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에 앉아서 기다리던 그때, 연성훈은 위층에서 내려오는 낯익은 사람들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앞장선 사람은 이천우였고 공도윤과 저번에 봤던 뚱보도 있었다. 그 외에도 한 여자가 있었는데 그녀는 뚱보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연성훈이 그들을 알아봤을 땐 그들도 연성훈을 봤다. 이천우는 잔뜩 굳어진 표정으로 거들먹거리며 연성훈을 향해 다가오더니 싸늘하게 그를 내려다봤다.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했던 연성훈은 담담하게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할말 있어요?”“연성훈 씨, 좋은 말로 할 때 나와요.”이천우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왜요? 어제 이준석 씨가 나한테 뺨맞은 게 기분 나빴어요?”연성훈이 물었다.“나가면 뭐 어쩔 건데요? 이준석 씨도 상대가 안 되는데 당신은 더 말할 것도 없겠죠? 똑같은 꼴 당하고 싶지 않으면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쥐 죽은 듯이 얌전하게 있어요.”연성훈이 최고급 실력을 갖추고 있으니, 이천우는 물론이고 그와 함께 온 사람들도 상대가 안 된다.“당신의 정체를 내가 곧 까발릴 테니까 지금처럼 큰소리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때가 되면 지옥이 뭔지 알게 될 거예요.”이천우는 이를 악물었다.“아참, 그리고 용아림 그 여자는 어차피 이씨 가문으로 시집올 운명이니까 당신 같은 개자식은 옆에 있을 자격도 없어요.”“어휴.”연성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자격 없는 거 맞아요. 그런데 계속 옆에 있으려고 하니까 솔직히 저도 귀찮네요. 어제도 밥 사주고 싶다고 연락이 오고 오늘도 연락 왔거든요. 거절을 몇 번이나 했는지 셀 수조차 없다니까요? 그리고 용씨 가문 어르신이 어제 도와준 거 보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이씨 가문 같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닐 텐데 직접 나섰잖아요.”연성훈의 말에 이천우는 화가 치밀어 올라 미칠 지경이었다.카운터에서 뚱보가 계산하고 있던 그때 옆에 있던 공도윤이 입을 열었다.“저 사람 여기 밥 먹으러 온 거예요? 조심해요. 빈털터리니까 계산 안 하고 도망칠 수도 있어요.”
“성훈 씨, 얼른 이쪽으로 와요. 선배님이 만난다고 합니다.”김태수가 주방에서 뛰어나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그의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이 얼어붙었고 이천우는 김태수를 바라보며 물었다.“선배님이 누구시죠?”“선배요? 삼합 레스토랑 사장인데, 왜요?”김태수는 아무 생각 없이 답했고 그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이천우와 사람들은 순식간에 반응이 무뎌졌다.‘연성훈이 명세빈 사장님을 만난다고? 이게 무슨 상황이지?’그들이 뒷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성훈은 정말 별 볼 것 없는 사람이었다. 그가 가진 유일한 인맥이 송빈인데 워낙 미스테리한 사람이라 그의 정보는 알아낼 수가 없다.그렇게 분석하고 추측한 끝에 방금 전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지성 그룹과 송빈의 한유 그룹은 일정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그들은 자신의 추측을 굳게 믿고 있었다.심야 파수꾼에서 연성훈의 정보를 다시 작성했으니 그들이 이런 결혼을 내린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연성훈의 무술에 관해서는 용일태의 연회에서 알게 됐다시피 감옥에 있을 때 용일태의 오랜 친구에게서 배웠다고 한다.방가희와는 인해에서 알게 되었고 용일태와 용아름은 방가희를 통해 알게 된 사이다.연성훈이 최고급 실력을 갖췄기에 용일태가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일 뿐, 내로라하는 배경은 전혀 없는 사람이다.심야 파수꾼에서 한 사람의 개인정보를 차단하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이씨 가문처럼 연경에서 정보력이 아무리 뛰어난다고 한들 심야 파수꾼과 다크웹에 비하면 여전히 격차가 너무 컸다.사람들은 이준석마저도 거절했던 그가 왜 연성훈을 만나는지 그 이유를 도무지 알지 못했다.그 사람이 용일태거나 황영호라면 그나마 납득이 갔을 텐데 하필이면 연성훈이라니.이천우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연성훈을 바라봤고 그는 입가에 경멸적인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멍청하기는.”이천우와 공도윤은 울분이 치밀어 올라 이를 악물었지만 감히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특히 그들은 두 눈으로 직접 연성훈이 이준석을 때리는 걸 목격
