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형은 화진의 서남쪽에 있다.예로부터 군형은 요술의 기원지라는 전설이 있었다.군형의 모든 이들이 수련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대부분의 사람이 군형의 요술과 고독의 전설에 대해 들어본 적 있었다.현대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요술과 고독에 관한 이야기는 군형 일대에서도 거의 전해지지 않았다.현재 군형에 현지 민족 풍습과 고대 건축물이 많이 남아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일반 도시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게다가 군형은 현재 화진에서 아주 유명한 관광 명소가 되었다.매년 관광으로 낸 수익만 해도 몇십조에 달했다.군형은 이미 완전히 현대화된 대도시라고 할 수 있었다.3일 뒤, 군형 공항. 훤칠한 남자 한 명이 출구 쪽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휠체어를 밀고 있었고 휠체어 위에는 혼수상태인 아름다운 여자가 앉아 있었다. 하지만 정체를 감추기 위해, 또 감긴 눈을 가리기 위해 여자의 얼굴은 커다란 선글라스로 가려져 있었다. 그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윤구주와 천시 고독에 당한 소채은이었다.“저하, 저희 드디어 군형에 도착했군요!”등 뒤에서 흥분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윤구주의 등 뒤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백경재였다.짐을 바리바리 싸고 온 그는 누런색의 도포를 입고 있었다. 도포만 아니었어도 사람들은 그를 건설 노동자로 여겼을 것이다.이번에 윤구주는 군형에 백경재만 데리고 왔다.“그러게. 도착했네.”윤구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먼 곳에 있는 높은 빌딩들을 바라봤다.이번에 군형에 온 이유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였다.마땅히 죽여야 할 사람을 죽이고, 복수를 하기 위해서 말이다.이 모든 건 군형 삼마 때문이었다.“저하, 저희 이제 어떡합니까?”백경재는 짐을 바리바리 들고 윤구주의 앞에 섰다.“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할 테니 일단 묵을 곳부터 찾아야겠어. 채은이도 너무 힘들면 안 되니까 말이야.”“네, 네!”백경재는 말을 마친 뒤 서둘러 공항 밖으로 나가서 택시를 잡고 호텔을 예약했다.백경재가 일을 처리하러 갔을 때 윤구주는 계속 소채은의 곁
군형 삼마의 두목이 군형 5대 가족 중에 숨어있단 말에 윤구주의 눈동자에서 살기가 번뜩였다.“군형 5대 가족이 감히 그 자식을 감싸주려 한다면 5대 가족까지 죽여버릴 거야!”민규현은 아무 말하지 않았다.그는 윤구주의 광포한 성격을 알고 있었고 그가 한다면 하는 성격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저하, 또 한 가지 일이 있는데 얘기해야 할지 말지 모르겠습니다.”민규현이 갑자기 말했다.“말해, 뭔데?”윤구주가 물었다.“저하, 혹시 전에 저하를 아주 깊이 사랑하던 연규비 씨를 기억하십니까?”갑자기 연규비 얘기가 나오자 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렸다.“백화궁의 연규비 말이야?”“네, 맞습니다! 사실 저하께서 연규비 씨를 거절한 뒤 연규비 씨는 군형으로 갔습니다.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연규비 씨 지금 백화궁 본거지인 서남에 있다고 합니다.”연규비의 백화궁 본거지가 서남에 있다는 얘기에 윤구주는 과거 아름다웠던 그녀를 떠올렸다.백화궁의 주인인 연규비는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던 전설적인 절색 미녀였다.아무도 연규비가 과거 무슨 일을 했었는지, 연규비가 어떻게 유명해졌는지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아는 것이라고는 그녀의 백화궁이 천하회, 영문, 약왕전과 함께 화진의 4대 문파라고 불린다는 것뿐이다.백화궁은 그 이름처럼 전부 엄청난 미녀들만 모인 곳이었다.그러나 절대 그녀들을 무시해서는 안 됐다.그들은 사람들을 죽이는 수법도 대단하지만 무도 실력도 약하지 않았다.백화궁의 주인인 연규비는 거의 신급에 다다른 강자였다.연규비에 관한 소문은 수도 없이 많았다.누군가는 그녀를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라고 했고, 누군가는 그녀를 아름다운 요괴라고 했으며, 누군가는 그녀가 화진의 왕 윤구주의 첩이라고 했다.소문은 정말 너무 많았다.그러나 연규비가 사실은 윤구주의 아주 친한 친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연규비의 무도 중 일부는 윤구주가 가르친 것이었다.윤구주가 없다면 연규비도 없고, 그녀의 백화궁도 없었을 거라고 말할 수도 있
