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일태는 용아름이 심야 파수꾼에 들어오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지금 이 일을 듣지 않길 원했다.용아름은 마땅치 않다는 표정으로 투덜댔지만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용아름이 나가고서야 용일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성훈아. 죽음의 광란은 자주 쓰면 안 된다. 특히 특급이 되고 난 후면 더더욱 안 되지. 이 기술이 가져다주는 후유증이 너무 크기에 네가 살아서 돌아온 것만으로도 기적이야.”이 사실은 용일태가 말하지 않아도 연성훈은 이미 알고 있었다. 대부분 심야 파수꾼의 죽음은 궁지에 몰릴 때 죽음의 광란을 썼기 때문이다.“그러니까 저의 상황은….”연성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일태는 연성훈의 곁으로 가더니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과로네. 탁일우한테서 들었는데 네가 죽음의 광란을 한 번만 사용한 게 아니라 전에 임무를 수행할 때 몇 번이나 썼었구나. 죽음의 광란은 몸을 과로로 이끌게 하는데 전에는 너의 신체 소질이 따라줬기에 버틸 수 있었다.”용일태는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회복할 수도 있어. 근데 이번에 네가 죽음의 광란을 사용한 후 세 개의 용골을 흡수했기에 네 몸에 또 한 번의 압력을 더해주는 것과 마찬가지야. 사실 다른 특급들은 너처럼 이렇게 빨리 용골을 한 번에 흡수하지 않아. 그들은 용골을 몇 년이란 시간을 거쳐 하나를 겨우 흡수해.”“넌 한 번에 세 개나 흡수 했으니 몸이 감당 못 하는 것이 당연한 거야.”용일태의 말을 들은 연성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문제라도 있어?”연성훈의 표정을 읽은 용일태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용골을 흡수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연성훈이 물었다.“당연하지.”용일태는 고개를 끄덕였다.“용골에 들어있는 에너지를 너도 알겠지만 흡수하고 또 소화하기까지 모두 하나의 과정이야.”연성훈은 머쓱해하면서 머리를 긁적였다.“근데…. 제가 세 개의 용골을 흡수하기 전에 이미 네 개의 용골을 순리롭게 흡수했어요. 다 한 번에 흡수했는데 힘들진 않던데요.”용일태는
용일태가 부정하자 연성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럼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겠군요.”용일태는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참. 나도 너에게 할 말이 있어.”“네?”예신이 물었다.“무슨 일인가요?”용일태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꺼냈다.“지금 너의 상황을 뎀프시가 알게 되었어. 네가 아직 살아있다는 소식은 뎀프시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다.”연성훈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웠다.연성훈의 현재 상황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추인혜의 생각대로라면 그를 도시 속에 숨게 한 후 심야 파수꾼의 경호원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는 심야 파수꾼 0번이기에 인해와 연경에서 많은 심야 파수꾼과 접촉했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연성훈이 돌아왔다는 소식은 자연스레 심야 파수꾼들 사이에서 퍼져서 뎀프시에게도 전해진 것이다.“그가 아는 게 좋을 거예요.”연성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러고 보니 이번에 또 그의 아들이 연경으로 왔다고 하지 않았나요?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그를 단칼에 죽여버리고 싶네요.”“플로레 뎀프시?"용일태가 물었다.“확실히 그는 연경에 있어. 널 뒷조사하고 있고 네가 지금 몸 상태가 매우 나쁘다는 소식도 그가 전한 것일 거야.”연성훈은 눈빛이 흔들렸다.“그 뜻은 뎀프시 쪽에서 내가 돌아온 것뿐만 아니라 내 몸 상태까지 알고 있다는 말인가요?”용일태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다친 것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저 그들 몇 명과 민재 그쪽의 심야 파수꾼들만 아는 사실이었다.물론 당시 사람이 많았기에 소문이 날 만도 했다.“나를 해결하려고 그쪽에서 사람을 보낸 것이 아닐까요?”연성훈이 물었다.용일태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사실 이도겸의 죽음이 뎀프시와 연관이 있단 사실을 다들 알게 되었지만 뎀프시의 소행임을 직접 증명할 증거가 없고 뎀프시의 지위가 너무 높았기에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있었어. 마찬가지로 심야 파수꾼 쪽에서도 네가 돌아온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너의 성격상 무조건 뎀프시를 찾아가 복수를
