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지만 한번 알려줄 필요는 있었다.다음날, 내 문에 걸린 연꽃 장식품과 ‘욕망을 자제하라’는 커다란 스티커를 보며 만족스러웠다.엄마가 부른 공사팀이 곧 오는데 마침 나도 외지로 출장을 가야 했다.특별히 기사님께 이곳에 살아야 하기에 돈을 보태 밤새워 일해서 마감일을 앞당기라고 당부했다.푸들 씨와 오랫동안 다투었으니 나도 예의상 작은 선물을 보내야 하지 않겠나.어리둥절했다. 누가 나한테 설명 좀 해줄 수 없나.왜 푸들 씨가 상석에 앉아있는 걸까.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하게 될 성우가 저 사람이었다.세상에 이런 일이.그가 나를 몰라서 다행이다. 아니면 우리 부서의 안쓰러운 실적이 또 날아갔을 테니까.“안녕하세요, 윤성입니다. 윤슬의 윤, 별 성을 따서 윤성이라고 지었습니다.”역시 성우는 성우다. 자기소개를 하는 목소리마저 나른하고 부드러운 게 아주 귀에 착 감겼다.윤성, 국내 유명 성우인데 오프라인 행사에는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못생겨서 카메라 앞에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아마 그 사람들은 이 잘생긴 겉모습을 보게 된다면 아무 말도 못 하겠지.모습을 공개하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아니면 인기가 올라가면 우리 회사에서 그와 함께 일할 기회는 없으니까.어쩐지 여자 친구가 매일 가만두지 않더라니. 나였어도 매일 집에 숨겨두고 데리고 놀았을 거다.외모면 외모, 목소리면 목소리, 성격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우리 회사의 온갖 이상한 약관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무니까.진 과장은 내가 웃음거리가 되길 바라서 나에게 계약을 넘긴 것 같은데 상대가 보자마자 사인할 줄이야.수익은 3:7, 예상 화제성에 도달해야 최종 지급이 이루어지며 일하는 기간도 장담할 수 없었다.이런 조건에 반박하거나 질질 끌지도 않는 상대는 무척 드물었다.계약서를 들고 본사로 돌아갈 때까지도 믿기지 않았다.진짜 푸들인가, 괴롭힘당해도 말을 안 하네.언젠가 보답하는 의미에서 쓸만한 것 좀 보내줘야지.진 과장의 믿을 수
최신 업데이트 : 2024-11-1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