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50화

작가: 잔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중현은 아직 어리니 몇 년은 더 놀게 하세요.”

윤성호는 일단 미루기로 했다.

“가주님. 저는 가문에 힘을 보탤 준비가 되었습니다!”

윤중현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정의롭게 말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말이 나온 이상 거절하기 쉽지 않아 가주는 껄껄 웃기만 했다.

“하하하. 윤씨 가문에 너 같은 인재가 있다니 앞으로 분명 승승장구할 것이다. 내일 바로 회사에 나와. 내가 부 대표 자리를 안배하겠다.”

그는 윤씨 가문의 가주로서 어쩔 수 없이 모든 일을 공평하게 처리해야 했다.

“감사합니다. 가주님.”

윤중현은 일이 순조롭게 진행 되는 것 같아 아주 기뻤다. 나머지 일은 천천히 진행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도 간사한 웃음을 지으며 기뻐했다. 드디어 그들에게도 봄날이 올 거라고 믿었다.

“가주님 보고합니다! 밖에 손님이 왔습니다.”

경호원이 다급하게 뛰어들어와 보고했다.

“가문에 처리할 일이 있으니 당분간 손님은 받지 않겠다.”

윤성호는 지금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라 손님을 접대할 기분이 아니었다.

“근데 상대가… 손씨 그룹의 손가을입니다.”

경호원은 상대방의 신분이 낮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감히 푸대접을 하지 못했다.

그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 또한 어리둥절했다.

상대방이 먼저 찾아올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가문이 아주 우습나 보구나.”

윤성호는 도끼눈을 뜨고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원래는 참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상대방이 찾아왔으니 성격상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었다.

방계 친척들은 몰래 웃었다. 가주에게 귀찮은 일들이 많을수록 그들은 더 기뻐했다.

윤씨 저택 입구에 염구준과 손가을이 적지 않은 약재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백년 산 붉은 영지와 바꾸려고 챙겨온 것이다.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염구준운 자신을 환대하려고 수많은 사람이 나오는 줄 알았다.

“누가 염구준이야?”

윤성호가 나타나기 전에 먼저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입니다.”

염구준이 손을 들었다.

윤씨 가문 사람들은 입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군신의 귀환   제1651화

    "그럼 덤비든지."윤중현은 공격이 먹히지 않자 뒤로 후퇴하며 다음 공격을 할 기회를 노렸다.그의 노련한 실력에 윤씨 가문의 방계들은 박수를 치며 한껏 칭찬했다."강호에서 염구준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소문이 돈다길래 기대했건만 오늘 직접 보니 그냥 그런 것 같군.""윤중현은 공부도 잘하고 무술도 잘하네! 가문의 몇 안되는 천재야, 정말. 내 생각에는 윤씨 가문의 미래는 저 아이한테 달린 것 같아.""윤중현이 이제 크면 전 용하국의 제약업계가 다 우리 윤씨 가문의 것이 될 테지."그들의 뜻은 분명했다. 윤중현이 차기 가주로 제일 적합하다는 것.이에 윤성호는 차갑게 웃은 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싸움을 지켜봤다.'반보천인 앞에서 저 정도의 실력으로 덤빈다는 거는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것이라 할 수 있지.'"하앗!"윤중현은 소리를 지르며 온몸의 기운을 주먹에 모아 다시 공격했다.'이번에는 분명히 쓰러뜨릴 수 있어!'이에 염구준은 방어할 때 쓰던 기운을 왼손에 거둬들이고 주먹을 세게 날렸다.쾅!두 사람의 주먹이 맞부딪친 순간, 윤중현은 저항도 하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고, 골절된 팔은 한쪽으로 늘어졌다. 만약 오늘 약재를 구하러 온 게 아니었다면 염구준은 참지 않고 상대방을 반정도 죽여놨을 게 분명했다. "이게..."이를 본 방계들은 얼굴이 굳어진 채로 입을 다물었다. 조금 창피했기 때문에.그들은 자신이 조금 전에 윤중현을 너무 많이 칭찬한 것에 대해 조금 후회했다.그러나 그들과는 달리 윤성호는 아주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중현이가 재능이 있긴 하지만 단련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의젓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그룹 부대표 자리는 나중에 다시 얘기하는 걸로 하죠."지금 자리에 있는 모두가 능구렁이들이기 때문에 일단 기회만 보이면 상대방을 놓아주지 않으려고 했다.이때 염구준이 윤씨 가문 사람들을 둘러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시 절 공격하면 그땐 정말로 죽일 겁니다."영문도 모른 채 한바탕 싸운 그는

