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내 전 남자친구였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전 약혼자였다. 헤어질 당시 우리는 이미 약혼한 상태였으니까.그는 시골 출신에 남동생과 여동생까지 있어 집안 형편이 아주 어려운 사람이었다.몇 년 전, 어리고 철없던 시절, 나는 마치 홀린 듯 그와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부모님은 내 고집을 꺾지 못하고 그를 따라 시골로 가서 고생할까 봐 먼저 시내에 있는 희망아파트 801호를 사 주셨다.집을 사고 난 후, 부모님은 이동우 측에서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길 바라셨지만 그는 등기부 등본에 자기 이름도 없는데 왜 돈을 내냐며 거절했다.결국, 나는 졸업 후 2년 동안 모은 돈을 몽땅 털어 신혼집 인테리어를 했다.약혼 후, 이동우는 갑자기 등기부 등본에 자기 이름을 올려야 결혼하겠다고 선언했다.다행히 부모님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셔서 집을 부모님 명의로 사셨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명의 변경을 할 수 없었다.이동우는 나더러 부모님을 설득해서 집 명의를 우리 둘 이름으로 바꾸라고 했지만 나도 아무리 사랑에 눈이 멀었어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인테리어 할 때 너희 집에서 돈을 내면 네 이름을 넣어준다고 했잖아. 근데 네가 싫다고 해놓고 왜 이래!”“서진아, 너 왜 이렇게 생각이 없어? 결혼식 하는데 돈 안 드는 줄 알아? 너희 집에 160만 원의 예물금도 줬고 패물도 다 맞춰줬잖아?”이동우는 나를 꾸짖었다.“너도 알잖아. 우리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시는데 1년에 돈을 벌면 얼마나 벌겠어? 인테리어 비용은 수천만이 드는데 그럼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살라고!”“근데 집 살 때 너희 집에서 돈 낸 것도 아니고 인테리어도 나랑 울 엄마 아빠가 했잖아.”나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우리 부모님 돈도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야. 힘들게 버신 돈이라고. 너희 집은 돈 한 푼 안 냈는데 어떻게 집 명의를 가져가겠다는 거야?”“서진아, 너 왜 이렇게 물질적이니? 우린 곧 결혼할 사이인데 뭘 이렇게 따져?”적반하장으로 이동우가 말했다.“네가 날 사랑한다면
최신 업데이트 : 2024-12-02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