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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폭군의 장군 황후: Chapter 121 - Chapter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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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귀비가 혼절하여 영소전으로 돌려보내졌다.어의가 침을 몇 대 놓았지만 그녀는 깨어나지 못했다.소욱이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자 태의가 다가가 아뢰었다.“폐하, 마마께서 중상을 입으셔서 기혈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큰 문제는 없으시니 안정을 취하기만 하면 됩니다...”영화궁.봉구안이 동경 앞에 앉아 머리에 꽂은 비녀를 하나씩 떼어내자 시중을 들고 있던 연상이 두려운 마음이 남아 한마디 물었다.“마마, 마마... 정말 안 다치셨습니까? 그 괴두가 매우 강하던데 정말 태의에게 보여줄 필요가 없습니까?”말을 마친 그녀는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았다.정말 태의에게 상처를 보이면 마마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겠는가.봉구안은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눈에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내가 경기에 나간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연상은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예! 마마!”그녀는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황실 서재의 내시가 말을 전하러 왔다.“황후마마, 폐하께서 부르시옵니다.”연상이 제풀에 켕겨 손을 흠칫했다.“마마, 폐하께서 의심하시는 거 아닙니까?”봉구안은 담담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할 말이 있어도 마음속에 담아두거라. 옷을 갈아입자.”2분 뒤.황실 서재.소욱은 책상 뒤에 앉아 차가운 표정으로 봉구안을 바라보았다.“작은 불당에서 일하는 사람의 말에 따르면 황후가 잠시만 머물렀다고 하는데 그 긴 시간 동안 어디에 갔고, 무엇을 했었는지 말해보거라.”봉구안은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듯 태연하게 대답했다.“사건이 갑자기 일어났는데 신첩은 그때 소식을 듣고 설지와 안찰사의 서신을 찾았습니다. 편전에서 폐하를 만났을 때 신첩은 오라버니를 찾아가 언제 증거를 올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지 의논하려고 했습니다. 오라버니와 아직 상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첩은 감히 사실을 말씀드릴 수 없었고...”여기까지 말하고 그녀는 딱 멈추었다.햇빛이 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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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옥 안.독방에 갇혀 있던 설지는 봉안진을 보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안진, 나 좀 꺼내줘. 부탁할게. 내가 정말 잘못했어. 우리 오랜 인연을 봐서라도 날 좀 봐줄래?”“너... 나를 구하지 못하더라도 통쾌하게 보내 줘. 능지처참은 너무 무서워.”자신을 모욕했던 사람이 지금이 무릎을 꿇고 빌고 있으니 봉안진은 속이 시원하고 화가 풀려야 하는데 왠지 슬프기만 했다.“능지처참당하고 싶지 않고 죽고 싶지 않다라… 재군이 그들은 죽고 싶었겠어? 매우 억울했을 텐데 널 놔주면 내가 어떻게 망령들에게 떳떳할 수 있겠어!”“설지, 너 혼자 올라가기 위해 너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까지 죽인 것이 정말 가치가 있어? 우린 친했잖아. 난 우리가 서로 아끼는 줄 알았어. 그런데 왜 그랬어? 왜!”봉안진은 옥문을 붙잡고 눈시울을 붉혔다.그 많은 형제가 설지에게 죽임을 당했으니 그는 정말 답을 원했다.