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소만리가 순조롭게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만영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만리는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소만영이 절대 좋은 뜻이 아닌 것을 알았다. "소만영, 나 위하는 척하지 마, 넌 안 역겨울지 몰라도 난 정말 너무 역겨워." 소만리는 소만영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소만영은 연약하게 사화정에게 기댔다. 사화정은 자신의 귀한 딸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자 불만스럽게 소만리의 앞으로 다가와 소만영을 보호했다."소만리, 사리분별 좀 해! 만영이가 부탁 안 했으면 너 같은 애가 어떻게 우리 회사에 들어와! 사화정은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너 만영이 친동생 아니라고 또 만영이를 괴롭히니? 만영이는 한 번도 따지지 않고 너를 생각해주는데, 고마워해도 모자를 망정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소만리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이 말를 없애버리고 싶었다.그녀는 지금까지 소만영이 도대체 자기에게 상처 말고 무슨 은혜를 베풀었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소만리는 사화정이 소만영을 감싸며 자신에게 훈계하자 마음 한 구석 아팠다. "엄마, 됐어요. 제가 만리 용서할게요. 만리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없어서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 가치관에 문제가 생겼을 거예요. 화내지 마세요.”소만영은 사화정의 손을 잡고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소만리는 소만영과 싸우기 귀찮아서 그저 눈을 부릅떴다.“역거워”사화정의 얼굴이 굳어지며 입을 열려고 하자 소만영이 사화장을 가로막고 말했다. “만리야, 내 욕해서 네 속이 편해진다면 내 욕 실컷 해, 3년동안 감옥에서 많이 힘들었던 거 다 알아.” 소만영은 식당 안에 있는 다른 직원들에게 말했다. "만리 얘가 예전에는 잘못한 게 많았어요. 근데 사람이라면 다들 실수 한 번쯤 하잖아요. 게다가 만리는 이미 감옥 가서 속죄하고 나왔으니 여러분 모두 만리에게 편견 갖지 않길 바라요. 모두 감사드립니다.”정말 심술궂은 행동이었다. 하지만 소만영의 말이 떨어지자 모든 직원들은 소만영을 향해 존경과 찬양을 표했다. 몇몇 직원들
소만리의 눈이 흐려졌다. 하지만 소만영이 끼고 있던 반지가 눈에 띄었다. 바로 소만리가 직접 디자인한 반지였다."소만리, 너 참 재주도 좋다. 이 반지 디자인 너무 마음에 들어. 젤 중요한 건 모진이가 직접 끼워줬어. 소만리가 자랑하며 말했다.소만리는 동영상을 촬영 중인 휴대전화를 쥐고 이를 악물며 웃었다."소만영, 지금 내가 디자인 표절했다고 모함한 거 인정하는 거야?"인정하면 어때? 누가 네 말을 믿어?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랑 싸울 거야!""이 정도면 됐어." 소만리는 입술을 깨물며 돌아섰다.소만영은 소만리의 이상한 태도에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소만영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소만리는 이미 차에 올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는 짧은 동영상이 돌기 시작했다. 동영상 속 소만영의 얼굴은 또렷하게 찍혔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똑똑히 들렸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몇몇 네티즌들은 소만리에 대한 불만을 품었다.알고 보니 소만리는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실이 드러났다.사람들은 소만리가 소만영의 아이를 유산하게 해서 소만영이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니 용서할 수 있다고 했다. 소만영이 유산된 거에 비하면 소만리가 표절했다고 비난을 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아니야?소만리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자신의 명예뿐만 아니라 귀한 딸도 잃었다.하지만 누가 신경 쓰겠는가?숙소로 돌아온 소만리는 도착하자마자 문 앞에 고급 승용차를 봤다. 소만리가 걸어가자 차 문이 열렸다. 기모진이 차에서 내리자 훤칠한 몸집에 자신감과 싸늘한 패기가 서려 있었다.기모진의 기세에 소만리가 단단히 눌렸다.소만리는 기모진을 피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기모진이 그녀를 잡아당겨 그윽하고 매혹적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네가 표절했다고 하면 어때? 네가 잃은 것은 명예에 불과해, 그런데 만영이는? 너 때문에 아기가 죽었다고! 네가 지금 이 일을 인터넷에 퍼뜨리는