  • 군신의 귀환   제1652화

    아들의 목숨만 건질 수 있다면 다른거는 중요하지 않았다. 윤성호는 아들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을 애써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괜찮..니, 아들아?""아빠, 나 온몸이 너무 아파."자신의 아빠를 보자마자 윤기범은 마취가 채 풀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불쌍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입은 큰 부상인데, 당연히 얻을 수 있는 건 최대로 얻어야지.'이 말을 들은 윤성호는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아 눈물을 글썽거렸다."우리 가문에서 제일 좋은 특효약을 먹으면 안 아플 테니까 조금만 참아."윤기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약한 어투로 대답했다. “응.. 그리고 아빠... 날 이렇게 만든 염구준한테 꼭 복수해줘야 해?"비록 힘 없는 목소리로 한 말이지만 그가 얼마나 상대방을 증오하는지는 똑똑히 들어낼 수 있었다.그러나 윤성호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옆 사람을 바라보았다. "은성아, 얼른 기범이를 데리고 가 쉬게 해라. 다른 일이 생기지 않게 조심하고."반보 천인을 상대하는 것은 큰 일이므로 신중히 고려하고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었다."네."은성은 앞으로 걸어가 윤기범을 데리고 다른 방으로 향했다."염구준? 기범이를 저렇게 만든 놈이냐?" 윤대약은 담배를 피우며 대충 물었다. 그는 오랫동안 의술만 연구해 온 탓에 바깥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네.""하지만 강한 녀석이라 함부로 건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가문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되니까요."윤성호는 공손히 대답했으나 그가 한 말의 절반에 거짓말이 섞여있어 진짜 속셈을 알 수 없게 했다. 윤씨 가문 같이 크고 복잡한 가문은 부자지간이라도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기 힘들었다. 툭툭.윤대약은 담뱃대를 뒤집어 안의 찌꺼기를 두드려 떨군 뒤 천천히 일어났다."주소를 알려주렴. 내가 직접 만나보마."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감정을 알 수 없을만큼 담담했다."제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같이 갈까요?" 윤성호가 다시 한번 공손하게 물었다.겨우 보여주기 식의 가주인 그와는 달리 윤대약은 실질적

  • 군신의 귀환   제1653화

    윤대약은 담배를 몇 모금 빨면서 천천히 말했다."도대체 얼마나 다쳤길래 백년 산 붉은 영지가 필요한 거지?""심하게 다친 건 아니지만 그걸 쓰면 더욱 빨리 회복할 수 있어서요."염구준은 말하면서 소매를 걷어오른팔을 드러냈고 윤대약은 그 팔을 보자마자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어떻게 이렇게 터무니없이 건장한 오른팔이 있을 수가 있어?"의학을 배우는 사람은 인체 구조에 대해 매우 익숙하기 때문에 이렇게 비인간적인 팔을 보면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만약 팔이 이렇게 건장하지 않았더라면 그 공포스러운 힘에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본론부터 얘기하죠. 백년 산 붉은 영지 얼마에 파실래요?" 염구준은 다시 본론에 들어갔다. 상대방이 자신과 얘기나 하자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니라고 여겼다.그러자 윤대약은 다시 담배를 두 모금 빨면서 고개를 저었다."아니, 그것보다 먼저 기범이에 대해 얘기 해보지.""당신은 공정한 사람인가요?"염구준이 먼저 물었다. 아무리 똑똑히 말해도 상대방이 우기면 그만일 테니 그는 딱히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나이가 있는만큼 모든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려고 하기는 해."윤대약이 선의의 미소를 지었다.상대방이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기에 염구준은 그날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전부 털어놓았다. "내가 왜 널 믿어야 하지?"어디까지나 일방적인 말이니 윤대약은 말을 끝까지 들은 뒤 바로 물었다. "제가 반보천인이니까요."염구준은 많은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믿든 안 믿든 모두 상대방이 결정할테니 아무리 많이 말해도 쓸모가 없을 것이다.잠시 침묵한 후 윤대약은 담배를 몇 모금 빨고 작은 붉은 영지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그래. 그럼 이 일은 그냥 이렇게 넘어가고 다시 붉은 영지에 대해 얘기해보자."윤기범도 어차피 겉만 다쳤기 때문에 윤대약은 일을 크게 만들지 않았다."이 약재들은 당신의 백년 산 붉은 영지와 바꿀려고 가져온 것들입니다. 이것 외에도 더

