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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작가: 라오
부승원은 새 방으로 잡고 빠르게 샤워를 마쳤다.

샤워를 마치니 더위가 가셨지만, 짜증 나는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방금 샤워하는 내내 반우희 생각만 해 오히려 더 짜증이 치솟았다.

그리고 몇 년 전 어이가 없던 그 사건이 떠올랐다.

그때의 반우희는 고작 19살이었는데 승주 사건으로 처음 반우희와 엮기게 되었다. 그 일을 뒤로 하고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날 밤 또 반우희를 만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막 스무 살이 되던 녀석이 왜 그렇게 겁이 없었던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승원은 미니 바 앞으로 걸어가 컵에 얼음을 가득 담았다. 그리고 그때 그 일을 다시 차근차근 떠올렸다.

그날 부승원은 약물 때문에 이성을 잃었고 처음 몇 번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았다. 그저 상대가 아주 고분고분 말을 따랐던 것만 기억이 났다.

그렇게 새벽이 되고 부승원의 이성은 차차 돌아왔지만 품 안의 사람을 확인하고도 밀어내지 않았다. 그저 뭐가 쓰인 것처럼 그 사람을 탐하고 또 탐했으며 가시지 않은 술기운을 핑계로 밤새 멈추지 않았다.

상대는 온밤 시달리다가 지쳐 반항을 멈췄다. 그러다가 힘을 주어 부승원의 어깨를 밀어내며 힘들다고 칭얼거리고 점점 소리를 높였다.

부승원은 바로 그 입술에 키스하며 모든 소리를 삼켜버리고 품 안으로 가뒀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더 저돌적으로 몰아붙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과정도, 결말도 참 어이가 없었다.

반우희가 약을 먹는 걸 확인하지 않아 하마터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까지 갈 뻔했다.

그리고 더 말이 되지 않는 건 부승원이 이 일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쾅.

부승원은 컵을 세게 내려놓고 굳은 얼굴로 소파로 걸어갔다.

설마 자신도 연정훈처럼 저급 취미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불쌍한 처지에 놓인 예쁜 여자를 보면 마음이 동해 구해준다는 허울로 탐하려는 건 아닌가 싶었다.

방안은 아주 조용했고 생각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자기합리화하려고 했으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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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시연이 인상을 찌푸렸다.“주지혁이요?”연정훈은 몸을 바로 세우더니 본인이 직접 셔츠 자락을 정리했다. 그러다가 얼굴을 휙 가까이 가져다 대며 양시연의 표정을 살폈다.양시연은 쯧 하고 혀를 차더니 빠르게 연정훈의 등을 내리쳤다.“왜 이래요!”그러자 연정훈이 웃음을 터뜨렸다. 양시연이 몸을 돌려서자 연정훈은 양시연을 뒤로 끌어안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동안 양혁수한테 질투한 건 정말 멍청한 짓이라는 걸 알겠어.”양시연이 째려보며 말했다.“그걸 지금 안 거예요?”“양혁수는 그래도 명의상 네 오빠니까 너랑 아무 사이 아니란 걸 증명할 수 있잖아. 그런데 그 사람은 무려 시연이 약혼자였던 사람이라고.”양시연은 어이가 없어 고개를 반쯤 돌려 연정훈의 두 볼을 쭉 잡아당겼다.“자꾸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해봐요!”연정훈이 입꼬리를 올렸다.“이젠 그 사람한테 아예 관심이 사라진 것 같으니 나도 안심이야.”꽤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연정훈을 보며 양시연도 웃음이 터졌다.농담을 마치고 양시연은 두 손을 연정훈의 목에 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그 사람이 정훈 씨 아래 직원이에요?”“그래. 내가 직속 상사야.”“그럼 꼭 조심해요.”양시연은 역겹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주지혁이 어떤 사람인지는 이미 몇 년 전에 확실하게 알아차렸어요. 그 사람은 목적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에요. 정훈 씨가 직속 상사이긴 하지만 주지혁이 태클을 걸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어요. 곁에 소인배를 둘 필요는 없으니 기회를 봐서 다른 팀으로 보내버려요. 괜히 업무에 지장이 가지 않게요.”본인을 걱정하는 양시연을 보며 연정훈은 이상한 만족감을 느꼈고 고개를 숙여 양시연의 입술에 뽀뽀했다.“내가 그 사람한테 잡아먹힐까 봐 걱정돼?”연정훈은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말했고 그 말투에서 주지혁을 가소롭게 여긴다는 게 느껴졌다.양시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여전히 연정훈의 목에 손을 건 채로 말했다.“정훈 씨가 주지혁을 대처하는 건 아주 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67화

