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원은 레오나르도를 바라보며 말했다.“생각해 봐. 탁일우같은 늙은 농부가 심야 파수꾼을 통솔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다고 생각해?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아니라는 거. 성훈이가 증인을 데리고 찾아가도 아무 소용도 없었어. 연합군의 책임자로서 여전히 뎀프시를 편을 들고 있다면 오늘 너는 단순히 심야 파수꾼들의 희망인 연성훈을 죽인 게 아니라 심야 파수꾼들의 미래를 망쳐버린 거야!”“탁일우,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네 한 방이 얼마나 큰 책임을 지는지 알고 있어?”레오나르도가 소리쳤다.“알긴 뭘 알아!”탁일우는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몸을 숙인 채 점점 더 강력한 기세를 발산했다.윙!그 순간, 탁일우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연성훈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고 그의 눈빛은 반짝이고 있었다.“‘귀칼’! ‘귀칼’이다!”그 기세를 느낀 레오나르도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귀칼’, 탁일우 이후로 심야 파수꾼이 ‘귀칼’을 사용하는 건 두 번째였다.“귀칼!”라현정이 중얼거렸다. 그녀는 마치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탁일우를 바라보았다. 탁일우는 다시 몸을 일으켜 앉으며 말했다.“젠장, 연성훈 이 개자식은 하루도 나를 마음 편하게 해주지 않아!”말을 마친 후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귀칼’을 발동하면 그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방주원은 여전히 찡그린 표정으로 탁일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일우야, 걱정되는 게 하나 있어.”“응?”탁일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죽음의 광란’을 발동하고 나서 또 ‘귀칼’을 강제로 사용했잖아. 너랑 똑같아. 몸 상태가 너처럼 될지 걱정돼.”방주원이 말했다.탁일우의 얼굴이 다시 긴장감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 옆에서 레오나르도가 바닥에 주저앉아 절망과 원망이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한편, 연성훈은 그의 긴 창 위로 칼을 휘둘렀고 뎀프시는 창으로 그의 공격을 막았다. 원기가 충돌해 땅이 조금씩 꺼져 내렸다.“넌 졌어!”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쿵!그 순간, 뎀프시는 쓰러져 버렸고 온몸에서 피가
제2탐험지의 지하실에서, 황슬기는 오가와 아카오와 함께 있었다. 그들은 비린 피 냄새가 나는 방향으로 따라갔고 어떤 방 앞에 다다랐다.그들은 계속해서 싸우지 않기로 했다. 황슬기도 손을 쓰지 않았다. 뎀프시의 모든 악행을 저지른 증거가 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이거 비밀번호로 된 문이야. 열 수 없어.”오가와 아카오가 말했다.황슬기는 콧방귀를 끼며 몸에서 원기를 몸에 맴돌게 했다. 그리고는 문을 쾅 내리쳤다. 여러 번 내리친 끝에 그녀는 철문을 부숴버렸다.오가와 아카오가 잠시 얼굴을 찌푸렸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문 뒤에는 어떤 눈 부신 빛을 내고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방 안에는 수많은 기계들이 있었고 그 안에서는 붉은 액체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몇몇 기계 안에는 나체의 젊은이들도 있었는데 그중 일부는 뼈만 남아 있을 정도로 말라 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상태가 괜찮아 보였으나 기계 안에서 눈을 감고 있었기에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었다.그들의 몸은 기계에 묶여 있었고 여러 개의 관이 몸에 꽂혀 있어 붉은 피를 빼내고 있었다.“이 사람 후준 아니야? 임무 수행 중에 실종되지 않았었나? 어떻게 여기 있는 거지?”오가와 아카오가 어떤 20대 초반의 젊은이를 보며 충격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황슬기는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앞쪽을 바라보았다.오가와 아카오도 황슬기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다.앞에는 뮐러 뎀프시가 누워 있었고 그의 몸도 기계에 묶여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피가 그의 몸으로 주입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황슬기와 오가와 아카오의 다가오는 걸 전혀 느끼지 못한 듯, 눈을 감고 있었는데 얼굴에는 즐거운 표정이 가득했다.뮐러 뎀프시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 나이가 많은 그였기에 밖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혈액을 교환하러 왔던 것이었다.이 장면을 본 오가와 아카오는 눈이 멍해졌다.“이게 너희들이 말하는 심야 파수꾼의 영웅이야?”황슬기가 담담하게 말했다.오
