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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Penulis: 수박빙수
“그럼 이제 제가 말할게요. 약혼식 날, 제 친동생이 제 약혼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걸 확인했어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들었던 소문 다 사실이었어요.”

이미 중요하게 여겼던 것들은 모두 사라졌으니 이제는 다 털어놓고 가자는 마음이었다.

윤하경은 위에서 구지호와 주미나의 표정을 보지 않았지만 이제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기자들 말고는 다들 얼굴이 굳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원래 구지호의 이미지를 보호하려던 기자회견은 이제 구지호와 윤하연에 대한 심판의 장이 되어버렸다. 기자들은 미친 듯이 카메라를 윤하연의 얼굴에 들이대고 있었다.

윤하연은 그제야 진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언니 그만해! 내가 그런 거 아니라고!”

그녀는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거 진짜 저 아니에요! 믿지 마세요!”

원래 윤하경의 웃음거리를 보려 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윤하경은 미친개처럼, 이득을 보고도 구정수와 윤수철 앞에서 뒤집어 버리며 반격했다.

윤수철은 현장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며 심장이 쥐어짜는 듯 아팠다.

그는 이를 악물고 윤하경에게 손을 들었지만 윤하경은 차갑게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

“차라리 저를 죽여보세요.”

그리고 그녀는 윤하연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

“윤하연, 네가 뭘 했는지 나중에 다 밝혀낼 거야. 딱 기다려.”

윤하경은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었다. 법에 걸리지 않는다면 윤하연을 그 자리에서 그냥 끝장내고 싶을 지경이었다.

윤하연은 윤하경의 살기에 움찔하며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마치 자신이 억울한 피해자인 양 서 있었다.

윤하경은 이를 악물며 잠시 서 있다가, 돌연 돌아서서 걸어 나갔다.

그러자 윤수철은 그녀를 그냥 두지 않고 쫓아 나왔다.

“윤하경, 대체 뭐 하는 거야?”

“우리가 다 합의한 대로 하기로 했잖아. 왜 또 이렇게 만든 거야? 어쩌려고 이러는 거야? 네가 이렇게 말한 결과를 생각한 적 있어?”

윤수철은 화도 났지만 윤하경이 기자회견을 망쳐 투자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사실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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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60화

    우지원은 그저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졌다.윤하경은 그의 표정을 보고 단박에 알아챘다.‘또 쓸데없는 상상을 하고 있구나.’“유호천 씨 찾으러 왔어요. 어디 있는지 안내해 줘요.”우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곧 다시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분... 왜 찾으시려는 건가요? 비록 우리 대표님의 사촌이긴 해도 대표님만큼 매력적인 사람은 아니에요. 오히려...”“헛소리 그만해요.”윤하경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강현우는 그렇게 과묵한데, 왜 이런 애를 부하로 두는 건지...'.“우지원 씨. 저번에 한밤중에 저 불러내 놓고 빚졌다고 했던 거 기억하죠? 그런데 지금 이 정도도 못 도와주겠다는 건가요?”우지원은 말문이 막힌 듯 입을 다물고 있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따라오세요.”그는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슬쩍 휴대폰을 꺼내 무언가 문자를 보냈다.윤하경은 그걸 알아채지 못한 채 그를 따라갔다.‘헤븐'의 어두운 복도는 여전히 불길했지만 윤하경은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구불구불한 복도를 지나 우지원은 한 룸 앞에서 멈춰 섰다.“오늘 그분, 기분이 별로라 혼자 있고 싶다고 하셨어요. 정말 들어가실 건가요?”“됐고, 그만 가요.”더는 인내심이 남아 있지 않아 윤하경은 단숨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어두운 조명 속, 술병과 담배꽁초가 널브러진 가운데 유호천이 홀로 앉아 있었다.그는 마치 모든 걸 잃은 사람처럼 축 늘어져 있었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손에 쥔 술병을 그대로 던졌다.그 술병은 정확히 윤하경을 향해 날아왔고 뒤따라 들어오던 우지원이 황급히 그녀를 끌어당겼다.우지원의 이마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윤하경이 여기서 다치기라도 하면... 대표님이 날 어떻게 벌을 줄지 상상도 안 가네.’“여자분한테 이렇게 대하는 게 말이 됩니까?”유호천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윤하경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아, 윤하경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59화

