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주현진, 너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야?” 내 시체를 보며 그는 본능적으로 비난부터 퍼부었다. “너 이거 일부러 죽어서 나한테 죄책감을 느끼게 하려고 하는 거지? 이런 유치한 장난질이나 하고, 정말 어이가 없네!” “정말 황당하다. 애를 며칠 봐준 것뿐인데 정신적으로 무너질 거라고? 어떻게 이런 식으로 굴 수 있냐고?” 그가 겁에 질려 창백해진 얼굴을 하는 걸 보며, 나는 그의 등 뒤에서 음침하게 입을 열었다. “죽은 사람이 무슨 수작을 부리겠어?” 갑자기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뒤통수를 감싸는 이지호. 그는 겁에 질려 외쳤다. “누구야! 누구야! 누가 장난치는 거야?” 이지호가 이렇게 당황해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나는 속으로 약간 통쾌했지만 웃음을 억누르며 그의 뒤로 다가가 말했다. “귀신이 장난치는 거야, 자기야.” 이지호는 귀신에 홀린 듯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기어 도망가려고 했다. 겨우 일어나려 했지만 다리가 풀려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다시 넘어졌다. “지금 무슨 시대인데. 귀신이나 요괴 같은 거 하나도 안 무섭다고!” 나는 크게 웃으며, 그의 귀에 바람을 불어넣듯 속삭였다. “안 무섭다면서 왜 바지에 오줌 쌌어?” 바로 그 순간, 이지호의 아래에서 노란 액체가 흘러나와 바닥으로 퍼졌다. “주현진, 너지? 네가 귀신 짓 하는 거지? 넌 살아있을 때나 죽어있을 때나 똑같아, 사람을 열 받게 해! 네가 나를 겁먹게 할 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그의 앞에 떠올라 웃으며 말했다. 웃는 동안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렀다. “내가 그렇게 싫으면서 그때 왜 나를 쫓아다녔는데?” 6년 전, 그는 나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며 사랑을 고백하고 끈질기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의 진심에 감동한 나는 경계를 내려놓고 고백을 받아들였다. 처음엔 정말 다정했다. 내 감정을 세심하게 배려하며 온 신경을 써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사랑'이 단지 다른 사람을 대신할
Last Updated : 2024-12-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