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9장

작가: 십육인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6-30 11:55:24
소만리의 눈이 흐려졌다. 하지만 소만영이 끼고 있던 반지가 눈에 띄었다. 바로 소만리가 직접 디자인한 반지였다.

"소만리, 너 참 재주도 좋다. 이 반지 디자인 너무 마음에 들어. 젤 중요한 건 모진이가 직접 끼워줬어.

소만리가 자랑하며 말했다.

소만리는 동영상을 촬영 중인 휴대전화를 쥐고 이를 악물며 웃었다.

"소만영, 지금 내가 디자인 표절했다고 모함한 거 인정하는 거야?

"인정하면 어때? 누가 네 말을 믿어?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랑 싸울 거야!"

"이 정도면 됐어." 소만리는 입술을 깨물며 돌아섰다.

소만영은 소만리의 이상한 태도에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소만영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소만리는 이미 차에 올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는 짧은 동영상이 돌기 시작했다. 동영상 속 소만영의 얼굴은 또렷하게 찍혔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똑똑히 들렸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몇몇 네티즌들은 소만리에 대한 불만을 품었다.

알고 보니 소만리는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실이 드러났다.

사람들은 소만리가 소만영의 아이를 유산하게 해서 소만영이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니 용서할 수 있다고 했다. 소만영이 유산된 거에 비하면 소만리가 표절했다고 비난을 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소만리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자신의 명예뿐만 아니라 귀한 딸도 잃었다.

하지만 누가 신경 쓰겠는가?

숙소로 돌아온 소만리는 도착하자마자 문 앞에 고급 승용차를 봤다. 소만리가 걸어가자 차 문이 열렸다. 기모진이 차에서 내리자 훤칠한 몸집에 자신감과 싸늘한 패기가 서려 있었다.

기모진의 기세에 소만리가 단단히 눌렸다.

소만리는 기모진을 피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기모진이 그녀를 잡아당겨 그윽하고 매혹적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네가 표절했다고 하면 어때? 네가 잃은 것은 명예에 불과해, 그런데 만영이는? 너 때문에 아기가 죽었다고! 네가 지금 이 일을 인터넷에 퍼뜨리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황제가 사랑한 여인   제 50 장

    기모진은 소만리가 이러한 태도로 자기랑 말을 할줄은 상상도 못했다.기모진은 소만리를 정신 차리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모진의 눈빛이 변하면서 전이랑 다름없이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남은 생이 길지 않다는 건 무슨 의미냐?”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이 한말에 신경 쓸줄을 몰랐다. 예전의 기모진이라면 소만영한테 다시는 집적거리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엄청 화를 냈어야 했다.그녀는 도무지 기모진의 생각을 읽을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종양에 걸렸다는 사실 또한 기모진에게 알려주기 싫었다.“아무런 의미도 없어. 저 같은 여자가 하는말 신경 쓸 필요도 없으시잖아요.” 그녀는 덤덤하게 얘기하고는 기모진을 있는 힘껏 밀쳤다.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종양이 있는 위치가 찌릿찌릿 아프기 시작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진짜 아픈지도 모른채 그녀에게 쓴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소만리, 너 진짜 하나도 안 변했다. 예전처럼 불쌍한 척을 좀 하면 내가 또 너를 동정해줄줄 알았어?”소만리는 그저 허탈한 듯이 피식 웃으면서 기모진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얘기했다. “그래, 나 소만리 또 연기를 하고 있네 ㅋ 나처럼 염치 없고 악랄한 여자가 어떻게 네가 아끼는 사람이 될수 있겠어. 소만영은 네 맘속에서 순진무구한 천사겠네.” 잠시 정적이 흘렀지만 기모진이 다시 입을 뗐다.” 네 말이 맞아. 소만영은 유일무이한 사람이야. 적어도 나한텐. 소만영을 처음 만난 그날 부터 내가 그녀의 수호신이 되주겠다고 맘속으로 다짐했어...”말이 끝나지 않은 채 기모진은 다시 매서운 눈으로 소만리한테 협박을 했다.” 그러니 소만영 털끝 하나 건드리면 백배, 천배 아니 억배로 너한테 돌려줄게. 못 믿겠으면 한번 해봐.”그의 한 구절, 한 글자가 비수처럼 무심하게 소만리 심장에 꽂힌듯이 아파왔다.소만리의 마음에서 보이지 않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기모진은 보이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소만영의 눈에는 눈물로 벅차 올랐지만 지금 이 상황이 그저 어이없이 웃기고 자신의

