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누나!” 조태혁이 장난스러운 웃음으로 손을 흔들며 나를 반겼다.“벌써 한 시간이나 기다렸어. 누나 오늘 좀 늦었네.”그는 손목시계를 흔들며 말했다.나는 속에서 올라오는 화를 꾹 참으며 걸음을 옮겼다.오늘은 굽 낮은 신발을 신었다. 다리가 너무 풀려서 높은 구두는 엄두도 못 냈다.“누나, 어디 아파?”꼬마 녀석이 눈치 하나는 빨라서 내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금세 알아챘다.내 걸음이 순간 흔들리자 더는 숨길 수가 없었다.조태혁의 말에 나는 대답하지 않고 바로 그의 앞에 앉았다.“그래. 뭐 하러 왔는데?”그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말을 돌렸다.“누나, 어젯밤 잘 못 잤어?”조태혁 이 녀석은 무언가 알고 있다는 듯이 점점 더 대놓고 말했다.나는 태연한 척 자세를 바로 세우며 말했다.“할 말 있으면 하고 아니면 꺼져. 아니면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 너 이거 명백한 스토킹이거든.”“하하. 누나는 아직도 화가 안 풀리셨네.”“헛소리 그만하고... 왜 온 건데?”나는 휴대전화를 꺼내 보며 쏘아붙였다.“누나를 쫓아다니고 싶어서 그래.”조태혁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그의 말에 나는 화난 내색은 하지 않았다. 그가 날 자극하려는 게 뻔했기 때문이다.내가 화를 내면 그의 의도대로 되는 것이니 나는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너 아직 미성년자 아니니? 정말 날 좋아한다면 너희 부모님을 데리고 와서 얘기해.”나는 마치 선생님이 학생을 대하듯 단호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말 시간 있어?”그가 갑자기 물었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몸을 내밀며 말을 이었다. “누나, 이번 주말에 내 생일이야. 드디어 나도 이제 성인이 되거든. 그러니까 성인식에 내 여자 친구로 와줄 수 있어?”그의 말에 기가 막힌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정말 배짱 하나는 좋네.’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더는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조태혁, 네가 어떤 의도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말하지만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 날 자극
Last Updated : 2024-12-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