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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4화

Author: 김원호
“후퇴! 모두 후퇴해!”

견배영은 그들이 백호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할망정 자신들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부대는 전속력으로 후퇴했다. 견배영은 공중 사격을 명령했다.

목적은 소음을 내어 구주왕에게 그들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다.

탕 탕 탕!

30여 대의 전투기가 화력을 퍼부었다. 산 아래의 윤구주와 현모는 소리를 듣고 즉시 이곳으로 날아왔다.

화력은 폭설을 일으켜 눈사태가 발생했다. 굴러내려 온 눈더미는 아래의 일행을 휩쓸었고 헬리콥터도 급히 상승했다.

몇 분 후, 현모와 윤구주가 근처에 도착했다.

공중에 떠 있는 현모와 윤구주는 아래를 내려다보았지만 눈사태로 인해 남궁 일행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전법의 영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젠장, 신념술이 완전히 먹히지 않아.”

윤구주는 욕을 내뱉었다.

사람을 찾을 수 없었지만 백호의 살기는 여전했다.

“왕, 이건 백호의 성수인이에요! 설마 백호도 문씨 가문에게 혼을 빼앗긴 건가요?”

현모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문씨 가문은 죽어 마땅했다.

“아니, 자세히 봐. 백호의 성수인 안에 빙신전의 부적이 침투해 있어. 아마도 빙신전이 백호의 천술을 통제한 것 같아.”

윤구주는 눈으로 탐색하며 말했다.

백호의 성수인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신념술이 영향을 받아 배후의 인물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태백산이 이렇게 큰데 윤구주가 산 전체를 옮길 수도 없었다.

그래서 윤구주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이 전법은 천지의 기운과 연결되어 있어. 내가 여기의 지맥을 잠시 봉인하면 돼. 아니, 지맥은 땅 아래에 있으니 하늘의 기운을 봉인하자.”

윤구주는 봉왕팔기 중 하나인 봉천파진을 발동하려 했다.

바로 그때, 깊은 산속에서 한 통의 전음이 들려왔다.

이 소식을 들은 윤구주의 얼굴이 변하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이 스스로 자신을 노출해 나를 유인하다니. 날 전혀 신경 쓰지 않는구나.”

그리고 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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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안에서 윤구주는 공법을 거두고 남궁서준이 깨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구주 형님...” “응, 남궁 가문 사람들은 이미 북주로 보내 잘 배치해 뒀어. 그리고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어.” 윤구주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남궁서준은 바로 일어났다. “구주 형님, 뭐든 말씀하세요.” 이 생기발랄한 소년을 보며 윤구주는 문득 자신의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남궁서준은 정말 윤구주와 여러 면에서 닮았다. 의리 있고 정의로우며 언제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다만 남궁서준은 윤구주보다 운이 좋을 뿐이었다. “북주는 아직 안정되지 않았어. 남궁 가문을 북역으로 옮겨 북역 제일의 가문으로서 대대로 북주를 지키게 하고 싶어. 네 생각은 어때?” 윤구주가 물었다. “네? 구주 형님, 이건 중대한 일이라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버지께 물어봐야 해요.” 남궁서준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심각한 분위기를 잡나 했더니...’ 윤구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정말로 그가 결정권이 없었다면 물어볼 이유가 없었다. “서준아, 내가 너에게 묻는 것은 이미 남궁 가문과 상의한 후라는 걸 알아둬.” 윤구주가 말했다. 남궁서준은 멍해졌다. ‘무슨 뜻이지? 아버지가 나에게 결정하라고 한 거란 말인가?’ 남궁서준의 반응을 본 윤구주는 창가로 가서 창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넌 이제 공식적으로 세상에 나섰어. 태백산에서의 수련은 너에게 하나의 시험이지. 그 시험을 통과함으로써 남궁 가문에게 인정을 받았어. 이제부터 너는 남궁 가문의 후계자이자 미래 남궁 가문의 리더야.” 이전까지 남궁서준은 남궁인에게 어린애 취급을 받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남궁인은 남궁서준이 이미 홀로서기 할 수 있으며 심지어 자신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었다. “오늘부터 아무도 너를 통제하지 않을 거야. 앞으로의 길은 네가 스스로 개척해야 해.” 윤구주가 말했다. 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926화

