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말했었어요. 두 분이 믿지 않는데 저도 어쩔 수 없죠.”연성훈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주초민은 멍해졌다. 연성훈은 인정했었지만 그들은 연지훈이라면 그렇게 찌질할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믿지 않았다.임하은은 냉소적으로 말했다.“그럼 누가 믿을 수 있겠어요? 누가 당신과 같은 사람이 술집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고 말이에요. 몇백 루카의 팁을 주면 그렇게 좋아하면서. 당신이 그러니까 저희가 잘못 짚은 거 이니에요!”“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요. 여기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빈털터리였고 또 몸에 이상이 생겨서 생활을 유지하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고요.”연성훈은 헛기침을 했다.연성훈의 말을 들은 그들은 더 이상 뭐라 말하지 않았다.주초민이 입을 열었다.“어쨌든, 이제 저와 하은이의 태도를 알고 있으시잖아요. 어떻게 생각해요?”“뭘 어떻게 생각한다는 거죠?”연성훈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저랑 하은이 모두 연성훈 씨를 좋아하잖아요. 연성훈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의 남자 친구가 되어줄래요? 결혼이 하고 싶다면 그것도 할 수 있어요.”주초민이 말했다.“우리?”연성훈은 어리둥절했다.주초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여긴 바깥세상이 아니에요. 한 사람이 여러 명의 아내를 가질 수 있어요. 저랑 하은이는 절친이니까 평생 헤어지지 않기로 약속했어요. 설령 결혼을 하더라도 같은 사람과 하기로 약속했거든요. 당신 같은 사람만이 우리와 어울릴 거예요.”“이게 무슨!”연성훈이 침을 삼켰다.그의 시선은 두 사람을 이리저리 훑었다.주초민은 빨간 단발머리에 예전처럼 과감한 옷차림이었다. 짧은 치마를 입고 아름다운 몸매를 유감없이 드러냈다.임하은은 검은 긴 생머리에 외모도 최상급이었다. 그녀의 몸매는 주초민만큼 좋지 않을지 몰라도 상당히 괜찮았다.이렇게 두 명의 미인이 한 사람과 결혼을 하다니, 아무도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어때요? 당신과 충분히 잘 어울리지 않나요? 하지만 우리는 모두 그 방면의 경험이
황슬기의 말에 연성훈은 참지 못하고 입가가 살짝 경련을 일으켰다.윤연서는 황슬기를 올려다보더니 뭔가 느낀 듯 표정이 살짝 움직였다.“당신들 세대의 한국계 심야 파수꾼들은 과연 천부적인 재능이 있네요.”그녀는 중얼거렸다.이어 임하은과 주초민 두 사람을 다시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집으로 돌아가. 시집도 같이 가겠다니, 부모님이 들으셨다면 너희 다리를 부러뜨리겠어.”주초민과 임하은은 윤연서가 두려운 듯 침을 삼키고 얌전히 차를 몰고 떠났다.두 사람이 떠난 후에야 연성훈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약간 찔려서 2층에 있는 추인혜를 바라보았고 추인혜도 그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연성훈은 헛기침을 한 뒤 윤연서를 바라보며 물었다.“절 찾아온 걸 보니 생각이 끝나신 건가요?”“한 가지 묻겠습니다. 하기스의 말에 의하면 심야 파수꾼에게 쫓겨났고 그들이 당신에게 혈수령을 내렸다고 했는데 사실입니까?”윤연서가 물었다.“사실이에요.”연성훈이 말했다.이 말을 들은 윤연서는 얼굴빛이 흐려지더니 연성훈을 쳐다보다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신과 함께 나가면 심야 파수꾼에게 쫓기는 꼴이 되지 않겠어요?”“아마 그럴 거예요.”연성훈이 웃으면서 말했다.“물론 이 모두 당신 자신의 선택에 달렸어요.“전 연서 씨에게 꼭 우리에게 합류하라고 강요하지 않을 거예요. 물론 합류하지 않으면 전 당신을 데리고 이 도시를 떠나지 않을 거지만 말이죠.”윤연서는 입을 살짝 삐죽 내밀더니 또 물었다.“이 모든 게 다 뎀프시가 한 짓인가요?”“맞아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대로 말하자면 이번에 이 도시를 떠나면 아마 가장 먼저 뎀프시가 있는 곳으로 갈 거예요. 그와 직접 싸울 거고요.”윤연서의 눈꺼풀이 몇 번 뛰었다.“그럼 지금 명교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는데 다 데려갈 작정이세요?”“네, 만약 연서 씨도 가입한다면 당신의 부하들도 모두 데리고 갈 수도 있어요.”연성훈이 말했다.“심야 파수꾼과
