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771 - 챕터 780

1270 챕터

제771화 진정한 의도

고다정이 기획서를 확인해 보니 두 개 팀으로 나뉘어져 있었다.그녀와 채성휘가 각각 따로 팀을 이끌어 약 성분을 배합해 새로운 레시피를 연구해 내는 것이다.팀을 두 팀으로 나뉘었기에 두 팀 간의 경쟁 구도도 끌어내 더욱 많은 새로운 레시피도 연구해 낼 수 있을 것이다.하여 이렇게 팀을 짠 게 싫은 건 또 아니다.하지만 좋다고 말하기도 애매했다. 왜냐하면 고다정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녀는 비록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지만, 아직 그걸 보완할 방법은 찾지 못했다. 하여 괜히 자신이 팀을 이끌어 새로운 레시피를 연구하다가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방해할까 봐 걱정되었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그녀는 기획서를 내려놓고 채성휘를 바라봤다.“기획서 괜찮네요. 우리 연구원들의 새로운 레시피에 대한 연구를 더 광범위하게 자극할 수 있을 건 같지만…”그녀는 갑자기 말을 돌렸다.“저를 2팀 팀장으로 둔 게 저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서요. 저는 전문적으로 배운 게 아니라 그냥 어거지로 보고 배운 거라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뒤떨어질 거예요. 심지어 연구팀에 누를 끼칠 수도 있고요.”그 말을 들은 채성휘는 깜짝 놀라 멍해졌다.고다정이 거절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저는 고다정 씨가 바로 동의할 줄 알았는데. 혹시 전에 저랑 겨뤄서 진 것 때문에 그래요?”채성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가 오해할 만도 하다. 고다정이 전에 사람들에게 주는 느낌은 일정한 이념만 있으면 그것을 실천하고, 그 실천으로 이념이 옳은지 아닌지를 시험하는 것으로 보였으니 말이다.그 질문에 고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거 아니에요. 조금 전에 말하다시피, 제 개인의 전문적이지 못한 지식으로 모든 사람의 연구 과정에 누를 끼칠가봐 걱정돼서 그래요.”“그러면 연구하면서 배울 수 있잖아요. 고다정 씨가 팀장이라고 해도, 문제가 있으면 저한테 와서 물어봐도 되고, 고다정 씨 팀의 다른 연구원들한테 물어봐도 되고요.”채성휘는 고다정을 설득하며 이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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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헛된 망상

몇 분 뒤, 소담이 삼 층 도시락을 들고 사무실에 나타났다.그녀 또한 소파에 앉아있는 채성휘를 보았고, 바로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 그러고는 손에 있는 도시락통을 테이블에 올려 놓으며 고다정에게 말했다.“사모님, 식사하세요.”“네.”고다정은 그녀의 말에 응한 뒤 채성휘를 바라보며 예의상으로 한마디 건넸다.“채 선생님, 도시락 양도 많은 것 같은데, 아니면 같이 먹을래요?”이때 소담도 한마디 더 보탰다.“채 선생님도 남아서 같이 드실 수 있습니다. 저희 대표님이 사모님께서 주변 사람들과도 같이 드실 거라면서 삼 인분 요리를 준비해 주셨습니다.”저런 말 까지 나왔는데 어떻게 남아서 같이 먹을 수 있겠는가?특히 소담의 말끝마다 사모님 소리에 그는 더욱 불편해 났다.“저는 됐어요. 고다정 씨 일단 점심 드시고, 저녁쯤 택배가 도착하면 제가 가져다드릴게요.”말을 마친 뒤 그는 고다정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소담은 다급히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눈을 흘겼다.‘고작 이 정도 기량으로 감히 우리집 사모님을 넘보다니. 진짜 헛된 망상을 하고 있군.’하지만 고다정은 소담의 표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오히려 도시락량에 시선을 뺏겼다.“뭔 반찬을 이렇게나 많이 가져왔어요?”그녀는 조금 전 소담이 일부러 그렇게 말하며 채성휘를 남긴 줄 알았다. 왜냐하면 여준재가 통 크게 채성휘까지 같이 먹을 수 있게 도시락을 사주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예상외로 그녀의 생각과는 완전히 정반대였다..이윽고 소담이 답했다.“대표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채 선생님이 사모님이랑 밖에서 식사하기 좋아하신다고요. 그리고 사모님이 혼자서 재미없어하실까 봐 쉐프님더러 요리를 많이 준비하게 하신 겁니다. 그렇게 하면 사모님이 채 선생님과 같이 식사를 할 수 있게 되는 거고, 사모님도 덜 심심할 거고요.”“…”고다정은 다소 어이가 없었다.게다가 이런 말 또한 여준재만이 할 수 있는 소리이긴 하다.그와 동시에 그녀는 채성휘가 먼저 자리를 떠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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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신세 지다