“두 분 모두 주방의 청결에 대해 매우 엄격하시거든요.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할 수 없다면 아마 바로 쫓겨날 거예요.”김태수는 말을 이었다.“선배는 지금 스승님과 함께 뒤뜰에 계시니까 이쪽으로 따라오세요.”곧 그들은 주방을 지나 문이 있는 곳에 다다랐고, 김태수는 문을 열며 말했다.“안에 계실 겁니다. 이쪽으로 들어가세요.”“저 혼자서요?”연성훈의 물음에 김태수가 답했다.“선배는 스승님을 제외한 그 어떤 사람도 뒤뜰에 들이지 않거든요.”듣다 보니 명세빈의 성격은 확실히 괴팍하기 그지없다. 요리할 때만 다른 셰프들과 한두 마디 얘기를 나눌듯싶은데 하루 종일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게 답답하지도 않은가?“그럼 전 들어가 볼게요.”연성훈의 말에 김태수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밥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연성훈은 문을 열고 뒤뜰로 들어갔다. 그곳은 정원과 다름없었다. 삼합 레스토랑의 뒤편에 위치했고 담장이 둘러져 있어 마치 레스토랑의 일부처럼 보이며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적당한 크기의 연못도 하나 있었는데 그 주위에는 작은 건물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이블, 돌의자 등 많은 인테리어 소품들이 놓여있었다.서 요리사와 명세빈은 돌의자에 앉아있었다. 그들의 앞에는 반찬 몇 접시와 술 한 병 그리고 여분의 수저 한 쌍이 놓여 있었다.예상대로라면 그는 서른여섯이나 일곱쯤일 텐데 눈대중으로 봤을 때는 서른 살 정도에 불과했다. 네모난 얼굴과 턱수염, 짧은 머리와 캡모자 심지어 유니폼이 아닌 평범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어 훨씬 더 어려 보였다.연성훈을 본 서 요리사는 부랴부랴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성훈 씨, 우리가 얼마나 애타게 찾아다녔는지 몰라요.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정말 감회가 새롭네요. 자, 소개할게요. 이분은 명세빈이고 저의 제자예요. 성훈 씨랑 나이가 비슷하니 편하게 형이라고 부르면 될 거예요.”명세빈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연성훈을 보고선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인사를 한 건가?“사람들이랑 말 섞는
연성훈이 기억을 되찾은 이후로 낯선 사람에게 심야 파수꾼이라고 불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그는 눈앞의 명세빈에 대해 조금의 인상도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그 말인즉,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걸 의미했다.“성훈 씨가 심야 파수꾼인 건 저도 예상했어요.”서 요리사의 말에 연성훈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심야 파수꾼을... 알고 계셨단 말인가요?”서 요리사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세빈이 덕분에 조금은 알고 있어요. 심야 파수꾼이 뭐 하는 사람인지 자세하게 모르니까 세빈이랑 얘기하는 게 훨씬 더 편할 거예요.”“귀문 봉침술은 이미 세간에서 사라진 지 오래예요. 이걸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심야 파수꾼의 추인혜거든요.”명세빈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추인혜 같은 실력자가 아무 이유 없이 작고 보잘것없는 강성에 나타날 일이 없잖아요? 3년 전, 당신은 강성에서 사라졌죠. 전우인 7번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당신과 2번은 그 뒤로 자취를 감췄어요. 추인혜를 부를 수 있다는 건 심야 파수꾼임을 뜻했고 나중에 접한 소식과 일들로 당신의 신분을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여전히 침착한 그와 달리 연성훈은 어느새 표정이 가라앉았고 진지한 눈빛으로 명세빈을 바라보며 말했다.“맞아요. 심야 파수꾼이라면 추측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심야 파수꾼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사람만이 밝혀낼 수 있는 건데... 명세빈 씨, 오랫동안 연경에서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용일태 어르신을 포함하여 그 어떤 사람들과도 교류하지 않으셨는데 어떻게 심야 파수꾼에 대해 이렇게 많이 알고 계신 거죠?”옆에서 듣고 있던 서 요리사는 순간 연성훈에게서 적대심이 느껴지는지 혼란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적대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전에 전혀 알지도 못한 사람이, 심지어 용일태와 그 어떤 접점도 없는 사람이 심야 파수꾼 내부의 일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 얼마나 큰 위협인가?“스승님.”그제야 고개를 든 명세빈
하지만 지금 그는 명세빈의 모든 행동과 심야 파수꾼에 대한 이해가 1번과 너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삼합 레스토랑을 이렇게 오랫동안 지켰다는 건 명세빈이 거의 일 년 내내 삼합 레스토랑에 있다는 뜻이 아닌가? 만약 그가 심야 파수꾼 1번이라면 분명 임무를 수행할 일이 있을 거다. 그러니 여기서 오랫동안 요리사로 일할 수는 없을 터란 말이다.그래서 그는 약간의 기대를 하고 명세빈을 바라보았고, 명세빈이 혼자 인정하기를 바랐다.미스터리한 심야 파수꾼 1번에 대해 그는 내심 궁금한 게 많았다.하지만 명세빈은 다시 무표정한 얼굴을 회복했고 연성훈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말을 돌렸다."탁일우 군대장님의 말씀대로라면 이 용골 두 개를 제가 직접 내주었어야 했는데… 하지만 그전에 한 가지 요구가 있습니다.”연성훈은 그가 말하기를 꺼리는 것을 보고 속으로 입을 삐죽거렸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그는 훗날 탁일우를 만나면 그한테 물어보리라 생각했다."무슨 요구죠?” 연성훈이 물었다."사람 한 명만 죽여줘요." 명세빈은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나를 킬러로 생각하는 거예요?”연성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아니요!” 명세빈은 다급하게 부정했다."이건 임무입니다. 나중에 탁일우 군대장님께 물어보세요. 그도 그렇게 하라고 하실 겁니다.”"그래요, 누군지 들어나 봅시다.”연성훈이 다시 물었다."이씨 가문의 선조, 이동민!" 명세빈의 대답은 여전히 담담했다.그의 말에 연성훈의 입꼬리가 살짝 흔들렸다. 이동민, 그러니까 이씨 가문에서 나왔던 그 특급 말이다."이동민이 아직 살아있다고요? 그가 아직 살아있다면 아마 110살이 넘었겠죠?”"네, 아직 살아있습니다. 이씨 가문의 가장 큰 비밀 카드죠. 다만 요 몇 년 동안 활동을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연경의 다른 가문들도 그의 생사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 이씨 가문에 대해 경계심을 품고 있죠. 그가 죽으면 용골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 되는 겁