연성훈의 말에 잠시 멍해 있던 윤연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전 먼저 집에 갈게요.”그녀가 떠난 후에야 연성훈은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방으로 돌아갔다. 2층으로 간 그는 은현섭 부부를 살펴보았다. 은현섭 부부는 이제 많이 좋아져서 침대에서 내려와 걸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추인혜의 말에 따르면 완전히 나으려면 한 달 정도 걸릴 거라고 했다.연성훈은 방으로 가서 침대에 누워있는 은현섭 부부 옆 걸상에 앉아 거기에 뭔가를 쓰고 있는 은지윤을 바라보았다. 연성훈은 은지윤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서 은현섭을 바라보며 말했다.“현섭 삼촌, 아영 이모, 저희는 이 도시에 오래 머물 수 없어요.”침대에 누운 주아영은 연성훈의 말에 고개를 들어 물었다.“우리 부부가 폐를 끼친 건가요?”“아뇨.”연성훈이 대답했다.“일이 거의 끝나가요. 그러니까 이곳을 떠나야 해요.”주아영은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알고 있었어요. 당신들은 모두 큰 인물들이고 조만간 여길 떠날 거라는 거 말이에요. 그래도 좋아요. 어딜 가든 자신을 잘 돌봐야 해요. 이곳을 떠나도 좋아요. 이런 곳에 오래 있으면 인성이 사라질 거예요.”하지만 그녀의 표정에서 아쉬움을 엿볼 수 있었다.은현섭도 그녀와 비슷한 표정이었다.물론 연성훈 등 사람들의 보호가 사라지면 그들은 예전처럼 살게 될 것이었다.예를 들어 전과 같은 일을 당한다고 해도 아무도 그들을 구하러 오지 않을 것이었다.“그러지 마세요, 죽는 것도 아니고.”연성훈은 그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제가 오늘 온 건 당신들도 함께 떠날 건지를 물어보기 위해서예요.”은현섭 부부는 동시에 몸을 떨었다.주아영은 다친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 연성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크라임 시티를 떠난다는 말인가요? 밖에 있는 대도시로? 당신들의 핸드폰에 있는 그 사진과 같은 곳 말인가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 원하세요?”주아영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녀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원해요
연성훈은 방의 문을 닫고 자기 앞에 있는 7개의 용골을 보았다.이 일곱 개의 용골 중 명세빈에게서 받은 두 개가 가장 컸고 육서준에게서 얻은 용골은 크기가 작았다.연성훈은 명세빈이 준 두 용골을 손에 쥐었다. 서로 끌어당기는 느낌이 빠르게 들었고 두 용골은 연성훈의 몸에 천천히 녹아들었다.원기의 파동이 연성훈의 방에서 전해져 나왔다.연성훈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소화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었다.오후 11시쯤 진서원과 칼자국남이 도착했다. 이때 칼자국남은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연성훈 씨는요?”그는 은현섭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물었다.이석구가 그를 맞아들였다.“보스는 방 안에 있어요. 업그레이드하는 중이에요. 내일을 위해서 준비하는 셈이죠. 무슨 일이세요?”“지금 몇 명 왔는지 얘기해 주려고 왔어요.”칼자국남이 말했다.“지금까지 3,000명 정도를 모집했어요. 대부분 중급이고 초급도 있어요. 고급은 400명 정도이고 최고급은 63명입니다.”이 말을 들은 이석구는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실룩거렸다.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지하 세계답네. 하루 만에 최고급을 63명이나 모집하다니... 크라임 시티에는 최고급이 수백 명은 되는 것 같아. 심야 파수꾼을 놓고 말하면 최고급은 대부분 분대 대장이거나 첨병 분대 안에 있는 사람들인데...'이석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 보스가 준비되면 이 소식을 전할게요. 내일 아침 9시에 여기서 모이도록 해요. 그리고 북구로 진격하시죠.”“좋아요.”칼자국남이 조금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연성훈 씨께서는 정말 밖으로 데리고 나갈 수 있는 건가요?”“왜 안 되죠? 하기스가 막으려고 하면 하기스를 죽이면 되는 법이에요.”칼자국남의 입가에 몇 차례 경련이 일어났다. 그는 자신이 지금 미친놈과 협력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진서원이 조금 급해하며 물었다.“이곳을 떠나면 어디로 가는 건가요?”이석구는 고개를 들어 진서원을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강백호는 입을 헤벌리고 말했다.“난 죽지 않아. 난 여기에서 나가서 예쁜 여자들을 꼬실 거라고.”한편 방 안에서는 연성훈이 여전히 용골들을 하나씩 흡수하고 있었다.어느새 그는 이미 성공적으로 다섯 개의 용골을 흡수했다. 