    최신 업데이트 : 2022-06-30
  • 황제가 사랑한 여인   제 51장

    만약에 진짜 기모진이 갚아 준거라면 어떤 신분으로 빚을 대신 갚아 준걸가..남편의 신분으로 갚아 준것인가..?하지만 소만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기모진이 아닌 다른 이름이 들려왔다- 소군연.소만리는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소군연한테 전화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군연은 바로 도착했다.소만리한테 자초지종을 들은뒤 소군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 난 또 만리가 다친줄 알고 놀랬잖아, 이거 때문이였구나. 대단한 일도 아닌데 너무 신경 쓰지마.”“큰일이 아니라니요..!!!”소만리는 진지한 눈빛으로 소군연을 보며 말했다. “선배, 이 돈을 언제 다 갚을수 있을지는 모르지만…정말 감사합니다.”“괜찮아, 나 돈 많아.”“선배가 돈 많은 건 알지만, 그래도…”소만리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소군연은 햇살같이 따스한 눈빛으로 그윽하게 소만리를 쳐다 보면서 얘기했다.“만리가 뭐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질거 같으면 밥을 사주는건 어때? 나 급하게 오느라 밥도 못 먹었어. 그리고 만리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수 있어서 난 만족해.”소만리는 선배의 눈에서 미묘한 감정을 느껴서 인지 그녀는 급하게 피하며 쑥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대답만 했다.소만리는 출소한지 얼마 되지 않아 주머니에 밥 한번 제대로 사줄 돈도 없을 가봐 겁이 났다.하지만 그녀의 생각을 읽은 듯이 선배는 마라탕을 먹자고 제안을 했다.부자 집안에 도련님이 길거리 가게에서 마라탕을 먹는 다는 생각이 들자 소만리는 죄책감이 생겼다. 하지만 선배는 마치 자주 온듯이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만리는 모르지? 나 사실 마라탕 진짜 좋아해. 대학교시절에는 배달로 많이 시켜서 먹었어.”비록 선배는 마라탕이 좋다고 해서 먹자고 했지만 사실 소만리는 알고 있었다.선배가 소만리 배려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을.착한 선배의 마음씨를 생각하자 소만리의 쌀쌀한 마음속에 한줄기의 해빛이 들어온듯이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녀도 알고 있었다. 나이트 클럽한테 빚지는 거 보다 선배한테

    최신 업데이트 : 2022-06-30
  • 황제가 사랑한 여인   제 52장

    소만리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역시 기모진의 마음 속에서 그녀는 영원히 더러운 사람으로 낙인이 찍혔다.“기모진, 조금 더 예의 있게 말 할수는 없어?”소군연은 소만리를 등뒤로 숨겼다. 분위기가 갑자기 살벌해졌다.기모진은 낮은 목소리 비웃었다. “ 예의? 공공장소에서 남편이 있는 여자랑 단둘이 같이 있으면서, 네가 나한테 존중, 예의를 논해?”소만리의 기분을 신경 쓰지도 않고 기모진은 그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네가 언제부터 만리를 와이프로 생각했어. 더구나 지금 너희는 이혼을 한 상태고 만리는 더이상 너의 와이프가 아니야.” 소군연의 목소리에서는 기모진에 대한 두려움이 일도 없으며 오히려 더 당당하게 맞싸웠다.그러자 기모진의 얼굴에는 살기로 가득했다. 차가운 시선으로 소만리를 쳐다 보며 얘기 했다. “너 이런식으로 남자 꼬시고 다녔냐.”소만리는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기모진의 불만을 이해 못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덥석 잡아서 끌어오면서 소군연을 쳐다보았다, “지금 소만리는 아직 법적으로 나의 와이프니까, 내가 질릴 날이 온다고 해도 너한테 기회를 줄 생각은 없어.”기모진은 여지를 두지 않고 자극적인 언어로 소만리를 굴복 시키며 소만리를 차안으로 집어 넣었다,소군연은 급하게 다가가서 막을려고 했지만 소만리의 “괜찮아, 하지마”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눈빛을 보자 발걸음을 멈췄다.기모진의 말이 소군연의 머리에 박혀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아 아직 이혼을 안했구나……소만리는 기모진이 그녀를 어디로 데려가는지모르지만 그저 속도가 너무 빨라서 머리가 어지럽고 토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그녀는 갑자기 예전에 기모진이 경고했던 말이 떠올라 웃으면서 운전하고 있는 기모진한테 말을 건냈다.”기사장님은 앞뒤가 다르시네. 전에는 저같은 여자는 차에 앉을 자격도 없다고 하지 않으셨나? 지금은 더럽힐가봐 걱정 안하나? 근데 난 이미 더러워졌어, 까먹었어?”말이 끝나자마자 기모진의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신 업데이트 : 2022-06-30
  • 황제가 사랑한 여인   제 53장

