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누군가가 하이힐로 문질렀다고?조유진은 피식 웃었다.“하이힐로 문지른 사람은 내가 아니네요. 배 대표님,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조유진은 손을 뻗어 배현수를 밀쳤다.그의 품에서 살짝 떨어지자마자 그에게 잡혔다.남자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의심스러운 듯 말했다.“네가 아니라고?”조유진 말고 누가 감히 하이힐 구두로 그의 다리를 문지르겠는가?조유진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진짜 나 아니에요. 배 대표님, 미팅 자리에서 구두로 고객사 대표의 다리를 문지를 만큼 그렇게 심심하지 않아요.”배현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미간은 점점 더 찡그려졌다.조유진인 줄 알고 마음껏 문지르도록 내버려 뒀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배현수의 눈빛은 음험하고 혐오스럽게 변했다.신발이 양복바지 위를 문질렀지만 목구멍에는 파리가 끼인 것처럼 속이 메스꺼웠다.손가락 마디마디의 뼈가 보일 만큼 주먹을 꽉 쥐었다.다시 정신을 차린 조유진은 무슨 일인지 짐작이 갔다.“배 대표님, 따지려면 엄 팀장님을 찾아가세요. 하지면 계약서에 이미 사인까지 했으니 계약을 무르려면 위약금을 물어야 할 것 같네요.”엄명월은 방금 일부러 그녀를 이용했다.그러니 한 번쯤 역습하는 것이 그리 과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배현수의 얼굴은 얼어붙은 듯 차가웠다.“배 대표님, 엄 팀장님 사무실은 9층에 있습니다. 안내해 드리죠.”가서 따지라고?물론 조유진은 이 단어를 말하지 않았다....9층 사무실.엄명월은 대박을 터뜨린 기쁨에 잠겨있었다. 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엄 팀장님, 배 대표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미친, 조유진 이 여자, 복수심이 대단하네! 이렇게 빨리 역습하다니?’사무실 문이 열리자 조유진은 배현수에게 안으로 들어가라는 포즈를 취했다.배현수가 들어가자 조유진은 공손하게 웃으며 말했다.“배 대표님, 그럼 엄 팀장님과 얘기 잘 나누세요. 저는 이만 다른 일이 있어 먼저 가보겠습니다.”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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