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서진 몸은 시신 가방에 담겨 아버지의 사무실로 옮겨졌다.곧 내 팔과 다리도 발견되어 가장 먼저 아버지 앞에 놓였다.임서훈 팀장은 찡그린 얼굴로 부검대 앞에 서서 내 손가락을 가리켰다.“형, 보세요. 사망자는 두 주먹을 꽉 쥐고 있는데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이 잘린 것은 신원을 가릴 수 있는 액세서리를 착용했기 때문이 아닐까요?”“그럴 가능성이 높아.”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했다.임서훈 팀장은 아버지를 바라보며 머뭇거렸다.“미연이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에 항상 반지 끼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아버지가 눈을 들어 그를 불만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봤다.“반지를 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걔만 그런 게 아니야. 그년은 명줄이 길어, 쉽게 죽을 리가 없어.”임서훈 팀장은 급한 마음에 장갑도 벗지 않고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형, 예전에 그 살인마 기억나세요?”아버지는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그 사건은 지금까지 아버지의 마음의 악몽이었다.6년 전, 아버지는 가장 유명한 천재 법의였고, 어머니는 가장 젊은 형사팀장이었다. 그때 임서훈 팀장은 어머니의 부하 중 한 명에 불과했다.그때 그들은 여덟 명의 소녀를 잔혹하게 해친 살인마를 쫓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녔고, 한 달도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범인은 잡혔지만 증거가 부족해 유죄를 입증할 수 없었다.마지막 순간 아버지는 부검실에 갇혀 사흘 동안 잠을 자지 않고 관건 증거를 찾아냈다.하지만 법인에게는 쌍둥이 형이 있었다.살인마가 사형당한 날, 바로 동생이 실종된 날이었다.그날도 비가 많이 내렸고, 감시 카메라에 검은 우비를 입은 남자가 동생을 끌고 가는 장면이 찍혔으며, 그 후 동생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모두가 동생을 데려간 사람이 살인마의 형일 것이라고 의심했지만 그 잔인한 사실을 누구도 말할 수 없었다.1년 후, 지나치게 슬픔에 잠긴 어머니는 사직했고 아버지는 경찰에 남아 있었다.이제 갑자기 그 이야기가 언급되자 아버지의 표정이 급변했다.임서훈 팀장은 조심스럽게 아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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