  • 군신의 귀환   제1654화

    "흐흠!"윤대약은 물건을 확인하고는 목을 가다듬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확실히 귀하긴 하지만, 내 백년 산 붉은 영지와 바꾸기에는 양이 너무 적군.""하."염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기는. 방금 전까지도 흥분했으면서.'"그럼 몇 병이 적당할 것 같나요?"염구준은 그가 얼마나 욕심을 부리는지 보고싶었다."적어도 열 병은 있어야하지."이에 윤대약은 손으로 숫자 10을 만들어 보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가 많이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교활하기는.'그러나 성년 쌍두성사의 비늘로는 기껏해서 열 병의 약을 만들 수 있었다. 즉 상대방은 이미 이 점을 계산하고 말한 거라는 것이다. "너무 유감이네요. 저한테는 한 병밖에 없어서요."염구준은 손을 뻗어 받아 병마개를 닫고 도자기병을 치웠다.자기도 써야 하니 이런 진귀한 물건을 전부 줄리가 없었다. "백년 산 붉은 영지가 없으면 오른팔이 낫지 않을 텐데."윤대약은 얼른 상대방의 약점을 찔렀다."휴,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저한테는 한 병만 있는 걸요."염구준은 한숨을 쉬다가 고개를 돌려 손가을을 향해 눈짓을 했다."이제 그만 청해시로 돌아갈까? 왼손으로 검 휘두르는 거 연습해야겠어."부부답게 염구준의 말 뜻을 재빨리 알아차린 손가을은 아주 자연스럽게 대답했다."응. 준비할게."손에 다 들어온 걸 놓칠 수는 없으니 윤대약은 나가려는 염구준 부부를 향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여덟 병!""한 병이요.""다섯병!"한 병이요.""두 병, 두 병이 내가 최대로 양보할 수 있는 양이야.""안돼요, 한 병.""그래. 한 병으로 하자."윤대약이 이를 갈며 승낙했다.'젠장, 이렇게 깎는 게 대체 어디 있어?'그는 살짝 언짢았지만 최고의 의사로서 희귀한 약물에 대한 갈망이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컸기 때문에 끝내 타협했다. "좋아요. 그럼 이렇게 서로 바꾸는 걸로 하죠."거래를 마친 후 염구준은 다시 미소를 지어 보였

  • 군신의 귀환   제1655화

    슉!염구준은 순식간에 검 대신 왼손을 들어 윤대약을 향해 돌진했다.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그의 몸 주위에는 작은 불꽃들도 피어올랐다.윤대약은 자신이 이길 수 없을 거라는 걸 눈치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막기 위해 손을 뻗었다.승패를 막론하고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기 때문이었다. 펑!염구준의 중지와 검지에 맞은 손바닥은 검게 그을려 그는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비록 둘의 싸움은 비겼지만 윤대약은 이미 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내가 졌어.""양보해주셔서 감사해요."두 사람은 이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그들은 곧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이튿날의 거래를 준비했다."으흠흠..."윤대약은 기분이 좋아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윤씨 가문으로 돌아갔다. 이때 윤씨 가문의 대부분의 고위층들이 저택 안에 모여있었는데, 전부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이 돼서 온 거였다."아버지, 어떻게 됐습니까?" 윤성호가 재빨리 다가가 물었다. “이야기 다 끝냈어. 그 기분 안 좋은 일은 둘 다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내일 청해시에 가서 염구준와 붉은 영지를 거래할 테니까 네가 준비 좀 해둬라."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틈을 타 그는 바로 모든 걸 이야기 했다. 어차피 붉은 영지는 그의 것이으므로 상의할 필요가 딱히 없기도 했다. 윤씨 가문의 암묵적인 실세가 이렇게 말하니 고위층들은 전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아부를 하기 시작했다. "전 가주님은 역시 다르시네요. 나서자마자 모든 일을 해결하시다니!""가주님이 있으시니 저희 윤씨 가문은 이제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니까요!""하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게 좋죠. 굳이 크게 싸울 필요도 없고요."오랫동안 사람들의 아부를 받아온 탓에 어느정도 면역이 생긴 윤대약은 대충 손을 저었다."그럼 이제 모두 흩어져. 가문의 일이 적지 않으니 가서 일이나 해."일이 그냥 이렇게 끝났다는 말을 들은 윤성호는 매우 불쾌했다. "아버지, 염구준은 저희 가문을 무시했습니다! 그냥 이렇