기모진은 소만리가 이러한 태도로 자기랑 말을 할줄은 상상도 못했다.기모진은 소만리를 정신 차리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모진의 눈빛이 변하면서 전이랑 다름없이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남은 생이 길지 않다는 건 무슨 의미냐?”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이 한말에 신경 쓸줄을 몰랐다. 예전의 기모진이라면 소만영한테 다시는 집적거리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엄청 화를 냈어야 했다.그녀는 도무지 기모진의 생각을 읽을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종양에 걸렸다는 사실 또한 기모진에게 알려주기 싫었다.“아무런 의미도 없어. 저 같은 여자가 하는말 신경 쓸 필요도 없으시잖아요.” 그녀는 덤덤하게 얘기하고는 기모진을 있는 힘껏 밀쳤다.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종양이 있는 위치가 찌릿찌릿 아프기 시작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진짜 아픈지도 모른채 그녀에게 쓴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소만리, 너 진짜 하나도 안 변했다. 예전처럼 불쌍한 척을 좀 하면 내가 또 너를 동정해줄줄 알았어?”소만리는 그저 허탈한 듯이 피식 웃으면서 기모진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얘기했다. “그래, 나 소만리 또 연기를 하고 있네 ㅋ 나처럼 염치 없고 악랄한 여자가 어떻게 네가 아끼는 사람이 될수 있겠어. 소만영은 네 맘속에서 순진무구한 천사겠네.” 잠시 정적이 흘렀지만 기모진이 다시 입을 뗐다.” 네 말이 맞아. 소만영은 유일무이한 사람이야. 적어도 나한텐. 소만영을 처음 만난 그날 부터 내가 그녀의 수호신이 되주겠다고 맘속으로 다짐했어...”말이 끝나지 않은 채 기모진은 다시 매서운 눈으로 소만리한테 협박을 했다.” 그러니 소만영 털끝 하나 건드리면 백배, 천배 아니 억배로 너한테 돌려줄게. 못 믿겠으면 한번 해봐.”그의 한 구절, 한 글자가 비수처럼 무심하게 소만리 심장에 꽂힌듯이 아파왔다.소만리의 마음에서 보이지 않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기모진은 보이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소만영의 눈에는 눈물로 벅차 올랐지만 지금 이 상황이 그저 어이없이 웃기고 자신의
만약에 진짜 기모진이 갚아 준거라면 어떤 신분으로 빚을 대신 갚아 준걸가..남편의 신분으로 갚아 준것인가..?하지만 소만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기모진이 아닌 다른 이름이 들려왔다- 소군연.소만리는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소군연한테 전화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군연은 바로 도착했다.소만리한테 자초지종을 들은뒤 소군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 난 또 만리가 다친줄 알고 놀랬잖아, 이거 때문이였구나. 대단한 일도 아닌데 너무 신경 쓰지마.”“큰일이 아니라니요..!!!”소만리는 진지한 눈빛으로 소군연을 보며 말했다. “선배, 이 돈을 언제 다 갚을수 있을지는 모르지만…정말 감사합니다.”“괜찮아, 나 돈 많아.”“선배가 돈 많은 건 알지만, 그래도…”소만리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소군연은 햇살같이 따스한 눈빛으로 그윽하게 소만리를 쳐다 보면서 얘기했다.“만리가 뭐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질거 같으면 밥을 사주는건 어때? 나 급하게 오느라 밥도 못 먹었어. 그리고 만리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수 있어서 난 만족해.”소만리는 선배의 눈에서 미묘한 감정을 느껴서 인지 그녀는 급하게 피하며 쑥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대답만 했다.소만리는 출소한지 얼마 되지 않아 주머니에 밥 한번 제대로 사줄 돈도 없을 가봐 겁이 났다.하지만 그녀의 생각을 읽은 듯이 선배는 마라탕을 먹자고 제안을 했다.부자 집안에 도련님이 길거리 가게에서 마라탕을 먹는 다는 생각이 들자 소만리는 죄책감이 생겼다. 하지만 선배는 마치 자주 온듯이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만리는 모르지? 나 사실 마라탕 진짜 좋아해. 대학교시절에는 배달로 많이 시켜서 먹었어.”비록 선배는 마라탕이 좋다고 해서 먹자고 했지만 사실 소만리는 알고 있었다.선배가 소만리 배려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을.착한 선배의 마음씨를 생각하자 소만리의 쌀쌀한 마음속에 한줄기의 해빛이 들어온듯이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녀도 알고 있었다. 나이트 클럽한테 빚지는 거 보다 선배한테