    단 두 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의사는 두 차례나 위급 통지서를 내렸다.소지연은 너무 놀라 울음조차 잊은 채 온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다행히도, 의료진의 노력 끝에 김미애는 간신히 고비를 넘겼다.하지만 진료를 마치고 나온 의사는 차갑게 눈살을 찌푸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환자는 얼마 전 큰 수술을 받았어요. 흥분하면 절대 안 되는 상태였는데, 가족들은 그런 걸 몰랐던 건가요?”소지연은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결국 벽에 기대앉은 채 중얼거렸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윤하경은 그런 지연을 바라보다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의사 선생님, 앞으로는 저희가 더 신중히 조심할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환자분 치료에 최선을 다해 주세요. 치료비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의사는 그녀의 태도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떴다.병실로 돌아온 뒤, 소지연은 여전히 넋이 나간 듯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윤하경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지금 이렇게 자책한다고 뭐가 달라져? 그대로 주저앉아 있을 거야?”소지연은 씁쓸하게 웃었다.“아니면 어쩌라고. 안현주는 안씨 가문의 딸이야. 내가 뭘 할 수 있겠어.”그 말에 하경은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소지연의 말대로, 안현주 앞에서 소지연은 아무 힘도 없는 존재였다.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소지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이만 가봐. 엄마 옆엔 내가 있을게.”윤하경이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려던 순간, 소지연이 덧붙였다.“오늘만큼은 엄마랑 단둘이 있고 싶어.”그 말에 윤하경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알겠어. 내일 다시 올게.”윤하경은 병원을 나와 차에 올라탔고 결국 참지 못하고 주섬주섬 담배를 꺼내 들었다.원래 오늘은 임수연의 일로 기분이 좋았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그 기분도 사라졌다.그녀는 핸드폰을 켜 스크롤을 내리던 중, 문득 한 게시물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다.놀랍게도, 유호천이 게시물을 올린 것이다.사진 속 배경은 어느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58화

    윤하경은 입술을 꼭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님, 지연이는 정말 아무 잘못 없어요. 누구의 내연녀도 아니고요."그녀는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김미애를 진정시키려 했지만,김미애는 흥분한 채 윤하경을 밀쳐내며 테이블 위에 놓인 사진을 가리켰다.“이걸 보고도 아직 그런 말이 나와? 이 사진들을 보라고!”윤하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사진을 바라봤다.사진 속에는 소지연과 유호천이 마치 껴안고 있는 듯한 장면이 찍혀 있었다.그녀는 당황한 얼굴로 곧바로 소지연을 바라봤다.소지연은 고개를 저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우린 정말 그런 사이 아니야. 난 그냥 부축했을 뿐이야.”소지연의 말을 윤하경은 믿을 수 있었다.윤하경은 그 말을 믿을 수 있었다.지연은 단순한 구석은 있었지만, 남자에게 쉽게 빠질 인물은 아니었다.더군다나 유호천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친구인 자신을 속일 이유도 없었다.과거 윤하경이 구지호와 사귀었을 때, 소지연은 옆에서 수없이 그녀에게 남자에게 너무 빠지지 말라고 나무랐었다.‘그런 지연이가 내연녀일 리 없어.'윤하경이 돌아서서 김미애를 차분하게 설득하기 시작했다.윤하경은 차분히 돌아서 김미애를 설득하기 시작했다.“어머님, 이 사진들만 봐선 절대 어머님 말씀처럼 단정 지을 수 없어요. 지연이도 분명히 아니라잖아요. 따님의 말을 믿어주세요.”“남의 말에 너무 휘둘리시면 안 돼요.”소지연은 머리가 복잡해 어찌 설득해야 할지 몰랐고, 계속 같은 말만 반복했다.“난 정말 그런 적 없어. 정말이에요, 엄마. 제발 믿어줘요.”하지만 김미애는 두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딸과 윤하경을 문밖으로 밀어내더니 문을 쾅 하고 닫아버렸다.“엄마, 이 문 좀 열어봐요! 진짜 그런 사이 아니에요!”소지연은 울먹이며 문을 두드렸고 윤하경은 그런 그녀를 껴안아 진정시켰다.“어머님 지금 너무 화가 나신 것 같아. 조금만 기다려보자, 응?”눈물범벅이 된 소지연의 얼굴에는 억울함이 가득했다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57화

