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랑은 모레면 결혼이다. 그동안 계속 결혼식 준비를 해왔음에도 아직도 정신없이 바빴다. 박민정은 박윤우의 상태가 크게 나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조하랑을 도와 준비를 함께했다.“이 웨딩드레스 정말 무거워.” 조하랑은 맞춤 제작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천천히 걸어 나왔다.김인우는 옆에서 휴대폰을 보다가 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눈빛에 감탄의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늘 조하랑이 평범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왜인지 꽤 예뻤다.김인우가 한참을 반응이 없자, 조하랑은 그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 채 박민정에게만 물었다. “민정아, 어때? 나한테 안 어울리는 것 같아. 너무 무거워.”박민정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예뻐.”조하랑은 그다지 자신이 없었다. “정말?”“당연하지, 완전 예뻐.” 말을 마친 박민정은 김인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인우 씨, 어때요?”김인우는 정신을 차리고 얼른 시선을 돌려 휴대폰을 보며 말했다. “그럭저럭.”“그럭저럭이 뭐예요?” 조하랑은 둘이 정말 천생연분이 아닌 것 같다고 느꼈다. “예쁘면 예쁘다고 하고 안 예쁘면 안 예쁘다고 하면 되죠.”“...예뻐요.” 김인우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이 한마디를 겨우 뱉어냈다.조하랑은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좋아요. 그럼 이걸로 해요.”결혼식에 한 벌로 끝날 리 없었다. 조하랑은 잇따라 여러 벌의 옷을 입어보았고, 축배 드레스도 있었다. 모든 걸 다 마치고 나니 그녀는 이미 기진맥진했다.“아, 너무 피곤해. 결혼 정말 귀찮네.”김훈이 다가와 말했다. “인생에 결혼식이 딱 한 번뿐인데 귀찮다고 하지 마. 절대로 후회 남기지 말아야 해, 알겠니?”박민정은 김인우 할아버지가 정말로 조하랑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시댁 식구라기보다는 친정 식구 같았다.“알겠어요, 할아버지. 그런데 오늘 너무 피곤해서요, 민정이도 이렇게 오래 같이 있었는데 저희 좀 나가서 돌아다녀도 될까요?” 조하랑은 무언가가 생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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