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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은침 날리는 용왕: Chapter 391 - Chapter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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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고막이 터질 듯한 거대한 소리에 배전무를 비롯한 세 사람은 깜짝 놀랐다.“임... 임지환, 진짜 왔구나?”배전무는 임지환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지금 상황을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 어서 나와 함께 이곳을 떠납시다.”임지환은 깊은 구덩이로 뛰어들어 세 사람을 구출하려고 했다.하지만 배준영은 임지환을 경계하며 배전무를 귀띔했다. “아버지, 저 자식을 믿지 마세요. 어쩌면 이 모든 게 다 임지환과 한씨 가문이 공모한 계략일지도 몰라요.”“맞아요. 경찰이 올 때까지 여기에 머무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우리 경찰이나 기다립시다.”유옥진도 화살에 놀란 새처럼 임지환을 두려워하며 구출을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임지환이 굳이 좋은 의도로 그들을 구출하는 게 아니라고 확신했다.“어서 갑시다. 더 이상 길게 설명할 시간이 없다고요!”임지환은 앞으로 다가서며 손을 휘둘렀다.“뭘 하려고 하는 거야? 경고하는데 함부로 행동하지 마!”배준영은 여전히 경계심을 놓지 않고 큰 소리로 소리쳤다.퍽!퍽!돼지를 잡는 것 같은 모자의 비명 속에서 임지환은 깔끔하게 두 사람의 목덜미를 쳐서 기절시켰다.“이건...”배전무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갑시다!”임지환은 빠른 속도로 배전무의 밧줄을 풀어주고 등을 가볍게 들어 구덩이 밖으로 올려 던졌다.그러자 배전무는 곧 구름을 타는 듯이 하늘을 날아 저택 대문 앞에 안정적으로 착지했다.임지환은 기절한 모자 두 사람을 보며 그들을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삐삐삐...임지환이 구덩이에서 나올 때 갑자기 시한폭탄에서 긴급한 소리가 들려왔다.마치 죽음을 알리는 듯한 공포스러운 소리를 들으며 임지환은 전력을 다해 어깨에 메고 있던 두 사람을 던졌다.그러고는 대문 앞에 서 있는 배전무를 향해 있는 힘껏 외쳤다. “두 사람을 데리고 빨리 도망쳐요!”이때, 배전무는 임지환에게 아무리 불만이 많더라도 그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배전무는 안간힘을 다해 두 사람을 끌고 문밖으로 미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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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넌 어디서 굴러먹다 나타난 쌍년이야? 감히 날 때려? 죽고 싶어 환장했어?”유옥진은 부은 뺨을 서둘러 감싸며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유란을 노려보았다.“당장 꺼져! 더 개소리치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유란은 말을 마치고 주저 없이 부츠 속에서 단검을 꺼냈다.서슬 퍼런 단검을 보며 유옥진은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서둘러 배준영을 흔들어 깨우고 허겁지겁 이곳을 떠났다.“아가씨, 임지환이 지금 저 안에 있어요. 빨리 소방서에 전화해 봐요. 어쩌면 아직 임지환을 구출해 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배전무는 고개를 돌려 용기를 내어 유란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기절한 배지수를 품에 안고 비틀거리며 유옥진을 따라 떠났다.“배씨 가문 사람들이 이 정도로 배은망덕할 줄 몰랐어. 용주님이 이 사람들의 생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면 난 벌써 이 사람들을 갈기갈기 찢어서 개들에게 먹였을 거야.”단검을 든 유란은 멀리 떠나는 배전무 일가를 보며 치밀어 오르는 원한을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대장님,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용주님의 생사를 확인하는 거예요. 저 사람들은 언젠가는 천벌을 받을 거예요.”유향과 다른 영사들도 시간을 맞춰 저택으로 속속 돌아왔다.유란은 하늘을 치솟는 거대한 불길을 바라보며 눈썹을 찡그렸다. “불길이 이렇게 큰데 용주님이 정말 무사할 수 있을까?”“걱정 마세요. 용주님은 반보 선천의 절정 고수도 이길 수 있는 분이니까요. 이 정도 불길은 용주님에게 아무런 상처도 남기지 못할 거예요.” 유향이 자신만만한 말투로 말했다.“맞아요. 용주님은 의부님도 무척 존경하고 실력을 높이 평가하는 대단한 인물인데 이런 불길 속에서 죽을 리가 없잖아요.”“대장님이 그래도 걱정된다면 불길이 조금 사그라들면 우리와 함께 들어가 찾아보죠.”“그리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 난 아무렇지도 않으니까.”유란과 영사들이 임지환을 구하러 들어가려고 할 때, 임지환은 마치 마당에서 산책하듯 거대한 불길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기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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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정천곤은 자기 목숨이 눈앞의 이 청년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잘 인지하고 있었다. 