다음 날, 백경재는 아침 일찍 깨어나 윤구주를 위해 아침을 준비했다.두 사람이 간단히 음식을 먹은 뒤 윤구주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백 선생, 백 선생이 해줘야 할 일이 있어.”“말씀하세요, 저하!”백경재가 서둘러 다가갔다.윤구주는 미리 써둔 처방을 꺼내서 백경재에게 건넸다.“위에 적힌 약재들을 구해줘. 채은이를 위해서 단약을 만들 생각이거든.”“네!”백경재는 곧 약재를 구하러 갔다.백경재가 단약 재료를 구하러 간 뒤 윤구주는 민규현이 보낸 파일을 받았다.군형 5대 가문에 관한 내용이었다.파일을 열어 보니 군형 5대 가족이라는 글자가 윤구주의 차가운 눈앞에 나타났다. 곧이어 아주 짙은 살기가 윤구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군형 5대 가족은 군형 최대의 5대 고대 시력이었다.5대 가족은 군형 5대 가문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5대 가문은 군형에서 천 년 동안 존재해 와서 뿌리가 깊고 역사가 깊다고 할 수 있었다.5대 가족은 류, 여, 길, 전, 설씨 가문이었다.군형 5대 가족은 모두 무신을 신봉하고 요술과 고독술을 수련했다.그중 오래된 류씨 일가의 실력이 가장 강했고, 전씨 일가가 가장 악랄했다.군형 5대 가족은 서남의 무도 세계와 지하 세계를 장악하고 있었다.비록 요술과 고독술이 점점 잊히고 있었지만 서남 사람들은 5대 가족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었다.소문에 따르면 서남에서는 제일 대단한 정치인도 5대 가족에 휘둘린다고 한다.파일 속 5대 가족의 상황을 본 윤구주는 살기가 점점 강해졌다.5대 가족이 얼마나 강한지는 윤구주의 관심 밖이었다.이번에 군형에 온 이유가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서였다.누가 찾아오든 윤구주는 전부 죽일 생각이었다.설령 상대가 염라대왕이더라도 상관없었다.고개를 돌려 침대에 누워있는, 천시 고독에 당해 혼수상태인 소채은을 바라본 윤구주는 중얼거렸다.“채은아, 걱정하지 마. 내가 곧 복수해 줄게.”점심 때쯤, 백경재가 약재를 사 들고 돌아왔다.약재를 얻은 뒤 윤구주는 소채은을 위해 호신단을 만들기
곧이어 백경재는 몇 년간 보지 못한 동문 사형에게 연락했다.백경재의 말에 따르면 그의 사형은 명재철이라고 한다.당시 사문에서 백경재와 명재철의 사이가 가장 좋았다.그러나 명재철이 사문을 떠난 뒤 두 사람은 더는 만나지 못했다.2년 전, 백경재는 그 사형이 서남 군형에 왔고, 어느 한 큰 세력이 귀하게 모시는 사람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래서 군형에 도착한 지금 갑자기 그 사형이 떠오른 것이다.연락한 뒤 백경재는 명재철과 내일 만나자고 연락했다.곧 다음 날이 되었다.백경재는 아침 일찍 새 도포로 갈아입고 깔끔히 단장한 뒤 윤구주와 함께 사형을 만나러 갈 예정이었다.“저하, 제 사형은 사문에 있을 때 저에게 굉장히 잘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재능도 저보다 훨씬 더 뛰어났어요. 그 사형이 지금 서남의 한 큰 세력에서 귀하게 모시는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배경재는 윤구주의 앞에서 그 사형을 칭찬했다.윤구주는 그의 말을 들었는지, 듣지 못했는지 대꾸하지 않았다.잠시 뒤, 먼 거리에서 검은색 차량 두 대가 먼 곳에서부터 달려왔다.차가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정장을 입은 멀끔한 남자들이 차 문을 열어주었고, 회색 도포를 입은 키 작은 남자가 차 안에서 걸어 나왔다.그는 1m 50cm 정도로 보였는데 회색 도포가 너무 커서 웃겨 보였다.그러나 그의 고고한 분위기는 전혀 가려지지 않았다. 차에서 내릴 때 그는 아주 거만한 얼굴로 고개를 높게 쳐들고 있었다.그 키 작은 남자가 나타나자 백경재는 곧바로 그를 알아보았다.“사형!”백경재는 그렇게 말하면서 흥분한 얼굴로 빠르게 달려갔다.그 키 작은 남자가 바로 배경재의 사형이었던 것이다.명재철은 백경재를 보고도 별로 반가운 듯하지는 않았다. 그는 덤덤히 말했다.“역시 경재였구나!”백경재는 들뜬 얼굴로 말했다.“사형, 십여 년 만에 만나는 건데 예전보다 훨씬 더 좋아 보이시는군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하하!”칭찬을 받은 명재철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경재 너는 말을 예쁘게 잘하는구나
갑자기 사형이 백화궁에서 귀빈 대접을 받는다는 말을 듣게 되자 백경재는 침묵했다.“경재야, 내 지금 신분에 놀라서 그러는 거야? 하하, 멋쩍어할 필요 없다. 사람이라면 초라할 때가 있는 법이니 말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사형은 널 싫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밑에 들어오고 싶다면 우선 네 내공이 어떤지부터 물어봐야겠다. 아무래도 우리 백화궁은 쓸모없는 사람은 받지 않아서 말이야.”키 작은 남자가 계속해 말했다.백경재는 쓴웃음을 지었다.“솔직히 얘기해서 전 이게 겨우 귀선 중기에 다다랐습니다.”‘뭐라고?’“귀선 중기에 다다랐다고?”키 작은 남자는 백경재의 내공 수준을 알고 깜짝 놀랐다.그는 백경재보다 재능이 더 뛰어났다.하지만 그각 작년에야 겨우 귀선경지에 이르렀고 지금은 귀선 초경이었다.그런데 백경재가 본인보다 더 내공이 높다는 얘기를 듣게 되자 어이가 없었다.“네!”백경재는 솔직히 얘기했다.윤구주를 따르게 되면서 백경재의 내공은 계속해 향상됐다.