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캔디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신유리는 잠시 멍해 있다가 고개를 들어 이신을 바라보았다.이신은 늘 평소와 같은 표정이었고 신유리의 시선을 느끼자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걱정과 미안함을 눈치채고는 입술을 오므렸다.잠시 후, 그는 입을 열었다.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내가 도와줄게.”이 한마디에 서준혁의 시선은 어두워지다 못해 서늘해져다. 이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두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떠났다.서준혁 옆을 지나칠 때 이신은 발걸음을 살짝 멈추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뒤돌아보거나 말을 덧붙이진 않고 그대로 나갔다. 그저 가벼운 비웃음만으로 도발의 의도가 충분히 드러났다.서준혁의 얼굴은 즉시 차가워졌다. 말을 꺼내려던 참에 신유리의 지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내 인간관계까지 간섭하는 거야?”서준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둘이 사귀어?”신유리는 안색이 어두워진 채 그를 쳐다봤다. “서준혁, 이젠 말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거야?”그녀는 말을 마치고 레몬 캔디를 집으려 손을 뻗는 순간 서준혁이 한 손으로 눌러버렸다.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캐디는 내가 사 줄게, 얼마든지.”신유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놔.”서준혁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신유리, 네가 원하는 거 무엇이든지 만들어 줄 수 있고 사 줄 수도 있어. 하늘의 달을 따달라고 해도 어떻게든 따다 줄 거야!”조용했던 카페는 서준혁의 목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자두도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신유리는 서늘한 눈빛으로 서준혁을 바라보며 레몬 캔디를 낚아챘다. “서준혁, 몇 번 더 말해야 알아듣겠어? 넌 이젠 나를 간섭할 자격 없다고.”서준혁의 동공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화가 나서인지 실소를 터뜨리며 새까만 눈동자로 신유리를 쳐다봤다. 그는 약간의 파열감을 느낀 듯 캔디 박스를 누르고 있던 손을 천천히 풀었다. “그래, 간섭할 자격이 없지.”그는 손을 거두며 주
최신 업데이트 : 2024-09-1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