기개라고? 그딴 게 정천곤을 살아남게 해주지는 않는다.“날 풀어만 준다면 혈제 비법을 그대로 네게 전수할게.”정천곤은 임지환이 솔깃할 만한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난 혈제 비법 따위에 관심 없어.”하지만 예상외로 임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널 잡아 온 이유는 단 하나, 궁금한 게 하나 있어서 물어보고 싶어서야.”“뭘 알고 싶은데?” 정천곤은 별로 의심하지 않고 무심코 물었다.“검문에 관한 모든 걸 알고 싶어. 자세하면 자세할수록 좋아.”임지환은 그윽한 눈빛으로 정천곤을 바라보며 자기 패를 깠다.“그건 절대 안 돼! 내 눈에 흙이 들어간다 해도 검문의 정보는 절대로 누설하지 않을 거야.”정천곤은 뜻밖에도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단호하게 말했다.“그래? 그럼 인간 오뚜기가 뭔지 혹시 알아?”임지환은 갑자기 입가에 오싹한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그건 뭔데?”정천곤은 경각심을 높이며 물었다. 본능적으로 임지환이 말한 것이 별로 좋은 물건은 아니라고 느꼈다.“인간 오뚜기는 사람의 손발을 잘라내고 눈을 파낸 다음, 귀에 구리를 부어 넣고 혀를 잘라낸 뒤 약을 강제로 먹여 성대를 파괴해 소리도 낼 수 없게 하는 일종의 고문이야. 사람을 이렇게 파괴하고 나중에 돼지처럼 기르는 고대의 고문이지. 정천곤, 네가 과연 이 고문을 견딜 수 있을까?”임지환은 한담을 나누듯이 담담한 말투로 말했지만 이 끔찍한 내용은 정천곤의 몸을 얼음처럼 얼어붙었고 소름이 돋아 심장박동이 빨라지게 했다.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고문이 아니야.인간이 이런 고문을 받게 된다면 죽는 것보다 더 끔찍할 게 뻔했다.“난 검문의 제자이긴 하지만 핵심 인물은 아니야.”정천곤은 침을 꼴깍 삼키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내가 아는 건 그렇게 많지 않아.”“그럼 검문에 있을 때 이마에 번개 흉터가 있는 검수를 본 적이 있어?”임지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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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왜 널 풀어달라고 빌지 않아?”임지환은 정천곤의 태도를 의아해했다.이 노인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살고 싶은 욕망이 굴뚝같았는데 왜 목숨을 포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방금 깨달았어. 난 이제 완전히 쓸모없는 사람이 됐다는 걸 말야.. 살아있어도 죽은 거나 다를 바 없어. 이 바닥에서 뒹굴던 애송이도 결국 나이 들어 별 볼 일 없는 노인이 된다고 하더니, 네 손에 죽는 것도 내 운명이라고 믿어. 나중에 네가 검문에 갈 수 있다면 꼭 날 대신해 영월의 묘에 향 세 개를 올려줘.”말을 마치고 정천곤의 눈빛이 빠른 속도로 흐릿해졌다. 생존 욕구를 철저히 잃은 게 분명해 보였다. 임지환은 한숨을 쉬며 손을 들어 정천곤의 백회혈을 내리쳤다.그러자 반보 선천의 고수였던 정천곤은 순식간에 숨이 끊겼다.“내가 검문에 가서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할 기회가 생긴다면 네 소원도 함께 이뤄줄게.”임지환은 잠시 정천곤의 시신을 바라보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이 영감도 꽤나 기개가 있네요. 비굴하게 살 바엔 깔끔하게 죽는 걸 선택하는 걸 보니.”유란이 옆에서 덩달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대사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자부심이 가득한 사람들이야. 비록 이 노인은 날 곤경에 빠뜨린 적이었지만 시신이 들판에 버려지도록 가만히 둘 수는 없어. 좋은 무덤 자리를 찾아서 묻어주도록 해.” 임지환은 유란에게 신신당부했다.“네, 용주님!”유란이 대답하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 “방금 홍 시장님이 오셔서 중요한 일이 있으니 용주님과 상의하고 싶다고 하더군요.”“그래? 마침 송씨 가문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궁금했는데 잘됐네.”임지환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지하실을 떠났다.홍진은 이미 거실에서 임지환을 기다린 지 오래되었다.홍진은 뜨거운 냄비 위의 개미처럼 거실을 서성거리고 있었고 안색도 좋지 않을뿐더러 얼굴색은 매우 어두웠다.“임 대사, 드디어 나오셨군요. 큰일 났어요. 이번에 송씨 가문이 칼을 갈고 우리를 덮칠 모양입니다.”임지환이 나타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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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구르미 빌리지.“지수야, 이건 임지환이 너에게 전해달라고 한 거야.”한수경이 서류 하나를 배지수에게 건네주었다.배지수는 비단 재질의 잠옷을 입고 얼굴이 창백한 채로 소파에 반쯤 누워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동요할 만큼 하얗고 고운 발이 잠옷 밖에 나와 있었다.“지환이 방금 그렇게 큰 소동을 일으켜 우리 가족을 전부 몰살할 뻔했어. 