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어떻게 됐어? 돈 문제는 해결할 수 있어?”주원의 목소리는 무척 어두웠고 초조함으로 가득했다.나는 담담하게 대꾸했다.“아직 절차를 밟고 있어 서두를 수 없어.”나는 일부러 가벼운 말투로 얘기하면서 주원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이따금 전화기 너머로 시어머니와 다투는 소리가 들렸고, 시어머니의 꾸지람에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나는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만 있는데도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다 네 탓이야, 그때 너 이사 가는 거 막아야 했는데!”시어머니의 질책이 들려왔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속으로 대꾸했다.‘어머니, 마음대로 얘기하세요. 어차피 안 들리니까.’희원도 참지 못했는지, 끝내 나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왜 그러는데? 왜 그 쓰레기 남자를 도와 돈을 요구하는 거냐고!”그녀의 목소리에는 의문과 분노가 가득했다.나는 가볍게 웃으며 희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이희원, 사랑과 돈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해?”나는 일부러 애매모호한 질문을 던져 그녀 스스로 생각하게 했다.“당연히 돈이지, 내가 정말 네 남편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 구절도 녹음해서 앞으로의 증거로 남겼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원의 몸 상태가 나빠지자, 빈번하게 나를 부르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나를 병원으로 불렀다.나는 그의 병상 앞에 서서, 한때는 익숙했지만, 지금은 낯설고 여윈 그 얼굴을 바라보고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여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내가 정말 잘못했어.”눈물을 흘리던 주원이 갑자기 나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 시작했다.나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고 이것은 그저 주원이 죽기 전 후회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장주원, 우리는 이제 돌아갈 수 없어. 당신이 나에게 준 상처를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말을 마친 나는 주원이 나를 잡을 기회를 주지 않았다.남편이 숨을 거두던 날, 시어머니는 완전히 무너졌다.유일하게 의지할 곳을 잃고 나도 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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