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수는 의아한 얼굴로 강서연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어느새 강유빈이 매장으로 들어와 조롱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피식거리고 있었다.강서연이 구현수의 손을 잡고 자리를 뜨려고 한 순간, 강유빈이 한 발자국 나서며 그들의 앞을 막아섰다.“이런 우연이 있나!”강유빈이 아니꼬운 표정으로 말했다.“보아하니 우리 동생 꽤 잘나가나 본데? 승진하고 월급도 올랐다며? 이제 남편을 데리고 이런 브랜드숍에도 오고 말이야!”“아참, 새로 산 아파트는 어때? 반드시 깨끗이 잘 써야 할 거야! 그 집은 아빠가 고뇌에 고뇌를 다 한 끝에 고른 거니까!”강서연은 그녀의 말에 뼈가 있음을 눈치채고는 고개를 들어 강유빈과 시선을 맞추었다. 강유빈 눈 속의 분노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처럼 날카로웠다.“맞아요. 장인어른이 우릴 위해 애써주셨어요.”구현수가 담담히 웃으며 강서연을 자신의 등 뒤로 끌어당겼다.“좋은 집을 골라주셨을 뿐만 아니라 집문서에 우리 서연이의 이름까지 넣었다니까요! 안타깝게도 누구는 이제 작업실을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네요. 젊고 창창한 나이에 문제 있는 집에 들어갔다가 콩밥을 먹으면 안 되잖아요?”“당신...”강유빈이 씩씩거리며 그를 노려보았다.반면 구현수는 한없이 평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강유빈 따위가 뭘 하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말이다.“당신 둘 과하게 나대지는 않는 게 좋을 거야!”강유빈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우리 강씨 가문이 아량을 베풀어 거지한테 남는 집 하나 던져준 것뿐이니까!”“강씨 가문 큰 아가씨가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더할 나위 없이 좋네요!”구현수는 그녀와 더는 말을 섞기 싫어 강서연의 어깨를 감싸 안고 자리를 뜨려 했다. 그때 등 뒤에서 강유빈이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강서연, 거기 서!”강서연이 뒤돌아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무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나 요즘 너희 회사와 프로젝트 하나를 하고 있어.”강서연의 표정에 미세한 변화가 일었다.강유빈이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을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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