특히 저번에 윤구주가 직접 만든 한기단을 먹은 뒤에는 하루 만에 경지를 돌파하여 귀선 경지에 이르렀고 지금은 귀선 중기였다.“대단한데? 경재 네가 귀선 경지에 이르렀을 줄은 몰랐다.”명재철은 믿기지 않는 건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자신이 줄곧 무시하던 백경재를 위아래로 훑어봤다.백경재의 몸에서 현기와 함께 귀선 중기의 짙은 기운이 은근히 감지되자 명재철은 완전히 패닉에 빠졌다.“경재야, 대단하구나! 몇 년 못 본 사이 나와 비슷한 경지에 다다르다니, 아주 대단해!”백경재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과찬이십니다...”“난 진심이다. 경재야, 내가 너한테 그동안 꽤 잘해준 거 너도 알지? 이렇게 하는 건 어떻니? 너도 앞으로 서남에서 발전할 생각인 듯한데 네가 백화궁에 가입할 수 있게 내가 추천해 줄게. 경재 네 정도 실력이면 최고는 아니더라도 우리 백화궁에서 먹고 사는 것엔 문제없을 거야.”명재철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백경재는 그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사형, 사실 제
명재철이 군형 5대 가족 중 하나인 설씨 일가라고 하자 뒤에 있던 윤구주의 안색이 돌변했다.백경재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윤구주가 말했다.“좋아요. 같이 가서 구경해 보죠.”윤구주의 말을 들은 명재철은 고개를 돌려 윤구주를 힐끗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경재야, 곱상하게 생긴 네 제자 꽤 적극적이구나.”“전...”백경재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는 명재철에게 제발 입 좀 다물라고 하고 싶었다. 윤구주는 그의 왕인데 말이다.물론 명재철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그는 정말로 윤구주를 백경재의 제자로 여겼다.“네 제자는 우리랑 같이 가서 구경하고 싶은 듯한데 너도 같이 가자꾸나! 오늘 우리 백화궁의 멋진 모습도 한 번 보여주겠어!”말을 마친 뒤 명재철은 몸을 돌려 차에 올렸다.“저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형이 이렇게 멍청하게 변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저하, 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윤구주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우리를 초대해 줬으니 한번 가보자고!”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백경재는 참지 못하고 탄식한 뒤 얼른 그의 뒤를 따랐다.차 안에 앉자 키 작은 명재철이 허풍을 떨기 시작했다.그는 자신이 백화궁에서 얼마나 잘 나가는지, 얼마나 귀빈 대접을 받고 있는지 끊임없이 떠들어댔다.오늘 담판을 하는 이유는 군형 5대 가족 중 하나인 설씨 일가와 백화궁 사이에 얼마 전 갈등이 빚어졌기 때문이다.군형 5대 가족 중 하나인 설씨 일가는 5대 가족 중 평범한 편이었다.그들은 류씨 일가처럼 실력이 강하지 않고 길씨 일가처럼 지독하지도 않으며 전씨 일가처럼 사악하지도 않지만 돈이 많았다.군형 5대 가족 중 설씨 일가가 가장 돈이 많았다.소문에 따르면 서남의 불법 사업 중 반 이상이 설씨 일가와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이번에 백화궁과 갈등이 생긴 것도 설씨 일가의 한 자제가 백화궁의 룸살롱에서 자신의 돈과 권세에 기대어 여자에게 자기랑 꼭 자야 한다고 했다가 거절당해서 홧김에 여자의 얼굴을
절색의 미녀 중에 청색의 긴 치마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여자는 늘씬하고 예쁘장했으면 겉으로 드러난 두 팔에는 문신이 가득했다.그녀는 마치 영화 속 조폭처럼 그곳에 서 있었다.짙은 무도 기운이 느껴지는 데 대충 봐도 대가 경지였다.“누님, 제가 왔습니다!”이때 명재철이 여자의 앞으로 걸어가서 깍듯이 말했다.누님이라고 불린 여자는 백화궁에서 유명한, 잔혹한 나찰 인해민이었다.인해민은 고개를 돌려 명재철을 보더니 차갑게 말했다.“왜 이제야 온 거야?”“죄송합니다, 누님... 오는 길에 차가 막혀서...”명재철이 서둘러 말했다.명재철은 백화궁에서 아무 지위도 없는 허드렛일꾼 정도였다.인해민은 명재철을 무시하고 아름다운 눈으로 하늘을 보고 말했다.“시간이 다 된 것 같으니 들어가자.”말을 마친 뒤 그녀는 십여 명의 아름다운 여자들을 데리고 룸살롱 안으로 들어갔다.명재철은 마치 시종처럼 그녀의 뒤를 바짝 따랐고 윤구주와 백경재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금빛 찬란한 룸살롱 안, 윤구주는 안에 들어서자마자 로비에서부터 전해지는 음산한 기운을 느꼈다.시선을 들자 20여 명의 건장한 무인들이 서 있었다.가장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군형 전통 복장을 한 중년 남성이었다.