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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은침 날리는 용왕: Chapter 201 - Chapter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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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이성봉이 무거운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왔다.그 모습을 본 임지환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성봉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아버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옆에 있던 이청월도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지환 씨,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이성봉이 진지한 표정으로 임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장가 가주 자리에 도전한 종사가 누군지 아세요?""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장도행과 철천지원수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이때 임지환이 눈을 반짝이며 이성봉에게 말했다."혹시 성봉님은 알고 계신가요?""저도 자세히는 몰라요. 다만, 지환 씨랑 연관된 건 분명해요."이성봉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잘 모르신다면서, 저랑 연관되어 있다니...."앞뒤가 안 맞는 말에, 임지환의 표정이 이상해졌다.그는 거의 3년 동안 신분을 숨긴채 과거와 단절된 삶을 살고 있었다.용주가 다시 세상에 나타난 것이 아닌 이상, 그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없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과 연관된 사람이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지환 씨 손에 죽은 서삼도라는 인물, 기억하시죠?"이성봉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설마 그 서삼도랑 동문인가요?"뜻밖의 관계성을 알게 된 임지환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건 아니고요. 제자까지는 아닌데, 전에 서삼도가 그 종사한테 가르침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만약 지환 씨가 서삼도를 죽인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꽤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이성봉이 임지환의 안색을 살피면서 조심스레 말했다."그럴 능력이 있으면, 어디 와보라죠! 전 전혀 상관없어요!"임지환이 비웃으며 말했다.귀찮은 건 딱 질색이었지만, 걸려 온 싸움은 피하지 않았다. 만약 상대가 두려운 줄 모르고 덤벼온다면, 철처히 무너뜨려 줄 생각이었다. "그런 말 하지 마. 그쪽은 무려 종사라고. 네가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좋을 거 없어.”이청월은 진심으로 임지환이 걱정됐다."걱정 마, 겨우 종사가지고. 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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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는 배지수가 입을 열었다. "꽤 일찍 온 줄 알았는데, 구경꾼들이 벌써 이렇게 모였을 줄이야!"바글거리는 인파를 바라보던 배지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얘야, 여기에 자리 잡은 것만으로도 만족해."배 갑판 위에 앉아 있던 배지수의 둘째 삼촌, 유옥수가 말했다. "내가 미리 인맥을 동원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우리 모두 저 사람들처럼 서서 봐야 할 참이었어!"이곳은 결전이 펼쳐질 경호 호수 공원으로부터 약 1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이번 대결을 구경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공원은 아주 북새통이었다. 장가는 결국 질서 유지를 위해, 공원 일대를 봉쇄하도록 관할 경찰한테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초청받아 전투를 관람하러 온 명문가의 자손들만이 통행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으며, 배지수와 같은 일반 관광객들은 이 인파 속에서 멀리서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누나, 종사면 무협지 소설처럼 막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거 아니야?"배준영이 기대감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너 이 녀석, 맨날 소설만 쳐 보더니, 쓸데없는 소리 할래?"유옥수는 배준영을 웃으면서 핀잔을 준 뒤, 배지수를 바라봤다."지수야, 경호 호수 이름의 유래를 아니?"배지수가 호수를 바라보며 천천히 답했다. "거울 호수 물결은 맑은 물결을 흔들고, 방랑자의 귀향은 기쁨이 넘친다. 이백의 시에서 유래 된 거 맞죠?""