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맨땅에 주저앉아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되었다. 정신도 반쯤 나간 듯 보였다. “망했어, 우리 유진이! 망했어!” 나는 어머니에게 다가갔고 어머니는 마치 구원의 지푸라기라도 본 듯이 갑자기 내 팔을 잡고 말했다. “유리야, 엄마는 너한테 돈 있다는 거 다 알아!” “지금 당장 연락해서 우리 큰 병원으로 가!” “아직 네 동생 눈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나는 어머니의 손을 내팽개치고 냉담하게 대답했다. “엄마, 저 돈 없어요!” 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버럭 화를 내며 일어나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네가 돈이 없어? 누굴 속여?” “유진이가 다 말했어. 넌 요 몇 년 동안 아껴 먹고 아껴 써서 돈을 적지 않게 모았다고 말이야!”“돈 어디 있어?” 나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는데 이 순간 마치 기생충처럼 느껴졌다. 난 무의식적으로 뒤로 돌아 고개를 저었다. “전 정말 돈 없어요. 전에 투자로 전부 사기를 당했어요.” “못 믿겠으면 유진에게 물어보세요.” 아버지도 안색이 변해 나를 밀쳐냈다. “이 배은망덕한 년 같으니라고, 지금 병실에 누워있는 건 네 친동생이야!” 난 조금도 봐주지 않고 바로 아버지를 땅에 넘어뜨렸다.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배은망덕하다고요?” “내가 당신들 대신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유진이를 키웠는데 어떻게 제가 배은망덕하다고 할 수 있어요?” 아버지 어머니는 약간 수치스러운 듯했다. “그건 말하지 마라! 지금 네 동생이 이렇게 된 것에 넌 책임이 없어?” “제가 무슨 책임이 있나요?”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제 책임은 당신들과 일찍 관계를 끊지 않은 겁니다.” 나는 병원을 떠난 후 백화점에 다녀왔다. 스스로에게 새 옷 몇 벌을 사주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난 짐을 싸기 시작했는데 내일 여행을 떠날 걸 생각하면 매우 흥분되었다. 그동안 부모님은 계속 전화로 폭격을 날리셨다. 곧이어
최신 업데이트 : 2024-12-0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