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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람
특별한 사람
Author: 초원

제1화

Author: 초원
나의 신청에 팀장은 조금 놀란 것 같았다.

“이정아, 전에 해외로 나가기 위해 그렇게 큰 노력을 했는데, 지금은 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거야?”

나는 고개를 숙이고 쓴웃음을 지었다.

“부모님이 국내에 계셔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때 강태준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고 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누가 돌아간다고?”

나는 대답하지 않고 팀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

뒤돌아보니 태준이 새까만 눈동자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아까 누가 돌아간다고 했는데?”

나는 대충 대답했다.

“동료 한 명이 돌아가겠다고 신청했어.”

태준이 비웃듯이 웃기 시작했다.

“나는 네가 돌아가겠다고 신청한 줄 알았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네가 그런 고생까지 하면서 나와 함께 있는 건데, 어떻게 나를 떠날 수 있겠어.”

그러더니 손을 뻗어 내 허리를 끌어안았다.

“여보, 이하나가 영주권을 받으면 우리 아이 가지자.”

태준은 나에게 항상 뺨을 한 대 때리고 사탕을 주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가 준 사탕이 더 이상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손으로 태준을 밀쳐버렸다.

“나중의 일은 나중에 얘기해.”

태준은 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부드러운 말투로 나에게 말했다.

“이렇게 나랑 안 싸우려고 하니까 좀 익숙하지 않은데? 나는 네가 이 일 때문에 나랑 죽기 살기로 싸울 줄 알았어.”

나는 태준의 말이 더할 나위 없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외부인 때문에 매번 세게 싸웠다.

나는 가볍게 웃었다.

“하도 많이 싸워서 나도 지쳤어.”

태준은 내 말을 듣고 내가 하나 때문에 자신과 싸운 것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내가 태준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싸울 때마다 자신을 너무 슬프게 한다고 했다.

태준은 늘 욕심이 끝이 없었다.

내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면 그는 99 걸음 앞으로 갔다.

그래서 몇 년 동안 내가 참고 태준에게 양보했었다.

태준이 출국하고 싶다고 해서 나는 부모님을 버리고 회사에 출국 신청을 했고 태준이 일찍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해서 나는 부모님께서 주시는 압력 때문에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내 노력은 하나의 한마디 말조차 이기지 못했다.

나는 일어서서 조용히 태준을 바라보았다.

“이제 너랑 싸우지 않을 거야.”

태준은 으쓱해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럼 됐어, 하나랑 나는 그냥 친구일 뿐이야, 질투하지 마.”

“만약에...!”

나는 태준의 말을 이어서 말했다.

“만약 내가 하나랑 무슨 일이라도 있다면, 네 차례가 왔을까?”

이 말을 나는 이미 수없이 들었다.

태준은 흐뭇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알면 됐어.”

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진작 알아야 했는데.”

태준에게 있어서 나는 하나의 손가락 하나보다 못하다는 것을 진작에 알아야 했다.

이때 문밖에서 가녀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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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장은 아무 생각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생일에 신청했어요.”회사에서 나온 후, 내 생일날의 일이 계속 태준의 머릿속에서 재생되고 있었다.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날 단지 내 생일을 잊어버리고 나에게 가짜 이혼 이야기를 꺼냈을 뿐인데, 내가 왜 갑자기 귀국을 신청했는지 말이다.태준은 분명 자신이 모르는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나를 직접 만나서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태준은 당일 비행기표를 끊고 귀국했다.비행기에서 내렸지만, 태준은 우리 부모님 집이 어디인지 기억하지 못했다.그는 어쩔 수 없이 회사에 가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회사에서는 내가 휴가 중이라고 해서 태준은 내 친구에게 연락해서 알아내고 싶었다.하지만 연락처를 아무리 뒤져도 내 친구의 연락처를 찾지 못했고 심지어 우리 부모님을 연락처도 없었다.태준은 그 순간 자신이 나를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내 회사 근처 호텔을 찾아 묵을 수밖에 없었고 나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몇십 번을 쳤을 때 내가 받았고 나는 태준에게 무슨 일이냐고 덤덤히 물었다.오랜 습관 때문에 태준은 말할 때마다 조금씩 밀어붙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집을 왜 판 거야? 난 어떻게 하라고!”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이 집 내가 산 거 아니야?”처음에 태준이 자기 집을 갖고 싶다는 한마디에 나는 장시간 야근하고 열심히 일해서 우리가 살았던 그 집을 샀었다.그때 나는 태준의 이름을 쓰려고 했지만, 태준이 거절했다.“강태준, 거긴 내 집이야!”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내가 말을 이었다.“우리 이혼은 이미 변호사에게 맡겼으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변호사에게 직접 연락해.”태준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상관하지 않고 나는 전화를 끊었다.경찰이 태준을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온 것을 보고 나는 태준이 귀국한 지 이미 이틀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나는 거실에 앉아 있는 태준을 보니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부모님이 먼저 나가서 산책할 것이라고 하셨고 우리 보고 잘 얘기하라고