미모와 학식,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네."유옥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 "남자 좀 소개해 줄까? 이쪽에서 좀 잘나간다는 놈으로."“둘째 삼촌, 전 지금 회사 운영에만 신경 쓰고 싶어요. 연애는 인연이 닿으면 하고, 아니면 말고, 중요하지 않아요."배수지가 웃으며 거절했다."삼촌이,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인 거 알지? 여긴 인재가 많은 곳이야, 누굴 만나도 임지환 같은 쓰레기보단 나을 거다."유옥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유옥진도 합세했다."임지환이라는 사람, 그렇게 질이 안 좋아?"유옥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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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누나, 잘못 본 거 아니야? 임지환은 그냥 경비원일 뿐인데 어떻게 센터 섬에 들어올 자격이 있겠어?"배준영은 입을 삐죽거리며 믿지 않았다."내가 잘못 봤나 봐. 확실히 그곳에 나타날 자격이 없긴 하지!"배지수는 스스로를 비웃으며 이 터무니없는 생각을 부정했다."임 명의, 잠시 후 우리와 함께 앉으면 되네."센터섬에 오르자마자 이성봉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어 귀띔해 주었다."아빠. 벌써 도중에 800번도 넘게 말해서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에요."이청월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지환 씨도 귀가 달렸으니까 분명히 들었을 거예요.""걱정돼서 그런 거지!"이성봉이 멋쩍게 웃었다."걱정하지 마세요. 그 사람이 나를 건드리지 않는 한 나도 함부로 나서지 않을 겁니다."임지환은 말을 마치고 바로 센터 섬에 올랐다.센터 섬의 경호공원 안에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질서가 정연했다.이 사람들은 대화가 많지 않아 바깥의 소란스럽고 붐비는 분위기와 선명하게 대조되었다.이곳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대소시에서 유명한 인물들이다.이 정도 레벨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무도 종사 대표의 의미를 더욱 잘 알고 있다.평소 제멋대로 소란을 피우던 장이영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조용히 앉아있을 정도이다.모두 숨을 죽이고 베일에 싸인 종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임 선생, 드디어 오셨구먼!"늦게 자리에 온 임지환을 보며 호심정에 앉아 차를 마시던 장도행은 갑자기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았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임지환의 앞으로 다가가 그를 맞이했다.어엿한 종사인 장도행이 이렇게 젊은 후배를 직접 맞이하며 깍듯이 대하는 장면을 보고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임지환을 따라 들어온 이가 부녀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장가 가주가 직접 맞이할 정도로 임지환의 지위가 높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저는 오늘 구경꾼일 뿐이니 전력을 다해 결전 준비를 하세요."임지환은 상석에 앉으라는 장도행의 호의를 거절하고 아무 빈자리나 찾아 앉았다."저 사람은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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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일위도강, 그 자체는 어렵진 않지만 이 속도를 유지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역시 종사급 고수다워!”...센터섬에 앉은 사람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고 꽤 먼 거리에서 구경하고 있는 이들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거리가 멀어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호수면을 넘는 그 모습은 모두가 아는 상식을 뒤엎을 만큼 충격적이었다.“장도행, 넌 20년 전 이미 내 손에 죽었어야 할 자다. 지금까지 그 비루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건 이 조성균이 종사급 고수가 된 뒤 직접 널 죽이겠다 맹세했기 때문이지.”호수면에 서 있는 조성균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비수처럼 날카로운 시선에 다들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조성균? 설마 20년 전 강남 일대를 휩쓸었던 그 조성균?”“아, 생각났다. 종사급 이하 고수들 상대로는 단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는 그 사람이잖아!”“20년 동안 종적을 감췄다더니 그 사이에 종사급 고수가 되었을 줄이야!”“이번엔 아무리 장 회장이라고 해도 힘들겠어!”장도행 역시 내놓으라 하는 고수였지만 조성균의 기세에 다들 주눅이 든 채 수군댔다.“다들 왜 그렇게 겁을 먹었어? 이제 겨우 종사급 초기일 뿐이야. 반면, 우리 아버지는 이미 10년 전 종사급 경지에 이르셨지. 