    이튿날.새벽 종소리가 울리고 민수희의 발인 시간이 되었다.연정훈은 밤새 바삐 움직였고 양시연은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상황을 살폈다.발인 전 양시연이 위층으로 올라가 연호민의 아침을 차려주려는데 집사가 급히 달려오는 게 보였다.옆자리에 같이 있던 표세연이 물었다.“무슨 일이죠?”집사가 대답했다.“양원 그룹 조 대표님이 오셨습니다.”그러자 표세연이 갑자기 얼굴을 팍 찌푸리며 역겹다는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은 왜 온 거래요?”“이미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양시연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조 대표님의 정체를 몰래 추측했다.연정훈의 삼촌이 의문의 사고사를 당한 건 두 세력의 다툼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조재민의 가문은 바로 그해 연씨 가문의 경쟁 상대였고 조재민의 형이 사고의 주도자였다. 이 사건으로 바로 사형에 처하고 조씨 가문도 뿌리째 뽑혀 버렸으나 조재민은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 다른 친척의 도움으로 연명하고 지금껏 양원 그룹에서 일하고 있었다.며칠 뒤 연정훈도 양원 그룹에서 일을 시작할 걸 떠올리며 양시연은 조금 고민하다가 표세연을 다독이며 말했다.“제가 내려가 볼 게요.”양시연이 곁에 있으니 표세연은 한결 안심이 되었다.“그래. 네가 정훈이 좀 말려줘.”“네. 알겠어요.”양시연은 대답하고 홀로 향했다.조재민은 아주 미묘한 시간대에 방문했다. 발인 당일 추모하러 오다니 추모가 목적이 아니라 딴짓을 거려고 온 게 틀림없었다.양시연은 빠르게 그곳으로 향했으나 분위기는 이상할 정도로 차분했다. 조재민은 태연하게 인사를 올렸고 검은 정장을 입은 연정훈은 차가운 얼굴로 가만히 서 있었다.양시연은 연정훈의 옆에 다가가 섰다.조재민이 두 사람을 향해 걸어와 말했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조재민은 연정훈을 바라보다가 양시연을 향해 시선을 돌린 채로 끝말을 마쳤다.양시연은 연정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말했다.“뒤뜰에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조재민은 별다른 말 없이 사람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그렇게 작은 헤프닝이 끝나고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66화

    부승원은 새 방으로 잡고 빠르게 샤워를 마쳤다.샤워를 마치니 더위가 가셨지만, 짜증 나는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방금 샤워하는 내내 반우희 생각만 해 오히려 더 짜증이 치솟았다.그리고 몇 년 전 어이가 없던 그 사건이 떠올랐다.그때의 반우희는 고작 19살이었는데 승주 사건으로 처음 반우희와 엮기게 되었다. 그 일을 뒤로 하고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날 밤 또 반우희를 만나게 되었다.지금 생각해도 막 스무 살이 되던 녀석이 왜 그렇게 겁이 없었던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부승원은 미니 바 앞으로 걸어가 컵에 얼음을 가득 담았다. 그리고 그때 그 일을 다시 차근차근 떠올렸다.그날 부승원은 약물 때문에 이성을 잃었고 처음 몇 번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았다. 그저 상대가 아주 고분고분 말을 따랐던 것만 기억이 났다.그렇게 새벽이 되고 부승원의 이성은 차차 돌아왔지만 품 안의 사람을 확인하고도 밀어내지 않았다. 그저 뭐가 쓰인 것처럼 그 사람을 탐하고 또 탐했으며 가시지 않은 술기운을 핑계로 밤새 멈추지 않았다.상대는 온밤 시달리다가 지쳐 반항을 멈췄다. 그러다가 힘을 주어 부승원의 어깨를 밀어내며 힘들다고 칭얼거리고 점점 소리를 높였다.부승원은 바로 그 입술에 키스하며 모든 소리를 삼켜버리고 품 안으로 가뒀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더 저돌적으로 몰아붙였다.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과정도, 결말도 참 어이가 없었다.반우희가 약을 먹는 걸 확인하지 않아 하마터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까지 갈 뻔했다.그리고 더 말이 되지 않는 건 부승원이 이 일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쾅.부승원은 컵을 세게 내려놓고 굳은 얼굴로 소파로 걸어갔다.설마 자신도 연정훈처럼 저급 취미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불쌍한 처지에 놓인 예쁜 여자를 보면 마음이 동해 구해준다는 허울로 탐하려는 건 아닌가 싶었다.방안은 아주 조용했고 생각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이런저런 생각으로 자기합리화하려고 했으나 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65화