순간, 그는 자신의 원기에 질적인 변화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하지만 여섯 번째 용골을 흡수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자신이 바로 흡수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용골이 몸에 녹아드는 속도가 훨씬 느려진 것이었다.연속으로 용골을 흡수한 탓인지 속도가 느껴질 정도로 느려졌다.그래도 연성훈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연성훈은 결국 6개의 용골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한편 북구의 밤은 결코 고요하지 않았다. 칼자국남이 거느리는 명교가 북구에 온다는 소문이 북구에 퍼지면서 도시 전체가 공포에 떨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참여하기 싫은 사람들은 대부분 떠났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남아있었다. 인원수로는 칼자국남이 거느리고 있는 3천 명보다 많았다.육서준은 북구의 성주였기에 북구에 있는 큰 세력들은 그를 따랐다. 지금의 동구처럼 말이다. 윤연서가 거느리고 있는 세력은 몇백 명에 불과하지만 누군가 동구에 성전을 일으키려고 한다면 그녀 아래의 세력들도 모두 그녀를 도울 것이었다.북구를 떠난 사람들도 모두 밖에 숨어있다가 전쟁이 끝나고 나면 다시 돌아올 것이었다.누군가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건 또 그만의 규칙이 있었다. 제한시간은 3일이었다.한편 육서준이 정원 가운데 홀로 들어섰다. 히베르트 등 사람들은 모두 거기에 앉아 있었다. 그 외에도 나무로 만든 무기를 들고 있는 노인 한 분이 허남천 옆에 앉아 졸고 있었다.한때 홍연의 킬러였던 부성현이라는 사람인데 한때 심야 파수꾼에게 골탕을 먹였었던 장본인이었다.그 후 한동안 그는 갑자기 종적을 감춰 버렸고 몰래 크라임 시티 속으로 숨었던 것이었다.허남천이 직접 나섰기에 부성현도 다시 정체를 드러낸 것이었다.그는 일찍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두가 약간 불안해했다.성전인 만큼 크라임 시티 역사에서도 이런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었다.다들 칼자국남이 이 방에 들어오는 것을 보았고 그들은 칼자국남이 명령을 내리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자신의 목숨과 미래를 모두 여기에 건 사람들이었다.아오키 하루코는 낯을 가리는 건지 사람들 사이 구석에 서 있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연성훈을 찾으려고 했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는 찾을 수 없었다.“걱정되네...”“이제 칼자국 형님을 믿을 수밖에 없어.”“이기면 우리는 이 도시에서 자리를 잡는 거야!”아래에서 많은 사람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응원하고 있었지만 표정은 불안해 보였다.바로 그때, 누군가가 고개를 들고 베란다 위에 서 있는 칼자국남을 보았다.칼자국남은 여전히 그대로였는데 상의를 벗고 있었다. 허리춤에 있던 술병은 술주전자로 변했고 또 오늘의 술주전자는 평소보다 술이 많이 들어 있었다. 그는 지금 최고급 63명의 보스이니 술을 한 잔 마셔도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그가 베란다로 나오자 마치 준비가 되기라도 한 듯 누군가가 확성기 하나를 던졌다.“제기랄!”강백호가 입을 열었다.“처음부터 가서 말할 생각으로 확성기까지 준비했네. 보스가 일깨워 줄 필요도 없었어.”옆에서 쌍칼을 멘 연성훈도 어이없어했다.이때, 칼자국남이 입을 열었다.“명교의 형제들이여!”그는 침착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여러분이 이 도시에 있는 건 다양한 이유 때문이라는 걸 전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그렇게 아름답지 않죠. 우리는 이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입니다. 이곳은 크라임 시티라고 불리며 우는 여기에서 일어나는 범죄 사건들을 버티며 살아왔습니다.”그의 말소리가 떨어지자 시끄럽던 거리가 단번에 조용해졌다.“여기는 당신이 최고급이라고 해도 언젠가 죽을지도 모르는 곳입니다. 이 도시 사람들은 모두가 깡패고 인정머리가 없습니다.”“가장 가까운 형제라고 해도 언젠가 당신의 뒤통수를 칠
