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 Chapter 741 - Chapter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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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화

그는 아무런 머뭇거림도 없이 심유진을 가로안았다. 팔뚝은 섬세하게 그녀의 치맛자락을 눌러 그녀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줬다.홀 안은 다시 웅성거렸다.“심유진 씨가 왜 저러지?”“다친 건가?”“심하게 다쳤나?”“의사를 불러오죠!”...허태준은 여전히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다만 심유진한테 물었다.“방이 어디야?”심유진은 아픔을 참으면서 계단 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이층이요.”허태준은 몸을 돌려 계단 쪽으로 갔다.하지만 가는 길에 누군가가 그들의 길을 막았다.육윤엽은 김욱을 데리고 그들 앞에 섰다.“허 대표님.”육윤엽은 웃는 둥 마는 둥 했다. 눈치로 김욱더러 심유진을 데려오라고 지시했다.“유진이는 저희가 돌볼 테니 돌아가 보세요.”김욱이 한발 다가서자 허태준은 민첩하게 옆으로 비켜 김욱이 내민 손을 피했다.“제가 위에까지 데려다주죠.”예전과 같은 타협이 아니라 이번에 허태준은 견결히 육윤엽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리고 김욱을 돌아 걸어갔다.육윤엽은 화가 났다. 하지만 하객들 앞이라 풍채를 잃어서는 안 되기에 큰소리치지 못했다.그는 허태준의 멀어져 가는 모습을 눈을 뜨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홀로 남아 어쩔 줄 몰라 하는 하객들을 상대했다.“괜찮습니다! 다들 연회를 계속 즐기시죠! 아무 일 없습니다!”**허태준은 심유진을 안고 방으로 들어가 그녀를 침대 위에 조심히 눕혔다.그는 그녀의 수백 개 자잘한 보석이 박힌 고급 하이힐을 벗겼다. 그녀의 부어오른 발목을 보자 이마는 또 찌푸려졌다.“미안해.”그는 마음속의 공포감을 억누르면서 말했다. 목소리는 모래처럼 까끌까끌했다.그의 죄책감과 자책은 전부 얼굴에 그려놓은 듯했다.심유진의 가슴은 찡해났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허태준의 이마를 손으로 폈다.허태준은 멈칫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소용돌이쳤다.심유진의 손끝은 그의 눈썹을 쓸었다. 허태준의 울퉁불퉁한 주름은 펴졌다.“당신 잘못이 아니에요.”그녀의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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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허태준의 몸은 흠칫했다. 그녀 목에 맞춘 입술은 멈칫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그의 손에는 힘이 더 들어갔다. 심유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심유진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의 등을 토닥였다.“그래서 N 시티에는 출장 오신 건가요?”심유진은 나름 가벼운 화제를 꺼내 이 방 안의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허태준은 묵묵부답이었다.심유진은 삼십 초 동안 기다리다가 혼잣말을 이어갔다.“질문도 참..., 출장한다고 얘기했는데.”하지만 몇 초 후 허태준의 묵묵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니.”그는 별이처럼 얼굴을 그녀의 목에 파묻는 것을 좋아했다. 말할 때면 입술이 그녀의 피부에 닿아 찌릿하고 간지러워 힘들었다.심유진은 몸을 돌려 의혹스레 그의 얼굴을 보면서 물었다.“네?”허태준도 고개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마주 보았다.“출장이 아니야.”허태준은 진지하게 말했다.“널 보러 일부러 온 거야.”심유진의 가슴은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그녀는 당황해하면서 그의 뜨거운 시선을 피했다. 