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라보는 창민의 눈빛은 보이지 않는 비수와 같았다.그 비수는 나뿐만 아니라 나한테 평생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했었던 그 자신도 소리 없이 찌르고 있었다.창민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 건 남준의 성인을 축하하는 생일파티였다.그날, 남준은 나를 유씨 가문 고택으로 데리고 가서 가족들에게 소개해주었었다.그때 남준은 세상 따뜻한 말을 했었다.“앞으로 수아는 유씨 가문의 일원으로 우리와 함께 지낼 거예요.”“수아는 제가 옆에서 끝까지 책임지고 지켜줄 사람이에요.”게임을 하고 있던 창민은 그 말을 듣자마자 게임에서 눈을 떼고 나한테로 고개를 돌렸었다.위아래로 나를 한참이나 훑어보기까지 했다.불편한 시선을 느끼고 있던 그때 창민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입을 열었었다.“남준이 입에서 나온 말이니 나 역시 수아 너를 내 사람으로 여기면서 지낼 거야.”“수아야, 나도 너 지켜줄게.”창민의 말을 끝으로 모든 좋고 나쁜 시선들이 나에게로 쏟아졌었다.조금 전 창민과 같은 시선, 질투심이 가득한 시선, 부러워하는 시선...난 순간 어찌할 바를 몰라 애꿎은 손만 잡아당겼었다.그러나 창민은 핸드폰을 버리고서 바로 커다란 손으로 나의 손을 감싸면서 말했었다.“수아야, 오빠랑 정도 쌓을 겸 나가서 놀자.”이윽고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창민은 나를 차로 밀어 넣고서 도시 안을 누볐었다.만약 남준의 재촉 전화만 아니었다면 창민은 나를 바다로 데리고 가려고 했었다.차에서 내릴 때 창민은 나의 얼굴을 꼬집으면서 진지한 모습으로 말했었다.“수아야, 남준이 말고 나랑도 좀 놀아줘. 나도 좀 바라봐줘. 나도 네 오빠야.”그 뒤로 난 남준과 한집에 살았고 창민은 거의 매일 집으로 찾아왔었다.나를 데리고 자주 놀러 갔었던 창민이었다.국내에서 더 이상 놀 곳이 없자, 창민은 나를 데리고 해외까지 갔었다.대학 졸업식이 열리던 그 날에 창민과 남준은 나의 졸업을 축하해주고자 직접 학교로 찾아오기도 했었다.난 그렇게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받으면서 ‘공주님’처럼 지냈었다.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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