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아도 고모의 말씀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이미 뼈에 사무치게 경험해봤고,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그녀는 기성은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그와 함께하지 않을 수도 없다.예전 회사에서는 시끄럽게 다투기가 일쑤였고, 그럴 때마다 그에게 벌컥 화를 내며 영원히 눈앞에서 꺼져버리라고 소리치곤 했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이미 자신의 모든 마음과 몸을 그에게 맡겼다는 것을.그와 행복하게 잘 살고 싶었다. 앞으로 그 어떤 험난한 일이 닥친다 할지라도 상관없었다. 예전처럼 그의 옆에서 비서로 일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지금 생각해보니, 예전엔 가장 싫어했던 일들을 지금은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고 있다.기성은 씨, 지금 대체 어디에 있는 거예요?3년 뒤면 돌아올 거라고 약속했었잖아요. 기성은 씨는 날 속였어요.할 수만 있다면, 당신과 함께 과거로 돌아가 화도 내지 않고 다정히 잘 지내고 싶어요.명세진이 말했다. “요즘 서울은 너무 흉흉해. 앞으로 밖에 나갈 때 조심해야겠어. 하, 현아는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네. 그 바보 같은 놈이 혹시나 길을 잃어버리고 헤매다가 납치라도 당하면 어떻게 해.”소민아는 명세진으로부터 핸드폰을 건네받고 뉴스를 보고 있었다. 서울에서 인신매매를 하던 암시장 유흥업소 세 곳이 경찰에 발각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대량의 금지된 마약 물품이 발견되었고, 면북으로 팔려갈 뻔한 백여 명의 여자들이 구조되었다고 한다.사진에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운전기사는 국경을 넘어 도주하려 했지만, 결국 남운 국경 수비대에 붙잡혔다. 마지막으로 밝혀진 정보로는 약물에 완전히 중독되어 몰래 면북 지대로 넘어갈 계획이었다고 한다.그 아래에는 한 소녀가 길거리에서 납치를 당했는데, 경찰이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장기가 적출된 채 싸늘한 시신이 되어 있었다는 기사가 실려있었다.곧이어 휴대폰에 면북 범죄 조직 사이에서 싸움이 발생했고, 납치된 사람들이 본국으로 송환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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