  • 특별한 사람   제8화

    내 말을 듣자, 하나의 표정이 한층 더 일그러졌다.믿을 수 없다는 표정에서부터 완전히 일그러졌다.지혁은 아주 기뻐하며 태준을 끌고 떠나고 싶어 했다.그러나 하나가 그를 막았다.“태준 아저씨는 원래 여기 사는 사람이잖아, 우리 먼저 집에 갈까?”지혁은 하나의 말을 듣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하나는 지혁을 끌어안고 자신의 짐을 끌고 떠났다.이 결과가 나는 하나도 놀랍지 않았다.나는 하나가 태준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공짜로 먹고 잘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어서 그랬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태준은 하나와 지혁이 출국한 것을 알고 나서야 자기 발로 나를 찾아왔다.하나가 떠난 뒤 지혁은 한참 뒤에야 반응했다.그는 나를 끌어당기면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여보, 내가 이미 그들을 쫓아냈어. 앞으로 우리 잘살아 볼까?”나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나는 가볍게 웃으며 태준의 짐을 집 밖으로 밀어냈다.나는 입구에 서서 그를 바라보았고 태준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나의 마음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는 의기소침해서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태준에게서 온 메시지를 받았다.[이혼 절대 하지 않을 거야. 진정한 다음에 우리 다시 얘기하자.]태준이 떠난 다음 날, 나는 부동산 사람과 미리 약속을 잡고 계약을 체결하여 집을 파는 일은 태준이 맡아 하는 것으로 해놓았다.그날 밤, 나는 짐을 챙기고고 귀국했다.내가 짐을 들고 집에 돌아갔을 때, 부모님은 너무 놀라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엄마는 정말 내가 맞는지 몇 번을 바라보다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정아! 왜 갑자기 돌아왔어!”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아빠도 눈시울을 붉혔다.엄마는 급히 나를 잡아당기며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고 부랴부랴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식탁에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했다.아빠는 나보고 빨리 먹으라고 재촉했고 나는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을 천천히 먹어 치웠다

  • 특별한 사람   제7화

    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그래서 이혼이 최상의 방법이야. 우리가 이혼하면 이하나가 정당하게 영주권을 얻을 수 있고, 강지혁도 아빠를 잃지 않을 거잖아. 아이에게는 아버지가 없어서는 안 되니까.”태준은 여전히 자신의 고집을 세웠다.“나는 단지 너와 가짜 이혼을 하고 싶은 건데, 너는 왜...!”“하지만 난 정말 너랑 이혼하기로 했어.”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시간 날 때 너희들 물건 다 챙겨가.”태준이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는데, 내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강태준, 집 거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으니까, 강지혁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게 하고 싶으면 빨리 서명하는 게 좋을 거야.”태준은 내가 지혁을 가지고 협박할 줄은 몰라 놀라서 입술을 몇 번 움직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마지막에 변명하며 허겁지겁 도망쳤다.도망치는 태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조금도 서운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의 끈질긴 투정에 짜증이 났다.그 후 며칠 동안, 태준은 도망친 듯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나도 그를 찾지 않았다.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다 정리하고 청소도 깔끔하게 한 뒤 부동산에 연락하여 집을 내놓았다.내가 집을 내놓은 다음 날, 태준이 돌아올 줄은 몰랐다.그는 바닥에 놓여있는 짐을 바라보더니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김이정, 무슨 뜻이야? 왜 내 물건을 정리한 거야?”나는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우리 이혼할 건데, 네 물건 우리 집에다 놓고 뭐 할 건데? 걱정하지 마, 네가 싫어할 법한 것들은 이미 다 버렸으니까.”태준이 대답했다.“너랑 이혼 안 할 거야. 여보, 아이 일은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나는 그저 남을 도우려는 것뿐이었어. 내 탓 안 할 거지? 너는 줄곧 나를 이해해 줬잖아.”태준은 마음에 찔리는지 목소리가 점차 작아져 마지막에는 혼자만 들을 수 있을 정로가 되었다.“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 이해하지, 강지혁이 너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네가 아빠가 되는 게 더 어울리지