스튜어디스의 말을 들은 강위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뿐이었다.스튜어디스의 얼굴에는 여전히 환한 미소가 번져 있었고 그녀는 이들을 보고 말했다."본부 쪽에서도 여러분들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에 내려가면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모두 여러분들이 알아서 상의해 해결하셔야 해요.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은 이곳에서 반년 동안 생존하시는 겁니다. 반년 후에 누군가가 여러분들을 데리러 올 겁니다.”"비행기도 착륙할 수 없는데, 어떻게 우리를 데리러 올 건데요? 뭐 수영이라도 해서 돌아가라고요?”"그때 누가 데리러 오는 건 확실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나머지는 신경 쓰지 마시고 그냥 잘 생존하시면 될 거 같아요. 그럼 이제 스카이다이빙 준비를 하시죠!”"아, 맞다!" 그녀는 옆에 있던 도경천 형제를 가리키며 또다시 입을 열었다.“저 두 분도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도경천 두 형제의 얼굴빛이 조금씩 변했지만 감히 말을 하지는 못했다."얼른 스카이다이빙을 준비하시죠." 스튜어디스가 다시 한번 반복했다.…한편, 연성훈은 명세빈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한참 뒤에야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그래요, 약속하죠.”명세빈은 얼굴에 다시 한번 껄끄러운 웃음을 짓더니 휴대전화를 꺼내며 말했다. "그럼 연락처를 주고받죠. 이동민을 해결하면 다시 저를 찾아오세요.”연성훈도 거절하지 않고 연락처를 추가했고 그 후 두 사람은 한동안 침묵에 빠졌다.명세빈은 정말 과묵한 편인 것 같다. 혼자 앉아서 아무 말 없이 음식만 조금씩 먹고 있으니 말이다.그와 반면, 연성훈은 마구잡이로 몇 입 베어 밥 한 그릇을 다 먹고는 일어서서 김태수와 서 요리사님한테 작별인사를 하고 나서는 삼합 레스토랑을 떠났다.차에 올라탄 후 그는 탁일우의 전화번호를 재빨리 찾아냈고 이내 전화기 너머로 탁일우의 난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자식이, 이제야 나한테 연락을 해? 성가신 일이 생겼지, 또?”연성훈은 속으로 탁일우를 한마디 욕했지만 입으로는 빙그레 웃으며 말
"11762가 재결합하려면 새로운 사람들이 필요해."그때 방주원의 목소리가 옆에서 울렸다. "크라임 시티는 그들의 빠른 성장을 도울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너의 진도를 따라갈 수 없어.”"성장은 개뿔, 내가 그들을 심야 파수꾼을 하라고 보낸 건 모험을 시키려는 게 아녜요! 사람을 당장 데려와요. 그곳은 크라임 시티라고요!”"가려면 너 혼자 가, 나는 안 갈 거야." 탁일우가 헤헤 웃으며 대답했다.연성훈은 무슨 말을 더하고 싶었지만 맞은편에서 탁일우가 전화를 끊어버렸다."아, x 발!"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황슬기에게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황슬기는 이미 크라임 시티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을 것이다.그는 오혁은 당연히 걱정하지 않았다. 첫째는 두 사람이 서로 친하지 않았고, 둘째는 오혁은 이미 최고급 수준의 대열에 올랐기 때문이었다.그가 있다면 크라임 시티에서 생존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다지 잘 지내지는 못할 것이었다."황슬기가 그들을 찾았으면 좋겠군." 연성훈은 얼굴을 찡그리며 혼자서 중얼거렸다.크라임 시티는 외부와 연락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더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한숨을 내쉬고 차를 몰고 삼합 레스토랑을 떠났다."두두두...”바로 이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연성훈이 핸드폰을 들어 확인해 보니 방가희가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그는 마음이 조금 움찔했지만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 "왜 그래요?”"성훈 씨, 이씨 집안 사람들이 진희와 아주머니더러 자기 집으로 와서 협상하자고 했어요."연성훈은 그녀의 말에 코를 만지작거렸다.“집으로요?”"네. 진미영 아줌마가 성훈 씨도 같이 가줬으면 좋겠다고 해서요.”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요, 그럼 내가 차로 데리러 갈게요.”방가희는 곧 연성훈에게 주소를 보내왔다. 연성훈은 금세 차에 시동을 걸었고 한 시간 후에 그는 방가희의 집 앞에 멈추었다. 한편 방가희와 진희 두 사람