말투도 극히 부자연스러웠다.“전에 영통할 때 출장 간다고 하지 않았었나요?”“그때 날 찾을 줄 몰랐어. 사실대로 얘기하면 날 못 오게 할 거면서.”허태준은 자신이 거짓말했음을 당당히 인정했다.하은설이 실수로 얘기를 꺼내기 전에 그는 이번 저녁 연회 요청을 받은 적이 없었다.나중에 그는 빙빙 에돌아 김욱한테 물었다. 그제야 육윤엽이 저녁 연회를 빌어 그녀의 신분을 공개한다는 것을 알았다.이것은 심유진 인생에 더없이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는 직접 보고 싶었다.그래서 그는 미룰 수 있는 업무를 다음 주로 미뤘다. 미루지 못한 임무는 하루를 들여 먹지 않고 쉬지 않고 완성하여 겨우 새벽에 떠나는 비행기를 예약했다.공항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심유진한테서 영상 통화할 수 있겠냐는 문자가 도착했다.공항에 있다는 것이 발각될 것을 알면서도 난생처음으로 그녀가 먼저 영상통화를 하자고 하니 그는 거절하지 못했다.“그런다고 와요?”심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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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하지만 이내 그녀는 용기가 생겼다.그녀는 Mike 엄과 아무 사이도 아니다. 설사 둘 사이에 무언가 있다고 해도 허태준이 관여할 바는 못 된다.허태준은 심유진의 무엇도 아니다.“흠흠.”문어구에서 마른 기침소리가 들려왔다.허태준과 심유진은 일동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김욱은 문어구에 서서 노크하는 척했다.“오빠!”심유진은 구원자를 본 것처럼 눈에 불을 켰다.김욱이 한걸음 다가오자마자 허태준은 사람을 얼려 죽일 것만 같은 눈으로 김욱을 바라보았다.김욱은 살려고 멈춰 섰다. 그리고 심유진과 거리를 두고 말했다.“가족 주치의를 불러왔으니 상처를 보여줘.”“네! 어서 들어오라고 해요!”심유진은 급히 말했다.김욱은 문밖에 대고 소리쳤다.“양 선생님.”가족 주치의는 약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허태준은 이마를 찌푸리고 불쾌하게 물었다.“여의사는 없나요?”심유진은 발을 삐끗했으니 상처를 진단하려면 의사가 직접 손으로 만져야 했다.다른 남자가 그녀의 연약한 피부를 만질 것을 생각하니 허태준은 질투가 나 폭발하기 직전이다. 그래서 상대방을 갈기갈기 찢고 싶어졌다.“없어.”김욱도 어쩔 수 없었다.“가족 주치의는 이분밖에 없어. 양의사는 의술이 상당하셔. 그리고 삼촌과도 오랜 친구니까 허 대표님, 까칠하게 굴지 마세요.”양의사도 이 상황이 우스웠다.“걱정 마세요, 허 대표님. 우리 눈에 환자는 성별이 따로 없답니다. 더욱이 저한테는 마누라와 아이가 있으니 허 대표님이 생각하는 그런 더러운 짓을 안 합니다.”양의사가 이렇게까지 얘기하니 심유진은 얼굴이 빨개졌다. 허태준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양 선생님, 허 대표님한테 신경 쓰지 마세요!”그녀는 허태준을 노려보고 말했다.“허 대표님의 정신은 잘못됐어요!”허태준의 눈가는 몇 번 뛰었다.이 세상에서 그를 이렇게 대하는 사람은 그녀 하나뿐일 것이다.하지만 허태준은 화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금 기뻤다.양의사는 허태준이 다른 말을 하지 않자 곧바로 심유진한테 다가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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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양의사는 오래 방에 머무르지 않았다.양의사가 가자마자 심유진은 허태준의 손에서 의료용 알코올을 뺏고 김욱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오빠!”김욱은 옆에 푸르뎅뎅한 얼굴을 하고 석고처럼 서있는 허태준을 흘끔 보았다. 그리고 허태준의 옆을 지날 때 걸음을 빨리했다.의료용 알코올 냄새는 더욱 짙어졌다.김욱은 얼굴을 찌푸렸다. 빨래집게로 코를 집고 싶었다.“잠깐만.”김욱은 침대 머리에서 티슈 두 장을 뽑아 알코올 병을 휘감고 나서야 손에 넣었다.김욱의 반응은 허태준의 반응과 선명한 대비를 이뤘다.심유진의 마음속은 더 복잡해 났다.심유진은 고민하다가 입 모양으로 허태준한테 말했다.