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계를 쓰는 건 맞지만 내가 아니야.”말하는 동안 우리는 이미 701호 방 앞으로 도착했고 내가 직원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직원이 카드를 꺼내더니 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렸다.“꺄악, 누구야!”순식간에 방 안은 조용해졌고 한참 후 유진의 목소리가 들리자 배수혁은 당황했다.“유진이? 네가 왜 여기 있어?”배수혁이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가려 하자 유진이 사색이 된 채 타월로 자기 몸을 가리고 그의 앞을 막아섰다.“뭐 하는 거야, 나 목욕하는 중이야.”배수혁은 방을 힐끗 쳐다보았다.“여기서 방은 왜 잡았어?”나는 나른하게 문틀에 기대어 물었다.“배수혁, 이 장면에 설명이 더 필요해?”유진은 나를 매서운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문 앞을 막고 곧바로 문을 닫으려 했다.“오늘 호텔에서 회의가 있어서 회의 마치고 여기서 묵으려고... 나 일단 옷부터 입을게.”나는 재빨리 그녀의 손을 막고 휴대폰을 꺼냈다.“됐어, 말로만 해선 소용이 없지. 직접 봐.”휴대폰에는 지난번 병원에서 받았던 카메라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지만 이번 장소는 장 원장의 사무실이었다.“자기 참 대단해. 이번 교수 자리도 당신에게 줘야겠어.”유진은 옷을 벗은 채 장 원장의 품에 기대어 가슴에 동그라미를 그렸다.“미워, 당신도 대단하잖아. 노련하고 힘도 세다니까.”장 원장은 유진의 얼굴을 음탕하게 만졌다.“너도 많이 희생했지. 배수혁 곁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늙은 내가 눈에 들어와?”유진은 삐죽거리며 그의 어깨를 주먹으로 툭 건드렸다.“무슨 소리야, 당신이 이혼하지도 않으니까 나도 밖에서 할 말은 있어야지. 그리고 배수혁은 빈털터리라 그 남자랑 만나는 건 정말 힘들어. 방도 비싼 데는 못 잡는다니까.”뒤에 남은 대화 내용은 차마 들어줄 수가 없었고 나는 온몸이 덜덜 떨리고 있는 배수혁을 바라보며 휴대폰을 껐다.“배수혁, 당신이 짐승만도 못한데 당신보다 더 독한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네. 어때, 재밌어? 남이 버린 쓰레기 주워 먹는 게 즐거워?”배수혁은 창백해진 유진을 믿
Last Updated : 2024-10-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