막고 있던 사람들은 무서운 기운을 감지하고 뿔뿔이 흩어졌다.“멈춰, 청연은 남거라!”뒤에서 송명호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리자 염구준은 홱 돌아서서 경멸하듯 노려봤다.“싫다면 어쩌실 건데요?”이제 반천인 경지에 도달한 풋내기에 원소의 힘도 사용할 줄 모르는 실력이라 신경 쓸 가치도 없었다.송명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송 가주를 발로 차버렸다.“너도 독연기를 많이 마셔서 기운이 많이 소모됐을 거야. 7할 전력밖에 남지 않았을 텐데 나랑 싸워서 이길 자신이 있어? 눈치 있다면 사람을 남기고 넌 떠나라.”이해 관계를 따지는 것 같지만 실은 협박하고 있었다.“안목은 있네요. 독연기 덕에 확실히 7할 투력밖에 사용할 수 없어요.”염구준이 솔직하게 인정했다.그 말에 주변에서 깜짝 놀라 속으로 어리석다고 나무랐다.지금 상황에서 자신의 실력을 감추고 겁을 먹은 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우매한 놈. 목숨을 내놓거라!”양씨 가문의 노복들은 그가 7할 투력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에 더는 가만있지 않았다.반천인 경지와 조금 차이가
싸움에 외부인이 개입하여 송 가주만 가까스로 버틸 뿐, 다른 사람은 이미 죽거나 체포되었다.가족 내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이제 다 끝난 거 같은데 그만 패배를 인정하시지?”송명호는 이미 승자가 된 것처럼 의기양양한 태도로 말했다.“같이 죽자!”송 가주가 고함을 지르며 미친듯이 그에게 달려들었다.그와 함께 자폭할 생각이었다.“미친 영감탱이!”당황한 송명호는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반천인 고수의 자폭은 위력이 어마어마해서 감히 맞서지 못했다.‘아니야.’바로 그때, 구경꾼들은 송 가주의 기운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을 감지했다.몇 호흡만에 단진 무성 경지까지 하락한 것이다.수련 후 주화입마에 빠진 후유증이 이제야 나타났다.“하하하하. 하늘이 날 도왔군. 영감 몸이 정말 고장이 났나 봐.”송명호는 다시 미치광이처럼 웃으며 한 주먹으로 송 가주의 단전을 부숴버렸다.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막을 여력도 없었다.단전이 망가지면 기운이 밖으로 빠져서 자폭할 수도 없다.송 가주는 그렇게 폐인이 되었다.가주 쟁탈전에서 송명호가 드디어 승리를 거두었다.“가주님, 축하드립니다.”송대용이 제일 먼저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예전부터 자신의 친할아버지가 가주가 된 모습을 상상했었다.전에 송대강에게 억눌리고 또 송청연에게 억눌려서 마음에 깊은 원한이 생긴 것이다.“가주님 축하합니다.”“송 가주님, 축하드립니다.”송명호 측 일가, 그를 따르던 세력들이 나서서 인사를 올렸다.본인도 가주라는 칭호가 마음에 드는지 흐뭇하게 웃었다.“하하하. 이제 승복해.”그는 발로 송 가주의 가슴을 밟고 질문했다.“퉷!”송 가주는 침을 뱉고는 염구준에게 비참한 미소를 보냈다.“염 선생. 내 손자들을 잘 부탁하네.”염구준이 아무런 감정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부탁을 받았으니 세 사람 안전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할아버지!”“명호 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를 제발 살려주세요.”맞설 능력이 없는 송청연과 송대강은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했다.실력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