“이건 엄마가 다른 사람한테 부탁한 학습 자료야.”고다정이 숨을 몰아쉬며 답했다.이때 여준재가 물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부드럽게 말했다.“물 마시고 숨 좀 돌려요.”말을 마친 뒤 그는 바닥에 상자를 보더니 찬성하지 않는듯한 태도로 다시금 입을 열었다.“이렇게 무거운 거 있는데 왜 저 안 불렀어요?”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물을 마시다 말고 여준재를 향해 웃어 보였다.“까먹었어요.”그녀는 진짜로 까먹은 것이다. 전부터 그녀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혼자서 했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했다.그녀의 표정을 본 여준재는 그녀의 진심을 눈치채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답했다.“앞으로 잊지 마요.”“알겠어요.”고다정은 그에게 환심을 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두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애정행각이 기쁘기도 하고 또 걱정되기도 했다.하윤이는 고다정을 바라보며 물었다.“엄마, 이 학습자료 설마 나랑 오빠한테 주는 거 아니지?”“엄마, 우리는 이거 필요 없어요. 엄마도 알잖아요. 엄마의 반대만 아니면 저 지금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공부할 수도 있다고요.”하준이도 옆에서 손으로 4학년을 가리키며 그 말에 가담했다.고다정은 두 아이의 속셈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이거 누가 너희들 거래. 이건 엄마 학습자료야.”비록 두 아이에게 장난하고 싶었지만, 전에 장난이 심해 두 아이가 난리를 피운 걸 생각하고는 그 마음을 접고 사실대로 답했다.옆에 있던 여준재는 이미 예상을 한 듯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하지만 두 아이는 놀라운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봤다.“이거 다 엄마가 공부해야 하는거야?”“엄마는 이미 어른인데 왜 공부하는 거지?”하윤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웃으며 하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엄마 어른 맞는데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거 잘 알아둬. 옛말에 늙어 죽을 때까지도 배운다는운다는 말 있잖니? 즉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거야. 알겠지?”말을 마친 뒤 그녀는 고개를 숙여 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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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준이가 아프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주가 지났다.비록 여준재가 매일 사랑의 도시락을 사주긴 하지만, 고다정은 매일 아침 일찍 나가 늦게 퇴근하며 바쁘게 지냈기에 전체적으로 살이 많이 빠진 상태였다.여준재는 야위어 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엄청 속상했다.그는 고다정에게 여러 번이나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그녀는 말뿐이지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잊어버리곤 했다.그날도 고다정은 연구소에서 저녁까지 일한 뒤에야 퇴근했다.시간도 이미 늦은지라 그녀는 여준재가 먼저 잘거라 생각하고,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하지만 그녀가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까맣던 방안이 순식간에 밝아질 줄 누가 알았으랴.게다가 이미 잠에 든 줄로만 알았던 여준재가 침대에 앉아서 엄숙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흐흐, 이렇게 늦었는데 아직도 안 잤어요?”고다정은 멋쩍게 여준재에게 인사를 건넸다.하지만 여준재는 무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그 어둡고 깊은 눈동자를 보니 소름이 돋는 듯 했다.더 중요한 건 여준재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말없이 고다정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모습에 고다정은 더욱 불안해졌다.이윽고 그녀는 뭐가 생각난 듯 여준재 앞으로 걸어가 겸허하게 자기 잘못을 인정했다.“그렇게 무섭게 좀 보지 마요. 저도 잘못한 거 알았으니까, 앞으로 꼭 일찍이 집에 올게요. 다시는 늦지 않겠다고 이렇게 맹세할게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맹세의 제스처도 취해 보였다.여준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그녀를 바라보더니 그제야 차가운 말투로 답했다.“그래요? 그러면 그 일찍이라는게 몇 시인지 말해봐요. 10시나 11시나 다정 씨에게는 다 똑같은 거 아닌가요? 12시도 일찍하다고 느끼겠네요?”“아…”그 고다정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멍해졌다.왜냐하면 그동안 여준재가 통금시간을 정했어도, 그녀는 그걸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점점 더 굳어가는 여준재의 표정을 보며 고다정은 얼른 그의 기분을 풀어주려 했다.“약속할게요. 앞으로는 10시… 아니 12시에는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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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아이에게 소홀하다.