  • 군신의 귀환   제1656화

    흑풍 존주는 신분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남다르기 때문에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믿어야 할까?"윤성호는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며 또 술을 한 잔 마시고는 생각에 잠겼다.그렇게 얼마후, 성북공장 안에서는 이미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어 가로등 하나 없이 어두컴컴했다."정말 그 사람에게 대왕산삼이 있는게 맞지?" 윤대약이 무척 기뻐하며 물었다.그는 진귀한 약재가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것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끅, 분명 있다고 했으니 저를 속이지는 않았을 거예요."윤성호가 트림을 하며 어눌한 발음으로 말했고, 아들이 고민이 있다는 걸 알아챈 윤대약은 조용히 한마디 했다."어떤 일들은 큰 그림을 고려하며 처리해야 해. 가문의 이익이 모든 것보다 중요하단다.""저도 알아요, 아버지." 윤성호가 건성건성 대답했다.'누가 있어?'"조심해!"윤대약은 반보천인이었기에 감지력이 약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소리를 지르며 윤성호를 자신의 뒤에 숨겼다.슉슉슉.이때 어둠 속에서 희미한 소리와 함께 세 사람이 나타났다. "일찍 왔네요."희미한 달빛에 비친 얼굴을 본 순간, 윤대약은 표정을 굳히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흑풍 존주, 네가 뭐라고 감히 여기에 나타나! 이씨 가문에서 현상금을 걸고 널 찾고있는데 말이야."전에 흑풍이 자신에게 속한 세력 한개를 전부 몰살한 것 때문에 이씨 가문에서는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그럼 뭐 어때요. 그들은 어차피 절 잡지도 못할 텐데요."흑풍 존주가 득의양양하게 말했다."가자. 이 거래는 이제 없는 것이다."윤대약이 아들을 끌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상대방에게 정말 대왕산삼이 있더라도 그는 흑풍 존주와는 거래를 할 수 없었기에 그저 참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죽여."바로 그때, 흑풍 존주의 서늘한 목소리와 함께 다른 두 사람이 순식간에 앞으로 돌진하며 윤대약을 공격했다. 그러자 윤대약은 단번에 그들으의 경지가 모두 반보천인이라는 걸 눈치챘다.'준비하고 왔다는 건가?'"내가 막고

  • 군신의 귀환   제1657화

    그들의 싸움 때문에 분위기는 더욱더 싸해졌다. "아빠, 엄마 왜 그래요?" 손가을이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걱정하는 기색을 보였다.몇 년 전 집안 살림이 궁할 때에도 둘이 이렇게 싸운 것은 본 적이 없었다. "희주야, 시아 집 가서 좀 놀고있을래? 내가 이따가 데리러 갈게."염구준은 포장해 온 음식중 일부를 딸에게 건네주며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만졌다.'많이 샀으니 망정이지, 잘못했으면 주지도 못할 뻔 했네.'"알겠어요!"염희주는 고개를 끄덕이고 몇 걸음 걸어간 후 고개를 돌려 초롱초롱한 눈을 깜박였다."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께서는 괜찮나요?"그녀 역시 조금 성장했기 때문에 많은 일들을 알고 있었다. "응, 괜찮아. 아빠가 들어가서 조금 말리면 돼."염구준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그는 어른들이 싸우는 모습을 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아이에게 좋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집 앞에 도착해 닫기지 않은 문틈 사이로 전쟁터가 된 집안을 바라보았다. 망가진 티비, 바닥에 엎어진 테이블, 바닥에 널려 있는 과일들, 그리고 깨진 유리 조각들까지. 다행히 집에서 개를 키우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정말 키웠더라면 이것이 개가 한 짓이라고 해도 믿었을 정도였다. "구준아, 넌 내 편이지?"진숙영은 문 앞에 선 사람을 보고 급히 달려가 옷소매를 잡아당겼다."장모님, 가족끼리 좋게 얘기해야죠.""장인어르신도 화 풀고 여기에 앉으세요. 차분히 얘기를 나눠야 빨리 해결하죠."가족 싸움이 이미 일어난 뒤였으니 염구준은 그저 이를 악물고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모두 자신의 장인, 장모님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편을 들 수조차 없었다. 오해로 인해 싸움이 더 커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차라리 반보천인이랑 싸우는 게 낫겠어.'염구준은 말을 마치자마자 소파에 털썩 앉았고, 두 사람도 그의 체면을 봐서 소파에 앉긴 했지만 서로 얼굴도 보기 싫은 듯 전부 고개를 돌렸다.'아, 머리 아파.'결국 염구준은 손가을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 군신의 귀환   제1658화

