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궁중에서는 성대한 연회가 한창이었다. 그러나 송미정이 갑자기 연회 도중에 기절하고 말았다. 긴급히 호출된 시의의 진단 결과, 송미정이 임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소식을 접한 영인대군은 눈빛이 반짝이며 깊은 기쁨에 잠겼다. 그는 송미정의 침대 옆을 지키며 다정한 말을 아끼지 않았다.송미정은 영인대군의 따뜻한 품에 기대어, 부드러운 목소리로 애교를 부렸다.“서방님, 제가 임신하게 되었으니 더 이상 서방님을 섬길 수 없습니다.”그러자 영인대군은 내 허리, 가슴과 얼굴을 음험하게 훑어보았다.“내가 가장 사랑하는 건 바로 미정이 너야. 그러니 너만 있으면 돼.”송미정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인아야, 이만 나가봐.”나는 조심스럽게 물러서며 문을 닫았다. 송미정이 편안히 잠든 후, 영인대군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의 눈빛은 음험하고 어두웠다. 그는 내 턱을 부드럽게 들어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네가 미정의 말을 잘 듣는다며?”나는 땅에 무릎을 꿇은 채 움직일 수 없었다. 영인대군의 손길이 나를 몹시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의 미소는 점점 더 깊어졌다.“넌 아정의 말을 따르면 돼.”그 후, 영인대군은 소매를 흔들며 떠났다.한편, 김하진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그녀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천한 년! 일부러 비치는 옷을 입은 것도 모자라 가슴을 훤히 드러내? 그 가녀린 허리를 폐하께 보여주려고 작정한 건가, 나야말로 부부인 마님의 전속 시녀야. 너는 단지 발을 씻겨주는 시녀일 뿐이야!”김하진은 몰랐다. 송미정이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아챈 후로, 나에게 이런 노출이 심한 옷들을 입히기 시작했다는 것을.“들어와.”나는 김하진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송미정은 침대 옆에 앉아 매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인아야, 넌 13년 동안 내 곁에 있었으니 나와 가장 오래 함께 한 시녀야.”“마님, 이 천한 년이 대군님을 유혹했어요. 반드시 처형하셔야 합니다.”송미정은 손수건으로 미소를 감추며 말했다.“하진아, 인아는 좋은 아이니까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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