    동굴처럼 깊은 그의 목소리를 듣자 소만리는 마음이 간지러워지면서 심장박동수가 급격히 빨라졌다. 하지만 그녀는 순수했던 예전처럼 어리석은 기대같은 거는 더 이상 하지않았다. 기모진에 대한 감정은 이미 사랑에서 미움으로 덮힌지 좀 되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할아버지가 자신이 감옥살이 3년이나 한 사실을 개의치 않다는거를 상상도 못했다. 신경 쓰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소만리한테 기모진이랑 새 삶을 살도록 격려해 주었다.할아버지는 구세대의 사람이라 자신의 며느리가 감옥살이를 했다는 것을 알면 백의 구십은 화를 내시면서 반대 하시는게 정상이었다. 예상외의 반응이 나오자 소만리는 많이 놀랬지만 마음속으로 할아버지의 따뜻함에 감동 받았다.기모진의 할아버지랑 얘기를 나눠보니 소만리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이 두분의 따뜻함에 그녀는 한번더 감동을 받았다.소만리는 기가에서 밥을 먹을때 할아버지이외의 사람들이 자신을 웃음 거리로 취급하면서 무시하는게 눈에 보였다. 그중에서도 기모진의 어머님이 티를 많이 내셨다.할아버지가 나가 신 뒤 기모진의 어머님은 바로 소만리에게 눈치를 줬다.“ 눈치가 있으면 할아버지한테 먼저 돈 한 푼도 한챙기고 기가를 나간다고 말을 해. 모진이랑 만영이한테 민폐 끼치지 말고.”기모진의 어머님은 잘난 체하며 기세를 전혀 꺽지 않고 말을 했다.“만영이는 너때문에 이미 한 생명을 죽였어, 너가 진짜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장 이혼해.”기모진은 그저 옆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소만리는 이제서야 이해가 됐다. 기모진은 왜 그를 데려왔는지를 …. 기모진도 이혼을 원했다.소만리는 갑자기 이 상황이 너무 어이없이 웃겼다. 이 중 아무도 할아버지를 거역하지 못하니 소만리가 본인 입으로 이혼을 말하기를 원했다.때마침 소만영이 귀여운 남자 아이와 함께 같이 들어왔다.소만리는 아직 어린 남자 아이를 보자 가슴이 미어오면서 불쌍하게 죽은 자신의 딸이 생각났다.소만영한테 기대고 있는 애를 보자 가슴에 총 맞은듯이

    최신 업데이트 : 2022-06-30
  • 황제가 사랑한 여인   제 54장

    발걸음 소리가 들려서 인지 아이는 뒤돌아 섰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인형같이 이쁜 애기가 투명하고 순수한 눈으로 소만리를 쳐다봤다.순수한 애기의 눈을 보자 소만리 마음속의 분노가 사그러졌다. 분노가 사라지자 말로 표현하지 못할 친절함과 흐뭇한 마음이 생겼다.소만리는 갑자기 울컥해지면서 마음이 약해졌다..내 애기가 아직 살아 있다면 이렇게 귀여운 아이로 자랐겠지…?그야 기모진의 유전자를 가졌으니 나쁠 일이 없지.소만리는 허리를 숙여 손으로 애기의 얼굴을 감싸며 “ 귀염둥이, 이름이 뭐에요?”라고 물었다.애기는 눈을 깜박깜박하고 서툰 말로 “엄마랑 아빠는 저를 군군이로 불러요.”라고 답했다.엄마. 아빠.이 두 단어가 가시마냥 소만리의 가슴을 찔렀다.하늘 나라간 우리 딸도 자기의 엄마,아빠를 부를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은……멀리서 소만리가 자기 아들이랑 같이 있는걸 본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 만리야. 지금 뭐하는거야. 나 건드려도 되지만 나랑 기모진의 아들은 건들지마!!!”소만영의 목소리가 유난스럽게 컸다. 굳이 자기랑 기모진의 아들이라고 강조하면서…소만리는 이 아이를 해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근데 다급해진 소만영의 말을 들으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소만영의 뻔뻔함과 잔인함을 배울 필요 있다고 생각했다.애기는 “엄마” 하면서 곧바로 소만영에게 안겼다.소만영은 걱정하는 척을 하면서 애기를 위 아래로 샅샅이 훑으며 말했다. “ 우리 군군이 어디 안다쳤지.”소만리는 코웃음을 쳤다. “ 소만영, 너 연기 진짜 늘었다. 이러다 연기대상 타겠는데?” “만리, 넌 애가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수 있니.”소만영은 피해자인척 억울한 표정으로 소만리를 보며 말했다. “ 3년전, 넌 나의 남자친구를 뺏어갔고 나랑 모진이의 첫번째 아이도 죽였어. 근데 왜 3년이 지난 지금도 나의 아들을 해치려고 하는거야. 비록 난 너랑 같은 피를 공유하는 친언니는 아니지만, 난 나름대로 너한테 잘해줬잖아.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