“먼저 내려가서 손님들이랑 얘기하고 있을래요? 여기는 오빠가 있으면 돼요.”허태준은 이리로 한번 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아무리 그녀를 위해 일부러 왔다고 하지만 아래층 홀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N 시티 상업계의 엘리트들이었기에 그들과의 교류는 손실 볼 것이 없었다.하지만 허태준의 귀에는 자신을 내쫓으려는 말로 들린다.극도의 자존심은 그 고귀한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자신을 남겨달라고 요청하지 못하게 했다.그는 눈을 드리운 채 대답하였다.“그래.”그리고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문을 나섰다.김욱은 시선이 육중한 문에 가려질 때까지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허 대표님이 화났네.”심유진도 자연히 느꼈다.하지만 왜인지 모르겠다.그녀가 봤을 때 그녀가 한 일은 허태준이 잘 되라고 한 일인데..., 자신한테 약을 못 바르게 한 것도 허태준의 손에 약을 묻히고 싶지 않아서였고 허태준더러 내려가서 교류하게 한 것도 인맥을 넓히게 하기 위해서였다.“도대체 화낼 게 뭐가 있다고.”김욱한테 자신의 의도를 설명한 후 그녀는 답답해서 물었다.김욱은 허태준이 불쌍해졌다.동생은 너무나도 둔감하였다. 허 대표는 아마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꼴을 적지 않게 당할 것이다.“앞으로 이런 말은 직접 해.”김욱은 상냥히 설명해 줬다.“그리고... ”김욱은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더니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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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심유진은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많이 좋아졌어요.”“다행이네요.”Mike 엄의 말투에는 거리감이 묻어있다. 두 사람이 금방 얘기를 나눌 때보다 더 거리감이 있다.“경험이 풍부하신 정형외과 의사를 아는데 필요하시면 연락해 볼게요.”“됐어요!”육윤엽은 퉁명스레 거절했다.아까 허태준을 위해 변명한 행동이 육윤엽의 심기를 거슬렸다. 그래서 육윤엽은 Mike 엄한테 좋게 말할 수 없었다.“이렇게 작은 병인데 우리 가족 주치의가 치료하지 못할까.”Mike 엄은 멋쩍어하면서 바로 뉘우쳤다.“제가 너무 잘난척했네요.”두 사람이 더 큰 충돌을 일으킬까 봐 심유진은 김욱한테 눈치 줬다.김욱은 금세 알아차리고 Mike 엄을 향해 말했다.“Mike 씨, 방금 제가 올라올 때 NY 그룹임 대표가 찾는 것 같던데, 내려가서 만나 뵙지 않겠어요?”Mike 엄도 금세 알아차렸다.“네.”그는 재빨리 대답하고 얼굴에는 적절한 미안함을 띤 채 말했다.“그럼 저는 먼저 내려가 보겠습니다.”육윤엽은 찬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Mike 엄이 떠나고 나서야 그는 말했다.“NY 그룹 임 대표가 우리 유진이보다 중요해? 중요한 걸 파악할 줄 모르네!”“됐어요, 아버지.”심유진은 귀찮다는 듯이 육윤엽의 말을 잘랐다. 그리고 대놓고 말했다.“무슨 생각이신지 다 알아요. 이번 한 번만 말할게요. 더 이상 이런 쓸데없는 일을 하지 마세요. 또 한 번 저한테 다른 사람을 갖다 붙인다면 저한테 망신 준다고 하지 마세요.”예전에 몇 번 있은 썩 유쾌하지 않은 경험 때문에 심유진은 집에서 주선하는 소개팅을 유난히 배척했다. 육윤엽이 심 씨 일가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도, 육윤엽은 진심으로 심유진한테 잘해준다는 것을 알아도 배척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육윤엽이 그녀의 의견 따윈 무시한 채 그녀의 인생에 간섭해도 되는 이유가 못 된다.그녀가 견결하게 나오자 육윤엽은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이렇게 포기하기에는 아쉽다.“Mike 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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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김욱의 질문은 너무 적나라했다. 