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고나연의 말을 더 듣지 않고 강제 연행했다. 떠나기 전, 고나연은 심동현을 향해 광기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심동현, 넌 결국 모든 걸 잃게 될 거야!”심동현의 온화한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팔찌를 세게 움켜쥐자, 날카로운 조개껍데기가 손가락을 베고 말았다.하객들이 하나둘씩 떠나가고, 심동현은 마치 길 잃은 아이처럼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비서가 심동현을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문득 비서의 소매를 붙잡았다.“수아가 날 용서해 줄 거예요, 그렇죠?”그리고는 비서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비틀거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심동현은 차를 몰고 허겁지겁 어촌에 도착했다.길에서 이웃 아저씨를 만나자마자 흥분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아저씨, 제가 왔어요. 수아를 찾으러 왔어요.”아저씨는 나이가 들어 기억이 흐릿했다. 아저씨는 지친 심동현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철수야, 수아를 찾으러 왔구나. 하지만 그 애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심동현의 표정이 굳어졌다.“괜찮아요. 기다리겠습니다. 수아는 반드시 돌아올 거예요.”심동현은 열쇠로 집에 들어가 예전 어부 시절 입었던 거친 천으로 만든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다.작은 마당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했다.새로 꾸민 돌집을 지키고 있는데, 핸드폰에서 날카로운 벨소리가 울렸다.심동현은 핸드폰을 보니 모르는 번호였다.무의식적으로 거절하려다가 마침 기분이 좋아 전화를 받기로 했다.“춘자 할머니의 가족이신가요? 환자께서 깨어나셨습니다. 손녀분과 연락이 닿지 않아서요. 다른 연락처에 남겨진 번호가 선생님 것이더군요.”심동현의 눈빛이 텅 비었다. 그는 멍하니 먼 바다를 바라보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의사 선생님, 분명 착오가 있으신 것 같네요. 우리 할머니는 항상 건강하셨고, 매일 소주 두 잔씩 드시던 분이셨거든요.”전화기 너머로 의사의 목소리가 화가 난 듯했다.“이런 무책임한 태도가 말이 됩니까? 환자가 방금 수술을 마치셨는데, 오기 싫으시다면 차라리 솔직히 말씀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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