설지는 어리둥절해 있다가 봉안진이 자신을 도울 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포자기한 듯 크게 웃기 시작했다.“하하... 왜? 왜냐고 묻다니! 넌 명문가 출신의 도련님이고 난 가난한 집 출신일 뿐이야. 내가 온 힘을 다해 뛰어올라야 얻는 것을 넌 허리를 조금만 굽혀도 얻을 수 있잖아. 우리가 서로 아끼는 줄 알았다고? 웃기지 마!”“나는 너의 그 선비 꼴이 제일 싫어! 처음으로 봉가 저택에 갔을 때 너의 서재에 들어갔었지. 너의 벼루 하나면 우리 가족의 반 년 치 식량을 살 수 있었어! 왜? 왜 너는 이 모든 것을 쉽게 가질 수 있고 나는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건데?”봉안진은 그 이유가 이렇게 간단한 줄은 몰랐다.질투는 사람을 미치게 한다.설지가 기억을 더듬었다.“이번 생에는 네 발밑에서만 살 줄 알았는데 누군가가 내가 너를 대신할 수 있다고 했어. 참장이 되어 너를 발밑에 밟을 수 있다고 말이야...”“황 대인이야?”봉안진이 물었다.“맞아! 그 사람이야! 봉안진, 봐봐. 나만 너를 싫어하는 게 아니야. 나와 황 대인이야말로 정말 서로를 아끼는 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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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황실 서재에 있는 소욱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두 눈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 앞에 놓인 책상 위에 설지의 자백서가 놓여 있었다.그는 봉구안을 살피더니 곧 시위 진한길에게 분부했다.“설지를 부르거라. 짐이 직접 물어보겠다.”얼마 지나지 않아 설지가 끌려오다 성안을 보자마자 황급히 무릎을 꿇고 몸을 떨었다.“죄신... 죄신 설지, 폐하, 황후마마를 뵙니다!”옆에 서 있는 봉구안의 눈빛은 덤덤했다.소욱이 따져 물었다.“자백을 직접 서명한 것이냐?”자백서에는 그가 2년 전 봉안진을 모함하고 황 대인께 뇌물을 바치는 등 각종 죄를 자백했을 뿐만 아니라 귀비 마마도 언급했다.지난 2년 동안 설지는 참장을 한 후 많은 돈을 모아 얻은 재물의 절반은 황 대인에게 뇌물을 주고 나머지 절반은 영소전으로 보냈는데 구체적인 금액은 그의 집에 있는 비밀 장부에 기록되어 있다고 했다.이 외에도 그는 귀비 마마의 명을 받아 접풍연을 열기 전에 봉안진의 팔을 부러뜨린게 그가 시합에서 괴두에게 지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설지는 머리를 푹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아뢰었다.“네, 죄신이 자백했습니다.”소욱은 눈을 가늘게 떴는데 눈빛이 매우 위험하게 느껴졌다.“장부가 어디 있느냐?”“죄신의 서재 암거 안에 있습니다.”설지가 대뜸 대답했다.소욱은 차갑게 흘겨보며 말했다.“진한길, 네가 직접 찾으러 가거라.”“명을 받들겠습니다.”소욱은 설지에게 질문을 이어갔다.“귀비가 어떻게 봉안진을 다치게 했느냐? 다음날 시합이 있을지 어떻게 알 게 된 것이냐?”“설지, 네가 감히 한 마디라도 허언한다면 짐이 너를 능지처참보다 백 배나 더 고통스럽게 만들 것이다!”봉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폐하를 바라보며 정말 귀비를 아낀다고 생각했다.설지가 자신의 애비를 모함할까 봐 이런 질문까지 하니 말이다.설지는 몸을 조금 떨며 엎드려 있었다.“죄신은 귀비마마께서 이튿날 겨루는 시합을 어찌 미리 아셨는지 모르겠으나 단지 마마의 분부대로 했을 뿐입니다.”“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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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소욱은 땅에 엎드려 있는 설지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귀비가 너에게 어떻게 시켰는지 똑똑히 말하거라.”설지는 황급히 아뢰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죄신은 내궁에 출입할 수 없습니다. 귀비 마마께서 무슨 계획이든 모두 궁중의 내시에게 말씀을 전하도록 했습니다. 그 내시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죄신은 그의 생김새를 기억하고 있으니 본다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소욱이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영소전의 내시들을 모두 부르도록 하거라.”