소만리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역시 기모진의 마음 속에서 그녀는 영원히 더러운 사람으로 낙인이 찍혔다.“기모진, 조금 더 예의 있게 말 할수는 없어?”소군연은 소만리를 등뒤로 숨겼다. 분위기가 갑자기 살벌해졌다.기모진은 낮은 목소리 비웃었다. “ 예의? 공공장소에서 남편이 있는 여자랑 단둘이 같이 있으면서, 네가 나한테 존중, 예의를 논해?”소만리의 기분을 신경 쓰지도 않고 기모진은 그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네가 언제부터 만리를 와이프로 생각했어. 더구나 지금 너희는 이혼을 한 상태고 만리는 더이상 너의 와이프가 아니야.” 소군연의 목소리에서는 기모진에 대한 두려움이 일도 없으며 오히려 더 당당하게 맞싸웠다.그러자 기모진의 얼굴에는 살기로 가득했다. 차가운 시선으로 소만리를 쳐다 보며 얘기 했다. “너 이런식으로 남자 꼬시고 다녔냐.”소만리는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기모진의 불만을 이해 못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덥석 잡아서 끌어오면서 소군연을 쳐다보았다, “지금 소만리는 아직 법적으로 나의 와이프니까, 내가 질릴 날이 온다고 해도 너한테 기회를 줄 생각은 없어.”기모진은 여지를 두지 않고 자극적인 언어로 소만리를 굴복 시키며 소만리를 차안으로 집어 넣었다,소군연은 급하게 다가가서 막을려고 했지만 소만리의 “괜찮아, 하지마”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눈빛을 보자 발걸음을 멈췄다.기모진의 말이 소군연의 머리에 박혀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아 아직 이혼을 안했구나……소만리는 기모진이 그녀를 어디로 데려가는지모르지만 그저 속도가 너무 빨라서 머리가 어지럽고 토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그녀는 갑자기 예전에 기모진이 경고했던 말이 떠올라 웃으면서 운전하고 있는 기모진한테 말을 건냈다.”기사장님은 앞뒤가 다르시네. 전에는 저같은 여자는 차에 앉을 자격도 없다고 하지 않으셨나? 지금은 더럽힐가봐 걱정 안하나? 근데 난 이미 더러워졌어, 까먹었어?”말이 끝나자마자 기모진의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동굴처럼 깊은 그의 목소리를 듣자 소만리는 마음이 간지러워지면서 심장박동수가 급격히 빨라졌다. 하지만 그녀는 순수했던 예전처럼 어리석은 기대같은 거는 더 이상 하지않았다. 기모진에 대한 감정은 이미 사랑에서 미움으로 덮힌지 좀 되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할아버지가 자신이 감옥살이 3년이나 한 사실을 개의치 않다는거를 상상도 못했다. 신경 쓰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소만리한테 기모진이랑 새 삶을 살도록 격려해 주었다.할아버지는 구세대의 사람이라 자신의 며느리가 감옥살이를 했다는 것을 알면 백의 구십은 화를 내시면서 반대 하시는게 정상이었다. 예상외의 반응이 나오자 소만리는 많이 놀랬지만 마음속으로 할아버지의 따뜻함에 감동 받았다.기모진의 할아버지랑 얘기를 나눠보니 소만리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이 두분의 따뜻함에 그녀는 한번더 감동을 받았다.소만리는 기가에서 밥을 먹을때 할아버지이외의 사람들이 자신을 웃음 거리로 취급하면서 무시하는게 눈에 보였다. 그중에서도 기모진의 어머님이 티를 많이 내셨다.할아버지가 나가 신 뒤 기모진의 어머님은 바로 소만리에게 눈치를 줬다.“ 눈치가 있으면 할아버지한테 먼저 돈 한 푼도 한챙기고 기가를 나간다고 말을 해. 모진이랑 만영이한테 민폐 끼치지 말고.”기모진의 어머님은 잘난 체하며 기세를 전혀 꺽지 않고 말을 했다.“만영이는 너때문에 이미 한 생명을 죽였어, 너가 진짜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장 이혼해.”기모진은 그저 옆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소만리는 이제서야 이해가 됐다. 기모진은 왜 그를 데려왔는지를 …. 기모진도 이혼을 원했다.소만리는 갑자기 이 상황이 너무 어이없이 웃겼다. 이 중 아무도 할아버지를 거역하지 못하니 소만리가 본인 입으로 이혼을 말하기를 원했다.때마침 소만영이 귀여운 남자 아이와 함께 같이 들어왔다.소만리는 아직 어린 남자 아이를 보자 가슴이 미어오면서 불쌍하게 죽은 자신의 딸이 생각났다.소만영한테 기대고 있는 애를 보자 가슴에 총 맞은듯이