    이것까지는 생각 못한 염구준과 손가을이 모두 놀랐다.이는 단시간 내에 두 사람이 화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뜻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염구준이 생모의 유골을 되찾은 후 염진과 한설의 관계는 적지 않게 완화되었지만 이젠 손가을의 부모님 사이가 틀어졌다니. "구준 씨, 엄마 괜찮겠지..?" 손가을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해 걱정스러운 기색을 보였다."기껏해야 사기 당하신 걸거야. 큰 일은 아닐 테니까 너무 걱정마. 내가 사람들을 보내 조사하게 할게."염구준은 진작에 진숙영이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봤지만 그녀에게 자세히 말하지는 않았다. 죽겠다고 협박까지 했는데 어떡하겠나. 그저 잠깐 내버려둬야지.우웅...집안일은 처리하자마자 염구준의 휴대폰이 울렸다."염 선생님, 윤대약이 죽었습니다. 내일 추모회를 연다고 하더군요."상대방은 그가 천약산시에 남긴 사람이므로 잘못된 정보를 알려줄 수가 없었다."왜 죽었는데?" 염구준이 재빨리 물었다."아직 모릅니다. 방금 전해진 소식이라서요. 제가 알아낸 후에 다시 연락드릴게요."상대방은 말을 마치자마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윤대약이 죽으면 거래도 존재하지 않는다. 백년 산 붉은 영지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염구준은 휴대폰을 책상에 내려놓고는 멍하니 생각에 잠겨 윤성호의 모습을 떠올렸는데, 그는 그의 성격으로는 절대 붉은 영지를 내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더 오래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건데, 내 오른팔이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구준 씨, 걱정마. 방법이 있을 거야."손가을이 남편의 어깨에 기대어 위로했다."응."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머릿속으로는 대책을 찾기 위해 생각을 반복했다."아니면, 그냥 가서 그걸 빼앗으면 안돼?" 손가을이 그녀답지 않은 생각을 얘기했다.남편이 건강하기만 한다면 다른 것은 개의치 않은 그녀였다. "하하, 여기는 용하국이고 나는 전신전 사람이기 때문에 함부로 그럴 수 없어."염구준이 아내를 껴안고 웃었다.그는 모든 일

최신 챕터

  • 군신의 귀환   제1794화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 군신의 귀환   제1793화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여기서 죽거나 바다에 뛰어내려서 헤엄쳐 가.”듣다 못한 노인이 언성을 높였다.“여긴 용하국의 해역이다. 너희들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없다.”“아니지. 1분 전에 용하국을 벗어났어.”우두머리가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했다.“시간이 많지 않아. 5분 줄 테니까 대답해.”장난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되면 진짜 말한 대로 할 것이다.청년과 노인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속만 끙끙 앓았다.“3분 됐어.”우두머리는 계속 시간을 말해주었다.참다 못한 노인이 따져보려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컥!”말을 꺼내기 전에 노인의 머리가 멀리 날아갔다.일행의 살의는 생각보다 강했다.“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라고 했어?”우두머리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찼다.단진무성 초기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기운만 봐도 우두머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아저씨!”청년은 머리 없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사람을 죽였어!”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겁하는 소리를 지르며 흩어졌다.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누가 감히 천랑성호에서 살인을 저질러?”살인 사건이 터지자 매니저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났다.“왜 청목 존주님의 일에 너희들이 끼어들어?”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목 존주님?’청목 존주란 이름은 전에 들어본 적 없었지만 최근에 용하국에 이름이 자자했다.유람선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혹시나 부딪칠까 걱정했는데 하필 오늘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형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 군신의 귀환   제1792화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 군신의 귀환   제1791화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 군신의 귀환   제1790화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