“네!”귀비의 총애가 각별하여 영소전에는 내시가 50명이나 있었다.그들은 열 명씩 황실 서재에 들어가 설지의 지목을 받아야 했다세 번째 내시들이 들어오자 설지는 갑자기 두 눈을 반짝이며 그중 한 명을 가리켰다.“저 사람입니다!”지목된 내시는 가슴이 뜨끔했다.소욱은 미간을 찌푸렸다.“심문하라!”단 한 마디로 사람을 몹시 놀라게 하고 부들부들 떨게 하였다.내시가 끌려가는 것을 본 봉구안의 눈에 어두운 빛이 스쳤다.차 두 잔 정도 마시자 진한길이 안으로 들어와 아뢰었다.“폐하, 심문해냈습니다. 그 내시가 귀비마마의 명을 받들었다고 자백했습니다.”폐하를 오랫동안 시중을 든 진한길은 주인을 따라 정색을 하고 차갑고 매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봉구안은 손가락을 모아 살며시 주먹을 쥔 채 소욱을 바라보았다.“폐하...”그녀가 입을 열자 소욱이 얼굴에 한기를 머금고 말을 끊었다.“설지를 옥으로 돌려보내거라.”설지는 끌려갈 때도 용서를 빌었다.“폐하, 죄신이 잠시 귀신에게 홀려 그런 거니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폐하,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그러자 소욱은 봉구안을 바라보며 미간이 싸늘해졌다.“설지의 자백서가 어떻게 황후 손에 먼저 들어간 것이냐?”봉구안 공손히 회답합니다.“오라버니께서 팔을 다친 시간이 공교롭다고 생각하여 사사로이 옥졸을 시켜 설지를 심문하자 뜻밖에 귀비가 연루되었습니다.”“폐하께서 귀비를 총애한다는 것을 알기에 전옥장도 감히 자백서를 직접 올리지 못했습니다. 죄증이 부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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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봉구안은 입술을 깨문 채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이것이 바로 귀비의 대단한 부분이다.봉명헌이 육심에게 뇌물을 주고 벼슬을 구한 것은 맞다.그렇게 일이 들통나도 육심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일부 죄를 봉명헌과 황후에게 뒤집어씌울 수 있었다.그녀가 진작에 밝혀내지 않았더라면 이 주범인 귀비마마가 봉명헌이 벼슬을 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이용하여 이 판을 짰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지금 봉구안에게는 변명거리가 없게 되었다.“어쩌면 정말 신첩이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서제가 이렇게 함부로 행동하게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신첩 죄를 인정하고 폐하의 처벌을 달갑게 받겠습니다.”그녀가 이렇게 흔쾌히 잘못을 인정하니 소욱은 오히려 좀 의외였다.하지만 ‘어쩌면'이라는 단어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듯하기도 했다.소욱은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먼저 영화궁으로 돌아가 반성하거라. 짐은 황후가 금인장을 계속 지킬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겠으니!”봉구안은 그 결과를 받아들인 듯 몸을 일으켜 인사를 올렸다.“예, 폐하.”그녀가 떠나자 봉명헌은 당황한 기색으로 두려워하며 원망했다.‘이렇게 가버리다니? 사정 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같은 아버지의 자식인데 나의 생사를 아랑곳하지 않다니.’소욱은 결단력 있게 행동했지만 황후의 체면을 고려하여 봉명헌을 용서하는 것 따위는 없었다.그는 즉시 명령을 내렸다.“육심의 직무를 정지하고 조사 처리하며 육심이 처리한 모든 임명을 철저히 조사한 후 처리한다.”“봉명헌, 파직. 뇌물로 받은 돈은 국고에 충원하고 옥에 가서 1년 반성을 하고, 3년 동안 과거 시험을 볼 수 없으며 5년 동안 관직에 들어갈 수 없다!”육심은 별 반응이 없었지만 봉명헌이 먼저 울부짖었다.“안 됩니다! 아니 되옵니다! 폐하! 매형!”“이번만은 용서해 주십시오.”옥에 가고 시험도 금지되고 벼슬도 금지당하면 그에게 무슨 앞날이 있겠는가!황제도 너무 잔인했다. 