    임수연이 윤씨 집안에서 판을 치며 날뛴 지도 벌써 십 년이 넘었다.이번엔 간신히 그녀의 약점을 쥐게 된 이상, 반드시 끝장을 볼 생각이었다.다시는 기회를 잡지 못하도록, 완전히 짓눌러버려야 했다.그래서일까, 윤하경은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잠시 생각에 잠기던 그녀는 가방에서 두툼한 현금을 꺼내 유 집사에게 건넸다.“이건... 감시하는 사람에게 주는 수고비예요.”유 집사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듣는 사람이었다. “하경 씨, 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드릴게요.”윤하경은 고개를 끄덕인 뒤, 높은 굽의 힐을 신고 서둘러 밖으로 나섰다.조금 전, 소지연과 통화할 때 분명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목소리 끝에 떨림이 있었고 울고 있는 게 분명했다.오랜 친구였기에 윤하경은 소지연이 조금만 달라져도 곧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그래서 곧장 차를 몰았다.집에서 병원까지 보통 40분 거리였지만 30분도 안 되어 도착했다.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니나 다를까 소지연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무슨 일이야?”윤하경은 그녀 옆에 앉으며 물었다.“무슨 일 생긴 거야?”소지연은 훌쩍이며 말했다.“하경아... 나, 같이 집에 좀 가주라.”윤하경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어머니... 무슨 일 생긴 거야?”그녀도 바보는 아니었다. 소지연은 멀쩡해 보였고 집에 가자는 말을 하는 걸 보니 틀림없이 소지연의 엄마 쪽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윤하경은 더 묻지 않고 조용히 소지연을 부축해 병원을 나섰다.집으로 가는 내내 차는 속력을 높였고 도착했을 땐 이미 집 안이 아수라장이었다.온 집안이 엉망진창이었고 마치 도둑이라도 들었던 것처럼, 모든 물건이 마구 뒤엉켜 있었다.소지연의 어머니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두 눈은 허공을 바라본 채, 생기라고는 없었다.“엄마...”그 말에 정신을 차린 소지연의 엄마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딸을 바라봤다.소지연의 손에 감겨 있는 붕대를 보곤,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56화