    최신 업데이트 : 2022-06-30
  • 황제가 사랑한 여인   제 55장

    진짜 기모진이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야되나.???소만리는 썩소를 지으면서 달콤한 목소리로 “응 . 알겠어.”라고 답했다.그녀는 말을 다 하고 일부러 소만영의 표정을 보려고 몸을 돌다. 아니라 다를가 소만영의 얼굴은 똥 씹은 것처럼 어두웠다. 소만영은 분에 차서 입술이 터질듯 세게 꽉 깨물고 있었다.소만영의 곧 자폭할거 같은 폭탄처럼 화난 모습과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참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 너무 고소하다고 소만리는 생각했다.기모진은 소만영한테 위로의 말을 건내주러 가고 있는거 같았다.소만영이 온갖 불쌍한 척을 하면서 애기를 안고 기모진에게 다가갔다.“모진아, 난 만리가 나랑 애기한테 무슨 짓을 할지 너무 무서워. 감옥에서 3년있어서 그런지 만리의 정신이 이상해진거 같애…” 바로 울듯이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고 소만영은 기모진한테 하소연하고 있었다.“모진아…어릴때 약속한 일 잊지 않았지? 나랑 결혼해서 평생 지켜준다는 약속을.”소만리는 자신이 기모진이 다른 여자랑 친밀하게 있는걸 신경 안 쓸줄 알았다. 하지만 소만영이랑 단둘이 가까이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소만리의 가슴은 누가 잡고 있듯이 숨이 막혀왔다.그녀는 이건 사랑이 아닌 미움이라고 믿고 있다. 믿고 싶었다.자신의 전부인 딸을 처참하게 죽이고 나 몰라라 하고 잘 살고 있는 그 두 남녀가 너무나도 미웠다.소만리는 기모진이 돌아오는걸 기다리지 않았다. 큰 길로 나와 택시 부르고 집으로 돌아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기모진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핸드폰을 새걸로 바꿔 기모진의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지만 머리속에 박힌 그의 전화번호는 레이저마냥 그녀의 눈을 괴롭히고 있었다.소만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기모진은 전화를 3번이나 쳤다. 핸드폰 화면이 밝아지고 어두워지는걸 소만리는 그저 바라만 봤다.그녀는 택시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니 주마등마냥 몇년간의 희노애락이 스쳐지나갔고 결국엔 어둠으로 덮어씌워진 자신의 미래가 보인듯 하였다.소만리는 어리석게도 수백번 수

    최신 업데이트 : 2022-06-30
  • 황제가 사랑한 여인   제 56장

    기모진의 힘은 엄청 거셌다. 소만리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서 도망 갈려고 해도 무용지물이었다.기모진이 언제부터 그녀를 차에 태워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옆좌석에 앉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는지소만리도 잘 몰랐다.날씨가 갑자기 우중충해지고 거센 바람과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소만리의 기분도 날씨따라 우울해졌다. 이런 날씨일때마다 강압적으로 출산을 강요한 그 밤이 떠올랐다.좁은 차안에서 그녀의 공포심이 점점 커져 갔다. 그녀는 모녀를 갈라놓은 빨간 피로 범벅이 된 그날밤이 떠오르는게 너무 고통스러웠다.“기모진!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거야? 내가 너랑 이혼하기 싫어서 나도 죽이려고 하는거야?네 생각대로 내가 움직여줄거 같애?”소만리는 감정이 폭주해 달리는 승용차의 문을 열어 뛰쳐 나가려고 했었다.그녀는 죽으면 안된다. 아직 복수도 않했는데…!기모진은 급하게 문을 잠그고 브레이크를 밟았다.“소만리 진짜 미쳤어?? ” 그는 눈쌀을 찌푸리며 소만리를 앞으로 끌어왔다.잘생긴 기모진의 얼굴에는 차가운 얼음이 씌워져 있는거 같았다.소만리는 눈물로 빨개진 눈을 치켜뜨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맞아. 나 미쳤어. 난 몇년전부터 미쳐있었지. 미치지 않고서야 자신의 혈육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쓰레기를 사랑할리가 없지.”이 말을 할때 그녀의 심장은 미친듯이 쪼여오면서 아파왔다.사람이 얼마나 냉혈적이여야 그런 미친 짓을 할수가 있는지…하지만 이 어려운 일을 기모진은 해냈다.눈물로 얼룩진 소만리의 얼굴을 보자 기모진은 잠시 정신이 흐려졌다.정신을 차린 후 그는 소만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 3년전에 진짜 임신한거야?”“피식” 소만리는 무슨 개소리라도 들은 듯이 웃음이 나왔다.눈물이 말을 듣지 않고 줄줄 흘러 내렸다. 몇초 뒤, 그녀는 풍자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귀하신 분이라 일을 자주 까먹으시네. 기억이 안난다면 내가 알려줄게. 그때 넌 내가 소만영을 밀어 유산하게 만든 주범이라 믿고 회의실에서 내가 너를 붙잡