남자는 눈이 세모꼴이고 온몸에서는 사악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그리고 남자의 곁에는 경멸이 가득한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그도 군형 전통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중년 남성과는 달리 옷깃 쪽에 금색으로 ‘설’자가 수 놓여있었다.군형에서 혈맥과 성씨는 아주 중요했다.설씨 일가를 예로 들면 오직 설씨 일가의 피가 흐르는 자만이 이런 옷을 입을 자격이 있었다.인해민이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온 뒤, 군형 전통 복장을 한 중년 남성이 입을 열었다.“명성이 자자한 잔혹한 나찰이 이렇게 여기까지 와주다니, 환영합니다!”인해민은 대꾸하지 않고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다른 여자들과 명재철 등 사람들은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말하세요. 설씨 일가에서는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셈
“하하하하!”인해민의 말에 설씨 일가 옷을 입고 있던 젊은 남자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몸 파는 천박한 X들을 감히 나랑 비교해?”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백화궁에서 데려온 10여 명의 여자들이 바로 화가 난 목소리로 반박했다.“쓰레기 같은 X끼가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내가 뭐 틀린 말 했어? 난 설씨 일가의 주인이 될 몸이야. 오늘 내가 담판하러 나온 것만으로도 너희는 나한테 고마워해야 해. 그런데 감히 내게 기어오르려고 해? 맞아, 그 천박한 X 내가 때렸어. 걔 얼굴도 내가 그렇게 만든 거고. 하하! 그런데 너희가 뭘 어쩔 수 있는데?”설유천이 광기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해민 누님, 저 짐승만도 못한 놈 제가 죽이겠습니다!”늘씬한 몸매의 여자가 품속에서 칼을 꺼내며 매섭게 말했다.인해민이 입을 열려는데 군형 옷을 입은 중년 남성이 입을 열었다.“인해민 씨, 우리를 공격할 생각이라면 잘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수습하기 어려워질 테니 말입니다. 우리 설씨 일가가 서남에서 어떤 실력을 지녔는지는 백화궁에서 제일 잘 알겠죠. 겨우 여자 하나 때문에 우리 설씨 일가와 척지려고 한다면 저희도 끝까지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잊지 마세요. 싸움이 시작되면 저희 군형 5대 가족은 백화궁을 모조리 없애버릴 테니 말입니다.”중년 남성의 말에 잔혹한 나찰 인해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대가 기운을 내뿜으며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왜요? 군형 5대 가족으로 저희에게 겁을 주려는 겁니까?”군형 옷을 입은 중년 남성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겁을 주는 거든, 위협하는 거든 뭔 상관입니까? 그것이 사실이라는 게 가장 중요할 텐데 말입니다. 인해민 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설씨 일가의 중년 남성이 그렇게 마라자 인해민의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다.명성이 자자한 백화궁의 잔혹한 나찰 인해민은 당연히 눈앞의 설씨 일가가 두렵지 않았다.하지만 정말로 싸움이 번진다면 군형 5대 가족이 합심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초
정태웅은 얼른 핸드폰에서 세나미의 사진을 찾아내 공수이에게 넘겨주었다.“어때? 몸매가 S급이고 이쁘지?”대머리 스님은 눈을 똑바로 하고 핸드폰을 바라보며 흥분돼서 말했다.“너무 아름다워요. 소승은 특별히 이국적인 것을 좋아합니다.”“하하하!”정태웅은 큰소리로 웃었다.“태웅 형, 이 이국적인 절세 미녀를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공수이는 순간 또 연애하는 기분이 들었다.붉은 머리에 짙은 파란색 요정 눈동자를 매치해 한층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세나미는몸매도 비주얼도 일품이라 정말 아름다웠다.“수이 동생, 이 여자는 가질 수가 없어.”정태웅은 핸드폰을 치우고 말했다.“왜요?”공수이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현재 설국 국주이기 때문이야.”이 말을 들은 공수이는 슬펐다.그래!나는 비록 세상에 무서운 거 하나 없지만 남의 국주를 빼앗아서 자기의 여자로 삼을수는 없었다.무엇보다도 공수이가 원하는 건 평등한 사랑이었다.예를 들면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똑같이 좋아해 주기를 바랐다.뺏기만 한다면 강도와 다를 게 없었다.대머리를 긁적이며 공수이는 말했다.“제가 이 아름다운 국주랑 결혼 할 수 없지만 설국의 다른 여인을 찾을 수 있어요.”“뭐? 설국에 가겠다고?”정태웅은 의아해하며 공수이를 바라보았다.“네, 지금 구주형이 설국에 있잖아요. 우리가 할 일도 없는데 이 기회에 설국에 가서 이쁜 여인도 찾아보고 우리 구주형도 만나면 얼마나 좋아요!”옆에 있던 공수이가 말했다.불현듯 설국으로 윤구주를 찾으러 간다는 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망설였다.“그런데 왕이 떠날 때 우리보고 여기 남아서 서울을 지키라고 했어.”“지킬 게 뭐가 있어요. 누가 감히 우리를 괴롭히겠어요,태웅 형.”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지금의 서울은 노룡사 전투를 거치면서 문벌들이 자취를 감춘 지 한참이나 되었고 제자백가의 가문들도 모두 몸을 사그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게다가