    그들은 공주마마가 아니라 형수님이라고 불렀다. “어머나, 우리 공주마마께서 도착하셨네.” 방 밖에서는 백호가 정태웅과 공수이와 함께 화투를 치고 있었다. 주작은 흥미가 없는지 벽에 기대어 창밖을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 훑어보았다. 그 눈빛은 엄청 괴상했다. “어라? 형수님 오셨네!” 화투를 치던 공수이는 임홍연을 보자마자 패를 던져두고 아첨하러 달려갔다. 질 위기에 처한 백호는 교활하게 웃더니 정태웅 앞에서 공수이의 패를 몰래 훔쳐봤다. 그리고 안 좋은 패를 바꿔치기한 뒤 좋은 패만 남겨두었다. “아니, 백호 형님! 이러면 안 되죠!” 정태웅은 불만을 토로했다. “닥쳐! 웃어른 말씀에 따를 줄 알아야지. 내가 네 아비다! 게다가 공씨 가문 저놈은 외부인이야. 우린 같은 편이잖아. 팔은 안으로 굽어야지.” 백호가 호통쳤다. 정태웅은 어이가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냥 화투 치는 중인데 아무리 형님이라도 이렇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되잖아요!” 정태웅이 말을 듣지 않자 백호는 주먹으로 정태웅을 한 대 쳤다. “항복할 거야?” “흑, 이건 그냥 괴롭히는 거잖아요. 저 안 해요.” “뭐? 지금 감히 안 하겠다고?” 퍽! 주먹은 또 한 번 날아갔다. 정태웅은 정말 어이없었다. 하지만 백호 같은 무법자를 만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때 아첨을 다 한 공수이가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손에 남은 세 장의 패, 두 눈이 퍼렇게 멍든 정태웅과 패를 들고 히죽거리는 백호를 보고 모든 것을 깨달았다. “너 이 자식, 이거 반칙이야!” 공수이는 곧바로 패를 내던지며 욕을 퍼부었다. “어쭈, 공씨 가문 놈이 감히 나한테 덤비는 거야?” 백호는 주먹을 휘둘러 공수이를 마구 두들겨 팼다. 결국 두 사람은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백호와 함께 화투를 쳤다. ‘이런...’ 임홍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것이 바로 강한 자 위에 더 강한 자가 있다는 거지.’ 정태웅과 공수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925화

    북주국은 원래 남주국보다 부유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번에 윤구주에게 철저히 짓눌리며 국주의 위신마저 땅에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귀국 후 왕위마저 위태로울 것이 분명했다.이에 그는 더욱 비굴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노예처럼 몸을 낮춰 윤구주의 환심을 사려 한 것이다. 하지만 북주국의 국운이 짓눌린 후 곧바로 그 화살은 남주국으로 향했다.현재 남주국의 병력 십만이 목신의 힘으로 얼어붙어 전멸했다. 십만의 정예군을 단번에 잃은 것은 남주국에겐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설령 이 병력이 온전했다고 해도 화진의 흥주에서 반란을 일으키는 것 정도가 고작이었을 것이다. 감히 화진의 주중에 하나와 승부를 겨뤄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정말 화진의 화를 돋우면 북역의 병력만으로 남주국은 한순간에 멸망할 수 있었다.남주국 국주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윤구주를 알현하러 왔다. 가까이 다가서기도 신하들의 부축을 받아 겨우 서 있을 정도였다. 윤구주의 차가운 눈빛이 한 번 스치자, 남주국의 모든 신하들은 즉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국주는 아예 땅에 엎드려 두려움에 몸을 떨다가 실금까지 하고 말았다.이 모습을 본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 남주국은 상당히 부유한 나라였다. 오랜 세월 국운이 번창하여 한때는 화진을 능가하기도 했다. 지금도 남주국의 인당 재산은 화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시절이 아깝지도 않은지 남주국은 문제를 일으키려 했다. 수십 년 동안 화진의 문화를 표절하고 역사를 마음대로 조작하며, 화진의 절반이 넘는 영토를 과거 남주국의 것이라 주장했다. 심지어 공자마저도 남주국 출신이라 우겼다.이처럼 방자한 행위는 반드시 단죄해야 했다. 윤구주는 말없이 흥주의 두 대사를 훑어보았다. 주승진은 반응이 둔해 윤구주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의 성격대로라면 현장에서 남주국의 모든 신하들을 참수했을 것이다. 하지만 흥주성 감독은 달랐다. 그는 지금 굳이 피를 흘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 이미 북주국을 짓밟아 위세를 떨쳤으니,