  • 군신의 귀환   제1789화

    “하하, 이겼다.”얼마나 많은 수를 무르고서야 할아버지는 이겼다고 아이처럼 기뻐하셨다.이렇게 특이한 방식으로 진 적은 없지만 번마다 이길 때면 엄청 좋아하셨다.단지내에서 염구준만 이 할아버지와 장기를 두었다.“대단하세요.”염구준은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올렸다.자신의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노인들은 모두 좋은 대우를 받길 바랐다.지잉-전신전에서 연락이 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르신,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얼른 가. 일이 중요하지.”할아버지는 장기판을 보며 기쁨을 만끽했다.염구준은 자료를 보면서 집으로 달려갔다.“국주님, 놈들 행적을 추적했습니다. 지금 남극 빙원에 있어요. 구체적인 위치는 아직 모르겠고 놈들의 수법이 은밀해서 빼앗은 로봇을 모두 여러 갈래로 운반하고 있어요.”남극 빙원은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기후가 악랄하고 환경이 복잡한 데다 수많은 세력들이 잠복해 있었다.아직까지 통제할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은 탓이다.몇 년 전만 해도 그곳의 기후가 매우 낮아 누구도 살지 않았었다.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방한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수많은 조직과 세력들이 그곳에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하지만 아직까지 치안이 혼란스럽고 주먹이 센 사람이 통치는 바람에 곳곳에 위험이 도사렸다.염구준은 자료를 살펴보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정영팀은 신속하게 청해로 온다. 위장을 잘하고 절대 행적이 드러나면 안 된다.]이번 작전에 대해 대략적인 계획을 세운 후, 집에 돌아와 손가을에게 말하고 그날 저녁에 청해 부두로 향했다.장모님인 진숙영에게 은밀히 고수들을 붙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신비한 클럽은 인간 세상에서 증발할 것처럼 사라져서 골치가 아팠다.하지만 국정이 급선무인 지금 청목을 먼저 해결해야 했다.염구준이 부두에 도착했을 때 백호, 주작, 현무 그리고 세 명의 전왕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 모두 평상복으로 갈아 입고 큰 가방을 들고 있었다.“주… 염 선생님!”여섯 사람은 염구준에게 다가와 깍듯하

  • 군신의 귀환   제1788화

    “주작. 천목 시스템을 가동해. 내가 구체적인 좌표를 보내줄 테니까 그 해역의 화물선을 주시해.”“백호. 7인 정예팀을 선발해서 잠시 내 명을 대기하고 있어.”“현무, 한 달 사용할 최첨단 무기를 준비해.”“청룡, 넌 전신전을 지키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염구준이 지시를 내릴 때 누구도 농담하지 않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다.“네.”임무를 내린 후, 염구준은 한마디를 남기고 청해로 돌아갔다.“송 가주와 국주가 상의하는 동안 누가 방해를 한다면 바로 죽이러 올 것이다.”염구준의 말에 외부인들은 바로 속셈을 거두었다.이어서 송씨 가문은 절반 주식을 국주에게 담보로 내놓고 보호를 받았다.국주가 내세운 조건은 송씨 가문이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생길 때 다시 주식을 돌려주는 것이었다.중요한 임무를 맡은 송현우는 지금 상황에서 반천인 경지와 싸울 수 있는 유력한 후계자였다.송명호 일가는 더는 송 가주를 방해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족보에서 쫓겨났다.그를 지지했던 세력들은 자발적으로 돈으로 배상하고 평화를 유지했다.송씨 가문의 세력이 대폭 하락하니 이러는 수밖에 없었다.청해로 돌아온 염구준은 손가을이 잘 관리한 덕에 편히 지낼 수 있었다.“구준이 왔어?”그를 제일 먼저 맞이한 사람은 방금 기도를 마친 진숙영이었다.최근 신비한 클럽이 감쪽같이 사라진 바람에 그녀는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장모님.”염구준이 뭐라고 하기 전에 진숙영은 또 속으로 중얼거리며 기도했다.“아빠.”인기척을 듣고 나온 염희주가 활짝 웃으면서 두 팔을 벌리고 다가갔다.“그래.”‘귀여운 녀석, 어쩜 이리 애교가 많을까. 며칠을 못 봤더니 또 키가 컸네.’염구준은 대답하면서 딸을 뻔쩍 들어올렸다.딸을 보는 그의 눈에서 꿀이 떨어질 것 같았다.“저러다 신선이 되겠어요.”염희주는 진숙영을 힐끔 보면서 염구준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그런 말하면 못 써.”염구준이 바로 말렸다.어른들의 일에 아이가 끼어드는 것과 함부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아빠