    ‘짜증 나!’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것도 모자라 아예 대놓고 멍청하다고 말하자 반우희는 잠이 확 깨었다. 그래서 허리에 양손을 척 올리고 반격을 시도했다.“그래요. 난 멍청해요! 그래도 열심히 배울 거예요.”부승원은 일말의 타격도 없었다.“네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릴 의무는 없어.”“나도 내가 똑똑한 건 아니라고 인정해요. 하지만 변호사님 팀에도 자주 실수하는 인턴 직원들이 있잖아요. 그래도 한 식구로 인정해 주셨으면서!”“그 애들은 인서울 법대 출신이야. 잠재력이 숨겨져 있는데 넌 내세울 게 뭐가 있어?”반우희는 말문이 막혔다.얼굴은 점점 뜨거워지고 도저히 입을 열 수가 없었다.그러나 부승원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네가 양시연 씨와 친분이 있다고 해서 내가 편의를 봐줘야 하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결과를 넌 왜 노력도 하지 않고 얻으려고 하는 거지?”반우희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부승원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이 세상에 인맥으로 편하게 사는 사람이 나 혼자도 아닌데 왜 나만 뭐라 해요?”“그리고 나도 내 실력으로 쌓은 인맥이지. 아무렇게나 얻은 게 아니라고요!”반우희가 꽤 진심으로 나오자 부승원은 그날 사무실에서 반우희가 뱉았던 말이 떠올랐다.그래서 얼굴을 더 굳히며 말했다.“넌 평생 그런 식으로 살아. 내 팀은 쓸모없는 사람 필요 없으니 정인 그룹 들어가고 싶으면 양시연 씨한테 직접 부탁해!”그리고 몸을 휙 돌려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반우희는 살살 눈치를 살폈는데 이번만큼은 부승원이 정말 화가 난 것 같았다.문고리가 돌려지고 반우희는 어쩔 수 없이 몸이 앞으로 쏠렸다. 당황한 나머지 반우희는 한 손으로 외투를 쥐고 있던 부승원의 손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셔츠 앞자락에 손을 올렸다.“변호사님!”자기 행동이 너무 빨랐다는 걸 인지한 부승원은 방금 부딪혔던 걸 떠올리며 손의 힘을 조금 풀었다.고개를 숙이니 자기 셔츠 자락을 잡은 반우희가 고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64화

    부승원은 반우희를 힐끗 보며 말했다.“그래서 뭐?”반우희는 얼굴을 쓸어내리며 잠에서 깨려고 애썼다. 그리고 등 뒤의 문과 부승원을 번갈아 가리키다가 다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긴 제 방인데 변호사님이 갑자기 나타나셨죠. 이건 어떻게 설명하실 거예요?”“...”‘허. 드디어 상황 판단이 됐나 보네.’그리고 반우희의 시선을 읽은 부승원은 또 침묵을 지켰다.‘어쭈? 나랑 해보자는 건가?’예상대로 반우희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어설픈 연기 톤으로 말하기 시작했다.“이건 주택...”그러나 말을 절반하고 무슨 죄인지 잊은 듯 말을 버벅거렸다.“주택...”“주택 침입.”“아니에요!”반우희는 빠르게 부승원의 말을 반박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여긴 제 집이 아니지만 짧은 시간 거주하는 동안 이 공간에 대한 사용 권리가 있어요!”부승원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어쩌다가 반우희도 옳은 말을 할 때가 있었다.부승원은 긴 한숨을 내쉬고 한 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로 편한 자세를 취했다.“계속 말해 봐. 이건 무슨 죄인데?”반우희는 쓰읍 소리를 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분명히 외운 적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시간에 떠오르지 않았다.반우희가 머리를 긁적거리자 부승원이 입을 열었다.“아무리 긁적여봤자 떠오르는 건 없을 거야.”“...”반우희는 고개를 살짝 들어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부승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고 덤덤하게 말했다.“불법 주거 침입.”“아, 맞아요!”반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은 불법 주거...”“침입.”부승원이 말을 보태줬다.“그래요. 침입. 당신은 불법 주거 침입 죄예요!”그리고 호기롭게 부승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자,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경찰에 신고?”“아니요. 그럴 리가요.”반우희는 목을 가다듬으며 말을 꺼냈다.“우리가 어떤 사이인데 경찰까지 가입하면 안 되죠.”“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데?”눈을 데굴데굴 굴리던 반우희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떠보듯 물었다.“사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63화