저딴 자식 따위 한방에 보내버릴 수 있다고.”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장이영이 코웃음을 쳤다.“아, 맞습니다.”“회장님 실력이야 저희도 알고 있죠. 조성균 같은 자가 10명이 동시에 달려든다 해도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겁니다!”“지난 10년간 소항시 최대 강자로 자리잡았던 회장님입니다. 쉽게 흔들리지 않으실 겁니다!”이에 장이영 근처에 앉은 이들이 바로 맞장구를 쳐주었다.“그래, 그래야지. 어? 아저씨, 나랑 같이 호심정으로 가죠?”사람들의 아부에 으쓱하던 장이영이었지만 임지환을 발견하고선 바로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도련님, 지환 님은 건드리지 말라고 회장님께서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지금 가시면...”박군영이 난처한 듯 고개를 숙였지만 장이영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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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20년이 흘렀지만 넌 성장이라곤 없구나.”수면 위를 빠르게 달리는 장도행을 바라보던 조성균이 피식 웃었다.그리고 다리에 힘을 조금 주어 밟고 있던 대나무를 부순 그는 허공을 향해 손을 들었다.그리고 그의 손길에 따라 대나무 조각이 부웅 하늘로 뜨더니 화살처럼 장도행을 날아가기 시작했다.판타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에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공격... 서삼도의 어도법과 굉장히 비슷하군요.”이성봉은 애써 목소리를 깔며 말을 걸었다.종사급 고수는 오감 자체가 일반인들과 달리 극도로 발달한 이들이라 괜히 목소리를 높였다가 들리기라도 할까 봐 걱정돼서였다.“서삼도보다는 조성균이 더 낫네요.”다들 놀란 와중에 임지환은 여전히 무덤덤한 모습이었다.“지환아, 넌 두 사람 중에 누가 이길 것 같아?”이청월이 눈을 깜박이며 물었지만 임지환은 그저 묘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이때 직원들이 다가와 이성봉 부녀에게 찻잔을 건넸다.“이런 거 보지 마. 네 생각보다 훨씬 잔인한 사람이 될 테니까. 마침 목도 좀 마르겠다... 차 좀 끓여줄래?”“그래!”임지환의 말에 이청월은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이런 상황에서 차가 넘어가십니까? 회장님께선 도대체 왜 그쪽을 그렇게 신뢰하는지 모르겠습니다.”때마침 다가온 박군영이 언짢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이 결투의 승패는 저와 아무 관련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차를 마시든 술을 마시든 그쪽이 뭐라고 할 자격은 더더욱 없고요.”“그래. 이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너랑 아무 상관없어. 그것만 똑똑히 기억해. 아버지가 조성균을 이기면 넌 그대로 내 앞에서 꺼지면 되는 거야. 알겠어?”정자 기둥에 기댄 장이영이 비아냥댔다.이번 결투에서 장가가 이긴다면 소항시에서 장가의 명성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게 될 테고 전국 각지의 무림 고수들이 장가로 몰려들 것이다.그때가 된다면 임지환 따위 하나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닐 것이라 장이영은 생각하고 있었다.“글쎄. 장 회장이 이길 수 있을까?”임지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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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기를 사용하면 쉽게 지치기 마련, 장도행의 체력으론 끝까지 결투를 리드해 나갈 수 없을 거라 임지환은 확신했다.“말은 누가 못해? 어디서 잘난 척이야?”장이영은 여전히 비아냥댔지만...잠시 후, 역시나 임지환의 추측대로 조성균은 장도행의 공세가 끝날 쯤에야 진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수많은 펀치가 화살처럼 장도행의 몸을 강타했고 그 충격에 수십 미터 뒤로 물러난 장도행은 겨우 중심을 잡았다.“쿨럭쿨럭.”거친 기침 소리와 함께 빨간 피가 입꼬리를 따라 주륵 흘러내렸다.갑작스러운 반전에 다들 어안이 벙벙해졌다.“지환 님, 저희 회장님 좀 살려주십시오!”당황하던 박군영이 바로 임지환에게 부탁했다.“아저씨, 아직 승부 안 났어. 왜 이렇게 비굴하게 굴어? 아저씨가 이럴 수록 우리 집안 체면만 깎인다는 거 정말 몰라서 이래?”장이영의 오만한 태도에 임지환도 피식 웃었다.“그러게요. 도련님도 아직 여유로우신데 그쪽이 뭐가 급하다고 이러세요. 일단 보시죠.”이에 박군영도 그저 굳은 표정으로 두 사람을 지켜볼 뿐이었다. 꽉 쥔 주먹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였다.“장도행, 오늘이 네 제삿날이다.”피를 흘리는 장도행을 발견한 조성균의 눈동자에 살기가 번뜩였다.호수면 위를 운동장 달리 듯 성큼성큼 달리더니 장도행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펀치를 날렸다.커다란 바위가 내리찍는 듯한 충격에 장도행은 또 가차없이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조성균은 이렇게 쉽게 끝낼 생각이 없는 듯 아예 장도행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펑!어느새 호심정 외각으로 튕겨난 장도행에게 더 이상 퇴로는 남아있지 않았다.“장난은 이쯤하고 이제 죽여줄 때가 온 것 같군.”