“진짜야?”믿지 못한 정태웅은 말했다.“당연히 진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준 동생은 진짜 보기 힘든 검도 귀재예요. 곤륜지역을 놓고 말해도 그는 양보할 틈도 없는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이 몇 년 동안 저는 구주형님 외에 그보다 검을 더 잘 쓰는 변태를 한 명 밖에 못 봤어요.”공수이는 회상 하듯 입으로 중얼거렸다.“그래?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사람이 있어?”정태웅은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세상에서 보기 드문 남궁서준의 검법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던 정태웅은 공수이의 말을 듣고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자가 있다고 하니 의아하기만 했다.“그럼요. 그 변태는 정말 강해요!”마음속에서 그자가 떠오른 공수이는 참지 못하고 말을 이었다.“그게 누구야?”정태웅은 얼른 물었다.“그 변태의 이름은 말하기도 귀찮아요. 저는 단지 그자가 서요산 검종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공수이가 대답했다.서요산 검종?이 몇 글자를 들은 정태웅은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전설이 너무도 많은 서요산은 줄곧 화진무도의 전설이었다.그런데 지금 이 시각 공수이는 남궁서준보다 더 강한 변태가 서요산 검종에서 왔다고 한다.깜짝 놀란 정태웅을 본 공수이는 또다시 중얼거렸다.“됐어요, 그 변태는 그만 말해요. 태웅 형, 저를 왜 찾아오셨어요?”생각을 거둔 정태웅이 말했다.“우리 왕의 소식이 전해졌어.”뭐요?“진짜요? 우리 구주형님이 돌아온다고 하나요?”공수이는 흥분해서 물었다.정태웅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야. 그러나 설국은 국주까지 우리 왕에게 살해당하면서 완전히 무너져 버렸어.”정태웅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쳇! 뭔 일인가 했더니, 고작 설국국주의 머리를 자른 거요? 재미없어요.”공수이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나 참! 한 나라의 국주야. 너는 놀랍지도 않아?”공수이의 표정을 본 정태웅은 의아해했다.“우리 구주형이 곤륜지역에 있을 때 외부 구역 역주의 친아들도 죽였는데 그까짓
공수이의 앞에 금빛 큰 종에 일곱 개의 검이 떨어졌다.대지가 진동하고 거대한 종이 요란하게 울렸다.진동에 흔들려 뒤에 있는 산봉우리에서 하나하나의 거대한 바위가 굴러떨어졌다.칠 검에 잘린 부적을 달고 빙글빙글 돌던 금색 큰종은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꼬맹이의 북두칠성 오의는 막아냈다.“나쁘지 않네! 꼬맹이야. 지난번보다 칠성오의가 또 돌파한 것 같으니 다시 해봐.”공수이는 가부좌를 틀고 금빛 종 안에 앉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꼬맹이 남궁서준을 향해 말했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시전해도 금강종을 깰 수 없자 오직 15살밖에 안 된 꼬맹이는 눈을 부릅뜨고 꼬마 스님을 노려보며 말했다.“오늘 반드시 당신의 쓰레기 같은 종을 깨고 말 거야!”“하하! 얼른 덤벼봐!”“솔직히 말하면 본이 세상에 나의 금감종을 깰 수 있는 사람은 구주형밖에 없었어. 만약 네가 나의 금강종을 깰 수 있다면 앞으로 곤륜지역에서 그 교만한 자들과 허풍을 떨 수 있어!”공수이의 말을 들은 꼬맹이 남궁서준은 검의 기운를 모아 다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갑자기 이때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자식들아, 그만 싸워!”공처럼 뚱뚱한 정태웅이 소리를 치며 달려왔다.정태웅이 온 것을 본 공수이는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말했다.“태웅 형, 이곳에는 어떤 일로 오셨나요?”두 사람에 의해 사방이 모두 부서지고 뒷산에 굴러떨어져 뒹구는 거대 바위를 바라보며 정태웅은 말했다.“이 자식들아, 내가 만약 오지 않았다면 너희들이 여기를 아주 파괴해 버릴 생각이었던 거야?”“태웅 형, 염려하지 마세요. 저는 단지 동생이랑 겨루고 있었을 뿐이에요. 맞지, 동생?””남궁서준을 향하여 곁눈질하며 공수이는 대답했다.남궁서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헛소리 그만하고 계속 싸울래요? 싸우지 않을래요?”공수이는 대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됐어, 동생. 겨루고 싶다면 내일 계속하고 오늘은 그만해.”말을 마친 공수이가 두 손을 벌리자, 그의 앞에 드리워졌던 금강종이 흔적도 없이 사
