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김서현을 바라보았다. 김소우가 저런 말을 하도록 가르쳤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러니 김소우가 나를 싫어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이 집안 전체가 마치 김현수의 피를 빨아먹으려는 흡혈귀들처럼 그를 철저하게 이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나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는데, 그때 김현수의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수경아, 서현아, 밥 먹자!”식탁에 앉자, 김현수의 어머니는 내게 계속 반찬을 덜어주며 미안하다는 말을 늘어놓았다.그리고 마지막에 결정타를 날렸다.“너희 둘 정말 오래 만나 왔잖니. 우리 가족 모두 너희를 응원하고 있어. 그러니 이런 작은 일로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해라.”한 방 먹었다.그래서 나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답했다.“그럼요, 이 정도 일로 저희 사이가 흔들리진 않아요, 어머님.”그때, 옆에서 김소우가 김현수의 팔을 붙잡고 칭얼대며 말했다.“삼촌, 나 TV에서 나온 트랜스포머 사고 싶어요.”그러자 김현수가 김소우를 보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그래. 삼촌이 사줄게.”그런데 그 순간, 김소우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김현수에게 물었다.“외삼촌, 외숙모가 생기면 나랑 엄마는 버리는 거예요?”식탁이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김현수를 바라보았다.그러자 김현수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곧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 있니. 삼촌은 언제까지나 소우를 아껴줄 거야. 그리고 외숙모도 소우를 예뻐해 줄 거야, 맞지?”그러나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분위기가 다시 싸늘해졌다.김소우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나를 쏘아보았다. 마치 이 나쁜 여자 때문이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러한 상황에 나는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 참았다.그 순간, 김현수의 어머니가 급하게 나서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자, 자, 이제 중요한 이야기 좀 해보자. 수경아, 집은 우리가 이미 계약금까지 다 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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