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추락하기 전, 나는 사실 별로 두렵지 않았고 오히려 조금 아쉬웠다.엄마 아빠와의 5년간의 벽이 마침내 깨질 날을 기다렸지만 나는 영원히 섣달 그믐날에 머물렀다.내 영혼은 멀리 날아가서 결국 5년 동안 돌아오지 않은 내 집 앞에 멈춰 섰다.집 대문과 창문에 예쁜 꽃무늬를 붙여 알록달록 장식했다.나는 손을 뻗어 대문을 열려고 했지만, 내 몸이 문을 뚫고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렇다.나는 이미 죽었다.몇 시간 전의 그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비행기에 탑승한 140명 중 생존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나는 천천히 방안으로 날아 들어갔다.방안이 매우 경사스럽게 꾸며져 있고 복도의 벽에도 오색찬란한 조명이 걸려 있었다.엄마, 아빠는 올케와 함께 만두를 빚고, 동생은 안방에 누워 게임을 하고 있었으며 어린 조카는 새 옷을 입고 장난감 기차를 들고 신나게 뛰어다녔다.정말 행복한 모습이었다...엄마는 마지막 만두를 빚고 나서 벽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누워 있는 동생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몇 시인데 효지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야? 어제 서너 시면 집에 도착한다고 했잖아. 벌써 일곱 시인데 네가 전화해서 물어봐.”동생은 곁눈질로 엄마를 힐끗 쳐다보더니 투덜거렸다.“나 게임을 하고 있잖아요. 아마 비행기가 연착됐나 보죠. 좀 더 기다려요.”“오늘 온다고 했는데 갑자기 변하겠어?”엄마는 동생을 흘겨보며 말했다.“5년 전에 네가 결혼하느라 집 산다고 해서 네 누나가 저축한 돈을 다 너에게 주는 바람에 누나가 나한테 토라져서 5년 동안 집에 한 번도 안 왔어. 이번에 내가 겨우 설득해서야 돌아오겠다고 한 거야. 이따가 돌아오면 살뜰하게 대해 줘. 올해 차를 살 수 있을지는 모두 네 누나에게 달려 있으니 말이야.”엄마의 말을 듣고 나는 멍해졌다.나는 엄마를 바라보며 천천히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엄마가 전화로 눈물을 흘리며 나를 보고 싶다고, 지난 몇 년 동안 밖에서 고생했다고 집에 가서 설을 쇠라
최신 업데이트 : 2024-11-2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