“이 자식들이 또 무슨 소동을 일으킬지 모르니 제가 얼른 가봐야겠어요.”허물어진 작은 장원을 지나면 곧 교외 뒷산으로 이어졌다.이때 한줄기의 검기가 구름을 가르고 날아갔다!맑은 하늘에 하얀 빛줄기가 나타났다.찬란하고 아름다운 검기가 나타나자 허공에는 갑자기 일곱 갈래의 북두성망이 나타났다.그 성망들은 검기가 나타남에 따라 전부 반짝반짝 빛났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음산한 소리가 뒷산에서 들려오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칠성이 반짝이더니 푸른 하늘이 갑자기 어둡게 변했다.이 어둠은 주변 수백 장내 공간을 모두 암흑으로 뒤덮었다.그 뒤로 그림자 하나가 날아 올랐다.그는 나이도 많지 않고 키도 크지 않았으나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의 기운이 하늘을 찔렀다.그는 두 손에 금빛 찬란한 대검을 안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순간 사람과 검이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그가 바로 남궁 가문 천년에 한 번 있을법한 무도 귀재, 꼬맹이, 소년후 남궁서준이었다!그 꼬맹이가 검과 하나로 되어 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사용했다.아래쪽 바위 중앙에서는 대머리 꼬마 스님이 닭 다리를 뜯으며 꼬맹이를 힐끗 보며 말했다.“와! 훌륭한 검법이네. 곤륜지역밖에서 너 같은 무도 귀재를 만나다니 이 검 하나로 곤륜지역 몇몇 고대 종문과 실력자들과 겨룰 수 있겠는데!”이 말을 한 사람이 바로 꼬마 스님 공수이였다.그는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가 세자인데 누구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모른다.유일하게 알려진 것은 그는 곤륜지역에 미친스님이라는 스승이 있다는 것뿐이다.곤륜지역, 심지어 몇몇 지역에서도 감히 그를 건드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리고 공수이는 미친 스님의 유일한 제자였다.“헛소리 그만하고 제 검을 받아봐요!”남궁서준은 비록 열다섯 살이지만 공중에서 사람과 검이 하나가 되어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기는 이미 탁월했다.(사람과 검이 하나로 된 남궁서준은 겨우 15세 였다. 그러나 그 검기 실력은 매우 막강했다.)이 시각 남궁서준이 북두칠성을 시전하자
서울, 교외.허물어진 장원 내.이 허물어진 장원은 당시 윤구주와 어머니가 서로 의지하며 살던 곳이다.서울에 돌아온 후 윤구주가 줄곧 살던 곳에서 지금은 형제들이 살고 있다.윤신우의 명령을 받고 줄곧 윤구주를 따르던 용민, 철영, 재이 세 명이 장원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이때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 우리 왕은 너무 멋있어! 설국 국주의 머리를 또 자르다니!”말하는 모습만 봐도 암부 3대 지휘사,백곰 정태웅이었다.공처럼 비대한 몸을 가진 그는 태블릿 PC를 들고 헤드라인을 장식한 국제 뉴스를 보고 크게 웃었다.“형님, 얼른 보세요. 설국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새 국주가 되었다고 하네요.”정태웅은 말하면서 민규현 옆으로 달려가 손에 든 태블릿 PC를 민규현에게 건네주었다.민규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우리 왕에게 미움을 샀으니 대가는 치러야지.”“형님 말씀 맞아요. 감히 우리 화진의 무학 보물을 훔친 작은 오랑캐 나라 설국은 왕이 그들을 참수하여도 죄가 마땅합니다.” 이때 천현수도 말했다.“새로운 설국국주는 런디클럽 명기보다도 기막히게 아름다워. 쯧쯧! 저 몸매, 가슴,엉덩이 봐봐!”옹졸한 표정을 지은 정태웅은 국제 뉴스에 나온 세나미의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경멸하듯 그를 노려보며 천현수가 말했다.“설국의 여자 군신이자 미래의 설국 황후였던 세나미가 설국의 국주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이 여자 따위가 설국의 여자 군신이라고요?”정태웅은 승인하지 않는 얼굴이었다.“승인해, 세나미는 진짜 설국에서 유명해.”천현수가 말했다.“여자 군신 같은 웃기는 소리를 하지 말고 이쁜 여자는 붙잡아서 왕의 첩으로 만들어야 해.”정태웅은 중얼거리며 갑자기 사방을 둘러보며 말했다.“수이는 어디 있어? 이 자식이 또 클럽에 여자 찾으러 간 건 아니겠지?”정태웅이 말한 이는 바로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수이었다.윤구주가 설국으로 떠난 후 완전히 자아를 놓아버린 그는 매일 저녁 정태웅을 붙잡고 클럽에 방문하여