적철도가 사람에게 주는 인상은 정말 강력했다.‘인간 세상에서 무적인 탁일우!'모든 사람들이 놀라움에 휩싸였다.이 적철도라는 칼과 탁일우라는 이름만 들어도 다들 떨릴 수밖에 없었다.양측에서 싸우고 있던 사람들 모두 서로의 무기를 내려놓고 후퇴하기 시작했다.탁일우는 배 앞에 서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귀칼’을 발동했기에 그는 이미 승패가 갈렸음을 알았다.뱃머리에 서 있던 추인혜가 탁일우를 한 번 쳐다본 후,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갈등스러운 표정이 나타났다.그녀는 뎀프시와 연성훈의 기운이 동시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누가 승자인지, 아니면 두 사람 다 죽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보스! 꼭 이겼겠지?”이석구가 총을 끌어안고 중얼거렸다.두 사람은 곧 해변 중앙까지 다가왔다.윤연서와 네이트도 해변 위에 나타났고 두 사람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윤연서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녀는 돌아오자마자 유람선의 갑판 위로 뛰어 올라갔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탁일우의 큰 소리에 멈춰 섰고 두 쪽 사람은 명확하게 분리되었다.강백호는 탁일우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 늙은이... 이제야 나타나다니. 보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저쪽에... 누군가가 나타났어!”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갑자기 누군가 외쳤다.다들 그가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먼 곳에서 피투성이의 옷을 입은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발걸음은 아주 느렸고 몸은 흔들거리고 있었다.그 사람은 오른손으로 누군가를 끌고 있었고 한 걸음씩 해변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그의 뒤에 있는 파공칼과 무명칼이 매우 눈에 띄었다.“연성훈...”“연성훈이다!”“우리가 이겼다!”“땅에 있는 사람은 뎀프시다!”...순간, 크라임 시티 진영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반면, 제2탐험지의 모든 사람은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로디크는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연성훈은 뎀프시의 시체를 끌고 천천
이날은 지하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날이었다.“천”차트 3위인 뎀프시가 연성훈에 의해 사망했기 때문이었다.연성훈은 3년간 실종되었다가 돌아왔다. 그동안 사람들의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지하 세계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때의 고수로 알려졌던 사람이 정체를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천”차트 3위를 없애버리면서 신고식을 치렀기 때문이다.“천”차트 3위의 주인이 바뀌었다.동시에 심야 파수꾼 내부도 혼란스러워졌다.첫째는 연성훈이 레오나르도 때문에 심야 파수꾼을 떠난 것이었다. 연성훈이 증인을 데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레오나르도는 여전히 자기 생각을 고수하며 다른 이들을 부추겨 연성훈과 싸우게 했다.그리고 둘째는 뎀프시의 죽음이었다.심야 파수꾼의 영웅이자 “천”차트 3위가 사망했다. 이는 그의 많은 신도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제2탐험지 아래에서 수많은 장치와 함께 홍연이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 그리고 수많은 해골과 실종된 사람들이 발견되었다는 것이었다. 이는 뎀프시가 홍연과 협력하여 심야 파수꾼들을 함정에 빠뜨린 게 사실이라는 증거였다.이날, 수많은 심야 파수꾼의 신앙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억울하게 누명을 쓴 연성훈이 심야 파수꾼을 떠났다는 건 심야 파수꾼 연합군 내부의 부패를 보여주었다.전투가 다가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는 심야 파수꾼이라는 조직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이는 탁일우가 뎀프시에게 손을 대지 않으려 했던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연성훈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이 사실이 알려진 순간, 한때 투표에 참여했던 이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연합군 내부의 부패가 알려지면서 심야 파수꾼은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에 빠졌다.심야 파수꾼 내부의 상황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전쟁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이는 심야 파수꾼에게 놓고 말해서 큰 충격이 틀림없었다.그들에게 남겨진 시간은 정말 적었다.하지만 이런 일들이 일어난 후에도, 연성훈의 상태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지하 세계는 혼란스러