  • 특별한 사람   제6화

    나는 고개를 숙여 팔을 바라보았는데, 갑자기 칼자국이 하나 더 생겼다.상처에서 새빨간 피가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는데, 뒤에 있던 지혁이 험악한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칼을 휘둘렀다.“이 나쁜 놈아, 네가 우리를 쫓아낸다고? 죽어!”그러면서 지혁은 나를 향해 또다시 칼을 휘둘렀고 나는 단번에 그를 땅바닥에 쓰러뜨렸다.태준은 급히 달려와 지혁을 일으켜 세우면서 나에게 소리쳤다.“김이정, 너 미쳤어? 아이에게 손을 대? 아직 어린데 뭘 알겠어!”나는 팔의 상처를 신경 쓸 새도 없이 그들을 집에서 쫓아냈다.태준과 하나는 지혁을 위해 나와 싸우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고 한참 뒤에 나도 병원으로 향했다.의사는 피가 멈춘 상처를 보고, 몸을 아끼지 않는다면서 다친 지 한참 됐는데 왜 이제야 병원에 왔냐고 꾸짖었다.병원을 나서자마자 태준과 지혁을 안고 있는 하나와 마주쳤다.태준의 시선은 붕대를 감싼 내 팔로 향했고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물어보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하나가 입을 열었다.“태준, 이정이랑 잘 얘기해 봐. 내일에 너희 집에 가서 짐 싸서 나올게.”“나 혼자서도 지혁이 잘 돌볼 수 있어. 너희들 생활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지.”말을 마친 하나는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줄곧 깊이 잠들어 있던 지혁이 갑자기 눈을 뜨고 아빠를 찾으며 울부짖었다.태준은 지혁의 부름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미안한 듯이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이정아, 너 먼저 돌아가. 나는 내일에 집으로 갈게, 내일 다시 잘 얘기해. 나는 이혼 절대 못 해. 가짜 이혼도 이젠 필요하지 않고.”말을 마친 후, 태준은 하나에게서 지혁을 받아 안아 속삭이며 달랬다.그들이 떠날 때 하나는 나를 도발적인 눈빛으로 돌아보았다.나는 집에 돌아와 추억이 가득한 집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터져버렸다.이 집은 내가 출국한 지 2년째 되는 해에 산 것이고 집안의 모든 물건은 내가 직접 가서 고른 것이다.평생 살 집이니까 내 취향에 맞게 인테