    최신 업데이트 : 2022-06-30
  • 황제가 사랑한 여인   제 57장

    “보이나요? 기사장님, 덕분에 감옥에 있는 1000일 넘은 시간동안 아주 충실하게 보냈어요.”소만리는 쓴 미소를 지으면서 눈물이 얼굴을 스쳐지나 기모진의 손등에 떨어졌다. 그의 가늘고 긴 손가락에 떨어져 그는 움찔했다. 눈물이 떨어진 곳이 데일거 같이 뜨거웠다.비는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소만리는 와이퍼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다.주위의 공기가 마치 멈춘듯이 조용해졌다. 소만리는 값어치 없는 눈물을 닦고나서 조금 평온해졌다.“기모진, 인생에서 다시시작이라는 버튼이 있다면 너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소만리의 이 말을 듣자 기모진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려 깊은 눈동자로 소만리를 봤다.“소만리. 너에게는 선택지는 없어. 나의 와이프가 된 이상 평생 지울수 없는 도장이 된거야.”소만리는 쌀쌀하게 웃었다. “ 그래? 그럼 그 뜻은 기사장님은 평생 나랑 이혼을 안하시겠다는 말인가? 그럼 너의 여우동생은 어떻해? 쟤가 또 너의 말에 상처받아 자살쇼하면 어떻해?”소만리의 눈물로 얼룩진 쌀쌀해진 얼굴을 보자 기모진은 입을 뻥긋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동 걸고 출발했다.소만리는 너무 울어 피곤했는지 잠이 들고 일어났다. 깨어보니 예전에 잤었던 침대위였다.기모진이 자신을 이 별장에 데려온건 의외였다. 여기의 인테리어나 가구들은 전과 똑같았다.하지만 밤마다 여기서 기모진과 소만영이 꽁냥거리고 사랑을 나눴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소만리는 위경련이 온듯이 징그러웠다.그녀는 화장실로 뛰쳐갔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날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하루종일 잤다.오늘 하루동안 그녀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얼굴을 들자 거울에 비친 초췌한 안색, 울어서 퉁퉁 부은 두 눈이 얼마전에 기모진앞에서 울부짖던 그때의 모습이 고스란히 떠오르게 했다.딱 이 타이밍에 소군연한테 전화가 왔다.받을지 말지 잠시 고민하다가 소만리는 전화를 받았다. 소군연은 소만리의 근황을 무척 걱정했다. 소만리는 마음이 따뜻해져 그저 고맙다는 말 이외에는 떠오르는

    최신 업데이트 : 2022-06-30

최신 챕터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9장

    문 앞에 서 있던 소군연의 모친은 이 모습을 보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소군연의 부친이 옆에서 말렸다.“그만 좀 해. 아들이 평생 홀아비로 살길 바라는 거야?”“누가 지금 가서 훼방 놓으려는 줄 아세요? 가서 말해 줘야죠. 나도 이 혼사에 동의해도 되겠냐고.”“당신 동의하는 거야?”소군연의 모친이 막 대답하려고 했을 때 갑자기 강연장 안 불빛이 밝아지는 것을 보았고 안에서 환호하는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깜짝 놀라 소군연의 품에서 나온 예선은 소만리와 기모진,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 심지어 나익현과 나다희까지 서 있는 것을 보았다.그들은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예선과 소군연을 향해 다가왔다.예선은 멍하니 소만리를 쳐다보다가 결국 이 모든 것이 그들이 미리 계획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그녀와 소군연의 부모만 감쪽같이 몰랐던 것이다.소군연은 절대 그녀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단지 그녀에게 인생에서 가장 지키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 누구인지 각인시키기 위해 좀 다른 방법을 썼을 뿐이다....이듬해 봄.생명의 기운이 깃든 모든 것들이 축제를 펼치는 계절.경도호텔 야외 정원에서는 결혼식이 한창이었다.그렇다.오늘은 소군연과 예선이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날이었다.소만리와 기모진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공주님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멈추지 않았다.두 부부의 눈에는 실로 눈앞의 모든 존재들이 기적과도 같았다.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막내와 그 옆을 잘 보살피고 있는 듬직한 기란군, 그리고 곱고 맑은 딸 기여온까지.“엄마 아빠, 나랑 막내한테도 뽀뽀해 줘.”“뽀뽀, 뽀뽀.”막내는 기란군의 말을 알아들은 듯 소리쳤다.“너랑 막내는 맨날 하잖아. 여온이는 오랜만에 집에 왔으니까 특별히 좀 더 많이 해 줘야지.”기모진은 귀여운 기여온을 안고 볼에 뽀뽀를 했다.“여온아, 요즘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그놈이 평소에 무섭게 굴지는 않아?”“당신이 말한 그놈이 혹시 나예요?”강자풍이 짐짓 뾰로통한 얼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8장

    예선의 말을 듣고 소군연의 모친은 천천히 발걸음을 멈추었다.예선의 마음속에 그런 생각이 있는 줄은 몰랐다.게다가 예선은 자신을 향해 ‘존중'이라는 단어를 썼다.예선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은 소군연의 모친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는 중 갑자기 소만리의 목소리가 들렸다.“예선아, 네가 그들을 존중한다고 해서 그들이 널 존중해 줄 줄 알아? 사람은 서로 존중해 주어야 하는 거야.”“그렇지만 군연은 그들의 아들이잖아. 만약 내가 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이 군연이랑 결혼을 한다면 그들은 두고두고 평생 나와 군연을 원망하며 살 거야.”예선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군연을 그렇게 만들고 싶진 않아. 나와 부모님 사이에서 평생 힘들어하면서 살게 할 순 없어.”“그렇지만 예선아...”“소만리, 이제 그만해. 너 나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아? 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서 꼭 함께 지내야만 하는 건 아니야. 그 사람이 평안하고 즐겁게 지낸다면 그것으로 족한 거야, 안 그래?”예선의 얼굴에 담담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미 마음속에 결심을 한 것 같았다.소만리는 예선을 말리고 싶었지만 이 상황에서 뭐라고 조언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예선아, 그럼 이제 갈 거야? 소군연 선배 더 안 찾을 거야?”“찾아볼 곳은 다 찾아봤어. 이래도 못 찾는다는 건 아마도 군연과 나의 인연이 여기까지라는 거겠지. 군연이 혼자 조용히 있게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아.”예선이 돌아서자 소군연의 모친은 얼른 몸을 숨겼다.자신이 그들을 미행했다는 걸 그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이때 소만리가 예선을 불러 세웠다.“예선아, 어쨌든 여기까지 왔으니 너랑 군연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 보는 건 어때? 아직 안 가 본 곳이 혹시나 없는지 잘 생각해 봐. 소군연 선배가 거기서 널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예선은 이 말을 듣고 걸음을 멈추었다.“아직 안 가 본 곳이 한 군데 있긴 해.”“거기가 어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7장

