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들이 내 말에 이렇게 쉽게 설득될 줄이야.그들이 만약 여기서 진짜로 손을 쓴다면, 나도 휘말릴 것이 분명했다.나는 서둘러 말을 바꿨다. “아, 됐어요. 다들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손대는 건 좋지 않잖아요.”그들은 순식간에 서로를 쳐다보았고 룸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송은희는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며 부성재에게 기대어 그의 팔을 꼭 쥐고 눈물을 글썽였다. “성재 오빠, 제발 저 좀 도와줘요!”“제 뱃속에 오빠의 아기가 있어요!”부성재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결국 기침을 하며 모든 이를 노려보았다.“너희들 뭐 하려는 거야?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정말 믿는 거야?”“그럴 리가.” 그의 친구 중 한 명이 대답했다. “성재야, 우리도 농담 좀 한 것뿐이야.”“맞아, 맞아.” 모두 분위기에 맞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신경 쓰지 마, 잠시 장난 좀 친 것뿐이야.”부성재는 그제야 안심한 듯 나를 바라보며 경멸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송가연, 은희가 널 좋은 마음으로 초대했는데, 지금 우리 친구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거야?”“너 사람이 왜 이렇게 비열해진 거야?”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진짜 비열한 사람이 누군데.’지난번 만남은 결국 불쾌하게 끝났고, 부성재와 그의 좋은 친구들은 술을 마시며 밤늦도록 떠들었다.그러나 다음 날, 내 핸드폰에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형수님, 지난번에 하신 말씀이 아직도 유효한가요?]나는 미소를 지었다.이 사람이 누군지 나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름은 하준서이고, 부성재와 가장 친한 친구이고 나를 가장 많이 욕하던 사람이었다.나와 부성재와 만난 후, 하준서는 우리 집 덕분에 장사도 좀 하고 돈도 벌었지만, 그 본연의 싹수없는 성격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부성재는 그들 간의 우정이 아주 깊다고 말했지만, 결국 그리 견고한 것도 아니었던 거다.나는 여유 있게 답장을 보냈다. [그럼요, 저는
Last Updated : 2025-01-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