  • 특별한 사람   제5화

    내 말에 태준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이혼?”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정아, 나랑 이혼할 거야?”나는 이혼 서류에 서명했다고 손을 흔들었다.태준은 이혼 서류를 홱 잡아당겨 찢으며 낮게 소리쳤다.“나는 너랑 이혼 안 할 거야! 우리 나중에 아이 갖자...! 응? 여보 우리 이혼하지 말자!”옆에 있던 하나가 갑자기 나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이정,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태준이 지혁이가 마음이 아파서 고친 거야. 태준 탓을 하고 싶으면 차라리 날 탓해...!”나는 힘껏 하나를 땅바닥에서 잡아당겨 얼굴을 한 대 세게 때렸다.하나는 얼굴을 가린 채 나를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내가 예전처럼 너 못 때릴 줄 알아?”내 눈빛이 너무 날카로웠는지 하나가 처음으로 내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태준은 본능적으로 하나를 자신의 뒤로 감추면서 불평했다.“우리 사이의 일에 제삼자가 연루되지 않도록 하자, 내가 한 결정이니까 하나 탓하지 마. 난 그냥 지혁이한테 아빠가 없어서 불안해하는 걸 차마 볼 수 없었을 뿐이야.”태준의 이기적인 발언은 나를 웃게 했다.나는 참지 못하고 태준에게 물었다.“강태준, 내 생각은 해봤어?”태준의 얼굴에 미안한 감정이 스쳤지만, 곧 평소와 다름없이 돌아왔다.“우리는 아직 아이가 없으니, 지혁이 크면 다시 고치면 되잖아! 그렇게 어린애한테 왜 그래? 너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야? 왜 그렇게 날 이해 못하는데?”태준의 말에 나는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이 생각을 하니, 내 마음속의 분노가 점차 가라앉았다.나는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종이조각들을 한 번 보고, 정의롭다는 눈빛을 한 태준을 바라보았다.“이혼 서류는 내가 인쇄해서 보내줄게.”태준은 손을 뻗어 나를 붙잡으며 애원했다.“이정아, 하나 가족이 이사 가면 우리도 우리만의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거야.”내가 아직 대답하지 않았는데, 뒤에서 나를

  • 특별한 사람   제4화

    나는 웃으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괜찮아, 영화 재밌게 봐.”말을 마친 나는 전화를 끊고 태준이 어떻게 반응할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가 집에 돌아왔을 때 마침 회사에서 온 연락을 받았는데, 내가 한 귀국 신청이 통과 되어 가능한 한 빨리 일을 처리하고 돌아가라고 했다.이것은 내가 요즘 들은 첫 번째 좋은 소식이다.태준이 돌아왔을 때, 나는 인수인계 업무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그는 내가 통화를 했을 때의 태도에 아직도 화가 나 갈아입을 옷을 들고 바로 샤워하러 들어갔다. 태준이 씻고 나왔을 때 나는 이미 잠자리에 들려고 침대에 누워 있었고 태준은 침대 머리맡에 서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뜨거운 시선은 내가 눈을 감고 있어도 느낄 수 있었다.태준이 나를 노려보고 있을 때 마침 전화가 울렸다.“이정! 오늘이 네 생일이잖아! 회사에서 너한테 주는 선물이 있어서 들고 왔어!”팀장의 목소리는 캄캄한 밤에 유난히 또렷하게 들렸고 태준의 표정은 팀장의 말에 따라 점차 어두워졌다.나는 전화를 끊고 곧장 일어나 밖으로 나가 팀장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나는 물건을 들고 집으로 들어왔다.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태준이 냉장고 문을 열고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나는 태준을 힐끗 본 후, 물건을 놓고 방으로 들어가 다시 침대에 누웠다.그러자 곧이어 태준이 들어와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집에 미역이 없어서...! 이거...!”나는 하품을 하면서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괜찮아, 저녁에 많이 먹어서.”태준의 얼굴은 더욱 불안해졌다.“오늘 네 생일인 걸 깜빡했어, 미안해...!”“괜찮아, 그냥 생일일 뿐이잖아? 생일은 세도 안 세도 다 마찬가지니까.”말을 마치고 나는 불을 끄고 잤는데, 온밤 꿈도 꾸지 않고 푹 잤다.그 후, 태준은 매일 정시에 침실로 들어왔지만, 나는 업무 인수인계 때문에 바빠서 태준과 대화를 나눌 새도 없었다.나는 이런 평화로운 생활이 내가 떠나는 날까지 계속될 것으로 생각했다.그런데 그날 서재를 정리하다가 성 변