차를 세운 후, 연성훈과 진미영은 차에서 내렸는데 내리자마자 이씨 집안의 높은 대문이 눈에 들어왔고 입구에 여러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연성훈과 진미영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보고 그들은 두 사람을 매우 공손하게 대했다. 그중 한 사람이 앞으로 나와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며 안으로 청하는 손짓을 했다. "이 어르신과 이씨 집안 어른들이 이미 집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희를 따라오십시오.”연성훈은 의아해했다. 이번에 이들이 이렇게 예의를 차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물론 집에 들어가서도 이렇게 예의를 차릴지는 모르겠지만.하지만 연성훈도 이런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그는 심지어 이씨 집안 사람들이 자진해서 일을 크게 만들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는 그때 만약 이동민이 뛰쳐나와 한판 붙는다면 더 금상첨화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동민의 실력은 연성훈도 가늠이 안 됐다. 그는 특급인 데다가 이미 연륜이 있는 노인이고 또 많은 사람이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는 “천”차트에 올라 있지 않았다. 따라서 그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는 말하기 어려웠다.여전히 기억 속에 그 건물이었다. 연성훈, 진미영 두 사람이 안으로 안내된 후, 그들은 긴 통로 양옆에 서 있는 두 줄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대략 10여 명이 있는 것 같았다. 이변이 없는 한, 이 10여 명은 모두 뛰어난 최고급 수준의 고수들일 것이다."이 어르신께서 지금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연성훈을 안내해 들어 온 사람이 다시 인사를 하며 말했다.이때도 진미영은 약간의 걱정이 있는 듯했다. 아마 어제의 일이 그녀에게 큰 공포를 안겨준 듯싶었다.그녀는 비록 강경했지만 이씨 집안의 더러운 수법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걱정을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이씨 집안에서는 많은 인력을 모았지만 그녀는 연성훈과 함께 단둘이 왔을 뿐이니 오죽했을 거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연성훈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그러자 연성훈은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제야 진미영은 이 상황이 뭔가 이
“연성훈,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넌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거거든. 탁일우가 널 원망할 거야.”채형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백 명 이상의 최고급이 홍연에 가입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기나 해?”연성훈은 냉정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말했을 텐데요. 전 이미 심야 파수꾼에서 해고당했다고요.”그때, 윤연서가 권투 장갑을 끼고 채형우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고 있었다.“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제가 크라임 시티로 유배되고 나서 언젠가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윤연서는 채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채형우 앞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그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이 건 우리 할아버지 대신에 때린 겁니다. 할아버지께서 당신을 살려주고 스승에게까지 데려갔는데 당신은 비열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죽였어요!”채형우는 그녀에게 맞더니 계속해서 피를 토했다.윤연서는 주먹을 쥐고 또 한 번 때렸다. 아마 채형우의 이마를 노린 듯했다.“이건 우리 아버지 대신에 때린 거고요. 양아들인 우리 아버지한테까지 손을 쓰다뇨... 그날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집으로 찾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직접 문을 열어줬잖아요!”그녀는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시켰다. 채형우는 점점 힘이 빠져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로 땅에 쓰러져 버렸다.연성훈은 그 장면을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다.주위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형우가 계속해서 구걸했지만 그의 부하들이나 친척들은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도와줘!”채형우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연성훈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이제 그냥 보내드리죠?”윤연서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권투 장갑 위에 빛을 내는 발톱 같은 무기가 나타났다. 손으로 한 번 긁자 채형우의 목에는 세 개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와 동시에 연경에 있는 지하 카지노에서.지하 카지노는 여전히 예전처럼 시끌벅적했다. 이곳은 부자들의 천국이었다.알려진 대로 지하 카지노는 3층이 마지막 층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4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4층은 T 박사의 대형 실험실이었다.T 박사는 실험실에서 그 철제 상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상자를 두드렸고 그러자 상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음?”T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빛을 벽에 비추었다. 