    멀리서 예선을 몰래 관찰하던 소군연의 부모는 차 안에서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흥. 군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렇게 깊다더니 한나절이 지나도록 군연이 어디 갔는지 짐작도 못하고 있군.”소군연의 모친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투덜거렸다.소군연의 부친은 아내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런 말 좀 이제 그만해. 지금은 군연이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야. 사실 난 저 예선이란 애, 꽤 괜찮다고 생각해. 처음에는 부모도 없다고 당신 많이 싫어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부모도 있고 그뿐만 아니라 엄마는 갑부에 아빠는 유명한 의사인데 당신 뭐가 불만이 그렇게 많아? 정말 아들을 평생 독신으로 살게 할 셈이야?”소군연의 부친은 솔직히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지만 소군연의 모친은 그래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당신도 예전에는 반대했잖아요? 나중에는 나도 동의했다구요. 하지만 아버님 체면 세워 드리느라고 동의하지 않았던 건데 이제 와서 날 탓하면 어쩌라는 거예요?”“그만둬.”소군연의 부친이 아내의 말을 끊었다.“어째서 말을 못하게 해요? 내가...”“예선이 움직였어!”소군연의 부친이 급히 액셀을 밟았고 소군연의 모친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잠시 후 소만리의 차는 경도대학교 정문 앞에 멈춰 섰다.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눈에 익은 건물을 바라보며 예전에 함께 보냈던 날들을 떠올렸다.그들이 대학에 갓 입학한 첫날이었다.그때 그들은 모두 각자 마음에 두고 있던 한 해 선배의 남자와 부딪히게 되었다.그 남자와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될 때까지 아주 오랜 세월이 걸렸다.“예선아, 소군연 선배가 경도대학교에 있을 것 같아?”소만리가 물었다. 예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살짝 웃었다.“나도 확신할 수 없지만 네 말처럼 군연과 함께 했던 추억이 있는 곳은 다 가능성이 있는 거니까. 그래서 여기 왔어. 운에 한번 맡겨 보려고.”예선은 말을 마치며 학교 안으로 걸어갔다.학교는 개방식이어서 예선과 소만리는 아무런 제지도 없이 바로 들어갔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6장

    소군연의 할아버지는 소군연의 글을 보고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퇴원하자마자 한 여자 때문에 사라져?게다가 이 여자가 아니면 평생 결혼하지 않겠다고?그는 결코 그런 일이 발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소군연이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하니 마음이 몹시 답답하고 당황스러웠다.만약 소군연이 정말 결혼하지 않는다면 그들 소 씨 가문은 후사가 없게 되는 게 아닌가?낭패였다.그건 안 된다. 절대 안 될 일이었다.예선은 밖으로 뛰쳐나온 후 그가 갈 만한 곳을 찾아가 보았지만 오전이 다 지나도록 소군연의 행방을 알아낼 수 없었다.그녀는 소군연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역시나 받지 않았다.아무런 소득 없이 시간만 흘러가자 예선은 갑자기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그녀는 길가에 있는 의자에 앉아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았다.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그들의 인생에 주어진 하루하루를 무탈히 사는 것만 같았다.갑자기 상실감이 확 밀려왔다.군연, 정말 날 포기하기로 한 거예요?우린 이렇게 헤어져서 제 갈 길을 가게 되는 건가요? 그런 건가요?예선은 막막한 마음을 도무지 어찌할 수가 없었다.생각하면 할수록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바로 그때 소만리에게서 전화가 왔다.예선은 얼른 그녀의 전화를 받아 소군연에게 일어난 상황을 전했고 소만리는 한달음에 예선에게 달려왔다.예선은 소만리를 보자마자 눈물샘이 터져버렸다.소만리는 예선을 위로했다.“예선아, 소군연 선배가 일시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그런 걸 거야. 널 포기했을 리가 없어.”“아니야. 포기한 거야.”예선은 심호흡을 하고 스스로를 진정시켰다.“그의 가족들이 절대 날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특히 어머니는 강경하게 반대하시고 최근에 발생한 일 때문에 다른 가족들도 나에 대한 선입견이 더욱 나빠졌어.”“그동안 일어난 일은 너랑 아무 상관없어. 넌 피해자야.”“하지만 그들은 날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저 소군연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5장