  • 군신의 귀환   제1787화

    송씨 가문의 절반 재산은 천문학적인 숫자인데 그것을 단호하게 거절하다니 생신을 축하하러 온 손님들이 당황했다.“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부디 염 선생이 말씀해 주시죠.”송 가주는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국주한테 가서 얘기하면 아마 기꺼이 도와줄 겁니다.”염구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송 가주는 그제야 깨달은 듯 허벅지를 탁 쳤다.솔직히 말해서 염구준도 절반 재산을 갖고 싶었다.하지만 손씨 그룹에 비해 용하에서 더 필요할 것 같아서 거절한 것이다.이 정도 대의는 갖추고 있었다.“가주님, 큰일 났습니다.”두 사람 대화할 때 한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왔다.“얼른 말해. 이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냐?”송 가주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 앞에서 과감하게 말했다.“저희가 해외에 수출한 로봇 화물선이 습격당했어요. 거기에 나무 표식이 있었습니다.”그 사람은 재빨리 다가가 태블릿을 보여줬다.확인하던 송 가주가 두 눈을 부릅떴다.“염 선생. 이거 진짜 큰일 났습니다.”송 가주는 태블릿을 빼앗아 염구준에게 걸어갔다.이번에야말로 진짜 큰일이 벌어졌다.염구준은 힐끗 쳐다보려 했으나 태블릿에 시선을 고정하고 말았다.“젠장. 이건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겁니다.”옆 사람들은 방금 싸울 때도 이렇게 화내지 않았는데 반천인 고수가 화난 모습을 보니 등골이 오싹했다.태블릿에 뜬 메시지에 몇 글자과 사진 2장만 보였다.내용은 이랬다.[먼저 송씨 가문을 도륙하고 용하국을 주살한다.]사진 한 장에 검정색 나뭇잎이 찍혀 있고 다른 한 장에는 청색 나뭇잎이 찍혀 있었다.그것은 분명히 떠돌이 7인조에서 흑풍과 청목을 가리키고, 두 사람이 송씨 가문과 용하를 상대하겠다는 뜻이었다.용하국에서 송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염구준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용하를 건드린다면 상의할 여지없이 싸워야 했다.“염 선생,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까요?”송 가주는 마땅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지금 폐인이 되어서 아무리 훌륭한 계략을 짜도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 군신의 귀환   제1786화

    “이제 좀 재미있네.”그는 두 손으로 검을 잡고 공격할 태세를 잡았다.송현우의 검의가 얼마나 강한지 엄청 기대되었다.승부는 금방 갈리고 구경군들은 두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필경 마지막 공격으로 모든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매화검법. 쇄산!”먼저 기운을 축적한 염구준이 검을 들고 공격했다.송현우의 검의는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게다가 고씨 선조들이 남긴 시구를 본 이후로 염구준이 초식을 조금 바꾸었는데도 무궁무진한 힘을 발산했다.“죽어라!”그때 맞은편에서 송명호도 패왕창을 들고 공격했다.염구준의 기운을 감지하고 본인이 졌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면서 공격한 것이다.예를 들면 갑자기 염구준이 심장병이 발작한다든가.쿵!칼끝과 창끝이 부딪치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폭발했다.강력한 위력에 송명호는 저항하지 못하고 패왕창을 든 채로 뒤로 튕겼다.한마디로 말해서 한 초식도 감당해지 못하는 패배자였다.싸움이 드디어 끝났다.이 결과는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조금은 어느 정도 싸우다 체력이 소모되었을 때 주변에서 습격하려고 했는데 이젠 망상이 되어버렸다.염구준은 검과 주변의 검기를 거두었다.“4할 전력이 남았어요. 도전할 분 계신가요?”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패기 있게 말했다.“…”송명호 일가는 도전해도 볼품없이 패배할 텐데, 도전은 개뿔이라고 속으로 욕했다.“투항하겠습니다.”그때 누가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한 사람이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잇달아 투항했다.우두머리인 송명호가 죽은 이상 계속 대항할 이유가 없었다.투항하면 적어도 목숨은 건질 수 있지 않은가.상황이 전환되어 송 가주 일가가 승리했다.“할아버지, 아버지.”송청연이 외치며 앞으로 달려갔다.“난 괜찮다.”송 가주는 부축임을 받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역전승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염구준의 앞에 다가간 그는 무릎을 꿇었다.“염 선생, 살려줘서 고맙습니다.”“염 선생, 감사합니다.”송 가주 일가 모두 무릎을 꿇고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