  • 구주, 왕의 귀환   제1924화

    “내가 남해에서 그 일로 고생하는 동안에 너는 동북 쪽으로 냅다 튀어서는 감히 날 구하러 왔다고 입을 놀려?” 윤구주가 곁으로 다가가자 무모한 백호는 씩 웃더니 고개를 돌려 냅다 도망쳤다.“어딜 도망가!”“으악!”태백산이 진동했다. 백호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휙!빙황의 위압감이 사라지자 주작은 재빨리 태백산 내부로 들어섰다. 원래는 왕을 지원하고 백호가 살아있는지나 볼 겸 왔다. 그런데 백호가 앞에서 도망가고 윤구주가 구름을 타고 뒤쫓으며 때때로 금빛 번개를 불러내어 공격하는 모습이 보였다.“이... 쯧! 백호 녀석, 내공이 이렇게 높았나? 이미 최고급 경지에 이르렀잖아!” 주작이 놀라며 말했다. 주작은 백호의 내공에 놀랐지만, 윤구주에게 호되게 얻어맞는 것에는 놀라지 않았다. 분명 윤구주가 그를 혼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 듯했다.“백호, 정말 ‘어리석은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군. 게다가 저 녀석은 목숨까지 아끼지 않으니, 두 가지를 모두 갖췄어. 정말 명줄이 긴 녀석이야.” 현무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역시 백호니까 저러고도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현무나 주작이었다면 벌써 팔백 번은 죽고도 남았을 것이다.윤구주는 백호를 실컷 두들겨 패고 완전히 굴복시킨 후에야 세 사람을 데리고 태백산을 떠났다. 아까 거의 죽을 뻔했던 백호는 윤구주가 부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더니, 덤으로 아직 기절해 있는 남궁서준을 등에 업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분계선의 최전선에 도착했다. 삼만 명의 흥주군이 이곳에 집결하여 대기하고 있었다. 윤구주가 도착하자 그동안의 긴장된 분위기는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타올랐다. 삼만 명의 병사들은 한껏 흥분해서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구주왕의 이름을 우렁차게 외쳤다.설령 눈앞이 지옥이라 할지라도 윤구주가 명령만 내리면 이 삼만 명은 목숨을 걸고 맹렬히 돌진할 것이었다. 구주왕이 강림함과 동시에 세 명의 대군신이 함께하니, 이 싸움을 어떻게 질 수 있겠는가.분계선 문