그는 이 일을 겨우 며칠 했는데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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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귀비는 상처의 아픔을 참으며 황실 서재에 사죄하러 왔다.소욱은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부상이 낫지 않았으면 영소전으로 돌아가 누워 있거라.”귀비는 눈물을 훔치며 대답했다.“신첩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정말 안심할 수 없을 것 같아 찾아왔습니다. 설지가 신첩에게 많은 것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신첩은 받지 않으려 했는데...”소욱의 냉엄한 미간에 은근한 인내가 떠올랐다.“됐다. 이건 중요하지 않으니 지금 짐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우선 영소전에 가서 쉬면서 상처를 치료하고 보거라.”그 말을 들은 귀비는 폐하가 설지의 사건을 다시 조사하지 않고 자신의 몸도 걱정해준다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보아하니 폐하는 여전히 나를 매우 신경 쓰는 것 같군. 하긴, 총애비가 돈을 좀 받는 게 무엇이 문제란 말이지? 예전에 그 비빈의 가족들이 선물을 준 것을 폐하가 알고도 눈감아 주지 않았던가? 그자들이 합쳐서 보내는 것에 비하면 설지는 많이 보낸 편도 아니야.’‘마침 양국 평화 회담 기간이라 폐하께서 매일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어찌 이런 작은 일에 신경을 쓰시겠어?’귀비는 눈알을 살짝 굴리더니 낮은 소리로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그러나 돌아서서 몇 발자국 걷자 남자의 차디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아, 짐과 몇 년 동안 함께 있었지?”귀비는 발걸음을 멈칫하더니 몸을 돌려 대답했다.“폐하, 신첩이 입궁한 지 4년이 되었습니다.”폐하의 의미심장한 눈빛을 마주한 귀비의 마음이 갑자기 불안해졌다.‘폐하께서 왜 갑자기 이걸 물으시지?’“가 보거라.”소욱은 더는 그녀를 쳐다보지 않고 시선을 거두어 다시 손에 든 상소문을 들여다보았다.귀비는 안절부절못한 채 미간을 찡그리며 손바닥 마저 조금씩 차갑게 느껴졌다.영소전.춘하는 귀비의 시중을 드는 중에 귀비의 마음이 딴 데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마마, 왜 그러십니까? 황실 서재에서 돌아오신 뒤로 걱정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설마 폐하께서 설지가 연루된 모든 일을 추궁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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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봉명헌은 감옥에 갇혔고 과거 금지와 관직에 임할 수 없다고 하자 첩실 임씨의 목숨을 반쯤 빼앗긴 셈이었다.그녀는 울고불고하며 봉 부인 앞에 무릎을 꿇었는데 예전의 교만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명헌이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도무지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궁에 들어가 황후마마께 간청해 주십시오. 폐하께서 황후마마의 체면을 보아 가볍게 처벌할지도 모릅니다... 마님, 소첩이 부탁드립니다!”봉 부인은 마음이 여리지만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이 사건은 전조의 관리와 관련되어 있어서 황후가 피해야 하는 판국인데 어떻게 스스로 화를 불러올 수 있겠는가?“일어나서 말하거라. 이번 일은 확실히 명헌이가 잘못인데 황후마마가 어찌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법을 어길 수 있겠느냐? 지금은 사람을 먼저 감옥에 보내서 명헌이 덜 고생하게 하는 것이다.”임 이랑은 이 말을 듣고 자기 아들이 아니라서 그런다고 생각했다. 자기 친자식이 아니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아들이 복직하고 황금 만 냥을 받았는데 명헌을 신경 쓸 리가 있겠는가?