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희가 살인범이라고?’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를 쳐다보자, 자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곧이어 자희는 민식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심하윤을 위해 나를 끌어들여? 그 폭발에서 나도 피해자라고!”자희가 소매를 잡아당기자, 흉터가 팔에 드러났다.자희는 흉터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나도 그 폭발 때문에 죽을 뻔했는데 내가 범인이었다면 왜 미리 숨지 않았겠어.”자희의 팔뚝에 난 화상을 보니 나는 심장이 아파 숨을 쉴 수가 없었다.내가 이혼 서류를 재혁에게 줬던 그날 아침, 그는 나와 크게 싸웠다.재혁은 내 앞에서 이혼 서류를 찢었다. “심하윤, 왜 그래?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나와 자희는 친구 사이일 뿐이고, 거의 가족이라고. 요즘 왜 난리야, 너랑 따지지도 않았는데 이혼까지 하려 하다니.”“내 말 잘 들어, 꿈도 꾸지 마.”재혁은 갈기갈기 찢은 종이조각을 바닥에 뿌리고 수안을 데리고 화를 내며 집을 나섰다.그가 떠난 뒤 자희는 레이스 파자마를 입고 침실 문 앞에 요염하게 기대며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재혁은 너랑 이혼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건 단지 내가 남들의 구설에 오를까 봐 두려워하는 거야.”“너도 알다시피 걔는 체면을 중요시해, 수안도 마찬가지고. 지난번 학부모 회의 때 왜 못 가게 했는지 알잖아, 네가 촌스럽고 창피하니까 나한테 대신 가달라고 부탁한 거야.”“네가 이 집에서 무슨 역할을 하니? 그냥 도우미일 뿐이야. 내가 너라면, 나는 정말 1분도 이 집에 있지 않았을 텐데, 너 정말 거추장스러워.”나는 화가 나서 자희를 노려보다가 화장대에 놓인 면도칼을 움켜쥐고 정신을 잃은 듯 그녀에게 달려들었다.자희는 내가 갑자기 이럴 줄은 몰라 무의식적으로 내 손의 면도칼을 힘껏 가로챘다.그런데 너무 힘을 줘 바닥에 넘어지면서 날카로운 면도칼에 팔이 딱 눌렸고 그녀는 피가 멈추지 않는 팔을 감싸며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심하윤, 네가 감히 나를? 너 죽일 거야!”나는 마음에 찔려서 뒤쫓아가서 따지지도 못했고 방
최신 업데이트 : 2025-01-1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