근데 또 갑자기 너에게 영문 모를 서류를 주다니, 왜? 또 우리 배씨 가족을 뭔가 나쁜 일에 끌어들이려는 거야?”배지수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서류를 받아 들고 훑어보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무심한 태도로 읽었지만 서류 내용을 확인하면 할수록 배지수의 얼굴에 놀라움이 짙어졌다.마침내 배지수는 맨발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흥분한 얼굴로 외쳤다. “언니, 우리가 돈벼락을 맞게 되었네요!”한수경은 이유를 몰라 어안이 벙벙한 채 물었다.“돈벼락? 설마 임지환이 너에게 돈이 되는 큰 사업을 선물한 거라고 믿는 거야? 그 사람 주제에 무슨 사업을 줄 수 있다고.”“언니, 이건 주문서가 아니야. 이건 주식 양도 계약서야. 내가 서류에 사인하기만 하면 앞으로 난 경성 그룹의 최대 주주가 되는 거야!”배지수는 눈에서 뜨거운 열정이 불처럼 타올랐고 터져 나오는 흥분을 억누르지 못했다.“그럴 리가 없어! 이 계약서는 분명 가짜일 거야!” 한수경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설마 가짜겠어? 이 서류에는 청월 씨의 친필 사인도 있어.”“임지환이 아무리 대담해도 이런 일로 장난칠 배짱은 없을 거야.” 배지수는 즉시 한수경을 반박했다.그러자 한수경도 할 말을 잃었다.배지수의 주장에 일리가 있었다. 임지환과 이청월의 관계가 아무리 가깝고 친밀하다 해도 임지환이 계약서를 위조할 용기는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설마 이씨 가문이 진짜 경성 그룹을 배씨 가문에게 돌려줄 생각인 건가?“진위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지금 당장 이청월에게 전화해 확인하는 거야. 이청월이 계약서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이번에야말로 네가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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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진 도련님 외에는...”갑자기 예고도 없이 배지수의 머릿속에 임지환의 모습이 떠올랐다.하지만 배지수는 곧 마음속에서 강력하게 부정했다.임지환은 비록 이씨 가문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고 심지어 이청월과 연인 관계일 가능성도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씨 가문에 명령해 경성 그룹을 순순히 배씨 가족에 넘겨주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제아무리 이씨 가문이라 해도 돈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건 아니다.“청월 씨가 3일 후의 계약식에 널 초대하지 않았어? 그때 가서 직접 청월 씨에게 물어보면 되잖아?” 한수경이 배지수에게 중요한 사실을 다시 귀띔했다.“응,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겠지. 제발 그날에 이 일의 진상이 밝혀지면 좋겠어.”배지수는 손에 들고 있는 계약서를 꽉 쥐었고 밝고 빛나는 눈에는 참을 수 없는 기쁨이 넘실거렸다....3일 후, 힐튼 호텔 입구.명품 차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모여 있고 호텔 밖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검은색 낮은 목선 드레스를 입은 배지수는 하이힐을 신고 한수경의 동행하에 천천히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두 사람은 눈앞의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강한시의 대다수 유명 인사들이 로비에 전부 모여 있었고 그중에는 연예계의 스타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청월 씨는 단순한 계약식이라고 하지 않았어? 이건 계약식치곤 너무 호화로운데.” 배지수는 평소 TV에서만 보던 스타들과 재벌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장소를 잘못 찾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어머, 이건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사촌 언니잖아? 너 같은 보잘것없는 영업 매니저가 어떻게 이런 고급 연회에 참석할 자격이 있는 거야? 낯가죽에 철판을 깔았나?”배지수가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을 때 조롱이 섞인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배지수가 돌아보자 연한 녹색의 얇은 드레스를 입고 요염하게 화장한 배영지가 깡패처럼 보이는 청년의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오는 모습을 발견했다.“정말 세상 좁네!”배지수는 배영지를 흘깃 쳐다보고 쌀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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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미친놈아, 이거 놓지 못해?”배지수는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주변 사람들은 송우빈의 살벌한 눈빛에 위협받아 마치 눈이 먼 것처럼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누구도 실력과 사회적 지위가 막강한 송씨 가문과 맞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언니, 반항하지 말고 그냥 포기해. 