  • 특별한 사람   제3화

    나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대꾸했다.“뭐 좀 먹으려고.”그때 하나가 지혁을 데리고 다가왔다.“이정, 지혁이 방금 훠궈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괜찮으면 같이 가자.”“이걸로 내가 너한테 사과한 걸로 해줘.”“싫어...!”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태준이 나 대신 대답했다.그리고 나에게 운전하라고 명령했다.이미 떠나기로 했기 때문에, 나는 태준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나는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올라탔고 내가 차를 몰고 나왔을 때, 태준은 자연스럽게 하나, 지혁과 함께 뒷좌석에 앉았다.차가 출발한 후에야 그는 이 문제를 발견했는지 약간 불안한 듯 변명하기 시작했다.“애가 아직 어려서 옆에서...!”나는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의 행복해 보이는 세 식구를 보고 짜증이 나 태준의 말을 끊었다.“조수석은 좀 위험하니까 그렇게 같이 앉는 게 보기 좋네.”나의 말에 태준은 조금 놀랐다.비슷한 말을 전에 태준이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전에 내가 조수석 때문에 태준과 싸웠을 때, 그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조수석이 뭐라고 그래? 안전하지도 않은데.”가는 길 내내 나는 마치 외부인처럼 가만히 있었고 뒷좌석의 세 사람은 웃고 떠들었다.훠궈집에 도착한 후, 세 사람이 먼저 들어갔고 내가 주차하고 들어갔을 때 식탁 위에는 식기 세 개만 있었다.태준은 약간 난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손을 흔들어 직원에게 식기를 하나 더 달라고 하려 했다.그러나 그때 옆에 있던 지혁이 갑자기 울부짖었다.“이상한 아줌마랑 같이 밥 먹고 싶지 않아요. 엄마가 우리 아빠 뺏어간다고 했어요!”“싫어요...!”하나는 얼른 지혁의 입을 가리고 미안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이정아, 애라서 거리낌이 없이 말하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태준은 지혁을 품에 안고 달래고 있었고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내가 잘못했다고 하는 것 같았다.나는 가볍게 웃으며 지혁을 보며 말했다.“꼬마야, 네 아빠는 영원히 네 아빠야, 난 절대 뺏어가지 않을 거야.”내 말에 태준의

  • 특별한 사람   제2화

    “아빠...! 아빠...!”“빨리 와서 저랑 자동차 레이스 해요! 엄마 너무 못 해!”태준은 자연스럽게 일어서서 대꾸했다.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갑자기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난 지혁이랑 좀 놀게, 아직 어린애라. 이하나는...!”나는 곧바로 그의 말을 끊었다.“그렇게까지 설명할 필요 없어, 너 믿어.”“믿어 주면 돼.”태준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 말을 남기고 문을 열고 나갔다.하나의 아들은 입주 첫날부터 태준을 아빠라고 불렀다.나는 일찍이 태준에게 불만을 표현한 적이 있었는데, 태준은 나를 손가락질 하며 욕했다.“김이정, 너 왜 이렇게 동정심이 없어! 지혁이 아직 어린데 아빠가 없는 게 얼마나 불쌍해.”지혁이 태준을 부르는 것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괴로웠는데 이번에는 아무 느낌이 없는 것 같았다.나는 심장이 있는 곳을 만져 보고 입가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사랑하지 않기로 마음먹으니까, 상처도 안 받는 거였어.’거실에서 웃고 떠드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고 지혁이 태준을 아빠라고 부르면서 요구하면 태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 들어주었다.나는 거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다음에 할 일을 마음속으로 계산했다.얼마나 지났는지 휴대전화가 울려서 보니 엄마한테서 온 전화였다.“오늘 미역국 먹었어? 케이크는?”엄마의 질문에 나는 그제야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전화를 끊기 전에 엄마는 언제 돌아오냐고 조심스럽게 물으셨다.출국해서 5년 사이에 내가 집으로 돌아간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처음에는 일이 안정되지 못해서였고 나중에 태준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너무 번거롭다고 말해서 못 갔다.내가 막 방에서 나왔을 때, 지혁이 갑자기 장난감을 내 몸에 던졌다.“나쁜 사람! 왜 우리 집에 있어요! 우리 아빠 또 뺏으려는 거예요?”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하나는 나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미안해, 이정아, 지혁이 아직 어린애니까 지혁이 뭐라고 하지 마.”옆에 있던 태준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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