아마 명헌이가 감옥에서 죽기를 간절히 바라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임 이랑은 이청원으로 돌아와 눈물을 지었다.“아들, 너도 참 고생이 많구나... 어머니가 무능해서 널 도와줄 수 없어...”봉 부인은 인자한 마음으로 봉명헌의 앞날이 망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서 황후를 만나려고 하자 봉 대인이 알고 노했다.“아녀자의 마음이 그렇지! 지금 무슨 소란을 피우러 가는 것이오! 황후께서도 금족 중이신데 명헌은 지킬 수 없는 것이 분명해. 아무도 구할 수 없어! 안진이와 황후만 잘 있으면 봉씨 가문은 여전히 일가의 영광이오!”봉명헌이 벼슬을 살 줄 알았다면 제지했을 것이다. 이 불효자는 여태껏 마음을 놓을 수 없었는데 이젠 이 아들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봉 부인은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황후께서 어찌 금족을 당하셨는지요? 명헌이 저지른 잘못을 황후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봉 대인은 이 일을 말하면 화가 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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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그날 밤, 폐하께서 영소전에 임하셨다.귀비는 얼굴에 화사한 미소를 지은 채 어여쁜 자태를 뽐냈다. 얼굴의 흉터는 지분으로 가려 흠잡을 데가 없어 그녀는 다시 자신만만해졌다.“폐하, 국무가 바쁘시니 많이 쉬셔야 합니다. 폐하께서 피곤하시면 신첩 마음이 아픕니다.”소욱은 그녀가 집은 요리를 받아들고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런 일은 네가 직접 할 필요 없다. 가만히 앉아서 짐과 함께 식사하거라.”이 말은 모두 귀비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는 것으로, 냉랭하고 경박한 황제에게는 매우 드문 부드러운 감정이었다.귀비의 마음은 꿀을 마신 것처럼 숨결마저 달콤해졌다.“신첩 폐하를 모시겠습니다.”환영 연회를 마친 후 폐하가 처음으로 여기에 돌아왔다.저녁 식사를 마친 소욱이 분부했다.“짐은 오늘 밤 영소전에서 묵는다.”귀비는 미간에 기쁨이 가득 차서 즉시 춘하에게 잠자리를 펴라고 했다.그 후 이틀 동안 황제는 여전히 일찍 영소전에 와서 귀비와 함께 식사한 후 그곳에 남았다.귀비가 3일 동안 계속 시침하니 다른 비빈들의 처량함이 더욱 두드러졌다.그녀들은 질투와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귀비처럼 용모를 망쳐도 폐하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재주가 없는 것을 한탄했다.황후가 금족을 당하는 바람에 가빈은 영화궁에 갈 수 없어 요즘 자녕궁에 자주 갔다.연상은 이 일을 봉구안에게 말했다.“가빈께서 태후마마의 환심을 샀고, 태후마마께서 가빈마마에게 많은 상을 내렸습니다. 마마, 태후마마께서 왜 갑자기 가빈을 좋아하시는지요?”봉구안은 끓인 물을 마시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모두가 이익적인 왕래인 거지.”같은 시각.최 상궁과 궁인들은 연일 총애를 받는 영소전 쪽을 매우 부러워했다.자신들의 주인은 총애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황제로부터 버림 받았으니 정말 하늘과 땅 차이였다....승마장.소욱이 연속 쏜 화살은 모두 과녁 정중앙에 명중했다.그러나 그는 조금도 만족한 표정 없이 도리어 점점 더 화가 난 듯했다.장내에서 서왕이 낮은 목소리로 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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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오후에 광풍이 크게 일고 검은 구름이 영소전 상공에 모여 사람들은 답답함에 숨을 쉴 수 없었다.귀비는 두통이 심하지만 이 통증을 멈출 약이 없어 침대에 누워서 쉴 새 없이 끙끙댔다.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두통이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명치끝이 답답해 견딜 수 없었다.광대들의 공연을 그녀는 볼 마음이 없었지만 궁인들은 아주 재미있게 봤다.주인이 총애를 받아야 하인이 편안히 지낸다.