우리 오빠가 찍은 여자는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어. 비록 난 언니가 마음에 들진 않지만 우리 오빠가 널 마음에 들어 하니 나도 어쩔 수 없이 나 자신을 희생해서 너와 함께 우리 오빠를 공유해야겠어.”배영지는 짓궂은 웃음을 지으며 큰 희생이라도 하는 듯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모든 건 배영지가 일부러 꾸민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송우빈의 여색을 밝히는 정도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잘 아는 배영지는 절세미인 배지수가 송우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모든 게 배영지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었다.별다른 상황이 없다면 오늘 이후로 모든 사람이 배지수가 누구나 다 마음대로 갖고 놀 수 있는 창녀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난 청월 씨가 초대해서 온 거야.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네가 감히 감당할 수 있겠어?”늑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배지수는 급한 김에 갑자기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하지만 송우빈은 전혀 손을 놓을 생각이 없어 보였고 오히려 더욱 힘을 줘 배지수를 강제로 자기 곁으로 끌어당기며 장난스러운 눈빛을 보였다.“지지배야, 네가 뭐 인물이라도 되는 듯 해? 이청월이 뭔 대수야? 이청월이 아니라 이청월 아버지라도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아? 오늘은 내가 그 이씨 가문의 소문난 잔치를 깨버리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그래? 누가 너한테 그런 말도 안 되는 배짱을 줬는지 참 궁금하구나.”바로 그 순간, 냉랭한 목소리가 송우빈의 뒤에서 들려왔다. 배지수가 고개를 돌려보니 문 입구에서 잘생긴 얼굴에 긴 머리칼을 흩날리며 들어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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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송우빈은 버둥거리며 힘겹게 바닥에서 일어나 살벌한 눈빛으로 이청월을 노려보았다.하지만 이청월은 송우빈이 그냥 우습기만 해서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받아쳤다.“어디 할 수 있다면 한번 덤벼봐. 우리 이씨 가문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순식간에 이청월이 쏘아 올린 작은 공으로 현장 분위기가 후끈하게 달아올랐다.“오늘 이 계약식에 아무래도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 같아.”“내가 듣기로는 최근 실력이 예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항성 송씨 가문이 강한시에서 꽤 큰 소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던데.”“아무리 강한 용이라도 그 지역의 우두머리 뱀을 이기지 못해. 게다가 이씨 가문은 강한시의 최고 재벌로 손꼽히는 명문대가잖아. 송씨 가문이 항성에서 횡포를 부리며 다녀도 여기서는 꼬리를 감추고 이씨 가문의 눈치를 봐야 해.”여기저기서 이씨 가문과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는 상계 대부들이 이씨 가문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너희는 지나치게 한 면만 집중해 보고 있어. 송씨 가문은 상업적으로 성장한 일반 가문이 아니야. 송씨 가문은 무술 전통을 가진 집안으로 가문 내에 무술 고수들이 두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 한 항성 상인이 참다못해 주변 사람들에게 뜻밖의 사실을 밝혔다순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무술 전통을 이어온 가문이라는 호칭은 송씨 가문 자체보다 더 설득력이 있었다. 이씨 가문의 편을 들던 사람 중 일부분이 약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며 입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DCM 그룹, 유란 씨가 도착했습니다!”벨보이의 외침과 함께 모든 시선이 일제히 문 쪽으로 쏠렸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와 푸른 눈동자를 가진 유란은 눈 부신 달빛 드레스를 입고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탈 하이힐을 신고 등장했다. 유란은 동화 속에서 걸어 나온 요정처럼 일거수일투족이 유혹적인 매력을 내뿜고 있었고 모든 남성의 마음을 확 흔들어 놓았다.하지만, 모든 사람의 예상과 달리 유란은 로비에 입장하기 전에 잠시 멈춰서 자리를 비워 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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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이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해?”