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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작가: 차라
언제부터 문밖에 서 있었는지 모를 강용이 갑자기 나타나 시선을 내리깔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장소월은 소현아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먼저 들어가서 밥 먹고 있어.”

소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가서 그릇이랑 젓가락 갖춰놓을게.”

장소월이 문 앞까지 걸어 나가자 강용이 그녀의 팔목을 붙잡았다.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그건 너무 위험해. 강지훈이 세상 곳곳을 뒤져서 소현아의 행방을 찾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소현아에, 그 아이까지 계속 곁에 두는 건, 우리 위치를 드러내는 꼴밖에 안 돼. 너... 설마 다시 잡혀가고 싶은 건 아니지?”

“그 외에 우리한테 다른 방법이 있을까? 나는 현아가 서울로 돌아가 강지훈에게 잡혀가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강지훈은 그 사람과... 똑같은 부류의 인간이거든! 절대 현아의 아이를 살려두지 않을 거야. 어쩌면 현아까지 목숨을 잃게 될 지도 몰라.”

“강용, 강지훈이든 그 사람이든 모두 막강한 권력을 거머쥐고 있는 사람들이야. 그놈들 말 한마디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릴 수도 있어. 저항할 수 없으니, 도망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

“현아는 바보가 아니야, 그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일 뿐이지. 누군가 천천히 가르쳐 준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네가 현아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해도, 난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강용이 되물었다.

“소현아 때문에 다시 잡혀가게 될까 봐 두렵지도 않아?”

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서워.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두려운 건, 나 한 사람으로 인해 너희 모두 위험에 빠지는 거야. 강용... 나 정말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 5년 전부터 계속 생각해 왔어, 내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하지만 세상일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나 많아.”

사실 그녀가 낙일 마을에 간 이유는 강영수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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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70화

    남원 별장 버려진 창고 안, 전연우는 눈앞 당황함에 어쩔 줄 모르는 여자를 향해 말했다. “너도 무서운 건 있는가 보네.” 이곳은 예전 장소월이 갇혀 있던 곳이다. 그 오랜 시간 얼마나 외롭게 버텨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여자가 울부짖으며 애원하고 있음에도, 그의 깊은 눈동자에는 조금의 자비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녀를 볼 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른 전생의 기억들이 그가 장소월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었다. 그는 장소월이 자신을 떠나지 않을 거라는 믿음 하나로, 그녀의 사랑을 함부로 짓밟고 그녀의 모든 것을 무시해 버렸었다. 그녀가 혼자 외롭게 병들어 죽어간 그 순간에야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 그녀가 죽어도 상관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숨을 거둔 순간 그녀를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8년의 결혼 생활 동안, 그는 오직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 한 번, 또 한 번 그녀에게 상처를 입혔다. 이제 그가 전생의 기억을 갖고 돌아왔다. 지금의 송시아를 포함해 과거 그녀의 등에 칼을 꽂은 놈들 모조리 그의 손으로 직접 제거할 생각이었다. “여기 들어오고 싶어 했던 거 아니었어? 목적을 달성했는데 기쁘지 않아?” 송시아의 주위엔 험악한 인상의 건달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전연우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녀였기에, 이어 그가 무슨 행동을 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당신 애초부터 다 기억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동안 날 감쪽같이 속인 거고요? 난 당신한테 최선을 다했어요. 전연우 씨... 내 뱃속에 우리 아이가 있다는 거 잊으면 안 돼요.” “또 입만 열면 거짓말이군. 송시아... 전생에 쓰던 그 더러운 수법이 이번에도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전생... 그 단어가 전연우의 입에서 흘러나온 순간, 송시아의 낯빛이 순식간에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뒷걸음질 쳤다.“말도 안 돼. 당신까지 환생했을 리 없어.” 남자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69화