    방안은 어두컴컴했고 자신의 시선이 향한 곳을 의식한 부승원은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지금 이 거리를 유지한 채로 대체 여긴 누구의 방인지 물으려는데, 자리에서 일어난 반우희는 가장 먼저 방의 전등을 모두 켜버렸다.“...”그러자 눈앞의 광경은 바로 초고화질로 변해버렸다. 반우희는 몸을 바로 세우고 고개를 빳빳이 든 채로 입을 열었다.“변호사님, 아무리 제 사장이라고 해도 야밤에 사람을 깨우는 건 아니지 않나요?”“...”부승원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반우희의 결론에 감탄했다.이 야심한 시간에 외간 남자가 방에 나타났는데 내린 결론이 겨우 이거란 말인가?반우희는 부승원에 비해 생각이 많지 않았다. 방금 소리를 질렀던 것도 귀신인 줄 알고 놀라서 그런 것이었다. 밤중에 갑자기 숨소리가 들려오니 깜짝 놀라버렸다.게다가 민소매에 반바지 차림에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가끔은 이런 차림으로 편의점도 다녀오는데 부승원의 앞이라도 부끄러울 게 없었다.부승원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반우희는 입만 벙긋거리다가 다시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가 머리만 드러냈다.“아직 볼일이 남았어요?”‘할 말 있으면 빨리하고 가요. 졸려 죽겠네.’부승원은 말다툼할 여력도 없었고 이 방이 누구의 방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빨리 방을 나가는 게 우선이었다.“그래. 넌 아무것도 모르고 잠이나 자.”‘뭔 소리야?’반우희는 어리둥절해서 머리를 긁적이며 뒤돌아서는 부승원을 가만히 쳐다봤다.부승원이 외투를 손에 쥐고 두 걸음 정도 내딛다가 몸을 돌려 침대 위의 사람을 향해 물었다.“네 방 키는 어디 있어?”반우희는 여전히 의문이 가득했지만 고분고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방 키를 찾으려 했다.부승원의 시선이 반우희를 향하고 민소매가 말려 허리의 속살이 보이는 찰나 부승원이 고개를 휙 돌리고 외쳤다.“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반우희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이불에 몸을 쏙 넣었다.“협탁 위에 있어요.”반우희의 말에 부승원이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62화

    11시.부승원을 보내고 연정훈과 양시연도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양시연은 밤새 푹 잘 수 있었지만 연정훈은 아침 일찍 장례식장으로 가야 했기에 거의 눈을 붙일 수 없었다.마음이 아파진 양시연은 서둘러 연정훈을 쉬게 했다.“내가 지킬 테니 눈 좀 붙여요. 내가 있으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요.”양시연의 말에 연정훈은 만감이 교차했다. 마음이 따뜻해진 연정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래. 네가 날 지켜줘.”“좋아요.”양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무드등을 어둡게 조절하고 고개를 돌려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러니까 빨리 눈 감고 쉬어요.”연정훈은 여전히 옅은 미소를 장착하고 얌전히 눈을 감았다.그리고 양시연은 연정훈의 옆을 지키다가 잠이 든 걸 확인하고 조심스레 밖으로 향했다.다른 한편 연씨 저택 밖.부승원이 나서자마자 부승희가 호텔 주소를 보내왔다.[오빠, 방 잡아뒀어. 2541호, 비밀번호는 9916이야.][그래.]부승원은 짧게 답장을 보냈다.시간이 많이 늦었기에 부승원도 조금 지쳐버렸다.호텔에 도착하고 바로 침대에 누울 생각을 하니 조금 기운이 났다.그런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반우희가 여길 따라온 게 떠올렸다.‘정말 멍청하긴.’부승희는 장례식장에 참석하러 온 건데 놀러 오라는 말에 반우희가 쪼르르 찾아왔다.비행기 타는 일도 꽤 힘들 텐데 반우희는 국수 두 그릇에 만족한 것 같았다.그 생각에 부승원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꾹꾹 눌렀다. 그리고 반우희는 어디에서 지내는지 물으려다가 썼던 문자를 다시 지웠다.‘본인이 원해서 온 건데 어디에서 지내든지 뭔 상관이야.’띵.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부승원은 부승희가 보낸 방으로 향했다.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아주 순조롭게 방안에 들어섰다.방은 수면 모드로 돌려져 있었는데 부승원은 부승희가 신경을 써준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전등을 켜지 않고 물건만 내려두고 털썩 침대에 누웠다.그렇게 피곤한 몸을 잠시 충전하고 있는데 이불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부승원은 깜짝 놀라버렸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61화