임지환은 이청월의 말이 무척 궁금했다.“오늘 송씨 가문 사람들이 분명 말썽을 부릴 거야.”이청월은 임지환의 귀에 속삭이며 말했다. “네가 계속 겸손하게 허허 웃으며 나오면 체면을 구기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야.”두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다정하게 속삭이며 친밀한 연인 같은 모습을 보였다.게다가 방금 유란 조차 임지환에게 예우를 다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던 귀빈들은 임지환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더 크게 가졌다.이 장면을 목격한 배지수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잡으며 알 수 없는 질투심이 마음속에서 솟아올랐다.비록 배지수와 임지환은 이미 이혼한 사이지만 여자가 남자에 대한 소유욕은 여전히 강했다.한수경은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배지수를 보며 혹시나 딴생각이라도 할까 봐 귀에 대고 귀띔했다. “지수야, 너 또 착각하면 안 돼. 네 지금 신분이나 위치로 볼 때 임지환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다음 생에라도 너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될 수 없어.”“언니, 오해하지 마세요. 저 연애에 눈이 먼 바보가 아니에요.”배지수는 웃으며 해명에 나섰다. “단지 임지환이 여자를 이용해서 출세하는 방식이 싫을 뿐이에요.”“이 청월 씨가 도대체 임지환의 어떤 면에 반해서 이토록 체면을 지켜주는 거야? 임지환이 정말 뭔가 남모르는 특기라도 있는 건 아닐까?”한수경은 의미심장한 주장을 펼치며 음흉한 눈빛으로 배지수를 바라보았다.배지수는 한수경의 눈빛에 온몸이 불편해졌고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물었다.“언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나한테 굳이 숨길 필요까지 없잖아. 임지환이 그쪽 일이 특별히 뛰어난 게 맞지? 아니면 어떻게 이씨 가문 큰아가씨가 저런 한 푼도 없는 가난뱅이를 좋아하겠어?”한수경은 진지하게 분석하며 자기주장이 더 확고해졌다.‘음, 그것도 장점 중의 하나이긴 하네.’“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는 거야?”배지수는 즉시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빨개지고 호흡도 덩달아 살짝 가빠졌다.남녀 사이의 속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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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이 종은 댁이 다시 꽁꽁 싸매서 가져가는 게 좋겠어. 네 잘난 두 아들이 전부 뒈졌으니 네 임종을 지켜줄 사람도 없을 테니까, 안 그래?”임지환은 송진국 앞에 다가가서 느긋하게 말했다. “어디서 굴러온 놈이 감히 내 앞에서 개소리를 치고 앉아 있어?” 송진국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임지환을 꾸짖었다. 원래 엄숙하고 냉랭하던 얼굴에 한층 더 차가운 기색이 돌았다.“내가 누군지 궁금해? 난 그냥 청월 씨 소속 경호원일 뿐이야.”임지환은 웃으며 대답했다.송진국은 그 말을 듣고 냉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이청월에게 도발적으로 말했다.“청월 씨, 보아하니 이씨 가문에 쓸만한 사람이 전혀 없는 모양이군요. 이런 하찮은 인간을 자기 신분에 맞지 않는 큰 무대에 올리는 걸 보니.”“보아하니 송 선생님이 내가 생각했던 만큼 신통한 분이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이 제대로 사전 조사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 부하는 싸움 실력이 대단한 경호원이에요.”말을 마치고 이청월은 임지환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 기회를 빌려 송 선생님에게 한 번 실력을 보여줘 봐. 송 선생님에게 여태껏 못 본 세상을 보여드리게.”“난 단지 한마디만 했을 뿐인데 즉흥적으로 연기하며 이 상황을 즐기고 있네.”임지환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이청월을 말릴 수 없다는 듯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난감해하는 표정이 송진국의 눈에는 임지환이 겁먹어 감히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별 볼 일 없는 경호원이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겠어? 그렇게 대단한 실력이라면 내 두 부하와 한 판 붙어 실력을 증명해 봐.” 송진국은 거만한 태도로 임지환을 부추겼다.이청월의 의도적인 유도 덕분에 임지환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들은 다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더니 이게 웬걸?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찌질이구먼!”“이씨 가문은 인재가 이 정도로 고갈된 거야? 한낱 경호원을 내세워 이씨 가문의 체면을 세우다니, 말도 안 되는 상황이잖아.”사람들의 조롱에도 임지환은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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