용일태와 연성훈 그들을 보고 그 노인은 얼른 일어서며 "일태야. 이분이 연성훈이지!”그는 연성훈을 향해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연성훈은 약간 의아해했다.“천” 차트 4순위인 도성호가 자신에게 이렇게 예의를 갖춰 정중하게 말할 줄은 몰랐다.연성훈은 남들이 잘 대해주면 딱딱하게 대하지 않는 사람이다.도성호의 말에 연성훈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네, 어르신.”도성호는 연성훈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젊으니까 좋네요. 저는 줄곧 저의 손자가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성훈 씨와 비교하면 여전히 많이 모자라네요. 이렇게 젊은 나이에 특급이 되고 미래에 “천” 차트에 등극하는 것은 거의 아무런 문제가 없겠네요. 우리 한국계 심야 파수꾼이 성훈 씨 같은 존재가 있기에 발전할 수 있겠네요.”그의 말투는 다소 정중했다. 용일태는 멀지 않은 주방을 둘러보고 웃으며 말했다.“성호야. 이런 것들은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말하지 말지.”도성호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내가 잠시 깜빡했네. 너희들은 항상 겸손했어.”그러자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옆에 있던 도익한을 보며 말했다.“전에 제 손자가 철이 없어 말썽을 일으켰는데 제가 대신 사과드리죠. 제가 평소에 그를 너무 예뻐해서 세상 무서운 줄 모르네요.”도익한의 안색이 좋지 않았고 연성훈이 사과를 받을지 말진 몰라도 도익한은 여전히 정중하게 연성훈에게 말했다.“그동안의 일은 정말 미안했어요.”그들의 태도는 연성훈이 약간 미안할 정도로 좋았다. 연성훈은 손을 흔들며 말을 꺼냈다.“그날 맞고 난 후 그 일은 마음에 두지 않았어요. 언제 한번 찾아뵈리라 생각하던 참이었는데요.”도익한과 도성호 두 사람의 입꼬리는 참지 못하고 실룩거렸다.찾아뵙다니. 마음에도 없는 소리라는 것을 알고 도성호는 속으로 나무랐지만 얼굴에는 미소를 가득 머금고 말했다.“다 지나간 일인데요. 뭐.”용일태도 덩달아 웃기 시작했다.“그것참 기쁜 일이네. 음식도 거의 다 되었으니 우리 먼저 자리에 앉아 먹으면서 얘기하자.
“유시영이 실종됐어.”전화기 너머로 연경민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렸다.연성훈의 미간도 살짝 찌푸려졌다.유시영과 조연희 쪽에서는 연성훈이 막 인해로 돌아왔을 때 연성훈을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조연희와 연성훈의 두 어머니는 친자매였기에 두 사람 사이에는 정이 남아있었다.이후 연성훈이 별장을 선물하고 대가족이 함께 살게 되었다.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온 탓인지 유시영과 연성훈의 사이도 나쁘지 않았다.그녀가 갑자기 실종되자 연성훈도 덩달아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다급하게 물었다.“어떻게 된 거예요? 실종된 지 얼마나 됐어요?”“이틀 됐어."연경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저께 우리는 함께 밥을 먹은 뒤 온 가족이 강변을 산책하러 나갔었어. 시영이는 평소에도 매우 열심히 일했기에 집에 돌아와서도 야근하면서 데이터 분석을 하곤 하지. 그리고 평소에는 우리와 산책도 딱히 하지 않아.”“그날 집으로 돌아갔는데 평소와 같이 집에 없었는데 딱히 신경을 안 썼어. 아무래도 친구와 놀러 간 줄 알았지. 그런데 어제 일어나보니 여전히 집에 없더라고. 회사에 출근도 안 하고 전화도 받지 않아 뭔가 잘못되었다 싶어 어제 경찰에 신고했어.”연경민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하지만 지금까지 소식이 없어.”연경민은 걱정이 태산이었다.그러자 연성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일찍 알려주지 않았어요?”“그때 네가 연경에서 일해서 방해할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말을 꺼내게 되었어.”연경민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경찰 쪽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연성훈이 물었다.“아직 아무 소식도 없어. 유일한 소식이라고는 그들이 동네 CCTV를 찾아본 결과 최근에 한 여자가 자주 시영이를 찾아왔다는 것이다. 참. 그 여자는 너도 아는 사람이야. 윤단비라고 바로 전에 너와 소개팅했던 그 여자야.”연경민은 말을 이었다.“매일 우리가 산책하러 나가면 집에 찾아오는데 지금 윤단비를 찾은 사람도 없다고 해.”연성훈는 생각이 번뜩이더니 머릿속에는 누군가의 그림