영화궁, 최 상궁이 또 불평하기 시작했다.“영소전 사람들은 광대 공연을 보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풀을 뽑으며 막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황후마마의 궁에서 시중든다고 누가 믿겠습니까?”영화궁뿐만 아니라 각 궁은 주인부터 하인까지 모두 영소전을 부러워했다.녕비는 현비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현비 언니, 타고난 운명이 다르니 저는 그렇다 칩시다. 언니는 귀비와 마찬가지로 모두 영비와 비슷한데 어째서 폐하께서는 언니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까?”현비는 개의치 않았다.“폐하가 누구를 총애할지는 폐하께 달려 있다.”녕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하긴, 황후마마도 폐하가 좋아하지 않으니 한 번만 총애받고 폐하께서 그 뒤로 눈길 한번 안 줍니다. 선제를 생각해서가 아니라면 진작부터 냉궁에 던져두고 싶었을 것입니다.”현비는 말을 잇지 못했고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저녁에 유사양이 영소전에 와서 전갈했다.“귀비마마, 폐하께서 황실 서재로 부르십니다.”춘하가 웃으며 말했다.“마마, 폐하께서 마마가 보고 싶으신가 봅니다. 마마를 직접 부르시는 걸 보면 말입니다.”귀비는 기뻐서 백옥에 금을 상감한 비녀를 꽂고 연지와 분을 두껍게 발라 얼굴의 흉터를 가렸다.한껏 단장한 귀비는 가마를 타고 황실 서재로 갔다.하지만 안에 들어서니 황후가 있을 줄은 생각지 못한 귀비는 순간 매우 불쾌해졌다.황제가 그녀와 함께 가자고 불러놓고 황후를 왜 불렀는지 알 수 없었다.황제의 총애를 등에 업은 귀비는 황후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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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황제가 계속 그녀를 조사할 줄은 몰랐다.지난 며칠 황제는 그녀를 총애하지 않았던가?오늘 그녀를 위해 광대까지 입궁시켰는데 말이다.“폐하, 신첩...”귀비는 무슨 말을 하려다 목이 메었다. 이는 그녀의 눈에 냉기가 극에 달한 황제의 안색이 들어왔기 때문이다.그는 이미 모든 증거를 찾아냈지만 그녀가 계속 부인하며 하는 변명이 그를 더욱 불만스럽게 하고 실망하게 할 뿐이었다.게다가 그녀는 구름 위에서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져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봉구안은 소욱을 향해 공수하며 인사를 했다.“폐하, 귀비가 사신과 결탁했다는 증거가 확실합니다. 하지만 귀비는 어쨌든 폐하께서 총애하시는 애첩고, 이 일이 알려지면 군심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신첩의 생각엔 이유를 만들어 귀비를 냉궁에 처넣는 것이 좋겠습니다.”장미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녀는 귀비를 이렇게 일찍 죽게 하지 않을 것이고, 소욱도 귀비가 이렇게 죽는 걸 아쉬워할 것이다.그러니 차라리 그녀가 이 인정을 베푸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그녀가 영소전에서 조검의 손편지를 찾으려면 귀비가 영소전을 떠나야 한다.총애비가 냉궁에 보내져 다시는 성안을 볼 수 없게 된 것은 귀비에게 가장 큰 벌이다.“안 됩니다! 안 됩니다!”아니나 다를까 귀비는 당황해하더니 무릎을 꿇고 앞으로 나아가 눈물을 흘렸다.“폐하, 신첩은 어떠한 처벌도 받을 수 있으니 신첩을 버리지 말아주시옵소서. 폐하 제발...”소욱이 쌀쌀한 목소리로 분부했다.“귀비를 제외하고 모두 물러가거라.”다른 사람들은 모두 떠났지만 봉구안만 여전히 굳건히 그 자리에 서서 소욱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소욱은 목소리를 깔고 그녀에게 말했다.“먼저 나가거라. 짐이 나중에 설명하겠다.”더는 귀비를 감싸지 않겠다는 뜻이다.봉구안은 일단 그를 믿기로 했다.그녀마저 떠나자 소욱은 몸을 일으켰다. 존귀한 금포가 걸음을 따라 흔들리며 매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그가 귀비 앞으로 다가가 날카로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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