그러자 곧 벽에 파란색의 빛 막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글자가 쓰여 있긴 했지만 수상하게 생긴 문자였다.“재밌네...”T 박사는 그 글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소파에 앉아 있던 제이훈이 일어났다.“무슨 일이죠?”제이훈이 물었다.“여기에 있는 내용을 심야 파수꾼 쪽에 전달해 줘.”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이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거기에 적힌 내용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건 그렇고. 북전에 갈 생각은 없어?”T 박사가 물었다.제이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좋은 곳은 아니라서요.”“그곳이 주요 전장이 될지도 모른다면?”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탁일우 그 어르신 그곳에서 죽을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제이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실험실을 나갔다.“허허!”T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검은색 제복이 있었고 심야 파수꾼의 전용 복장과 똑같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옷도 이제 업데이트할 때가 되었군... 그렇지 않으면 너무 재미없을 테니까.”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사님, 무슨 일이죠?”“응, 여기 와서 용골 몇 개 가져가. 연성훈이 연경에 오면 연성훈 한테도 주고.”T 박사가 말했다.“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윤연서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 거예요?”윤연서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이미 지난 원한이니까 전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채형우만 죽이면 돼요.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죽이고 싶어요.”연성훈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다른 놈들 잘 지키고 있으세요.”사실 윤연서가 처음 들어왔을 때, 교차로에서부터 그녀는 바로 죽여버리지 않았고 단지 그들을 다치게 할 뿐이었다.연성훈이 한 손을 휘두르자 옆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의 칼이 날아가서 연성훈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자 연성훈은 바로 칼을 들고 채형우에게 돌진했다.“연성훈,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심야 파수꾼 대표로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거냐? 넌 네가 오늘에 한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채형우가 소리쳤다.“후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연성훈은 이렇게 욕하며 칼을 휘둘렀다....한편, 여주 시내의 한 빌라에서 어떤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 있었다. 의자는 살짝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홀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노인은 뭔가 즐거워 보였다.벽에는 서예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한눈에 보아도 누가 그린 것이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의 작품이었다.주의 깊게 보면 그의 팔에는 보라색 연꽃 문신이 있었다.쿵! 쿵! 쿵!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노인은 그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도우미가 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고 피곤한 것 같아보이는 허남천이 나타났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홀로 들어가 노인 앞에 다가가 경건하게 말했다.“변우현 어르신!”변우현은 허남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초라해?”“연성훈을 피하느라요. 인해에서 밤새 차를 몰고 왔어요.”허남천이 씁쓸하게 말했다.“별것도 아닌 놈을 상대로 이 꼴이라니... T 박사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변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홍연은 내가 직접 너한테 맡긴 거지만 사실 그동안 크게 실망했어. 홍연은 네 손에 있으면서
