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숨을 쉬며 희연이에게 물었다. “함께 밥 먹고 싶어?”희연이는 거의 울 것 같은 다람이를 흘끗 바라보더니 무심하게 말했다.“엄마가 알아서 해요.”차 안에서 다람이는 조수석에 앉아 한껏 기뻐하며 가끔 나를 몰래 훔쳐보았다.내가 희연이와 대화를 나눌 때 입을 삐죽거리긴 했지만 예전처럼 바닥에 드러누워 울진 않았다.확실히 예전보다 훨씬 어른스러워졌다.하지만 사실 내가 다람이를 미워했던 이유는 단지 철없어서가 아니었고, 마찬가지로 지금 다람이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어른스러워졌기 때문은 아니었다.요 며칠, 수현이는 강주와 경주를 오가며 바빴다.그 사이 다람이는 집에 남은 집사에게 보살핌을 받았지만, 방과 후에는 종종 내 가게로 와서 식탁에 앉아 숙제하다 가게 문을 닫을 때쯤 떠났다.수현이는 이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고, 진씨 가문의 집사도 정해진 시간에 맞춰 데리러 오곤 했다.하지만 이게 나한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천천히 삶아지는 개구리처럼 내가 모성애가 넘쳐흐를 만큼 여유로운 사람도 아니다.오늘 다람이 생일을 함께 보내기로 한 것도 사실 그저 그들 사이에서 발을 빼기 위한 구실이었다.수현이가 무슨 의도를 품고 있는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심리전을 펼칠 만큼의 힘도 없었다.주차를 막 끝내려 할 때, 창문 밖으로 그림자가 비쳤다.바로 지아였다.지아는 말했다. “다람아, 이모가 생일 축하해 주려고 왔어.”결국 그 밥은 먹지도 못하고, 난 희연이와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희연이는 아직 어리다.가끔 공포영화를 보는 건 괜찮지만, 이런 불륜과 외도 이야기는 아직 접하기엔 이르다.우리가 차에 타려 할 때, 수현이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들의 위치를 누설한 비서를 나무라고 있었고, 다람이는 지아가 가져온 케이크를 바닥에 내팽개쳤다.“당신이 우리 엄마를 쫓아낸 거예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봐, 사람은 본능에 따라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어린아이도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법이다.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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