발걸음 소리가 들려서 인지 아이는 뒤돌아 섰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인형같이 이쁜 애기가 투명하고 순수한 눈으로 소만리를 쳐다봤다.순수한 애기의 눈을 보자 소만리 마음속의 분노가 사그러졌다. 분노가 사라지자 말로 표현하지 못할 친절함과 흐뭇한 마음이 생겼다.소만리는 갑자기 울컥해지면서 마음이 약해졌다..내 애기가 아직 살아 있다면 이렇게 귀여운 아이로 자랐겠지…?그야 기모진의 유전자를 가졌으니 나쁠 일이 없지.소만리는 허리를 숙여 손으로 애기의 얼굴을 감싸며 “ 귀염둥이, 이름이 뭐에요?”라고 물었다.애기는 눈을 깜박깜박하고 서툰 말로 “엄마랑 아빠는 저를 군군이로 불러요.”라고 답했다.엄마. 아빠.이 두 단어가 가시마냥 소만리의 가슴을 찔렀다.하늘 나라간 우리 딸도 자기의 엄마,아빠를 부를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은……멀리서 소만리가 자기 아들이랑 같이 있는걸 본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 만리야. 지금 뭐하는거야. 나 건드려도 되지만 나랑 기모진의 아들은 건들지마!!!”소만영의 목소리가 유난스럽게 컸다. 굳이 자기랑 기모진의 아들이라고 강조하면서…소만리는 이 아이를 해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근데 다급해진 소만영의 말을 들으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소만영의 뻔뻔함과 잔인함을 배울 필요 있다고 생각했다.애기는 “엄마” 하면서 곧바로 소만영에게 안겼다.소만영은 걱정하는 척을 하면서 애기를 위 아래로 샅샅이 훑으며 말했다. “ 우리 군군이 어디 안다쳤지.”소만리는 코웃음을 쳤다. “ 소만영, 너 연기 진짜 늘었다. 이러다 연기대상 타겠는데?” “만리, 넌 애가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수 있니.”소만영은 피해자인척 억울한 표정으로 소만리를 보며 말했다. “ 3년전, 넌 나의 남자친구를 뺏어갔고 나랑 모진이의 첫번째 아이도 죽였어. 근데 왜 3년이 지난 지금도 나의 아들을 해치려고 하는거야. 비록 난 너랑 같은 피를 공유하는 친언니는 아니지만, 난 나름대로 너한테 잘해줬잖아.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
진짜 기모진이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야되나.???소만리는 썩소를 지으면서 달콤한 목소리로 “응 . 알겠어.”라고 답했다.그녀는 말을 다 하고 일부러 소만영의 표정을 보려고 몸을 돌다. 아니라 다를가 소만영의 얼굴은 똥 씹은 것처럼 어두웠다. 소만영은 분에 차서 입술이 터질듯 세게 꽉 깨물고 있었다.소만영의 곧 자폭할거 같은 폭탄처럼 화난 모습과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참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 너무 고소하다고 소만리는 생각했다.기모진은 소만영한테 위로의 말을 건내주러 가고 있는거 같았다.소만영이 온갖 불쌍한 척을 하면서 애기를 안고 기모진에게 다가갔다.“모진아, 난 만리가 나랑 애기한테 무슨 짓을 할지 너무 무서워. 감옥에서 3년있어서 그런지 만리의 정신이 이상해진거 같애…” 바로 울듯이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고 소만영은 기모진한테 하소연하고 있었다.“모진아…어릴때 약속한 일 잊지 않았지? 나랑 결혼해서 평생 지켜준다는 약속을.”소만리는 자신이 기모진이 다른 여자랑 친밀하게 있는걸 신경 안 쓸줄 알았다. 하지만 소만영이랑 단둘이 가까이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소만리의 가슴은 누가 잡고 있듯이 숨이 막혀왔다.그녀는 이건 사랑이 아닌 미움이라고 믿고 있다. 믿고 싶었다.자신의 전부인 딸을 처참하게 죽이고 나 몰라라 하고 잘 살고 있는 그 두 남녀가 너무나도 미웠다.소만리는 기모진이 돌아오는걸 기다리지 않았다. 큰 길로 나와 택시 부르고 집으로 돌아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기모진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핸드폰을 새걸로 바꿔 기모진의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지만 머리속에 박힌 그의 전화번호는 레이저마냥 그녀의 눈을 괴롭히고 있었다.소만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기모진은 전화를 3번이나 쳤다. 핸드폰 화면이 밝아지고 어두워지는걸 소만리는 그저 바라만 봤다.그녀는 택시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니 주마등마냥 몇년간의 희노애락이 스쳐지나갔고 결국엔 어둠으로 덮어씌워진 자신의 미래가 보인듯 하였다.소만리는 어리석게도 수백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