“6년 전 구주의 재능은 너무 뛰어났지.”한마디로 국주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말하였다.“어떤 재능이 뛰어났단 거예요?”이홍연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다.“곤륜지역에서 온 스님이 구주가 태어난 해에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천생 황도의 운명이라고 했어. 그래서 그때부터 과인은 구주를 견제하기 시작했었지.”국주는 한마디로 자신의 모든 걱정을 말했다.당시 윤씨 일가와 윤구주를 벌하여 죽이려고 한 것과 문아름이랑 혼인을 맺게 한 것 또한 모두 지금의 국주였다.이 모든 것을 생각한 이홍연은 멍하니 서 있었다.“6년 전 구주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그를 문아름과 혼인시키기로 한 과인의 잘못이야.”끝으로 국주는 6년 전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진실을 들은 이홍연은 눈물이 방울방울 뚝뚝 떨어졌다.그녀는 윤구주와 문아름의 혼인을 주도한 사람이 자신의 아바마마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홍연아, 아바마마를 탓하지 마. 과인도 나라의 운영과 우리 화진의 평화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눈물을 흘리는 딸을 본 국주는 달래려고 손을 내밀자, 홍연은 그 손길을 피해버렸다.“저는 왜 망할X이 아바마마를 뵙기 싫어하고 저랑 궁에 오려고 하지 않는지 이제야 알았어요. 아바마마가 미워요!”눈물을 흘리며 말을 마친 이홍연은 울면서 금란전을 뛰쳐나갔다.슬퍼하며 떠나는 이홍연의 모습을 본 국주는 한숨을 내쉬었다.“진짜 과인이 잘못한 건가?”그는 고개를 들고 중얼중얼 말했다.한쪽에 있던 우상은 못 들은 척 얌전히 서 있었다.“우상, 문씨 가문은 지금 어떤 움직임이 있는가?”국주는 불쑥 물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현재 문씨 가문은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런데 첩보에 의하면 무도 3대 서열 쪽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육도진이 대답했다.“말해. 무슨 움직임이 있다는 거야?”국주가 물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지난번 인왕이 노룡산 전쟁에서 가문 절정의 수십 명 잔당을 죽인 후 현재 종문에서 복귀의 조짐을 보입니다.”종문?이 두 글자를
태산봉선!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한다!진국왕이란 무엇인가?바로 예전의 구주왕보다도 더 센 화진의 국주 외에 두 번째로 하늘을 찌를듯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바로 한 사람 아래, 만 사람 위라고 할 수 있는 자리이다.“망할X이 만약 아바마마께서 책봉하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반드시 기뻐할 거예요.”이홍연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이것은 과인이 구주에게 빚진 것이므로 반드시 갚아야 해.”국주는 조용히 말했다.국가와 가정의 안정을 위하여 천하를 평정한 윤구주와 같은 인재를 국주가 책봉하지 않는다면 그의 공적이 어찌 떳떳할 수 있단 말인가?“우상, 작성하라고 하던 천자령은 다 한 건가?”그렇게 말한 국주는 고개를 돌려 한쪽의 육도진을 바라보았다.육도진이 대답했다.“국주께 아뢰옵니다. 신은 이미 모두 작성하였습니다.”“그래. 그럼, 시간은 11월 8일로 정하지. 과인은 그날 직접 태산의 정상에 올라 구주를 책봉할 거야.”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국주는 말했다.“국주님, 신이 한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이때 갑자기 육도진이 한마디를 하였다.국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말해봐.”육도진은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이번에 폐하께서 태산 봉선 하시면 나라 전체가 인왕의 귀환 소식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다만 문씨 가문 그쪽은... 국주님께서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문씨 한마디가 금란전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어 버렸다.문씨 가문은 화진4대 고대 무술 가문의 수령일뿐만 아니라 조정을 강점하고 있었고 현재 국방부 24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황왕 문아름이다.이 외에도 문씨 가문은 천년 대족으로서 종족의 내력은 종문과 겨룰 만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가문의 깊은 지지를 받는 문씨 가문과 출세하지 않은 종문 거물 사이에도 얽히고설킨 인연이 많았다.문씨 가문은 화진의 무궁무진한 암흑의 힘을 가지고 있는 복잡하게 얽힌 한 그루의 하늘을 찌르는듯한 나무라 할 수 있었다.문씨 가문이라는 말을 들은 국주도 눈살을 찌푸렸다.“하...