심유진은 어쩔 바를 몰랐다.“네?”심유진은 눈을 깜빡이면서 넘어가려 했다.“저도 아버지가 너무한 것 같아 일부로 화를 돋웠어요.”“그래서 넌 허 대표님한테 아무런 감정도 없는 거야?”김욱은 캐물었다.심유진은 고개를 숙였다. 손톱은 손바닥을 파고들었다.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한테 거짓말을 하기 싫었다.김욱은 오랜 침묵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나는 네 대답을 알 것 같아.” 그는 담담히 말했다. 시덥잖은 일상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앞으로 삼촌이 무슨 행동을 취하든 내가 도와줄게.”심유진은 고개를 들었다.김욱은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 표정은 여전히 평소와 다름없었다.“이 얘기는 삼촌한테 하지 마.”그는 그녀한테 말했다.“아니면 나 쫓겨나.”김욱은 늘 그녀를 친여동생으로 대해줬지만 그들의 관계는 육윤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감정의 두터운 정도를 따지고 보면 김욱과 육윤엽의 감정이 더 깊었다.그녀는 그녀와 육윤엽이 의견 충돌이 있을 때 김욱이 자신을 선택할 줄 몰랐다. 하지만 오늘 그는 이렇게 행동했다.“오빠...”하지만 그녀가 진심을 담아 얘기를 하기도 전에 김욱은 그녀의 말을 잘랐다.“내가 널 도와주는 건 삼촌이 이 일에 있어서 잘못 했기 때문이야. 너랑 허 대표를 붙여놓으려고 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나도 삼촌을 위해 변명해야겠어. 가끔 삼촌이 독단적으로 행동하지만 삼촌은 이 세상에서 널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야. 이것만은 의심하지 말아줘.”심유진은 울먹이면서 대답했다.“알고 있어요.”“그래.”김욱은 그녀의 발을 자기 무릎에서 내려놨다. 그리고 티슈로 손에 묻은 알콜을 세심하게 닦아냈다.“쯧.”아직 가시지 않은 약 냄새를 맡으면서 김욱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이마를 찌푸렸다. 그리고 신속히 티슈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는 몸을 일으키면서 심유진한테 물었다.“오늘 집에 갈래, 아니면 여기 남아 있을래?”김욱이 한참을 주무른 덕인지 부어오른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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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심유진은 핸드폰을 들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김욱 한테서 온 메세지는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카톡으로 김욱한테 물었다.“어때요, 허태준 씨가 동의 해요?”하지만 답장이 없었다.갑자기 문에서 소리가 들려오더니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심유진은 김욱이 돌아온 줄 알았다. 그래서 고개도 들지 않은 채 투정 부렸다.“저한테 카톡을 보낸다면서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들어오는 사람 얼굴을 봤다. 그리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도로 삼켰다.“당신이 어떻게?”그녀는 놀랐다. 허태준은 평온하게 설명했다.“김욱형이 나더러 널 집에 바래다주래.”“네?”심유진은 더 놀랐다.“저 보고 남아 있으라면서요?”허태준은 곧장 침대로 걸어왔다. 심유진이 멍해 있는 틈을 타 그녀를 안아 올렸다.“내일 아침에 일이 있어서 나더러 별이를 데려다주고 널 회사에 데려다주래.”“엇, 네.”심유진은 두 사람의 친밀한 접촉에 또다시 부끄러워졌고 당황했다. 그래서 허태준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하지도 못했다.허태준은 심유진을 안은 채 안정된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왔다.아래층에 연회는 이미 끝났다. 손님은 다 가버리고 현장은 형편없었다.