    “뭐예요? 내가 여기 참석한 거로 부족하대요?”부승희의 말에 양시연은 웃음을 터뜨렸다.무료해진 부승희는 다시 입을 열었다.“요즘 많이 바쁜지 벌써 얼굴 못 본 지도 며칠 됐어요.”한참 열애 중인 젊은 커플이 한 도시에서 지내면서 며칠 동안 만나지 않는다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양시연은 입을 열려다가 연정훈 옆자리의 이승우를 슬쩍 훑었다.“승우 씨랑 같이 온 거예요?”양시연은 가볍게 물었고 부승희는 차를 홀짝이며 말했다.“네. 우리 오빠랑 약속이 있더라고요.”대화하는 사이 반우희는 벌써 국수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더 먹을래요?”양시연의 질문에 반우희는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국수가 입맛에 맞네요.”그 뜻인즉 한 그릇 더 원한다는 의미였다.그러자 양시연과 부승희는 웃음이 터졌다.부승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우희의 배를 쓰다듬었다.“배에 거지가 들었나? 분명히 비행기 기내식을 먹었을 텐데 또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게 말이 돼요?”부승희는 배를 조물딱거리다가 또 허리를 쓰다듬었다.간지러워진 반우희는 부승희의 손길을 피하며 웃음을 터뜨렸다.“승희 씨, 날 건드리지 마요. 간지러워요. 아!”반우희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양시연이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이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부승희는 손을 거두더니 반우희를 향해 눈짓하며 말했다.“우리 우희 씨 속이 꽉 찬 여자네요.”반우희의 얼굴은 순식간에 토마토가 되어버렸다.‘뭐라는 거예요!’소란에 부승원을 비롯한 사람들이 이곳으로 걸어왔다.그리고 그 외침이 반우희의 목소리였다는 걸 알아차린 부승원이 차갑게 말했다.“바로 앞이 장례식장인데 이렇게 떠들썩하게 굴면 어떡해!”그러자 반우희는 입을 삐죽거렸다. 그러나 부승원을 무시한 채로 몰래 부승희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부승희에게 꼭 붙은 반우희는 부승원을 등진 채로 낮게 속삭였다.“변호사님은 하나도 승희 씨 오빠 같지 않아요.”부승희가 눈썹을 치켜세우고 물었다.“어디가 다른데요?”“승희 씨는 좋은 사람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60화

    양시연은 민지연 같은 철없는 아이에게 더 이상 화낼 기운조차 없었다.민수희는 특별한 신분을 지닌 연호민의 아내였기에 그녀의 장례식은 평범한 이들의 장례보다 훨씬 더 복잡했다. 영정이 마련되자마자 조문객들이 하나둘 찾아들기 시작했다.양석진은 다음 날 오후에 도착했다. 그가 제사를 마치자 곧이어 양지원도 도착했고 연정훈과 양시연은 두 사람을 직접 맞이해 뒤쪽 휴게실로 안내했다.두 사람 모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모습이었고 양석진이 입을 열었다.“우리 신경 쓰지 말고 너희들 일에 집중해.”연정훈은 떠났고 양시연은 남아 부모님께 차를 따라주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양지원은 이마를 가볍게 톡톡 쳤다.“그만하고 가서 연정훈 도와줘. 지금 사람은 여기에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잖아.”양시연은 민망하게 웃으며 아무 말 없이 곧바로 뛰어나갔다.그녀가 떠난 뒤 양지원이 고개를 들어 양석진과 눈이 마주쳤고 급히 시선을 피하자 양석진은 태연하게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결혼한 것뿐인데 양씨 아가씨를 놀라게 해서 본가로 가게 만들다니 내가 좀 체면이 있는가 봐.”양지원은 말문이 막혔다.“...”양지원은 입술을 오므리며 대꾸했다.“누가 놀랐다는 거예요?”“그러면 왜 도망쳤어?”양석진이 되물었는데 양지원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하고 무서워했기에 잠시 고민에 빠졌을 뿐이었다. 양석진의 생각이 터무니없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묘한 끌림이 느껴졌다. 도망친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찾지 못해서 전략적인 후퇴를 선택한 것이었고 집으로 돌아가 차분히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아이고.”양지원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턱으로 창밖을 가리켰다.“지금 장례를 치르고 있잖아요. 석진 씨는 뭐 하러 온 거에요? 여기서 결혼 얘기를 꺼내다니.”양석진은 침묵했다.“...”...연씨 가문은 장례를 3일 동안 치르기로 했고 마지막 날에는 화장을 진행할 예정이었다.둘째 날에는 가장 많은 사람이 애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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