“최고급은 제게, 가장 힘든 적은 저와 형제들에게 맡기도록 합시다!”“이 싸움은 물러설 곳이 없는 싸움입니다!”‘챙!’이렇게 말한 그는 거대한 칼을 뽑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챙!’‘챙!’‘챙!’칼 빼는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고 다들 긴 칼로 하늘을 가리켰으며 모두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물러설 곳 없는 싸움이다!”방 안에 있던 강백호가 말했다.“저놈 감정 호소는 참 잘하네. 나까지 불타오르게 만들다니.”창문을 통해 이 광경을 본 연성훈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렸다.“살아 숨 쉬고 있는 모든 것들을 위해서!”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아래에 서 있는 사람들은 그를 도와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었다.연성훈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했다. 복수를 성공시키고 홍연을 제거해야 했다. 미래에 전쟁이 시작되면 심야 파수꾼의 뒤통수를 치는 사람을 제거해야 했다.이렇게 중얼거린 그는 마음이 약간 슬퍼 났다. 지금 그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기에 이 말을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이때 사람들의 사기는 이미 완전히 북돋아졌다.칼자국남은 소리를 질렀다.“형제들, 모두 내 뒤를 따라 북구로 향하라!”그렇게 말한 그는 바로 위층에서 뛰어내렸다.연성훈은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석구, 추인혜 등 사람들을 바라보더니 조용히 말했다.“우리는 뭐 더 말하지 않아도 되지? 석구야, 알아서 저격 장소를 찾도록 해. 은연아, 추 의사님, 석구의 안전을 책임져 줬으면 해요.”추인혜는 눈살을 찌푸렸다.“제 실력이면 싸우러 나가도 돼요.”“당신은 의사입니다!”연성훈은 그녀를 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저는 제 작전계획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움직여 줬으면 좋겠습니다.”추인혜는 아연실색했다.예전에도 지금도 연성훈은 여자를 최전선에 내세우지 않았다.최전선에 있는 건 언제나 남자였다.그리고서 연성훈은 황슬기에게 말했다.“슬기야, 네 타겟은 “천”차트 12위인 육서준이야. 이기려고 하지 않아도 돼. 견제를 하기만 하
1층으로 내려온 그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5년 전처럼 다들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한쪽 눈만 밖에 내놓았다.그리고 모든 사람이 긴 칼 하나, 짧은 칼 하나를 들고 있었다.강백호 등은 칼 한 자루만 가지고 있었지만 이 도시에는 여전히 심야 파수꾼이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 싸움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가 심야 파수꾼 제식 무기를 빌려왔다.쌍칼이야말로 그들의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무기였다.추인혜도 이번에는 쌍칼을 멨다.진서원까지 합치면 그들은 무려 일곱 명이었다.그들이 문 앞에 나타난 순간, 칼자국남의 표정이 약간 움직였다. 그는 연성훈이 오늘 마스크를 쓸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갑시다.”연성훈이 칼자국남을 보며 말했다.칼자국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연성훈을 앞세우려고 했다.하지만 연성훈 등 몇 명은 움직이지 않았다. 칼자국남이 명목상 조직의 보스이기 때문이었다.칼자국남은 그들의 뜻을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출발!”그가 제일 앞에 서자 연성훈 일행 7명은 재빨리 그의 뒤를 따랐고 그 뒤를 고현우, 엘라, 아오키 하루코 등 최고급들이 그 뒤를 따랐다.그리고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3000여 명이 북구를 향해 가고 있었다.이때 북구는 대부분 주민이 이미 피신한 뒤였다.이 전쟁은 최고급 사이의 전쟁이었기에 그 사이에 끼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하지만 아직 떠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북구 주변의 높은 건물 옥상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그중 한 옥상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서 있었는데 맨 앞에는 하기스, 윤연서, 그리고 머리가 희끗희끗하지만 늠름한 노인이 서 있었다.지팡이를 짚은 노인이었다.“어르신, 어느 쪽을 더 좋게 보시나요? 육서준인가요? 아니면 그 명교인가요?”하기스는 와인 한 잔을 들고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하기스는 어디를 가든 수트 차림에 와인을 손에서 놓지 않는 사람이었다. 마치 정말 자기가 귀족인 것처럼 말이다.그가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사람의 이름은 한성문이었고 “천”차트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