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막 말을 하다니! 너 좀 봐, 내 손안에 있잖아?”소희가 입을 헤벌리고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내가 얘기하는데, 너, 지현이랑 이혼하고 아무것도 안 가지고 나가면 그냥 보내줄게.”뒤에 있는 사람이 나를 짓누르고 있어서 움직일 수 없어서 나는 이를 악물고 소희를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라이브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이 눈앞의 장면에 홀려 접속자 수가 최고치를 찍었다. 그중 절대다수는 그저 구경만 하고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잘하네! 어디서 하는데? 나도 좀 끼워줘.][MC, 우리도 구슬 갖고 싶은데, 하나씩 나눠주세요.][저 여자 꼴을 보니, 틀림없이 정당하게 온 재산이 아닐 거야, 무슨 염치로 우는 거야?]나는 바닥에 떨어진 상자를 보면서 후회하고 분노했다.상자 안의 물건은 부모님이 나에게 남겨주신 유일한 추억이었다.대학 시절, 우리 집은 중등 가정이었고, 부모님께서 보석 장사를 했었다. 잘 사는 집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척 행복했었다.나 역시 내 인생이 순탄하게 흘러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었다.그러나 교통사고로 이 상자만 남게 될 줄은 몰랐다.부모님 회사는 기둥의 죽음으로 흔들리게 되었는데, 그때 상자를 가지고 가서 환전하라는 사람이 있었다.하지만 이것이 부모님께서 남긴 유일한 물건이라는 생각에 나는 온 마음을 다해 이를 악물고서라도 회사를 다시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가장 가난했을 때, 나는 하루에 찐빵 한 개만 먹었고 그해 내가 지현의 아버지를 만났는데, 아버님은 청소부였다.그날 밤은 비바람이 몰아쳐서 나는 동서남북을 구분할 수 없었다.나는 큰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얼굴을 가리고 울었고 그때 갑자기 비가 멈추었다.고개를 들자, 후광이 반짝이는 아버님이 허리를 굽히고 견고해 보이지 않는 우산으로 나에게 잠시 피난처를 만들어 주셨다.그때 그의 자애로운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얘야,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가시밭길의 끝에는 반드시 꽃이 필거라고 믿어야 해!”그때 이후, 내
Last Updated : 2024-12-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