말이 끝나기 바쁘게 전력을 다한 펀치가 내리꽂히고 그 충격에 날아가다시피한 장도행은 호심정 바닥에 그대로 내리꽂히고 말았다.“도... 도망쳐...”어느새 옷은 토한 피로 흠뻑 적셔진 상태, 숨도 겨우 쉬는 와중에 그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며 모두에게 소리쳤다.그리곤 겨우 몸을 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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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퍽! 퍽!어느새 피가 이마를 붉게 물들였지만 박군영은 끝없이 머리를 조아렸다.지금 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사람은 임지환뿐이라는 걸 박군영은 잘 알고 있었다.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무거운 북소리처럼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한편, 조성균은 꽤 흥미롭다는 듯 임지환을 훑어보기 시작했다.‘뭐지? 왜 저딴 젊은이한테 저렇게까지 머리를 조아리는 거지?’“좋습니다. 모시는 주인을 향한 충심을 봐서 이번 한 번은 도와드리죠. 아, 청월아. 찻잔은 네가 들고 있어. 돌아올 때쯤이면 알맞게 식었을 거야.”찻잔을 이청월에게 건넨 임지환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어딜 가려고 그래. 저 사람 종사급 고수라는 말 못 들었어? 지금은 센 척하면서 자존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고.”이청월이 다급하게 임지환을 막았다.“괜찮아. 저 정도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니니까.”그리고 그는 아직도 비틀거리는 장도행의 어깨를 토닥였다.“이만 쉬세요. 여긴 저한테 맡기십시오.”“지환 님, 이 일은 제 일입니다. 참견하지 마십시오.”무도인으로서, 종사급 고수로서 나름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그였다. 결투를 채 끝내지 못하고 내려오는 건 그에게는 죽음보다 더한 치욕이나 마찬가지였다.“저도 참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차맛을 흐리는 사람이 있어서요.”임지환이 조성균을 힐끗 바라보았다.“하,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 주제에 건방떨긴. 비켜. 안 그럼 너까지 죽여버릴 테니까.”임지환을 바라보는 조성균의 눈동자에는 경멸로 가득했다.“저 사람은 누구죠? 뭔데 저렇게 자신만만한 거죠?”“종사급 고수들 앞에서 감히... 겁도 없어라.”“저렇게 허세부리다 죽지...”흥미진진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관객들도 임지환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너도나도 조롱의 말을 던졌다.젊으니 패기가 있는 건 이해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거의 대부분이었다.“지환 님은 너무 충동적인 게 흠이야. 저렇게 찾아서 사고를 쳐서야 원... 이제는 피하려고 해도 안 될 텐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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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뒷짐을 진 채 여유롭게 말하는 조성균은 마치 이 상황을 주재하는 판사라도 된 듯한 모습이었다.“어차피 날 곱게 보내줄 생각은 없었다? 아쉽네...”임지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뭐가 아쉽다는 거지?”조성균이 미간을 찌푸렸다.“넌 결국 질 테니까. 네가 말한 것 중 그 어떤 것도 행하지 못할 거야.”당연한 일을 말하 듯 침착한 모습에 조성균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하하하... 이 나이까지 살면서 이렇게 기 막힌 농담은 처음이군. 난 종사급 고수, 무예의 정점에 선 자다. 너 같은 애송이는 한 수도 받아내지 못할 거라 이 말이야!”“그래? 그럼 먼저 공격할 기회를 줄게.”“세상에!”“내... 내가 뭐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조성균한테 먼저 공격하라고 한 거 맞아? 하,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아나 봐.”“장가에서 칼받이로 구한 사람인가? 젊은 나이에... 도대체 뭘 주기로 했길래 이런 희생을...”임지환의 말에 사람들은 물론 조성균도 웃음을 터트렸다.“사람들이 하는 말 다 들었지? 이쯤 되면 아무리 멍청해도 지금 네 태도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건지 알 거야. 어때? 이젠 좀 생각이 바뀌었나?”“먼저 공격하라니까 뭔 말이 그렇게 많아... 왜? 겁이라도 먹은 거야?”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임지환의 모습은 조성균은 화가 치밀었다.“그래.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죽여주마.”그리고 사냥을 앞둔 뱀처럼 기괴한 모습으로 움직이던 조성균은 임지환의 머리를 향해 머리를 뻗었다.종사급 고수의 힘이라면 인간의 두개골 따위 부숴버리는 건 일도 아니니 다들 임지환의 죽음을 확신했다.“조심하세요!”조성균의 공격에 숨을 고르던 장도행은 다급하게 소리쳤고 다른 이들은 긴장감에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보았다.퍽!이에 임지환은 그 자리에 선 채 영기로 보이지 않는 방패를 만들었다.