이렇게 설국에는 새로운 국주가 탄생했다.그가 바로 세나미였고 이 사실은 곧 설국 전 지역에 퍼졌고 더 나아가서 전 세계에도 알려졌다.설국에서 왜 군신의 후손을 설국 국주의 자리에 올렸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세나미가 설국의 여자 군신이라는 걸 누구나 잘 알기에 설국 군을 포함해 불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화진!서울, 도성!금란전에 있던 국주는 설국의 방송국에서 새로운 국주의 탄생 소식이 전해지자 제일 먼저 소식을 접했다.“하하하! 구주가 계획대로 아주 절묘하게 진행을 잘했어.”국주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세나미가 설국의 국주라면 아마 백 년 동안에 설국은 우리 화진과 전쟁을 일으키지않을 거야!”옆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국주의 말을 듣고 불쑥 물었다.“아바마마께서 말씀하신 여자가 바로 망할 X이 납치했다던 설국의 제일 미녀인가요?”“맞아, 바로 그녀야!”뭐라고요?“망할X은 어떻게 납치한 여자를 설국국주로 만들 수 있단 말인가요?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이 늑대 같은 자식이 혹시 세나미를 진짜 좋아하는 건 아닌가요?”이홍연은 갑자기 질투하기 시작했다.“공주전하의 말씀은 틀렸습니다. 인왕은 국주의 말대로 설국이 앞으로 백 년 동안 늑대 같은 야망을 품지 못하도록 밧줄을 묶어두었을 뿐입니다.”이때 참지 못한 화진 우상 육도진은 웃음을 터뜨렸다.“무슨 뜻이야? 왜 들으면 들을수록 헷갈리는 거야?”이홍연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공주의 모습을 본 국주가 말했다.“구주가 언제 세나미를 납치하였던지 홍연이는 아직도 기억해?”“네. 그가 설국에 발을 막 들여놓을 때였어요.”이홍연은 국주의 물음에 대답했다.“근데 구주가 왜 세나미를 붙잡아두고 있었는지는 알고 있는 거야?”국주가 다시 물었다.이홍연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과인의 추측이 맞다면 구주가 이미 미래의 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설태현의 머리를 단칼에 잘라버리고 설국의 여자 군신인 세나미를 붙잡아 두었던 거야.”국주는 실눈을 뜨고
유니스가 그렇게 얘기하자 다른 설국 대신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습니다. 여성이 어떻게 우리 설국의 국주가 된단 말입니까?”“비록 세나미 씨는 세나스 각하의 딸이긴 하지만 국주가 된다는 건 어림없는 일입니다.”설국 대신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윤구주는 단호히 말했다.“다들 똑똑히 들어. 난 오늘 당신들에게 통보하러 온 거야. 의논하러 온 게 아니라고. 알겟어?”그의 말 한마디에 그 자리에 있던 설국 대신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구주왕, 선 넘지 마세요! 우리 설국에서 감히 행패를 부리는 겁니까? 우리나라의 위엄과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까?”대학사 유니스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위엄? 금전에도 감히 들어오지 못하는 쓸모없는 것들이 감히 나라의 위엄을 입에 담아?”윤구주가 유니스를 바라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전, 전, 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전 설국을 대표하여 항의합니다. 세나미 씨가 국주가 된다면 전 차라리 죽겠습니다.”유니스는 죽겠다면 위협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윤구주는 피식 웃었다.“죽겠다고? 그러면 내가 그 소망을 들어주지.”윤구주가 손가락을 튕기자 지현이 마치 총알과도 같이 날아가서 대학사의 가슴팍을 꿰뚫었다.피가 금전에 흩뿌려지면서 유니스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유니스가 윤구주의 손에 죽자 금전에 있던 설국 대신들은 모두 간담이 서늘해졌다.세나미는 앞으로 나서더니 윤구주를 향해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왜, 왜 또 사람을 죽인 거야? 나랑 약속했잖아. 다시는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저자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는데 왜 날 원망하는 거지? 그리고 이렇게 고집불통인 노인네가 여기 남아있으면 설국의 미래에 방해만 될 뿐이야.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윤구주는 말을 마친 뒤 남은 설국 대신들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들 차례야. 얘기해 봐. 내 말대로 할 의향이 있는지.”윤구주가 그렇게 얘기하자 설국 대신들은 모두 겁을 먹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