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은 내가 그의 눈앞에서 그 자물쇠를 잘라낼 줄은 몰랐을 것이다.그 순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 나를 쳐다봤다.자물쇠가 끊어지는 순간, 지용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해졌고, 그는 잘린 자물쇠 조각을 움켜쥐고 끝내 손을 놓지 않았다.하지만 지용은 나를 막을 수 없었다.이번에 내가 동산타워에 온 것은 모든 것을 완전히 끊어내기 위함이었다.나는 손가락에서 결혼반지를 빼내어 지용에게 보여주며 단호하게 말했다.“오늘로 우린 깨끗이 끝내.”말을 마친 나는 반지를 동산 아래로 던져버리고 뒤돌아 걸음을 옮겼다.뒤에서 들려오는 지용의 고통스러운 울음소리가 귓가를 때렸다.“안 돼!!!”동산에서 내려오던 중, 행인들의 웅성거림이 귀에 들어왔다. “산에서 누가 미쳤는지 반지를 찾아달라고 사람들한테 소란을 피우고 있대.”...지용은 꼬박 3일 동안 돌아오지 않았고 그가 돌아오는 날 밤, 난 모든 짐을 싸서 택배로 보냈다.그리고 지용이 돌아왔을 때 난 소파에 앉아 그가 이혼 협의서에 서명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난 못 찾았어.” 지용은 나에게 이 말만 남긴 후 산송장처럼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렇게 캐리어를 끌고 떠나는 순간, 난 비로소 진정으로 홀가분함을 느꼈다. 나는 새로운 아파트를 구했고 지용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혼자만의 생활을 시작했는데 더 없이 평온하고 안정되었다. 나는 떠난 뒤로 더는 아기의 꿈을 꾸지 않았다. 아마 아기도 내가 고생에서 벗어났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았다.반년 뒤, 지용은 이혼 후 나에게 처음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그건 집 사진이었다.집은 집답지 않게 썰렁했다. [난 아직도 널 사랑해,] 그 메시지를 본 나는 바로 그 화면을 꺼버렸다. 그 뒤로도 지용은 자주 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렇지만 모두 영양가 없는 화제에 불과했다. 하나만 빼고 말이다. 시우는 임신 중에 술을 마셨는데 그로 인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안 좋았고 반년도 안 되어 요절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시우는 자신이 원하
Last Updated : 2024-12-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