고급 병실에는 하준이가 다소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었고, 이마에는 해열 패치를 하고 있었다.하윤이는 그 옆에 앉아 다소 걱정스러운 듯 바라봤다.“오빠, 어때? 아직도 머리 아파?”“이젠 그렇게 아프지 않아. 걱정하지 마.”하준이는 마치 어른처럼 동생을 안심시켜줬다.그 둘의 우애 깊은 모습에 강말숙은 그나마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그러고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다소 시름이 놓이지 않는 듯 말했다.“이거, 다정이 한테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집에 누구도 없어 다정이가 의심할 텐데.”“하준이가 지금은 그나마 괜찮아졌지만, 의사 선생님이 하룻밤은 병원에서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가서 이 집사님에게 말씀드리면 돼요. 우리 부모님이 손주들 보고 싶다고 해서 친할머니네 집에 보냈다고요. ”여준재는 자기 생각에 대해 털어놓았다.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누군가가 밖에서 문을 열며 들어왔고, 그건 바로 고다정이였다.“준이야!”고다정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초췌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하준이를 바라보았고, 속상한 마음에 당장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그들은 고다정을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다정아, 네가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강말숙이 놀란 듯 물었다.여준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도 강말숙과 똑같이 놀랐다.아이들도 약간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고다정을 바라보며 낮게 그녀를 불렀다.“엄마.”고다정은 아이들의 표정은 전혀 신경 쓰지 못했고, 눈에는 오직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는 준이의 모습만 보였다. 그녀는 성큼성큼 다가가 준이의 이마를 만지려 했지만 해열 패치를 하고 있는걸 보고는 생각을 바꿔 준이의 얼굴을 만졌다. 얼굴을 만져보니 아직 열이 조금 남아있었다.“어떻게 열이 날 수 있어? 설마 어제저녁에 잘 때 너희들 창문 열고 잤어?”비록 거의 여름이 되어가고 있지만 저녁 기온은 여전히 낮다. 하여 그녀는 계속 두 아이더러 저녁에 창문을 열지 못하게 했었다.고다정의 말을 들은 두 아이는 아까보다 더 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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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연구소에 일이 생기다

자책감에 휩싸인 고다정을 보며 여준재는 살며시 그녀를 품에 안으며 위로했다.“자책할 필요 없어요. 다정 씨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란 것도 잘 알고 있고요.”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만 같았다.다시 한번 말하는 거지만 그녀는 그동안 연구소의 일 때문에 두 아이와 가정, 심지어 여준재한테도 소홀했다.하지만 여준재는 그녀를 탓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가 마음 놓고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그 사실을 숨긴 것이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그녀는 아까 여준재한테 화를 낸 거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다.“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했어요. 아까 그렇게 화를 내면 안 되는 거였는데. 제가 두 아이한테 소홀해 놓고는, 준재 씨가 저 속였다고 화내서 미안해요.”고다정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그에게 사과했다.후회 가득한 그녀의 표정을 본 여준재는 웃어 보이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더욱 다정하게 물었다.“다정 씨 바보 아니에요? 그게 왜 사과할 일이에요. 그리고 제가 다정 씨한테 아이가 아픈 걸 속였으니 엄마로서 다급함에 화를 내는 건 정상이죠.”하지만 고다정의 마음은 여전히 죄책감에 휩싸였다.여준재도 그걸 눈치채고는 그녀를 위로했다.“그렇게 미안하면, 그 프로젝트 끝나고 나와 아이들한테 제대로 보상해줘요.”“프로젝트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요. 앞으로는 가능한 집에 일찍 들어갈게요.”고다정은 조금 전 생각해놓은 계획에 대해 그에게 말해주었다.비록 연구 프로젝트가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아이와 가족, 그리고 배우자와는 절대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여준재는 무언갈 결심한듯한 그녀의 모습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또한 고다정이 그렇게까지 힘들게 일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이다.그렇게 그 둘은 병원에서 꼬박 밤을 새웠다.고다정은 하준이가 또다시 열이 날까 봐, 그동안 자주 하준이의 체온도 체크해줬다.다행히 거의 해가 뜰 대쯤, 하준이의 체온은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고다정도 그제야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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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HS 그룹에서 결정을 번복하다.

