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롱원피스가 그녀의 부드럽고 하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웨이브 머리를 하니 얼굴이 더욱 청순해 보였다.나는 그녀의 발갛게 달아오른 두 볼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최근 문세라는 예전에 풋풋했던 소녀의 모습이 사라진 것 같았다. 두 눈에 핏발이 조금 서긴 했지만 여전히 반짝였다. 나는 그녀를 보며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괜한 생각을 하지 말자고 자신을 설득하고는 재빨리 다가가 문세라의 가방을 받았다. 그런데 가방을 받은 순간 나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가방에 옅은 술 냄새가 풍겨왔기 때문이다.“술 마셨어?”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불만을 드러냈다.두 달 전 동창 모임에서 한 무리의 동창들이 문세라에게 술을 권했지만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다면서 마시지 못한다고 했다.나는 그제야 그녀에게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는 걸 알고 집에 오자마자 친구들이 선물한 술을 전부 다 버렸다.문세라는 잠깐 멈칫하다가 나의 손을 잡더니 오늘 회식이 있었고 술 냄새는 동료를 집에 데려다주다가 밴 거라고 했다.“너도 알잖아. 나 알코올 알레르기 있는 거.”그녀의 부드러운 피부가 닿은 순간 나는 침을 꿀꺽 삼켰고 목소리마저 조금 갈라졌다.“안 마셨으면 됐어. 물 받아놓았으니까 들어가서 샤워해.”문세라는 발끝을 들어 나에게 입맞춤하고는 욕실로 쪼르르 달려갔다. 뜻밖의 스킨십에 마음이 설렌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세라야, 우리...”그런데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세라는 가여운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피곤하다며 일찍 쉬고 싶다고 했다.나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의 손을 내려놓았다.다음날 문세라는 아침을 먹은 다음 천천히 옷을 챙겨입고는 나가기 전 나에게 말했다.“서호야, 만약 하고 싶다면 내일 가능해.”그 소리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어젯밤 우울했던 기분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았다. 나는 엉큼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낮에 푹 쉬어.”“나빴어, 정말.”나는 문세라를 배웅했다. 기분이 날아갈 듯했고 휘파람까지 불면서 씻으
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