진기가 회복되면 그는 반드시 크라임 시티로 가야만 했다. 강위와 강미주의 일도 연성훈을 초조하게 만들었다.다만 지금 그의 건강 상태 때문에 그도 어쩔 수 없었다.연경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였다.심야 파수꾼으로서 그는 돌아갈 곳이 없었다. 이 지하 월드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였고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숨겨지고 있는 각종 위험을 무릅써야 했기 때문이다.이 세상에 숨을 쉬고 있는 모든 생물을 위해서 그는 떠돌아다니며 세계 각지를 지켜야 했다.이것이 바로 그가 많은 사람들이 심야 파수꾼에 들어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였다. 심야 파수꾼의 생활은 상당히 무미건조하였기에 가입할 필요가 없었다.물론 심야 파수꾼은 신선한 피가 필요했고 또한 자격을 갖춘 사람을 뽑아 본인의 의사를 지키는 선에서 심야 파수꾼에 합류시켰다.그는 그저 웃었다.“아마…. 돌아올 거예요.”“그래요. 기다릴게요.”용아름은 입술을 깨물었다.“돌아오게 되면 연락해 주세요.”추인혜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연성훈은 손을 흔들며 추인혜를 따라 차에 올랐다. 차에 오른 추인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눈빛은 다소 차가웠다.“그…. 인해 쪽 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안 물어보네요?""연성훈이 헛기침을 하며 물었다.그녀는 연성훈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성훈 씨가 이미 판단이 섰으면 제가 더 물어봐도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연성훈은 핸드폰을 꺼내 추인혜의 주민등록증 개인정보를 보면서 인터넷으로 항공권 예매를 하고 추인혜에게 귀띔했다.이제 이석구 그들도 만났으니 11762팀은 어느 정도 재가동된 셈이지만 아직 심야 파수꾼의 편제에 포함되지 않았을 뿐이었다.물론 편제에 포함되는 건 시간문제이다.이석구 그들은 당연히 연성훈을 따를 것이다.연성훈은 연경의 친구들에게 그가 떠난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비행기를 타는 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으니 말이다.그는 단지 이운과 이가영 두 사람을 안심시켜 연경에 머물게 하고 자신은 한동안 떠날
전국성의 말을 듣고 난 연성훈은 이맛살을 찌푸렸다.전국성의 말을 들어서는 윤단비는 그저 평범한 여인일 뿐인데 별다른 특별한 점은 없었다.연성훈이 윤단비에 대한 인상도 비슷했다.두 사람이 맞선을 볼 때 윤단비가 너무 현실적이라서 조금 반감을 느꼈었다.후에 윤단비는 조연희를 통해 연성훈이 한유 그룹에서 출근하는 것을 알아냈고 월급이 높은 것을 알고는 연성훈에게 치근덕댔으나 연성훈이 거절했다. 이것 때문에 강미주더러 여자 친구 코스프레를 해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연성훈은 윤단비와는 더 이상 상관이 없을 거 라고 생각했으나 또다시 얽히게 된 것 같았다.윤단비 본인의 미스테리한 일들과 유시영이 실종되기 전 윤단비 집에 자주 간 것까지 하면 유시영의 실종은 윤단비와 상관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연성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연성훈은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었다. 유시영의 실종은 자신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연성훈의 기분은 아주 더러웠다.이 의미는 연성훈의 신분이 이미 폭로가 되었고 적들이 연성훈의 가족들에게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예전의 연성훈이 심야 파수꾼으로서 이름을 날린 후 인해에 돌아오지 않고 연씨 가문의 일을 들추지 않은 것은 이 방면의 고려도 있었기 때문이다.연성훈이 인해에 돌아오면 신분이 발각되게 되면 언더그라운드에 숨어있는 사람들이 그의 가족들을 건드렸을 것이다.이번에 인해에 돌아온 것은 누구도 연성훈이 심야 파수꾼 제로라는 것을 모르고 대부분 사람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연성훈은 결국에는 당시의 진실을 알아보려고 돌아오기를 결정한 것이었다.그러니 지금 배후의 손들이 연성훈의 가족들에게까지 뻗었다.관건은 연성훈은 윤단비의 배후가 누구인지를 모른다.홍연? 뎀프시 가문? 블랙 섀도우? 아니면 기타 지하조직인 것인지?연성훈은 한숨을 내쉬고는 핸드폰을 꺼내어 빨간 장미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음이 나자마자 끊겨버렸다.연성훈이 이맛살을 찌푸리고 뭐라고 말을 하기 전에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빨간 장
