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쏟아내는 와중에 동료들이 곧바로 문정식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침 고객사와 협상 중인 그는 상대방이 동의하기 직전 연락을 받게 되었고, 갑자기 아연실색하더니 담당자를 내팽개친 채 서둘러 회사로 복귀했다.탕비실은 어느새 발 디딜 틈이 없었다.비록 문정식은 직원들에게 얼른 돌아가서 일이나 하라고 호통쳤지만 그래도 몰래 다가와 입구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있었다.더군다나 내가 몸을 팔고 다닌다는 소문이 회사에 파다하다고 주장하면서 안경 쓴 여직원처럼 증인도 속출한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다들 꿈쩍도 하지 않고 경찰이 자초지종을 밝히기만 잠자코 기다렸다.문정식이 웃으면서 경찰에게 인사를 건넸다.“경찰관님,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범인이 아닙니다. 이 계집애가 가슴만 믿고 내 앞에서 설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끝까지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성폭행은 더더욱 한 적이 없죠.”그러고 나서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으름장을 놓았다.“세린 씨,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라고 월급을 주는 거지 이렇게 헛소리할 거면 해고당해도 내 탓하지 마.”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 않았는가?전생에도 경찰에 신고했을 때 문정식은 적반하장으로 해고를 운운하며 협박했었다.물론 지금은 직장과 목숨 중에서 뭐가 더 중요한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나는 문정식한테 다가가 울먹이며 말했다.“대표님, 거래처 사장님들과 집단 성폭행할 때는 언제이고 지금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 해고로 협박하는 거예요? 설마 그동안 회사 실적을 이런 식으로 쌓아 올렸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찰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못마땅하게 훑어보았다.문정식의 얼굴에 미소가 서서히 사라지더니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몰래 훔쳤다.“아니야, 그런 적 없어.”“거짓말! 대표님 비서 임지혜 씨도 이미 인정했거든요? 대표님이 저를 호텔로 납치해서 사람들을 불러 집단 성폭행했다고.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고 발뺌하면 되겠어요?”이내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문정식은 화들짝 놀랐다.“내가 널 언제 납
최신 업데이트 : 2024-12-2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