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혁아, 채희가 너를 이렇게나 오래 기다렸는데 네가 채희에게 이러면 안 되잖아?” “엄마, 아직도 아들인 절 못 믿으세요? 일단 이 일은 제가 잘 정리할게요. 그리고 나중에 설명할게요.” 난 출국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가장 먼저 채희에게 전화를 걸어 이사문제를 상의했다. 농촌에 있는 내 어머니를 모셔와 채희와 함께 있으면 서로 덜 외로울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채희가 내 어머니가 늙었다고 싫어하며 함께 사는 것을 거절할 줄 몰랐다. 지금 생각해 보니 채희는 우리 어머니가 싫어서가 아니라 어머니가 집에 있으면 천문재를 만나기 불편해서 그런 것이었다. “이혼은 절대 최소 할 수 없어요. 장인어른, 차라리 여기서 이렇게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천문재 씨 집에 가서 예물이라도 건질 게 있는지 보시는 게 더 나을 거예요.” 난 더 이상 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장인어른은 바로 내 말뜻을 이해했다. 나와 채희가 결혼하려고 할 때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뜯어내려고 했던 걸 떠올리고는 성기문이 얼마나 돈을 좋아하는지 생각났다. 난 채희와 이혼하려고 마음먹은 후 바로 장인어른 회사에 대한 지원금을 끊었다. ‘아마 재무 담당자에게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왔겠지.’ 하지만 채희는 즉시 내키지 않아 했다. “안 돼요, 문재 오빠는 아이 둘을 키워야 해서 돈이 별로 없다고요. 그래서 내가 좀 도와줘야 해요. ” “원혁 씨, 당신 너무 나쁜 거 아니야?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거지?” “넌 닥치고 있어. 그 자식이 대체 뭔데 네가 그렇게까지 하는데? 원혁이처럼 이렇게 좋은 남자를 포기할 정도야? ”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장인어른이 직접 채희의 뺨을 한 대 때렸다. 그렇게 한 무리의 성씨 집안사람들이 모두 돌아간 후에야 나는 어머니에게 이번 일의 자초지종을 말했고 어머니는 한참 동안 한숨을 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래, 네 뜻대로 해. 엄마는 네 편이야.”다음날 가정법원 앞으로 장인어른이 채희를 데려왔다. 난 채희의 요구를 모두 들어
최신 업데이트 : 2024-12-1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