그리고 그 방패에 가로막힌 조성균은 주먹을 더 앞으로 뻗으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시간이 멈춘 듯한 기괴한 화면에 다들 어리둥절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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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단 한 수.단 한 번의 공격으로 종사급 고수를 호수에 처넣은 이 상황에 다들 뭘 잘못 본 건가 싶었다.차? 게다가 그 와중에 차 온도나 신경 쓰고 있다니.“어? 어. 알겠어.”충격에서 가장 먼저 헤어나온 이청월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그녀는 임지환의 앞으로 다가갔다.아직도 살짝 김이 나는 찻잔이 방금 전 대결이 얼마나 찰나의 시간이었는지 말해 주고 있었다.차를 단숨에 마신 임지환이 고개를 끄덕였다.“음, 좋아. 딱 맞네 온도가.”경악, 충격, 두려움.수많은 감정들이 담긴 시선들 속에서도 임지환은 여유롭기만 했다.그리고 이청월에게 다시 찻잔을 건네며 임지환이 말했다.“차 한 잔만 더 부탁할게.”“또 어디 가려고.”“아, 저 자식 죽여버리려고.”임지환의 손가락은 어느새 호수에서 벗어나 물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는 조성균을 가리키고 있었다.종사급 고수를 죽인다.약 10분 전까지만 해도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웃었겠지만 방금 전 임지환의 실력을 확인한 사람들은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두 번째 차가 식기 전에 조성균을 죽이겠다...천하에 이토록 자신만만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쿠궁!굉음과 함께 임지환도 호수면을 달리기 시작했다.그가 달리는 이유는 단 하나, 꼴 사납게 도망치고 있는 조성균을 추격하기 위해서였다.‘너무 강해... 너무 강한 상대야. 일단 살아야 해. 어떻게든 살아남으면 이 치욕을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거야.’있는 힘껏 달려 단 1분만에 몇 킬로미터를 달린 조성균은 눈앞의 해양 경찰들과 구경을 위해 모인 선박들을 향해 소리쳤다.“죽고 싶지 않으면 다들 비켜!”마지막 고함과 함께 조성균은 한 발로 호수면을 내리차고 거대한 파도가 일으며 경찰 요트와 선박들 전부 맥없이 뒤집히고 말았다.“으악!”“뭐야, 살려줘!”가만히 있다가 봉변을 당한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호수는 엉망이 되었다.슈욱! 푹!같은 시각, 조성균의 뒤를 바싹 쫓던 임지환은 그를 향해 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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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호심정과 꽤 떨어져있는 거리라 남자의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이상하리만치 익숙한 뒷모습 때문이었다.잠깐의 정적 후.모든 사람들은 갑자기 정신이 든 듯 호숫가 중심을 향해 몰려들기 시작했다.그 목적은 단 하나, 임지환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지만 그들이 도착했을 때 임지환은 아직 차향을 풍기는 빈 찻잔만 남겨둔 채 자취를 감춘 뒤였다.한편, 임지환이 떠난 뒤 그 누구도 그의 정체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장도행의 명령까지 떨어지자 경호 공원에 모인 이들은 임지환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더 몰려들었다.“진운 씨, 잠깐만요.”호심도에 도착한 배지수는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고 말을 걸었다.“지수 씨, 여긴 무슨 일로...”배지수를 발견한 진운이 물었다.“저기... 아까 그분 도대체 누구세요? 혹시 아시는 분인가요?”“어... 글쎄요. 안다면 아는 사이죠.”진운이 어색하게 웃었다.“근데 그건 왜 물으세요?”“그 사람... 혹시 임지환인가요?”망설이던 배지수가 용기를 내 물었다.“임지환이요? 그게 누군데요?”“아... 역시 잘못 본 건가...”진운이 시치미를 떼자 잠깐 혼란스러워하던 배지수는 곧 고개를 저었다.‘하긴... 임지환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일 리가. 정말 그렇다면 3년 동안 같이 살았던 내가 몰랐을 리가 없어.’“아,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을 했나 보네요.”배지수가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저기... 진운 씨, 3일 뒤에 혹시 시간 있으세요?”“왜 그러시는데요?”“3일 뒤에 저희 외할아버지 팔순 잔치인데 진운 씨도 오셨으면 해요. 물론... 오늘 자리를 빛내주셨던 그 고수님도 함께 오신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고요.”‘진운과 그 고수가 동시에 등장한다면 외할아버지께 최고의 생신 선물이 될 거야.’“그게... 그분이 참석하실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말씀은 전해 드리죠.”“네. 그럼 연락 기다리고 있을게요.”배지수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깊은 밤, 성운호텔 스위트룸.“오늘 너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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