이른 아침, 고다정은 채성휘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전화기 너머로 채성휘의 목소리는 아주 다급해 보였다.“고다정 씨, 방금 생산부 실장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HS 그룹에서 어젯밤에 보내기로 한 약초가 오늘 아침에 도착하지 않았대요. 전화로 물어보니, HS 쪽에서 합작을 종료했다고 하던데요? 지금 우리 쪽에 3일 후에 납품해야 할 주문도 있어요. 처음부터 다정 씨와 체결한 계약이니, 다정 씨가 그쪽에 전화해서 물어보면 안 돼요? 대체 왜 그러는지요?!”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삽시간에 멍해졌다.HS 그룹에서 말을 번복하고 계약위반 후 공급을 끊어버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그녀는 얼른 정신을 차린 뒤 심각하게 물었다.“제가 한번 그쪽에 전화해서 물어볼게요. 그런데 저희 이미 모든 희망을 HS 그룹에 걸었잖아요? 지금이라도 얼른 다른 약재 업체에 전화해서 저희한테 어느 정도의 약재를 줄 수 없는지 물어보세요. 약재가 비싸더라도 괜찮으니 납품일은 꼭 지켜야 해요. 이건 우리 연구소 명의까지 관련된 일이니까요.”“그 부분은 저도 잘 알아요. 다정 씨는 일단 HS 그룹에 연락해봐요. 저도 아는 사람 통해서 약재 물어볼게요.”말은 마친 뒤 채성휘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한편 고다정은 바로 계약서 체결을 담당했던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전화 연결음이 한참을 울려도 상대 쪽에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때마침 여준재가 욕실에서 나오며 굳은 얼굴로 앉아있는 고다정을 보았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걱정스레 물었다.“왜 그래요? ”“HS 그룹에서 갑자기 계약을 중지했어요. 원래는 어제 도착해야 하는 약재가 오늘 아침까지도 도착하지 않았대요. 거기 담당자한테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요.”고다정은 속임 없이 그 상황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그 말을 들은 여준재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누가 뭐라고 하든 HS 그룹은 그가 고다정에게 소개해준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건 그의 일 처리 능력이 좋지 못하다는 걸 나타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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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인정사정없다

비록 윗선에서 이미 그에게 대충 핑계를 대라고는 했지만, 여 씨 그룹에서 이 일에 끼어드는 한 그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이윽고 이 실장이 처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구 비서실장님, 물건 공급을 멈춘 이유는 그쪽 사모님이 저희 대표님 약혼녀에게 미움을 샀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밖에 말해주지 못하겠네요.”“그쪽 대표님 약혼녀가 누구인데요?”구남준이 바로 되묻자 이 실장은 완곡하게 거절했다.“그것까지는 말해 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여 씨 그룹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저희 대표님 약혼녀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여 씨 그룹에서는 그게 어려운 일이 아닐 테니까요. 제 말 맞죠?”그 말을 들은 구남준은 자신이 되묻는다고 해도 더는 그에게서 별 답을 들을 수 없다는 걸 눈치챘다.하여 그는 이미 어느 정도 정보를 캐냈기에 예의상으로 몇 마디 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그는 여준재에게 바로 보고하지 않고 문자를 몇 통 보낸 뒤에야 여준재에게 연락했다.“대표님, 정보 알아냈습니다. HS 그룹에 말로는 사모님이 그 그룹 대표님의 약혼녀에게 미움을 사 약재 공급을 멈춘 거라고 합니다.”“현진우 약혼녀?”여준재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게 누군데?”구남준은 솔직하게 답했다.“그쪽에서 그들 대표님 약혼녀가 누군지는 끝까지 말하려 하지 않아 저도 지금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미 사람을 시켜 조사해보게 했습니다. 늦어도 오후쯤에는 정보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그래, 알겠어. 제대로 확인해보고 다시 보고해. 그리고 사람 시켜서 적당한 약재 공급업체가 있는지도 한번 알아보고.”여준재가 그에게 업무를 분부하자 구남준은 알겠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그는 그 일을 제대로 조사해보고 고다정에게 알려주려고 했지만, 그녀가 이 일에 대해 중시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 보니, 차라리 그냥 바로 알려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실제로도 고다정은 그 일에 대해 엄청 신경 쓰고 있었고 온 오전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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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현씨 집안에 보내버려