빨간 장미는 말을 점점 이상한 쪽으로 이끌어 갔다.연성훈은 추인혜를 한번 쳐다보았는데 추인혜는 여전히 차가운 모습이었다. 그저 입꼬리에는 얕은 미소가 있었는데 웃음은 점점 차가워 났다.연성훈은 급히 말했다. “아무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 계속 허남천 주의하고 소식이 생기면 즉시 연락하도록 해.”통화를 끊은 후 추인혜가 웃었다. “ㅋ.”연성훈이 급히 말했다. “추 의사님, 내 말 먼저 들어봐요. 이 여자가 원래부터 이런 사람이라니까요. 빨간 장미 소문 들어봤으면 알고 아니에요. 내가 얼마나 정직한데요. 한 번도 홀린 적 없다니깐요. 내 마음에는 당신 한 사람밖에 없어요.”“ㅎㅎ” 추인혜가 가볍게 웃었다.앞에서는 전국성이 운전하면서 소리쳤다. “이 여자 진짜 사람 괴롭힌다니까. 말소리만 들어도 막 달아오르잖아.”“그래서 어쩔 건데?” 추인혜가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먼저 집에 가서 집에 사람들 다독이고 말해요. 그리고 다른 건...” 연성훈이 담담히 말했다. 여기까지 말하고 윤성훈이 한숨을 쉬고 이어 말했다. “너무 급해 하지 않아도 돼요. 유시영을 데려간 목적이 다 나 때문인데요. 빨리 나하고 연락하게 하려고 유시영을 데려간 거면 잠시는 무슨 위험은 없을 거예요.”추인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쨌든 간에 일단 집에 가서 보자.”반 시간 후 해동로 69번지에 차를 세웠다. 연성훈과 추인혜가 차에서 내렸다. 전국성하고 인사를 하고는 문을 두드렸다.연경민이 와서 문을 열었다. 추인혜를 보았을 때 어리둥절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어 연경민이 말했다. “빨리 들어오거라.”연성훈이 고개를 끄덕이고 일 층 거실로 걸어갔다. 거실의 소파에는 사람이 가득했다.조주호 일가, 조운, 나정옥, 연경민, 그리고 조연희 부부가 있었다.이때 조연희는 남편의 품에 안겨 있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 내 탓이에요. 윤단비가 애초에 좋은 사람이 아니었는데. 이웃이었을때 젊은 아가씨가 혼지 사는 게 딱해서 먼저 다가갔었
이 소식을 보고 난 후, 연성훈은 핸드폰을 추인혜에게 던졌다.추인혜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가지 마!”연성훈이 추인혜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저 사람들 배후가 도대체 누구인지 봐야죠. 내 몸 상태가 어떤지 모를 수도 있어요. 한 번 가서 보는 것도 괜찮은 거 같아요.”추인혜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너가 지금 멀쩡하면 아무 말도 안해. 너가 어디를 가도 한마디도 안 해. 근데 지금 너 상황을 너도 잘 알잖아. 너가 모험하게 놔두지는 못해.”연성훈이 웃으며 추인혜를 쳐다봤다.“나 보고 웃어서 소용없어. 나는 동의 못 해. ” 추인혜가 말했다.“나 걱정하는 거예요? 추 의사님, 나 좋아하면 말해요. 나 받아주니까.” 연성훈이 웃으며 말했다. “꺼져! 가든 말든 마음대로 해.” 추인혜가 연성훈을 차면서 말했다. “그럼 갈게요.” 연성훈이 웃으며 별장에서 나갔다. 연성훈의 뒷모습을 보면서 추인혜는 이맛살을 찌푸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사실상, 추인혜는 자신이 연성훈을 막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연성훈은 반드시 가고 말 것이다. 추인혜는 핸드폰을 꺼내 전국성에게 연락했다. 그러고는 신속히 이석구 그들에게 연락했다. 그러고는 이어 별장에서 나왔다.연성훈은 밖에 나온 후, 택시를 잡아 을지로 79번지로 갔다.목적지는 한 가게였다. 야외생존 물품을 파는 가게인 듯했다. 12시가 되었으나 가게 안에는 등이 밝게 켜 져있었다. 차에서 내린 후 연성훈은 멀지 않은 곳을 보았다.가게 문 앞에는 두 사람이 서 있었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들이었다.연성훈을 위아래로 훑은 후 실눈을 떴다.코를 만지작하고는 길을 건너 가게 문 앞으로 갔다.두 사람은 연성훈을 알아 보고는 조금은 두려워하는 기색을 하고는 영어로 말했다. “여기로 가시죠.”그들의 말투는 살갑지는 않았다. 연성훈이 안쪽으로 들어가니 안쪽에는 김이 모락모락 났다. 안에는 7, 8명 되는 외국인이 손을 등에 지고 서 있었다.가게의 중간에는 테이블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