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오빠가 벽을 짚고 일어날 때, 오빠의 손에 있던 나의 핸드폰이 또 한 번 울렸다. 내가 흘긋 확인해 본 결과, 그것은 바로 셋째 오빠 한경준이 걸어온 전화였다. 천재 화가인 셋째 오빠 한경준은 여러 가지 아름다운 색깔을 아주 좋아했기에, 나는 4일 전에 셋째 오빠를 위한 아주 고급스러운 동백기름을 특별히 구해 두었다. 셋째 오빠가 그것을 보면 분명 만족할 거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셋째 오빠가 그 서프라이즈를 발견하기 전에 내가 죽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큰오빠가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의 셋째 오빠가 너그러운 말투로 말했다. [예슬아, 화내지 말고 들어봐.][어찌 됐든 네가 잘못한 건 맞으니까 어디에 있든지 빨리 돌아와. 오빠는 널 감싸줄게.]셋째 오빠가 쉴 새 없이 말하던 찰나, 큰오빠가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 “경민아, 지하실에 있던 걸 화장하라고 한 사람이 너였어?” “그게... 우리 예슬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그 순간,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화기 너머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그게 정말...][말도 안 돼. 예슬이가 그렇게 변했을 리 없어! 그냥 지하실에 3일간 가두었을 뿐인데, 어떻게 그렇게 더러운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거야?] [형,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아니다, 내가 지금 갈 테니까 돌아가는 대로 DNA 검사부터 해 보자. 어디서 들었는데 머리카락으로 검사를 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그게 우리 예슬이일 리 없잖아!] 셋째 오빠 한경준은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고, 큰오빠는 무릎을 꿇고 목 놓아 울었다.잠시 후, 한 가정부가 쭈뼛쭈뼛 유골함 하나를 들고 나왔다. “도련님, 아가씨의 유골입니다.” 큰오빠는 지금도 마음속에 마지막 희망을 품고 있는 듯했는데, 오빠는 앞에 서 있는 가정부를 향해 냉담하게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 “그게 내 여동생이라고요?” “한예슬, 그러니까 우리 여동생은 실종된 거지, 죽은 게 아니라고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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