집안 도우미들은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다. 그들이 지나갈 때 황송하게 “아가씨” 또는 “허 대표님”하고 불렀다.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할 건지에 대해서는 묻지 못했다.육윤엽과 김욱은 보이지 않았다. 허태준은 말했다.“두 분 다 손님을 배웅하러 가셨어.”그래서 허태준은 눈치 볼 필요 없이 그녀를 안아 차에 태웠다. 그녀의 다리가 불편하니 허태준은 그녀를 뒷좌석에 앉혔다. 그리고 상한 다리를 곧게 펼 수 있게 자세를 조절해 줬다.차가 별장을 떠날 때 심유진은 손님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육윤엽과 김욱을 봤다.그들도 허태준의 차를 발견했다.육윤엽은 바로 고개를 돌렸고 김욱은 허태준한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작별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널찍한 도로에 들어서자 허태준은 엑셀을 밟아 속도를 냈다.도로 양옆 나무와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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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김욱의 목소리는 너무 커 심유진이 스피커를 켜지 않아도 허태준은 빠짐없이 들을 수 있었다.“무슨 뜻이에요?”심유진은 의아했다.“오빠가 허태준 씨더러 절 데려가라고 했잖아요?”심유진은 의혹스런 눈으로 앞에 앉은 허태준을 바라보았다.허태준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엑셀을 더 세게 밟았다.김욱은 화를 가라앉히더니 아까보다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허태준 씨더러 널 데려가라고 한 게 맞아.”심유진은 어안이 벙벙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내가 허태준 씨더러 널 데려가라고 한 게 맞아.”김욱은 말했다.“아까 삼촌이 옆에 있길래 연기 해봤어. 안 그러면 삼촌이 내 다리를 분질러버릴 거야.”심유진은 김욱이 왜 자신과 상의 없이 허태준더러 자신을 데려가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김욱의 긍정적인 답변을 들으니 마음이 조금 놓였다. 적어도 허태준이 설계한 납치 사건은 아니니 말이다.“집에 도착하면 문자 줘. 내일 아침 회사에서 널 기다릴게. 도착하면 바로 전화하고, 마중 나갈 테니.”김욱은 자세하게 알려줬다.“네.”심유진은 대답했다.심유진이 전화를 끊자 허태준도 속도를 늦췄다.“잠깐 쉬고 있을래?”허태준은 심유진한테 물었다.“집에 도착하려면 한 시간 가까이 있어야 해.”시간은 멀었고 심유진은 다른 할 일이 없었다.“좋아요.”허태준의 차는 어디에서 구해온 것인지 차 안의 장식은 유난히 포근했다. 각종 털 달린 장난감이 있을 뿐만 아니라 눈을 붙일 때 필요한 쿠션과 담요도 있었다.심유진은 차 안의 라벤더 향을 맡으면서 고개를 시트와 차 문 사이에 기댄 채 점차 잠이 들었다.백미러로 곤히 자고 있는 심유진의 얼굴을 보자 허태준의 불안하기 그지없던 마음도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유진아?”그는 조심스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가 반응이 없자 그제야 한쪽에 차를 멈춰 세웠다.무음모드로 바꿔놓은 핸드폰은 메세지 몇 개가 와있었다.여형민이 보낸 것도 있었고 김욱이 보낸 것도 있었다.여형민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고 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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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심유진이 문을 열고 들어갈 때 하은설과 별이는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갑자기 부둥켜안고 소리 질렀다. 심유진은 고막이 나갈 것만 같았다.심유진은 스위치를 켰다. 따뜻한 색깔의 빛이 금세 방안 곳곳을 밝혔다.“늦은 저녁에 자지 않고 뭐 해?”심유진은 이마를 찌푸렸다.“귀신을 본 것처럼 소리는 왜 질러.”