“지금부터 누가 움직이면 누굴 죽일 거예요, 알겠죠?”연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연서와 채형우의 대화 속에서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했고 그녀가 그의 팀원인 만큼 도와줄 필요가 있었다. 채형우 같은 사람은 딱 연성훈이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자식, 말은 잘하네.”연성훈의 말을 듣고 최고급 고수 중 한 명이 이렇게 비웃었다. 그러고는 원기를 폭발시키더니 바로 연성훈에게 돌진했다.그때, 연성훈은 순식간에 그 사람의 눈앞으로 다가갔고 바로 주먹을 날려버렸다.그의 속도에 상대는 전혀 반응할 틈이 없었고 그대로 날아가 인공호수에 떨어져 버렸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연성훈을 본 채형우는 깜짝 놀랐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미소를 지었고 채형우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연서 혼자였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특급이 두 명이었기에 상황이 달라젺다.“이 자식아, 우리 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아? 만약 진짜로 우리한테 손을 대겠다면 그 후과를 고려해야 할 거야!”채형우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후과요?”연성훈이 이렇게 비웃으며 물었다.“후과라고요? 당신은 제 앞에서 후과를 논할 자격도 없어요.”연성훈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고 그 자신감은 채형우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너... 도대체 어떤 누구야?”채형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성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제 이름은 연성훈이라고 합니다!”예전 같았으면 연성훈은 ‘심야 파수꾼 제로’라고 같이 말했을 거지만 이제는 심야 파수꾼을 떠났으므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채형우는 충격에 휩싸였다.연성훈이 뎀프시를 죽인 사건은 지하 세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천”차트 3위가 바뀌었고 뎀프시는 사라졌다. 다들 그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연성훈을 바라보며 채형우는 목이 막혀왔다.“전 심야 파수꾼 제로 연성훈... 네가 크라임 시티 사람들을 도
여기 건물에는 건물이 제법 많았지만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들은 곧 인공호수 위쪽 건물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대문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손을 뒤로 젖힌 채 안에서 나왔다.채형준을 본 그는 급히 물었다.“방금 온 사람은...”이어 그의 시선은 뒤에 있는 윤연서를 향했다. 순간, 윤연서를 알아본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윤연서!”말을 마친 그는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문 안으로 돌아갔다.윤연서는 그를 막지 않았고 채형준과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쪽에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자마자 연성훈은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리는 걸 느꼈다. 20~30명이 줄지어 나와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연성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더니 실눈을 뜨며 중얼거렸다.“모두 최고급이네. 이씨 가문이랑 별다를 게 없군...”이들은 보기만 해도 지하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기에 모두가 채씨 가문 사람인 건 아니었다. 대부분은 채씨 가문 사람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것으로 보였다.평지 앞에는 몇 층의 계단이 있었고 계단 위에는 큰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때 계단 위에서 몇 사람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센터에 서 있는 사람은 한 노인이 이었는데 그는 70~80세로 돼 보였지만 기색이 매우 좋았다. 다가오는 발걸음도 매우 안정적이었다.‘특급!’연성훈은 그를 보자마자 살짝 움찔했다.윤연서가 여기까지 찾아온 게 분명 이 사람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는 위에서 윤연서와 연성훈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동으로 연성훈을 걸러내고 윤연서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고는 놀라워하며 말했다.“전부터 예쁘게 자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후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예쁘네. 역시 우리 선배님의 유전자야, 대단해!”윤연서는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비추며 말했다.“이젠 예전 일에 대해서 결말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우리 할아버지께선 당신을 불쌍히 여겨서 데려온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를 해