    “나가라고 했지 못 들었어?!”윤수철의 고함이 터지자, 그 기세에 눌려 극심한 기침까지 쏟아졌다.윤하연은 더는 감히 입을 열지 못했고 그가 ‘쾅’ 소리를 내며 서재 문을 닫고 나서야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몸을 겨우 일으켰다.예전까지만 해도 그런 수모는 늘 윤하경의 몫이었다. 하지만 막상 그 모든 게 자신에게 돌아오니 이토록 아플 줄은 몰랐다.입술을 꾹 깨문 채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돌아서자마자 윤하경의 비웃음 섞인 시선과 마주쳤다.윤하연은 이를 악물며 다가와 콱 소리를 내고 물었다.“이제야 속이 시원해?”“내가 아빠한테 맞는 거 보니까 아주 기분 좋지?”윤하경은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럼. 말 안 해도 알겠구먼.”윤하연은 이를 악물더니 입술은 터져 피가 맺혀 있었고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런 얼굴로, 의기양양하게 윤하경에게 외쳤다.“넌 진짜, 악독해.”그 말에 윤하경은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찍었다.그러자 윤하연이 화들짝 놀라 외쳤다.“뭐 하는 거야?”윤하경은 핸드폰을 흔들며 유쾌하게 웃었다.“악독해도, 너처럼 악마 같진 않거든. 내가 너라면 당장 방구석에 처박혀서 아무도 못 보게 숨었을 거야.”사실 윤하연은 외모 자체가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그저 적당히 단아하고 얌전한 이미지이지만 지금 이 몰골은 딱 사람 놀라게 할 만한 수준이었다.윤하연은 뺨을 붉히며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이번엔 더는 덤벼들지 않았다.윤하경이랑 붙어봤자 이득은커녕, 손해만 늘어나고 괜히 윤수철의 눈 밖에 나기만 할 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결국 이를 갈며 굽 높은 구두 소리만 요란하게 남긴 채, 그녀는 위층을 내려갔다.윤하경은 그 뒷모습을 흘끗 보고 미소를 짓다가 다시 서재 쪽을 흘끔 바라봤다가, 시선을 내리깔았다.윤수철이 지금 어떤 심정일지 잘 알고 있었다.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고 그 진실을 딸의 손에 들킨 상황. 그건 단순한 분노를 넘어서서 수치심과 자괴감까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다.그런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55화

    윤하경은 시선을 아래로 내려, 땅에 쏟아진 닭고기 국수를 바라봤다. 잠시나마 감정의 파문이 스치듯 일었다.그녀는 짧게 숨을 고르며 지금 당장 윤하연의 뺨을 올려 치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누르더니 그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말했다.“사람 말 못 알아듣겠으면 다시 태어나서 인간 교육부터 받아? 이따위로 창피한 짓 하느니 그냥 다시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윤하연은 이를 악물고 윤하경을 노려봤고 그 여유로운 표정이 더 얄밉고 괘씸했다.“윤하경, 시치미 떼지 마. 오늘 일, 네가 한 짓 맞잖아. 당장 말해. 우리 엄마 어디로 보냈어?”윤하경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이 바보는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구나.’“그렇게 네 엄마 걱정하기 전에 먼저 네가 한빛 그룹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부터 해. 괜히 함께 쫓겨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아까 그릇 부순 거, 가격 꽤 나가거든? 나중에 물어주고 나가야 할지도 몰라.”윤하경의 톤은 가볍고 속도는 느긋했지만 말끝마다 날이 서 있었다.그러자 윤하연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그냥... 아빠랑 엄마가 싸운 거잖아?” “왜 우리가 쫓겨나야 해?”윤하경은 그녀가 부르는 “아빠”라는 말에 어이없게 웃음이 났다. 자기보다 더 친근하게 부르니 참 볼만했다.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사랑하면 그 사랑하는 사람의 것까지 아끼게 된다’는 말. 윤수철이 임수연을 얼마나 감싸고 돌았는지, 그 감정이 고스란히 윤하연에게도 이어졌던 것이다.하지만 앞으로 임수연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물론, 윤하연까지 어떤 식으로 정리할지는 윤수철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였다.윤하경은 눈썹을 살짝 들었다. “내가 너한테 설명해 줘야 할 의무는 없어.”그리고 고개를 돌려 유 집사를 불렀다. “다시 만들어 주세요. 앞으로 음식 버리는 사람한텐, 밥 안 해도 돼요.”그러곤 윤하연을 싸늘하게 쳐다봤다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소파로 돌아가 잡지를 펼쳤다.윤하연은 그런 윤하경을 보며 이를 악물고 있었고 손이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54화