    ”얼른 들어갈게요!”소군연의 엄마는 황급히 뛰어가다가 갑자기 뒤따라오는 예선에게 고개를 돌렸다.“넌 오지 마! 우리 소 씨 가문에 널 환영하는 사람은 없어!”소군연의 엄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예선은 소군연을 만나러 가지 않을 수 없었다.예선은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어떻게 소군연이 스스로 퇴원을 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어제까지도 분명 병상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누워 있었다.소군연의 집으로 가는 길에 예선은 소군연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보았다.그러나 소군연은 받지 않았다.소군연에게 핸드폰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하긴 했지만 그래도 예선은 계속 전화를 시도했고 예상대로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그녀는 한시라도 빨리 소군연을 만나고 싶었다.그러나 가는 길이 너무 막혔다.드디어 예선이 소군연의 집에 도착해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앙칼진 소군연의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떻게 된 거야? 군연이는? 군연이가 어떻게 스스로 집에 왔다는 거야? 방금 깨어난 거 아니야?”“이것 좀 봐 봐. 이거 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될 거야.”소군연의 부친은 원망 섞인 말투로 소군연의 모친에게 뭔가를 쥐여 주었다.예선이 얼른 현관에 들어서자 따가운 소군연의 모친 목소리가 그녀를 향했다.“따라오지 말라고 했는데 넌 왜 또 왔어? 누가 널 환영한다구...”“됐어. 그만하고 이것 좀 보라니까.”소군연의 부친은 예선이 들어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군연의 모친 말을 끊었다.예선은 소군연의 부친이 미묘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며 쫓아내지 않자 얼른 안으로 걸어갔다.소군연의 모친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메모지 한 장이었는데 메모지에는 짧은 몇 마디가 쓰여져 있었고 모두 소군연의 모친에게 전하는 말인 것 같았다.소군연은 자신이 이틀 전에 깨어났다고 실토하며 잠에서 깬 이후 자신의 엄마가 예선에게 모질게 투덜거리는 말만 하는 것을 보고 예선과 절대 결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4장

    예선은 아무도 없는 병실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즉시 소군연을 찾아나섰다.그러나 근처를 한 바퀴 둘러보아도 예선은 소군연의 모습을 찾지 못했고 마음속에서 초조함이 스멀스멀 밀려왔다.이때 소군연의 엄마가 들어왔다.병상에 누워 있어야 할 소군연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을 본 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떻게 된 거야? 군연이는? 군연이 혹시 무슨 검사하도 하러 간 거야?”소군연의 엄마는 불만이 가득 담긴 얼굴로 예선에게 물었다.소군연의 엄마가 보이는 이런 태도에는 이골이 났는지 예선은 개의치 않으며 담담하게 돌아섰다.“저도 알고 싶어요.”“나보다 먼저 와 놓고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제가 왔을 때도 병실에 아무도 없었어요.”예선은 돌아서면서 말을 이었다.“간호사한테 한번 물어볼게요.”“잠깐만.”소군연의 엄마가 예선을 멈추어 세우며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너한테 말을 해 둬야겠어. 군연인 이미 너 때문에 고생이란 고생은 다 겪었어. 다친 적도 한두 번이 아니고. 너 때문에 영 씨 집안 두 모녀는 감옥에 갇혔어. 이건 분명히 네가 우리 가문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야. 네가 우리 군연이를 얼마나 좋아하든 우리 군연이 널 얼마나 좋아하든 상관없어. 넌 우리 소 씨 가문에 들어올 수 없어.”이 말을 들은 예선은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영 씨 집안 두 모녀가 감옥에 간 것까지도 예선의 탓으로 돌린단 말인가?예선과 소군연은 엄연히 피해자였다.영내문 같은 악랄한 사람은 오늘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도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악행을 저지를 사람이었다.영내문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인 중의 악인이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벌여진 일들로 이 모든 것이 자명한데 소군연의 엄마는 여전히 예선을 탓하고 있는 것이다.예선은 더 이상 소군연의 엄마와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런 시간 낭비 에너지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3장

    채수연이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이미 모든 상황을 다 이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여온아.”채수연이 기여온에게 다가가 몸을 웅크리고 앉아 다정하게 말했다.“여온아, 선생님이 여온이 좋아하는 거 알지? 어딜 가든 매일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길 바라. 그리고 하루빨리 말도 할 수 있게 되길 바랄게.”기여온이 선생님의 말을 알아듣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한껏 고개를 끄덕였다.채수연은 일어서서 강자풍을 바라보았다.아직도 눈에는 그에 대한 호감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조금 전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더 이상의 집착은 사라졌다.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이 반드시 고집스럽게 쟁취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채수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강자풍을 바라보며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강자풍도 더 이상 아무 말없이 몸을 굽혀 기여온을 품에 안고 돌아섰다.돌아서기 전에 채수연에게 따뜻한 작별의 미소도 잊지 않았다.“채 선생님,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어쨌든 선생님께 많이 신세 졌습니다. 고맙습니다.”채수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절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 주신 걸로 이미 다 갚으셨어요. 하지만 강 선생님 같은 친구가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긴 하네요. 기회가 되면 같이 식사라도 해요.”“그럼요, 언제든지요.”강자풍이 흔쾌히 승낙했다.친구가 된다는 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채수연은 그 자리에서 기여온을 안고 점점 멀어지는 강자풍의 뒷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두어 걸음 앞으로 나섰다.“강 선생님, 저 궁금한 게 하나 더 있는데 대답해 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강자풍은 천천히 걸음을 멈추었다.그는 잘생긴 얼굴에 다정한 미소를 가득 품고 뒤돌아보며 물었다.“뭐가 궁금하신가요?”“좋아하는 여자가 정말 있긴 한 거죠?”강자풍은 기여온의 작은 얼굴에 부드러운 시선을 잠시 떨구며 입을 열었다.“지금 저의 가장 큰 소원은 여온이가 무탈하고 건강하게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2장