심유진인 것을 확인하자 하은설과 별이는 그제야 시름을 놓고 서로의 손을 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니 아들과 같이 코난을 보는 중이야.”하은설은 심장이 쫄깃했다.“너무 무서워! 놀라서 죽을 뻔했어!”별이는 바로 하은설의 흉을 봤다.“이모가 담이 작은 거예요. 하나도 안 무서운데!”“방금 놀라서 소리 지른 게 누군데?”하은설은 별이의 작은 콧날을 잡으면서 까밝혔다. “어린 친구,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집니다!”별이는 하은설의 손을 내려놓고 걱정하면서 자신의 코를 만졌다. 길이를 가늠하는 것 같았다.심유진이 앞으로 한발 걷자 밖에 서있던 허태준은 드디어 집안에 들어왔다.“여기 앉아있어. 슬리퍼 갖다 줄게.”허태준은 심유진을 부축하여 현관 작은 걸상에 앉게 하고 몸을 굽혔다. 찰나, 작은 그림자가 쏜살같이 그의 곁으로 다가와 그의 다리를 끌어안고 기뻐서 소리 질렀다.“아빠!”허태준은 별이에게 웃는 얼굴로 대답하고 별이의 옷깃을 들어 별이를 옆으로 옮겨놓았다.“잠깐만, 아빠가 엄마 슬리퍼 신는 것을 도와주고.”“네.”별이는 입을 삐죽하면서 불만스레 옆으로 비켜섰다.처음부터 끝까지 별이한테 인사를 못 받은 심유진은 차가운 눈으로 별이를 노려보면서 콧방귀를 뀌고 불만스레 말했다.“돌아온 지 한참 되는데 엄마를 부르는 소리도 못 듣고.”그제야 별이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심유진의 품에 안기면서 연속 엄마를 불렀다.심유진은 별이를 내치는 척하면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별이의 마음속에는 아빠밖에 없지. 엄마는 꼬물만치도 없지.”“절대 아니에요!”별이는 심유진의 목을 끌어안고 심유진이 아무리 별이의 손을 치워도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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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별이가 있으니 심유진은 허태준더러 안아달란 말을 못 했다.심유진은 허태준의 팔을 잡고 한발로는 바닥을 짚었다. 그리고 총총 앞으로 뛰었다.별이는 다른 한쪽으로 달려가 심유진을 부축했다. 현관에서부터 안방으로 가는 길 내내 별이는 잔소리했다.“엄마는 앞으로 높은 구두를 신지 마요!”“다 큰 어른이 왜 이렇게 조심하지 않아요?”“이래서 어떻게 엄마 혼자 출근하는 걸 시름 놓겠어요?”별이는 심유진이 평소에 자신한테 훈수를 두는 모습 그대로 재연했다.심유진이 침대에 앉자마자 별이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이불속으로 파고 들어가 심유진의 곁으로 갔다.“저랑 오늘 저녁 같이 잔다고 약속했어요!”별이는 심유진이 약속을 어길까 봐 이불을 꼭 잡고 자신을 번데기처럼 감싸안았다. 이마와 맑은 눈동자만 드러냈다.심유진은 검지로 별이의 이마 중간을 살짝 짚고는 말했다.“알았어!”어쩔 수 없는 미소 속에는 별이에 대한 총애가 가득했다.“가라고 하지 않아. 하지만...”심유진은 옆에 서있는 허태준을 보면서 별이를 놀렸다.“아빠도 오늘 여기에서 잘 건데~ 별이는 아빠랑 같이 안 자고 싶어?” “네?”별이는 멈칫했다. 몇 초 지나자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아빠랑도 자고 싶고 엄마랑도 자고 싶은데...”별이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눈동자는 또르르 굴러갔다. 심유진을 바라보다가 또 허태준을 바라보다가 누구를 선택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심유진은 별이의 대답을 내심이 기다렸다.허태준도 소리를 내지 않고 흥미로운 듯 별이의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갑자기 별이는 어떤 절묘한 아이디어가 생각났는지 입꼬리가 귀밑까지 올라갔다. 눈에는 교활한 빛이 아른거렸다.“세 사람이 같이 자면 되겠네요! 그러면 아빠랑도 잘 수 있고 엄마랑도 잘 수 있으니까요!”“콜록! 콜록!”심유진은 사레가 들렸다. 기침이 멈추지 않았는데도 옆으로 몸을 날려 별이의 입을 막았다.“앞으로 이런 얘기는 함부로 하면 안 돼!”심유진은 별이를 교육했다.“남자애랑 여자애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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