탁일우가 말을 마치자 방주원이 이어서 말했다. “이 두 가문의 원한은 사실 오래된 거야. 그 당시 두 가문은 여주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거든. 채씨 가문의 가주인 채형우랑 윤씨 가문 집주인인 윤한, 즉 윤연서의 할아버지는 선후배 사이였어.”이 말을 들은 이석구가 놀라며 말했다.“이 두 가문의 가주가 선후배 사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지금 왜 사이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거죠?”“이때 문제가 생겼어.”방주원이 말했다.“그들은 선후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 윤한이 채형우를 자기 스승한테로 데려간 거였거든. 고아였던 채형우를 말이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형우를 윤한이 발견한 셈이지. 그때 채형우가 아마 7, 8살쯤 되었을걸? 윤한이 채형우를 불쌍하게 여겨서 데려간 거야.”“채형우는 뛰어난 무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스승에게 배우고 나서부터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갔지. 그는 윤한보다 조금 늦게 무술을 시작했지만 두 사람이 특급에 도달하는 시간은 비슷했어.”방주원이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채형우는 인성에 문제가 좀 있었어. 무술을 배우고 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을 괴롭혔고 그들의 스승은 이를 보고 윤한을 더 좋아하게 된 거야.”“그리고 드라마틱하게도 두 사람이 특급 단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용골이 같은 거야.”방주원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두 사람의 스승은 용골을 모두 윤한에게 줬어. 채형우도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고.”“하지만 약 40년 전에 말이야. 북전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서 심야 파수꾼의 주력이 모두 북전으로 갔어. 그때 채형우가 윤한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한다는 핑계로 윤한에게 독을 먹였지.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몰래 윤한의 가족들을 다 죽여버렸어.”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거의 현실판 농부와 뱀의 이야기라고 보면 돼. 윤연서 혼자 남겨진 건 그때 윤연서가 여주에 없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결국 채씨 가문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크라임 시티로 유배당했어.”강백호는 그들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윤연서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담담하게 서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 모두 특급이었지만 상대는 그들의 원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고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대머리 남자의 뒤에서 한 키 큰 남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대머리 남자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대머리 남자는 멈칫하더니 윤연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침을 삼키며 얼굴에 약간의 음흉한 미소를 띠었다.“저희는...”연성훈이 입을 떼려던 찰나,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곳은 절대 알려지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뛰어내리세요. 만약 뛰어내려도 살아남으면 살려줄게요. 죽어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여자분은...”그는 이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았다.“제 옆에 딱 붙어있으면 되겠네요.”이 남자들은 분명 윤연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곳은 외딴곳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었다.“역시, 채씨 가문의 사람들도 다 저질이네.”연성훈이 윤연서에게 말했다.“응?”연성훈이 채씨 가문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 몇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그들은 원래 두 사람이 우연히 여기까지 온 줄 알았던 것이다. 이제 연성훈이 채씨 가문을 언급했다는 건 연성훈이 채씨 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대머리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말했다.“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저희는 말이죠...”연성훈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그쪽도 당장 여기서 뛰어내리세요. 살아남으면 말해줄게요.”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때 윤연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대머리 남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채형준, 나 기억해?”대머리 남자 채형준이 윤연서를 바라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그는 당황한 듯하더니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윤연서, 너... 너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지 않았어? 왜 여기 있는 건데?”윤연서가 차분하게 말했다.“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말이야...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인해 심야 파수꾼 기지 안에서.