어쨌든 국내에서 손꼽히던 임씨 가문이 삼류로 나자빠지게 된 건 모두 여준재 덕분이다.그러나 어디까지나 화근은 자기 집 안에 있다는 걸 임성도 잘 알고 있었다.임초연이 계속 여준재의 한계를 건드리지만 않았더라면, 두 집안이 그동안 쌓아온 정을 봐서라도 서로 체면은 지켜주었을 것이다.생각을 그리 한 임성은 결단을 내렸다.“구 비서님, 여 대표님께 잘 알아들었다고 전해주시죠.”“어르신이 이해하신다니 다행입니다.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수고하세요.”구남준은 예의 바르게 전화를 끊었다.휴대전화를 내려놓자마자 임성은 나쁠 대로 나빠진 안색으로 집사를 부르며 물었다.“초연이 어디 있어?”어르신이 왜 화 났는지 영문을 모르지만 집사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가씨는 위층에 있습니다.”“당장 불러와, 아비와 며느리도 같이.”임성은 차갑게 분부를 내렸다.집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도우미한테 아가씨를 불러오라 얘기하고 자기는 임광원 부부를 모시러 갔다.집에 계속 있었던 임초연은 금방 거실에 나타났다.할아버지의 안색이 별로인 걸 보고 그녀는 살짝 겁이 났다. 그녀는 그가 왜 화났는지 이유를 몰라 조심스럽게 물었다.“할아버지, 절 부르셨어요?”임성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곁눈질로 차갑게 쳐다보며 얼굴에 불만이 흘러넘쳤다.“그래, 잠시 기다리거라. 네 부모가 오면 그때 얘기하도록 하고, 넌 저기 벽 쪽에 일단 기대 있어. 심란하게 내 눈앞에 자꾸 알짱대지 말고.” 말을 마치자 그는 시선을 돌려 더 이상 임초연을 상대하지 않았다.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던 임초연은 눈빛에 원망스러움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그가 기분이 안 좋은 것이 자신과 관련 있다는 걸 눈치챘다.30분 뒤, 임광원 내외가 돌아왔다.그들은 돌아오자마자 벽에 기대고 서 있는 임초연과 안색이 별로인 임성을 보았고, 임광원은 눈살을 조금 찌푸리더니 임성한테 다가가 공손히 물어보았다.“아버님, 초연이가 뭘 또 아버님을 기분 거슬리게 했나요?”“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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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난 오직 한 사람만 좋아해요

그 시각, HS그룹 내에 현진우도 한창 아버지한테 야단맞고 있었다.구남준이 분부를 내리자마자, YS그룹 남양 지사에서는 신속한 일 처리 방식으로 즉시 HS그룹에 사람을 보내 위약금을 청구했는데, 이 일이 마침 회사를 시찰하러 온 현우성한테 들켜버렸다.“네가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우리 현씨 집안에서 백년 동안 쌓아 올린 명성을 네가 한꺼번에 다 무너뜨린 거야!”아들이 여자 하나 때문에, 계약을 중요시하는 회사의 원칙을 배반하고, 명성에 누를 끼친 데 대해 현우성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너 어떤 사람을 건드렸는지 알아? YS그룹이야, YS그룹!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라고! 너 어찌 감히?!”그러나 현진우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듯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뭐 건드리면 어때요? 우린 어차피 서로 다른 사업을 하는데, 지역도 완전히 틀리고. 여준재가 아무리 대단해도 우리한테 뭘 어쩌겠어요?”“누가 그래, 어쩌지 못한다고! 그건 그 사람이 하냐 안 하냐의 문제야. 아니면 너 임씨 집안 그것들이 왜 운산에서 쫓겨난 거 같아? 왜 그 금싸라기 같은 운산에서 이런 별 볼 일 없는 남양에 왔겠냐 말이야!”현우성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아들을 보며 호통쳤다. “임씨 집안 그 계집애가 대체 너한테 무슨 꼬리를 쳤길래 네가 이렇게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것이야?! 너 내가 말하는데, 내일 당장 선물 바리바리 싸 들고 운산으로 가서 여 대표와 여 대표 사모님한테 사과해, 알겠어?!”아버지가 이렇게 나올 거라 예상치 못한 현진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에 거부하는 기색을 대놓고 드러냈다.“난 사과하러 안 가요. 내가 간다고 해도 그 여 대표님이 날 용서해 주지도 않을 거예요.”“안가? 그럼 너랑 임씨 집안 그 계집애와의 혼사는 없던 걸로 하자. 나중에 다시 너의 어머니한테 우리 집과 걸맞은 집안에서 며느릿감을 골라 너랑 결혼을 시킬 테니 그렇게 알아라. 그러면 이번 일로 일어난 스캔들도 덮을 수 있을 거야.”아들이 사과를 거부할 것에 대해 미리 짐작하고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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