    언제부터 문밖에 서 있었는지 모를 강용이 갑자기 나타나 시선을 내리깔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장소월은 소현아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먼저 들어가서 밥 먹고 있어.” 소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가서 그릇이랑 젓가락 갖춰놓을게.” 장소월이 문 앞까지 걸어 나가자 강용이 그녀의 팔목을 붙잡았다.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그건 너무 위험해. 강지훈이 세상 곳곳을 뒤져서 소현아의 행방을 찾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소현아에, 그 아이까지 계속 곁에 두는 건, 우리 위치를 드러내는 꼴밖에 안 돼. 너... 설마 다시 잡혀가고 싶은 건 아니지?” “그 외에 우리한테 다른 방법이 있을까? 나는 현아가 서울로 돌아가 강지훈에게 잡혀가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강지훈은 그 사람과... 똑같은 부류의 인간이거든! 절대 현아의 아이를 살려두지 않을 거야. 어쩌면 현아까지 목숨을 잃게 될 지도 몰라.” “강용, 강지훈이든 그 사람이든 모두 막강한 권력을 거머쥐고 있는 사람들이야. 그놈들 말 한마디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릴 수도 있어. 저항할 수 없으니, 도망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 “현아는 바보가 아니야, 그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일 뿐이지. 누군가 천천히 가르쳐 준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네가 현아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해도, 난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강용이 되물었다. “소현아 때문에 다시 잡혀가게 될까 봐 두렵지도 않아?” 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서워.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두려운 건, 나 한 사람으로 인해 너희 모두 위험에 빠지는 거야. 강용... 나 정말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 5년 전부터 계속 생각해 왔어, 내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하지만 세상일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나 많아.”사실 그녀가 낙일 마을에 간 이유는 강영수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68화

    “머리가 정말 정상은 아니네. 그렇게 심심하면 병원에나 가봐.” 강용은 그녀를 보기만 해도 짜증이 밀려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부엌으로 들어가고는 쾅 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소현아는 슬픈 눈으로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강용, 왜 이 아이를 싫어하는 거야? 규영과 미경은 분명 네가 좋아할 거라고 했는데...” “규영과 미경도 내 좋은 친구 거든. 그 두 사람이 나를 속일 리는 없어.” “강용 너까지 이 아이를 원하지 않으면, 나도 필요 없어.” 그때 잠에서 깬 장소월이 아래층으로 내려오다 소현아의 목소리를 들었다. 실은 강용이 부엌으로 들어간 뒤부터 모두 똑똑히 들었었다. 장소월은 입술을 앙다물고 잠시 망설이다가 소현아에게 다가갔다. “현아야... 무슨 일이야?” 소현아는 장소월의 목소리를 듣고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소월아, 강용이 내 배 속에 있는 이 아이 싫대. 이제 나도 싫어. 지워버릴 거야.” 장소월은 미간을 찌푸리고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리 와, 우리 이야기 좀 하자.” 강용은 밖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장소월은 소현아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정원에 있는 그네에 앉았다. “현아야, 너 강용 좋아하지?”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리고 소월이 너도 좋아해.” 장소월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현아야, 좋아하는 마음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 나랑 너처럼 친구로서 좋아하는 감정도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이성으로서 사랑하는 감정도 있어. 그건 평생을 변함없이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이야. 현아는 어때? 네 마음은 어느 쪽인 것 같아?” 소현아가 대답했다. “난 강용과 평생 함께 살고 싶어. 현아는 강용을 좋아하지만, 강용은 현아를 좋아하지 않아. 그리고 내 배 속에 있는 아이도 싫대. 현아는 너무 슬퍼.” 그녀의 배 속에 있는 아이는 틀림없이 강지훈의 핏줄이다. “그럼 강지훈은? 너 그 사람 좋아하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67화

    소현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간신히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참아냈다. 평소 까불까불 장난기 많고 히죽거리기만 하던 사람이 예고도 없이 돌연 사납게 돌변한 것이다. 그녀는 두려움에 황급히 방으로 달려가 침대에 웅크린 채 이불 속에 숨어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녀는 강용이 강지훈과 같은 사람일까 봐 덜컥 겁이 났다. 그녀가 눈물을 흘릴 때면, 강지훈은 더욱 심하게 그녀를 괴롭히곤 했었다. 강용은 예전 장소월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다 이곳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때문에 주변 환경에 꽤나 익숙했다. 그는 시장에 가서 신선한 닭, 오리, 생선, 고기 등을 사 왔다. 사막 근처라 물가가 다른 곳보다 훨씬 비쌌다. 특히 물은 가까운 곳에 오아시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강용은 민박집으로 돌아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방음 시설이 좋지 않기 때문에 행여 위층에 잠들어 있는 장소월을 깨울까 염려되어 말이다. 집에 들어가 보니 또다시 소현아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는 소파에 웅크린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는데, 그를 보고 싶어 하면서도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 강용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그러자 소현아는 소파에서 내려와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가서는 입으로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며 속삭였다. 강용은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한 솜씨로 야채를 씻고 다듬었다. 허리를 굽혀 찬장 아래에 있는 기름을 꺼내려다가 뒤에 있는 여자를 발견한 그가 말했다. “내가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말했을 텐데?” 소현아는 고개를 숙인 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세 걸음 안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 내가 확실하게 세어봤어. 지금은 네 걸음이나 떨어져 있어.” 그 말에 강용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바보라는 말도 너한테는 과분하네.” 강용은 더 이상 그녀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장소월에게 줄 삼계탕을 요리하는 데에 집중했다.소현아는 줄곧 말없이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 음식이 거의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66화