  • 구주, 왕의 귀환   제1923화

    이게 무슨 조건인가? 빙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윤구주! 나는 신들의 황제다. 감히 네가 신령을 모독하다니. 하늘조차 너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수차례의 자극에 빙황은 마침내 전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정원을 속박된 빙룡에게 주입하자 기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좋다! 나와 결전을 벌이겠다는 거냐? 죽고 싶다면 소원을 들어주마!"윤구주가 구양진룡결을 운용하자 아홉 마리의 신룡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아홉 마리의 용이 산을 압도했다. 빙황의 빙룡은 힘을 발휘하기도 전에 용의 기운에 소멸되었다. 빙황의 얼음 영역은 녹아내렸고, 비할 데 없는 용의 기운에 빙황의 몸은 속절없이 짓눌렸다."아아아! 윤구주, 네가 나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으냐!""빌어먹을 놈! 죽어라!"빙황은 필사적인 일격을 가했다. 자신의 음혼을 대가로 삼아 죽을 각오로 싸움에 뛰어들었다.그의 저항은 필연적으로 헛된 몸부림이었다. 아홉 마리의 용의 순수한 양기는 그의 음혼을 억눌렀다. 혼백을 바쳐서 사용한 금지된 술법은 용의 기운조차 뚫지 못했다."팔기지: 이화금안."동력이 발동하자, 금빛 불꽃이 나타났다. 이 불꽃은 만물을 태우고 멸한다. 음령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빙황의 음혼은 금빛 불꽃에 불태워졌다. 그 모습은 마치 불붙은 백지 같았다. 그가 저항할수록 타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그렇게 목신의 눈앞에서 빙황은 산 채로 조금씩 타들어 가며 죽었다.마지막 남은 잔념마저 불타 사라질 때까지.빙황은 추락했다. 신계에서 황제로 책봉될 정도로 강력했던 황자가 결국에는 털끝 하나 남지 않고 불태워졌다.목신은 이제야 윤구주가 얼마나 끔찍한 존재인지 깨달았다!그에게 맞섰다가는 이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니! 윤구주는 다시 목신 곁으로 돌아왔다.그저 눈빛을 마주친 것만으로도 목신은 똥오줌을 지릴 정도로 지레 겁을 먹었다.지난번에는 앙심을 품고 거짓으로 용서를 빌어 훗날 복수를 노렸다면, 이번에는 목신이 진심으로 겁에 질렸다.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922화

    "거기서 멍하니 뭐 하는 거냐? 황자 빙황, 설마 네가 할 수 있는 게 고작 이 정도냐?" 빙황이 더 이상 공격하지 않자, 윤구주는 오히려 그를 재촉했다. "정말 너무하군! 윤구주, 받아라!" 쿵쿵! 한 마리의 빙룡이 다시 응집되었다. 목신의 장난감 같은 수준의 그것에 비해 이 빙룡은 생생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규모든 기세든 윤구주의 금룡과 견줄 만했다. "가짜 신은 역시 가짜 신일 뿐이다. 아직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신을 흉내 내는 것만은 있어 보이게 하는군." 윤구주는 냉소하며 몸을 솟구쳐서 날아오르며 부적술을 펼쳐 빙룡을 제압했다.불기운이 응집되며 지하의 영맥을 끌어올렸다. 윤구주의 조종 아래 치솟은 거대한 불기둥은 화염의 사슬로 변해 빙룡을 단단히 속박했다. "빙황! 네가 가진 수단이 더 없나? 내 앞에서 화형술 같은 건 소용없다고." 빙룡을 제압한 채로 윤구주는 다시금 빙황을 재촉했다. 빙황의 얼굴은 똥이라도 씹은 듯 일그러졌다. 윤구주는 분명히 손쉽게 그의 술법을 깰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힘을 낭비하며 그의 빙룡을 구속했다.이건 명백한 모욕이었다! "윤구주! 이 건방진 것아! 네가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인간계에는 황자가 없다. 설령 왕자라 해도 우리 곤륜 구역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너 역시 마찬가지다." "너는 신일 수는 있어. 하지만 우리 곤륜 구역은 결코 너를 왕으로 인정한 적 없다!" 빙황은 으르렁대며 외쳤다. "웃기는군. 애당초 내가 왕으로 책봉된 곳이 바로 곤륜 구역이었다. 그것도 너희 3도와 6신전이 함께 내린 칭호였는데. 이제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잊어버렸단 말인가?"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비웃으며 말했다. 빙황의 동공이 급격히 수축했다. 그는 한 가지 끔찍한 사실을 떠올렸다! 과거 윤구주가 왕으로 책봉됐을 때, 확실히 곤륜 구역에서 먼저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의 왕호조차 곤륜 구역이 내려준 것이었다! 그

