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현은 고개를 높이 들며 웃었다.“됐어, 빨리 안으로 들어가자. 그냥 웨이터일 뿐이잖아. 파티가 끝나면 우리 부모님께서 혼내주실 거야.”차가운 물이 코로 밀려 들어오자 나는 더 이상 발버둥 칠 힘이 없었다. 그냥 몸이 물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느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눈을 감기 전, 귓가에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저희 사랑하는 딸의 생일 파티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내가 죽은 후 영혼은 계속 집에 머물렀다.나는 부모님이 대화를 나누시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다음 달이 수진의 생일인데, 요즘 왜 이렇게 안 보이는 거야? 집에 좀 들어오라고 해. 우리 딸이 벌써 18살이 되다니.”“이제 하다 하다 전화까지 안 받네. 차라리 밖에서 떠돌다 죽어라 그래!”‘아빠, 엄마. 저는 이미 죽었어요, 그것도 차가운 겨울밤에.’난 더 이상 18살 생일을 보낼 수 없었다.어릴 적 우리 집 형편은 지금처럼 좋진 않았다. 그래도 아빠는 내가 좋아하는 한정판 인형을 사주셨다.그때의 나는 언제나 인형처럼 예쁜 옷을 입고 큰 집에서 살고 싶었다.그 후, 부모님은 갑자기 전국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그때부터 내가 원하던 것들은 모두 가질 수 있었다. 큰 집, 예쁜 옷, 부모님의 끝없는 사랑까지.하지만 난 임서현이 입양된 뒤로 모든 것을 잃게 되었고, 심지어 집조차 없는 아이가 되었다. 그로부터 3개월이 더 지난 후, 부모님은 내가 전화할 거라고 기대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내 연락을 받지 못했다.부모님은 학교에 가서 나를 찾으려 했지만, 매번 임서현이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부모님을 돌려보냈다.“우리 수진이가 왜 연락을 안 하지? 보니까 카드에도 돈이 없던데, 지금 뭐 하고 있을까?”“공부는 안중에도 없고 날라리 같은 놈이랑 같이 놀고 있겠지.”“아빠, 엄마. 언니를 너무 나쁘게 말하지 마세요. 언니는 잠깐 삐져서 돌아오지 않는 걸 거예요. 분명 화가 풀리면 금방 돌아올 거예요.”“서현아, 네 언니 편을 들지 마. 넌 착한 아이지만, 네 언니
최신 업데이트 : 2024-12-22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