도시에서 살고 있는 일부 사람들이 매우 놀라워했을 뿐이었다.제2탐험지에서의 전투가 끝난 지 어느덧 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두 척의 유람선이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위를 천천히 항해하고 있었다.소형 유람선의 갑판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누운 채로 바람을 맞으면서 바다 풍경을 내다보고 있었다.“보스, 몸 상태는 어때? 진화라도 한 거야? ‘죽음의 광란’을 사용했는데도 이렇게 빨리 회복하다니... 나는 또 원기가 사라지기라도 할 줄 알았어!”강백호는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연성훈을 쳐다보며 말했다.그렇다. 연성훈은 전투가 끝나고 3일 만에 깨어난 것이었다.추인혜의 치료 덕분에 서서히 회복하고 있었다. 이번 전투에서 그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그저 ‘죽음의 광란’을 사용한 부작용이 조금 남았을 뿐이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저번과 달랐다.‘죽음의 광란’을 사용하고 나서도 별 느낌이 없었던 것이다. 연성훈은 그저 평소에 원기를 소모했을 때와같이 빠르게 회복해 나갔다.그들은 지금 인해시로 가고 있었다.이번 전투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크라임 시티에서 나온 사람은 총 2500명 정도였으나 남은 사람은 1600명뿐이었다. 900명을 넘는 사람이 희생되었고 이들은 모두 제2탐험지에 묻혔다.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게 바로 현실이었으니 말이다.크라임 시티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었다. 슬퍼했던 나날들이 지나가고 모두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다음에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추인혜가 물었다.“이제 모든 일이 끝났잖아요. 인해로 돌아가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크라임 시티에서 나온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하실 거죠?”연성훈은 의자에 누워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제 손에 있는 회사에 취직시킬 생각이에요. 규칙은 당연히 정할 겁니다. 누가 규칙을 어기든 가만두지 않을 거고요.”“네.”추인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일단 그렇게 하는 걸로 해요.”추인혜가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탁일우 어르신께서 귀띔해 줬던
연성훈이 이렇게 말하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윤연서에게 쏠렸다.윤연서는 코를 만지작거리며 옆에 있는 은현섭 부부에게 말했다.“은현섭 씨, 잠깐 자리를 피해주실 수 있나요?”은현섭 부부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피해주었다.윤연서한테 약간 두려운 감정이 있었던 그들 부부는 은지윤을 안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윤연서의 시선은 다시 임하은과 주초민을 향했다.두 사람은 입술을 삐죽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순순히 배 안으로 돌아갔다. 게다가 현지는 평소 5층에 머무르지 않았으니 이때 갑판 위에는 연성훈 팀원만 남아 있었다. 진서원과 윤연서까지 포함해 분대는 총 8명이 되었다.연성훈이 계획대로라면 분대 인원은 12명이었기에 나머지 4명은 강위 등 친구들을 위해 남겨둔 것이었다.물론,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심야 파수꾼이 아니었기에 심야 파수꾼이라고 자칭할 수는 없었다.그들이 떠난 후, 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연성훈을 바라보았다.“국내에 있는 채씨 가문을 알고 있나요?”“채씨 가문?”연성훈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규모가 큰 가문인가요?”“제가 떠날 때는 꽤 컸어요. 성훈 씨 말투로 보아선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지만요.”윤연서가 말했다.“여주에서 일어난 가문이고요. 40년 전에는 큰 사업을 했었어요. 그 후에는 연경으로 이전했고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간 후로 그들 소식을 들은 적이 없어요.”연성훈은 추인혜 등 사람들을 바라보며 물었다.“다들 어때? 들어본 적 있어? 인혜 씨는요?”“들어본 적 없어.”강백호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망한 거 아니야? 부자는 3세를 넘기지 못한다고 몇십 년 사이에 망했을지도 모르지.”추인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10년 전까지만 해도 제일 잘나가던 가문이었으니 40년 사이에 완전히 망하지는 않을 거예요.”“그건 모르는 일이죠. 만약 자식들이 다들 멍청해서 집안 사업을 제대로 이어 나가지 못했다면 상황이 안 좋을 수 있으니까요.”강백호가 또 말했다.“그럴