  • 구주, 왕의 귀환   제1921화

    곤륜 구역은 정통적인 수련 장소이며, 그곳에서 나온 자들은 수련자라 불릴 수 있다.
화진을 포함한 인간계의 수련자들은 무도에 속하는 자들로 무인이라 불릴 뿐이다.
같은 경지라 해도 천지의 영력을 흡수하는 성인이 무인을 압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이 성인이 윤구주를 인간계의 황제라 부르는 것이다.“이 말을 내가 수도 없이 반복했지만, 너희들은 신이 아니다. 단지 신인 척하는 가짜이고 굳이 칭호를 붙이자면 그냥 수련자일 뿐이지.”“결국 너희들은 인간이다. 인간이라면 규칙을 지켜야 한다.”“설령 이 세상에 진짜 신이 존재한다 해도 나, 이 윤구주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신을 마주했음에도 윤구주는 조금의 두려움도 없었다. 오히려 약간의 경멸이 담겨있음을 빙신전의 황자는 느꼈다.이건 엄청난 모독이었다.“좋다.”
“네가 그렇게도 분수를 모른다면 빙황인 내가 널 죽여주지.”
“그 덕에 신계의 다른 신전들이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 아깝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너를 죽여 빙신전의 위엄을 세우겠다. 세상 사람들에게 신의 위엄을 거스르는 자가 어떤 최후를 맞이하는지 보여주마!”빙황이 발동하자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가 퍼졌다. 백호조차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현모는 자신들의 역할을 알고 있었다.그들이 해야 할 일은 돕는 것이 아니라 윤구주에게 불필요한 짐을 지우지 않는 것이었다.그래서 억지로 백호를 끌고 지하 궁전의 가장 높은 층으로 돌아갔다.
비록 거리가 멀어졌음에도 그 한기는 여전히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 황자의 대결에서 누가 더 우위에 설지 궁금해졌다.“스승님!”“하하하! 윤구주, 내 스승님께서 직접 나서셨으니, 죽을 각오는 되었겠지?”목신이 크게 웃었다.그가 보기에는 고작 인간계의 왕일 뿐인 윤구주가 신계의 황자를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윤구주는 반드시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었다.“죽을 각오? 그 각오를 해야 할 자는 너다.”“똑똑히 봐라. 황자 사이에도 격차가 존재한다. 그 격차는 네 스승이 평생 넘을 수 없는

  • 구주, 왕의 귀환   제1920화

    죽음의 기운이 천지를 휘감았다. 윤구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디선가 나타난 쇠사슬이 네 호법의 몸을 휘감아 육체를 산산이 부수어 재로 만들어버렸다. 이제 그들은 영혼 상태로 윤구주와 맞서야 했다.웅!술법이 발동되자 네 호법의 영혼에서 혼력이 조금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이를 느낀 네 호법은 진정으로 목숨을 걸고 영혼을 불태워 윤구주의 금술을 깨부수려 했다.“그래, 이제야 제대로 목숨을 거는구나. 너희들이 힘을 합치면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웃기고 있네. 탕혼인!”윤구주가 인법을 펼치고 손짓을 하자 죽음의 인결이 네 호법에게 내려졌고 그들은 즉시 영혼마저 산산조각이 났다.이것이 바로 구주왕인가?한 번의 손짓으로 네 명의 극 신급 강자의 영혼을 멸하다니.이 네 호법이 힘을 합쳐서 목신을 상대한다면 그는 반드시 목숨을 잃을 것이다.현모도 네 호법 중 가장 약한 한 명을 상대할 수 있을 뿐이다. 백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기껏해서 두 명의 호법과 생사를 건 싸움을 벌일 수 있고 그들이 함께 덤벼든다면 백호도 방법이 없다.이 장면은 어릴 적부터 신은 무적이라는 교육을 받아온 목신의 인식을 완전히 붕괴시켰다.인간은 하찮은 존재일 뿐이고 신은 무적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구주왕이 어떻게 신을 저리 쉽게 죽이는가?“이제 네 차례다. 네 스승이 나와서 널 구해주길 빌어라. 그렇지 않으면 네 목숨은 여기서 끝이다.”윤구주가 목신을 바라보며 죽음의 인결을 모았다.이렇게 오랫동안 말을 늘어놓은 이유는 목신의 스승인 황자를 끌어내기 위함이었다. 그의 스승이 곤륜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다면 윤구주도 그를 어찌할 수 없었기에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게 해야 했다.하지만 윤구주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네 호법을 처단하고 이제 목신을 처단할 차례였다.“스승님, 살려주십시오!”생사의 순간, 목신은 목이 터지라 울부짖었다.웅!신계로 향하는 문에서 눈 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신계로 향하는 문 속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가 천천히 걸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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