    ”어쩌다가 듣게 되었어요.”강자풍은 순순히 시인했다.채수연은 강자풍의 대답을 듣고 자신이 난감해할 줄 알았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예전처럼 초조하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고 후련한 느낌이 들었다.다만 약간의 부끄러움은 어쩔 수 없었다.강자풍은 채수연이 난감해하지 않도록 애써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채 선생님을 도와드리려고 했던 건데 어떻게 하다가 영상이 찍혀 인터넷에 올라오는 바람에 선생님을 더 난처하게 해 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나와 여온이 일로 또 한 번 고민거리를 안겨 드린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강자풍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기여온을 향해 부드러운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하지만 선생님, 걱정 마세요. 앞으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 없을 거예요.”채수연은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순간 마음속에서 상실감이 강하게 몰아쳤다.그녀는 의아한 눈으로 강자풍을 쳐다보며 강자풍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역시나 그의 말은 그녀를 안타깝게 만들었다.“채 선생님, 여온이한테 더 잘 맞는 유치원을 찾았어요. 제가 일하는 곳과도 더 가까워서 여온이 등하원하는 데도 훨씬 편리할 것 같아요.”강자풍의 말을 들은 채수연은 갑자기 마음이 너무나 허전했다.“여온이한테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봐 유치원을 옮기기로 하신 거예요?”강자풍은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이게 선생님한테도 우리한테도 좋은 것 같아요.”강자풍은 ‘우리'라는 말을 할 때 기여온에게 시선을 주었다.채수연은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자신의 감정이 줄곧 일방적인 것이었고 닿을 수 없는 허무한 희망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강자풍의 눈에는 이미 다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강 선생님 생각이 맞는 것 같아요.”채수연도 강자풍의 말에 활짝 웃으며 동의했다.“아까는 정말 죄송했어요. 저희 엄마와 엄마 친구가 강 선생님에 대해 한 말은 정말 부적절했어요. 죄송합니다.”강자풍은 조금도 개의치 않으며 입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1장

    류 씨 성을 가진 남자가 트집을 잡았고 결국 강자풍이 기여온을 데리고 나가는 장면이 모두 찍혀 인터넷에 공개된 것이었다.이 남자도 양심은 있었던지 기여온의 모습은 블러 처리를 해서 사람들이 알아볼 수 없게 했지만 강자풍의 모습은 영상에서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채수연의 엄마는 한눈에 영상 속 사람이 강자풍임을 알아차렸다.영상 아래의 댓글을 본 채수연의 엄마는 더욱 초조한 눈빛으로 말했다.“수연아, 너 어떻게 이런 애 딸린 남자를 좋아할 수 있어?”채수연의 얼굴이 찡그려졌다.“맞아요. 부인하지 않을게요. 난 강 선생님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어요.”“뭐라고!”“아유... 수연아, 너 정말 이 애 딸린 남자를 좋아하는 거야?”진 씨 부인의 눈빛이 미묘하게 반짝거렸다.“내가 보니까 여기 댓글 단 사람들이 벌써 이 남자 신상을 다 파헤친 것 같던데. 이 남자 예전에 우리 F국에서 한때 주름잡았던 그 강어라는 사람 동생이라더라구. 그 강연이라나 뭐라나 누나라는 사람은 업계에선 더욱 악명이 높았대.”“뭐! 그 강 선생이 강어와 강연의 동생이라고?”채수연의 엄마는 자신의 소중한 딸이 악명 높은 집안 배경을 가진 사람과 사귀게 될까 봐 전전긍긍했다.“나도 그 사람 형과 누나에 대해서 들은 적 있어요. 나도 알고 있다구요. 하지만 강 선생님은 지금까지 그 일에 개입한 적이 없어요. 만약 조금이라도 개입했다면 벌써 경찰서에 잡혀 들어갔을 거예요.”채수연은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게다가 강 선생님은 이 아이의 친아빠가 아니에요. 친구 딸인데 잠시 이 아이를 돌보고 있을 뿐이에요. 그리고 아주머니, 부탁드리는데요. 이 아이가 말을 못 하는 걸로 자꾸 걸고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말을 못 해서 누구보다 괴로운 건 이 아이잖아요. 입장 바꿔서 누군가가 아주머니 아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절대 듣고 싶지 않을 거잖아요, 네?”“...”채수연의 입에서 뭐라도 가십거리를 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