추인혜는 이 말을 듣고 약간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죽음의 광란’... 성훈 씨한테는 부작용이 없어진 걸까요?”“왜 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연성훈은 어리둥절하게 말했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후유증은 없겠죠?”“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지난번에 용골을 흡수하고 나서 ‘죽음의 광란’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면역이 생긴 건 아닐까요?”추인혜가 턱을 괸 채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추인혜에게 다른 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연성훈은 그녀의 눈빛에 조금 반응 보이며 본능적으로 그쪽을 가렸다. 그는 헛기침을 하면서 말했다.“그런 식으로 저를 쳐다보지 마시죠? 더 이상은 못 버틸 것 같거든요.”“저도 볼 만큼 봤거든요.”추인혜는 냉소를 지으며 연성훈에게 수건을 던졌다. 수건으로 가린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연성훈의 눈빛 사이로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이 보였다.“그럼 이젠 ‘죽음의 광란’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건가요?”추인혜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연성훈 씨, 혼나고 싶어서 그러죠. ‘죽음의 광란’은 쉽게 사용하면 안 돼요. 몸의 한계를 넘는 기술이기 때문에 발동하기만 하면 신체에 큰 부담이 줄 거예요. 이번에는 괜찮았다고 해도 다음번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요. 아까 면역이 생겼다고 말한 것도 단지 추측일 뿐이라고요!”그녀가 계속해서 말하며 연성훈을 쳐다보았다.“성훈 씨가 죽으면 저는 어떡해요?”“응?”연성훈의 표정이 바뀌었다.추인혜는 자신이 말을 잘못 내뱉았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 재빨리 한마디 덧붙였다.“성훈 씨 뒤를 따르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에요. 성훈 씨가 죽으면 슬기 씨, 석구 씨... 등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저희는 모두 성훈 씨를 위해 심야 파수꾼을 떠났다는 걸 잊지 마세요. 그리고 만약 전쟁이 정말로 일어난다면 성훈 씨는 본인의 가족도 지켜야 해요.”그 말을 들은 연성훈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저 지금 잘 있잖아요. 어찌 됐든 한 달이라..
어둠 속의 항구는 조용했다. 항구 전체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도착하기 전부터 연성훈은 전국성에게 연락을 했었다. 어찌 됐든 1,600명 이상을 데리고 여기까지 왔으니 말이다. 게다가 대부분은 지하 세계의 사람들이었다. 인원도 많은 데다가 오랫동안 크라임 시티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라 대부분이 무기까지 들고 있어서 갑자기 인해에 나타나면 큰 소란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그래서 연성훈은 전국성에게 항구에 있는 모든 사람을 철수시키라고 전했다.이것은 심야 파수꾼에게 놓고 말해서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미리 언질을 줘놓은 덕분인지 항구에는 정박해 있는 건 두 척의 유람선뿐이었다. 칼자국남과 연성훈이 제일 먼저 배에서 내렸다. 그리고 나서 연성훈은 또 이석구와 강백호더러 한 곳에서 이들을 맞이하라고 지시했다.그리고 칼자국남은 대형 유람선 앞에 서서 주의 사항을 전달했다.“저쪽에서 모여, 도망칠 생각 하지 말고. 도망치면 심야 파수꾼이 너희들을 다시 잡아 올 거거든. 그때면 그저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는 걸로 끝나진 않을걸? 감옥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야. 거기에서 뭐가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알 사람들은 다 알 거야. 숙소를 제공해 줄 거니까 허튼짓하지 말도록.”칼자국남이 이렇게 말했다.그렇다, 크라임 시티에서 벗어난 그들이 도망치고 싶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이 1,600명 중 일부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됐었던 사람들일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이곳에 가족이나 친구가 있을 가능성도 있었고 개인적인 원한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었다.사람들은 한 명씩 유람선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항구에는 그들을 태울 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이 1,600명은 모두 심야 파수꾼 임시 기지로 보내질 것이었다. 인해 기지에 있던 심야 파수꾼들이 미리 철수했기에 그곳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연성훈은 이제 몸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기에 항구에서 그들이 버스에 타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어찌 됐든 그는 이현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다. 그들은 인해로 오는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