    세 사람은 근처 민박집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장소월은 불안한 마음에 문밖 가게 앞에 서 있는 소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강용, 현아 좀 살펴봐 줘. 길을 잃으면 안 되니까.” 강용은 팔짱을 낀 채, 귀찮다는 듯 눈을 까뒤집으며 말했다. “정말 성가시단 말이야. 애초에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어.”장소월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됐어. 체크인 마치고 현아랑 같이 주변 좀 돌아봐. 나는 먼저 올라가서 쉴게.” “난 너만 신경 쓸 거야. 쟤는 내 알 바 아니야.” “강용, 여기 오기 전에 내가 너한테 했던 말 잊었어?” “소현아는 지금 임신한 상태라 옆에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어. 이왕 데려오겠다고 결정했으면 혼자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도 했고. 하지만... 내가 하루 종일 쟤만 보고 있을 수는 없잖아.” 소현아가 꽃 세 송이를 들고 다가왔다. “소월아, 소월아... 이것 봐, 내가 방금 산 꽃이야. 예쁘지?” 장소월은 꽃을 받아들며 말했다. “예쁘네.” 소현아는 들뜬 얼굴로 강용의 손을 잡고 말했다. “강용, 나랑 같이 놀러 가자.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강용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나 바빠. 가고 싶지 않아. 너...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 소현아는 입술을 삐죽이며 장소월에게 일렀다. “소월아, 소월아, 강용이 나한테 화냈어.” 장소월의 입꼬리가 위로 예쁘게 호선을 그렸다. “그만해, 애도 아니고. 강용, 잠깐 현아랑 놀아주고 있어. 난 너무 피곤해서 방에 가서 쉬어야겠어.” 말을 마친 장소월은 바로 몸을 돌려 발걸음을 뗐다. 강용은 불안한 얼굴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손에 들고 있던 꽃을 프런트에 올려놓고 말했다. “나도 가서 짐 풀어야겠어.” “강용, 나랑 같이 놀기로 했잖아.” 이곳은 총 3층 건물로, 1층은 거실, 2층은 방, 3층은 창고로 구성되어 있었다. 마침 방도 3개가 구비되어 있고, 빨래를 널 수 있는 베란다도 있어 세 사람이 살기엔 적당한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65화

    “누가 쫓아오면 막아요. 남원 별장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해요.” “네, 대표님...” 은경애는 눈치껏 바로 호칭을 바꾸었다. 아이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분명 전연우가 확실한데, 마치 다른 사람이라도 된 듯한 낯선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으니 말이다. 은경애는 머리가 지끈거려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전연우는 방으로 돌아온 뒤, 늘 그랬던 것처럼 바로 금고가 있는 서재로 향했다. 금고를 열자 중요한 서류나 돈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물건들이 들어있었다. 금고 비밀번호도 단순하게 그녀의 생일 날짜였다. 그는 사진첩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밝게 웃고 있는 장소월의 모습을 아프게 바라보았다. 그녀를 잃은 고통은 정말이지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그 당시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 다 내 잘못이야. 널 혼자 두는 게 아니었어.’‘내 아내, 소월아!’그때 별이가 전연우 옆으로 다가와 사진 속 여자를 보고는 옹알거리며 말했다. “엄마, 엄마...” 전연우는 한 손으로 아이를 안아 들었다.“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우리 곁으로 데려올 테니까.” 그는 두 번의 삶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는 전생의 전연우이자, 또 현생의 전연우이다. 침실의 모든 것은 결혼식 날 그대로였다. 침대에 깔려있는 신혼 이불, 그리고 액자 안에 담긴 세 사람의 웨딩사진까지... 순백의 웨딩드레스 차림의 장소월은 그야말로 경국지색의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아이를 안고 있는 그 순간 미소는 짓지 않았지만, 그 눈동자에는 아이를 향한 애틋한 모성애가 가득 담겨 있었다. 과거 그는 너무나도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다시 되돌아갈 조금의 여지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목숨을 바쳐 속죄했다. 결혼식 날 호텔에서 장소월이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면, 그에게 목숨을 부지할 조금의 여지도 남겨두지 않았을 것이다. 전연우 역시 그녀가 마음이 약해지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아이는 전연우가 손에 쥐고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64화