    어머니의 비참한 죽음을 떠올릴 때마다, 윤하경은 다짐했다. 임수연과 윤수철, 두 사람 모두 자기가 저지른 죗값을 치르는 걸 똑똑히 지켜볼 거라고러야 한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수연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발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경호원들에게 양팔이 붙들려 끌려왔다.윤하경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수연은 이제 윤하경에게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여보, 내 말 좀 들어봐요! 정말, 정말 내가 함정에 빠진 거라니까요! 날 믿어줘요.”어머니를 여읜 사람처럼 목 놓아 우는 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소파에 앉아 있던 윤하경은 너무 시끄러운 그 울음에, 손가락으로 귀를 툭툭 쳤다. 듣기 싫을 정도로 참 피곤한 소리였다.그렇게 울부짖는 임수연을 향해, 윤수철은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잠시 후, 약을 챙겨 올라갔던 유 집사가 내려왔다고 입가에는 감출 수 없는 미소가 어른거렸다.그녀는 등을 곧게 펴고 임수연을 붙잡고 있던 경호원들에게 말했다. “회장님 말씀입니다. 임 여사님은 뒷마당 지하실에 가두라고 하셨습니다.”그러곤 잠시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근데 한 명밖에 없네요?”경호원은 임수연을 힐끔 보며 말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땐, 이분 혼자였습니다.”유 집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알겠어요. 그럼 처리하세요. 저는 회장님께 다시 보고드릴게요.”그녀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갔고 내려올 땐 아예 얼굴에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리고 슬며시 윤하경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하경 씨,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이 여자가 왜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진 거예요?”윤하경은 그녀를 힐끔 보고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유 집사님, 아는 게 너무 많으면 목숨이 위험해질 텐데요?”유 집사는 머쓱한 듯 어깨를 움츠렸다. “그냥... 좀 신기해서요.”“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오늘 아직 끝난 게 아니니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53화

    “뭐라고요?” 윤하경은 어이가 없어 눈을 깜빡였다.자기 바람피운 아내에게 화낼 생각은 안 하고 바람 들킨 걸 알려준 딸한테 성질을 낸다고?그녀는 어처구니가 없어 고개를 저었다. 도무지 아빠라는 사람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윤수철은 거친 숨을 내쉬며 현장을 박차고 나갔다.잠시 방 안에 혼자 남은 윤하경은 방바닥에 무릎 꿇고 엉엉 울고 있는 임수연을 바라보다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줌마, 그럼 전 이만 갈게요.”임수연은 거의 분노로 이성을 잃은 듯 옆에 있던 찻잔을 들어 윤하경을 향해 던졌다. “꺼져! 당장 꺼지라고!”더 이상 감정 숨길 필요도 없다는 듯, 그녀의 눈에는 독기만이 가득했다. “너지? 너 아버지 데리고 온 거! 지난번 사진도 너지, 맞지?”윤하경은 무표정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아줌마, 이 나이에 화내면 건강에 안 좋아요. 그러다 어디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요? 벌써 조심하셔야죠.” 그녀의 말투는 한없이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조롱은 차갑기만 했다.임수연의 얼굴이 굳어졌다. “너... 너 앞으로 뭘 더 하려는 거야?”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뼛속 깊이로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고 윤하경의 말이 머릿속에서 자꾸 맴돌았다.하지만 윤하경은 더는 말을 섞을 생각이 없어 무심하게 발걸음을 돌리고 방을 나섰다.그녀와 윤수철이 모두 떠나고 나서야, 발코니 위에 숨어 있던 유한빈이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슬쩍 빠져나가려는 순간, 임수연이 재빨리 그의 팔을 잡아챘다.“어딜 가?” “그, 그냥 문 좀 닫으려고...” 유한빈은 말끝을 흐리며 시선을 피했다.임수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너, 지금 도망친다고 끝날 것 같아? 윤수철은 나뿐 아니라 너도 절대 가만 안 둘 거야.”유한빈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럼... 우리 그냥 도망칠까?” “도망?” 임수연은 비웃음을 흘렸다. “세상 끝까지 도망쳐도 쟤가 놓아줄 것 같아?” “해외로 가자고... 유럽 같은 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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