두 사람의 큰일 났다는 말에 추인혜의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이석구는 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말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의 가주는 특급이지만 “천”차트에 들지 않은 걸로 알아요. 윤연서 씨가 뎀프시보다 약하다고 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그렇지 않아.”방주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일부 가문에 대한 정보는 심야 파수꾼 내부에서도 기밀 자료야.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문들도 있거든.”“네?”추인혜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그게 무슨 소리죠?”방주원이 추인혜를 보며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하 세계는 심야 파수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거야. 그러니까 우리처럼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일반 세계의 다툼에 개입할 수 없다는 거지.”“저번 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었거든. 그때부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게다가 심야 파수꾼도 북전과 다른 전선들을 더 중시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그리고 좀 지나서야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어. 지하 세계의 사람들은 일반인에게 손대지 않도록 규칙을 세웠고 만약 이 규칙을 어기면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거나 심야 파수꾼의 감옥에 들어가게 말이야.”방주원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래서 당시 가문에 특급인 사람이 있는 가문들과 협상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채씨 가문이고. 일반 세계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서 지내라고 했어. 또 숨어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그중에는 연경에 있는 도성호네 도씨 가문이랑도 협상했었고. 도씨 가문은 숨어 살기로 했고 또 더 이상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방주원이 또 한 번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특급만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하니까 일반인에게는 너무 불공평한 거지.”“또 우리랑 약속도 했었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를 도와주기로.”방주원이 말했다.“만약 성훈이가 채씨 가문에게 손을 대면 그들은 아마 심야 파수꾼이 지
서서히 들어오는 차를 본 몇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곧 차 문이 열리고 방주원과 탁일우가 차에서 내렸다.“어르신!”탁일우를 봉 강백호가 웃으며 다가가서 말했다.“우리한테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와달라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그러자 탁일우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맞고 싶어서 근질거리지, 아주?”강백호는 웃으며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탁일우의 시선은 옆에 있던 진서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 특급으로 된 거야?”진서원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진서원은 탁일우가 좀 원망스러웠다. 소속된 분대가 많은 동료들을 잃었는데 그는 크라임 시티로 추방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서원은 탁일우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서원이 대답을 하지 않자 탁일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선을 황슬기에게 돌리며 물었다.“너한테 맞는 뼈는 찾았어?”황슬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 못 찾았어요. 연성훈이 돌아오면 그와 함께 찾아볼 겁니다.”탁일우는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연성훈이 돌아온다고? 지금 여기 없다는 거야?”“네!”황슬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윤연서 씨랑 함께 여주에 있어요. 윤연서 씨의 복수를 돕는다고 하더라고요.”이 말에 이석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맞아요, 어르신. 심야 파수꾼에 있는 자료 중에 채씨 가문에 대한 정보가 없던데요?”“채씨 가문!”이 말을 들은 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네 말은 성훈이가 지금 윤연서 씨랑 채씨 가문 사람을 찾으러 여주에 갔다는 거야?”“네. 그 사람들은 윤연서 씨의 원수라고 하더라고요. 보스가 윤연서를 데리고 복수하러 갔어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두 사람의 반응에 추인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탁일우와 방주원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방주원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큰일 났어!”...한편, 연성훈은 윤연서와 함께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