    강지훈은 지금처럼 사랑에 이성을 잃은 듯한 전연우보다는, 예전의 그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권력을 손에 움켜쥐고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강자는 절대 감정 따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여자 한 명 때문에 저토록 나약해진 모습이라니. 사람을 바다에 빠뜨려 죽게 하고도 눈 깜짝하지 않던 그 냉정함은 어디에 갔단 말인가. 반산 별장. 송시아는 미친 듯이 발광하며 집 안의 물건들을 집어 던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기성은! 빌어먹을, 엄기준! 다 죽여버릴 거야! 모조리 다 죽여버릴 거라고! 감히 나한테 싸움을 걸어? 이까짓 글자 몇 줄로 날 묶어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니!”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민아는?” “부대표님, 아가씨와 신이랑 씨가 해외로 떠나신 후 잠시 동안은 추적 가능했지만, 지금은 연락이 끊긴 상태입니다. 현재 그곳 정세가 혼란스러워 저희 세력이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최대한 다른 인맥을 동원해 찾고 있습니다.” 송시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기성은, 넌 면북에 있을 때 죽었어야 했어. 빌어먹을 놈,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이미 한 번 죽여봤으니, 두 번 못할 것도 없지!” 송시아는 소민아만 장악하면 기성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 계획이었다. 그때, 도우미가 전화를 받고 뛰어와 송시아에게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남원 별장으로 가셨다고 합니다.”“뭐라고?” 짜증스러운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었다. 전연우가 그곳에 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설마 기억이 다 돌아온 거야? 그... 그럴 리가 없어! 내가 먹인 약에 문제가 있을 리는 없는데.” “양이 부족했나 보네. 전연우, 내가 평소에 너한테 너무 잘해줬나 봐. 깨어나자마자 그 잡종을 찾아가게 만든 걸 보니.” “지금 장소월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아무도 몰라. 누가 먼저 찾는지 두고 보자고.” 그녀의 잔인함만 탓할 일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63화

    귀를 찢을 듯한 총성이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미경은 비명을 지르며 허벅지를 붙잡았다. 강지훈이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감히 함부로 판단하고 행동한 벌이야. 이번엔 다리 하나를 분지르는 것으로 끝내지만, 다음번에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목숨을 내놓아야 할 거야!” 미경은 두려움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주인님, 목숨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지훈은 옆에 있는 천효연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 아이... 키우고 싶어?” 그는 확실히 자신의 모든 것을 물려줄 후계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마음이 너무나도 복잡했다. 특히 그 바보 같은 여자가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전에 없던 미묘한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그 어떤 여자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 말이다. 천효연은 교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어차피 저는 아이를 가질 수 없으니까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지만, 한번 키워보죠 뭐.” 강지훈이 말했다. “그럼 소현아를 찾아 데려와. 아이를 출산하고 나면 본가로 돌려보낼 거야.” “네, 주인님.” ... 천하 일성 야간 업소. “당신 여자가 내 애완동물 데려갔어요. 이 빚 어떻게 갚을 거예요?” 전연우는 사진 속 여자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그 깊고 어두운 눈동자엔 이루 말할 수 없는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대가로 무기랑 정보 지원해줄게. 대신 찾으면 장소월은 털끝 하나 다치게 해선 안 돼. 무사히 이곳으로 돌아와 내 아내로 살게 할 거야.” 사랑에 눈먼 듯한 전연우의 모습에, 강지훈은 핏물처럼 검붉은 입술을 비틀며 웃었다. “당신답지 않은 대답이네요. 오랜 시간 동안 옆에서 지켜봐 왔던 당신은 여자 한 명한테 이렇게 휘둘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전연우는 사진 속 여인을 애처롭게 쓰다듬었다. 어쩐지 예전보다 더욱 야윈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눈은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난 이미 그 사람을 한 번 잃었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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