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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8화

Author: 김나비
“형님, 무슨 일이 있더라도 형님은 우리 형님입니다. 그건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에요.”

“형수님께 무슨 일이 생겼다고 들었어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만 해주세요.”

소재호와 소윤성이 격앙된 채 말했으나, 소임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해. 자, 이만 돌아가거라. 나는 아직 처리해야 할 개인적인 일이 좀 있어서.”

소재호와 소윤성은 부장경을 힐끗 바라보며 더 이상 머물지 않고 자리를 떠났고, 그저 소상현 가족만이 큰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너희들도 이만 가 봐.”

소상현은 마음이 착잡했다.

마치 자신이 패배한 것 같았고, 소임호의 회사를 손에 넣지는 못했으나 결국 소씨 가문 전체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상현이 이겼다고 생각할 수도 없었기에, 마음 한구석에는 기쁨이 아닌 허탈함만이 가득했다.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었어...’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다고.’

소상현이 원했던 건 소임호를 소씨 가문에서 몰아내고, 소임호가 절망한 채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굴욕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소임호는 소씨 가문을 흔쾌히 넘기고 떠나려 하고 있었다.

“당신, 그런다고 내가 고마워할 것 같아? 나는...”

소상현은 본심을 말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또다시 가시 돋친 말이었다.

“아버지, 그러지 마세요.”

소지훈이 소상현의 팔을 살짝 당기며 만류했다.

소임호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훈아, 앞으로 소씨 가문에선 네가 아버지를 잘 보살펴드려야 해. 소씨 가문은 네 할아버지께서 평생을 들여 이루어진 가문이야. 절대 그분을 실망하게 하지 않아야 해.”

“큰아버지...”

소지훈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지금껏 자신이 연예계에서 위기를 넘길 때마다 도와준 사람이 소임호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 깊은 곳에서 후회와 죄책감이 밀려왔다.

“정말 죄송합니다.”

소임호는 한숨을 쉬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모두 나가봐.”

소지훈은 망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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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은 목소리를 높였고, 눈물까지 글썽이며 외쳤다.“나는 너처럼 태어나면서부터 귀한 가문의 아가씨로 살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었어! 나 같은 사람이 살아남으려면 스스로 발버둥 치고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고. 내가 태어난 그 가난한 산골 마을을 네가 알기나 해?”“그곳 여자들은 소랑 말보다도 못한 삶을 살아가. 대부분의 아이는 십 대가 되기도 전에 부모에게 팔려 나가 늙은 노총각에게 시집가고, 아이를 낳는 도구로 전락하고 말지. 조경선이 아니었다면 나도 그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을 거야. 그 여자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으면, 난 이미 죽었을 거라고!”“하지만 당신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걸 가졌잖아. 손만 뻗으면 뭐든 가질 수 있었잖아! 그런데 나는? 나는 어떻게 해야 했지?!” 지아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치를 떨며 외쳤다.“아직도 책임을 회피하고 동정을 사려는 거야?! 어린 나이에 그런 악랄한 수를 썼다는 건, 네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라는 증거야! 태어난 환경이 잔혹함을 정당화하는 핑계가 될 순 없다고!” “너, 정말 네가 저지른 모든 죄를 몇 마디 말로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지아는 지난 2년 동안 자신이 왜 어린 나이에 위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는지 철저히 조사했다. 짧은 시간에 암이 그 정도로 형성되려면 몹시 어려운 조건이 필요했는데, 지아는 어릴 적부터 소계훈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란 귀한 딸이었다.설령 소계훈 가문이 몰락하고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아주 힘들었다고 해도, 그렇게 단기간에 병이 악화될 리 없었다. 결국 단 하나의 결론이 남았다.‘누군가 오래전부터 나한테 암을 유발하는 약물을 썼던 거야.” 결혼 문제로 인한 혼란은 단지 발단에 불과했다. 그때만 해도 이서가 조금만 더 일찍 검진받았다면 병을 더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마침 그 시기에 소계훈 가문이 몰락했고, 그의 치료비만으로도 생활이 빠듯했던 지아는 자신의 건강을 챙길 여유조차 없었다. 결국 쓰러져 검사받고 나서야 병이 이미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19화

    시월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자신이 아주 완벽하게 숨겨왔다고 생각했지만, 지아는 이미 모든 진실을 알고 있었다.심지어 시월의 얼굴뿐만 아니라 과거까지 말이다. 지아는 시월에게 한 무더기의 성형 기록을 내던지며 차갑게 말했다. “정말 끈질긴 노력을 했더라? 하지만 어릴 적부터 그렇게 많은 성형을 해서 나랑 비슷한 얼굴을 만들면 뭐 해? 가짜는 어디까지나 가짜이고, 아무리 얼굴을 바꾼다 해도 진짜가 될 수는 없는 법인데. 마치 네 신분처럼 말이야!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 진짜가 될 수 없다는 걸 이젠 알겠니?” “언제부터 알았던 거지?”“그게 그렇게 중요해? 소씨 가문이 혼란에 빠지지 않았다면, 아버지가 소영수 어르신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소문만 돌지 않았으면, 나도 끝까지 속았을 거야. 평생 네 거짓말에 속아 살았을 거라고.” “소시월, 우리 소씨 가문에 그렇게 많은 악행을 저질러 놓고 후회한 적은 없니?” 지아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물었다. “넌 몇 번이고 나를 죽이려 했고,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죽였고, 심지어 내 배 속의 아이까지 해치려 했어.” 시언도 입을 열었다.“내 손, 시하의 다리, 그리고 시영이의 목숨까지... 그 모든 걸 어떻게 책임질 생각이지?!” 시하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네가 우리 친동생이 아니라는 건 잘 알겠어. 하지만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우리 남매들은 너를 친딸, 친동생처럼 대했어. 네가 원하는 건 다 들어줬고, 넌 우리 소씨 가문에서 호강하며 자랐다고. 그런데 어떻게 이런 악랄한 짓을 할 수 있어? 시영이 죽음도 네가 벌인 짓이지?” 시월은 담배를 비벼 끄며 쓴웃음을 지었다.“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면 무슨 소용이죠? 승자는 왕이 되고 패자는 죄인이 되는 법인 걸요. 난 이미 패배자가 됐다고요.” “아니, 시영이 일만큼은 명확하게 말해! 시영이는 당시 이상한 죽음을 맞이했어. 그 사건, 네가 벌인 짓 아니야?” “그래요, 내가 벌인 짓이에요. 하지만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18화

    “형님, 무슨 일이 있더라도 형님은 우리 형님입니다. 그건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에요.”“형수님께 무슨 일이 생겼다고 들었어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만 해주세요.” 소재호와 소윤성이 격앙된 채 말했으나, 소임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해. 자, 이만 돌아가거라. 나는 아직 처리해야 할 개인적인 일이 좀 있어서.” 소재호와 소윤성은 부장경을 힐끗 바라보며 더 이상 머물지 않고 자리를 떠났고, 그저 소상현 가족만이 큰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너희들도 이만 가 봐.”소상현은 마음이 착잡했다.마치 자신이 패배한 것 같았고, 소임호의 회사를 손에 넣지는 못했으나 결국 소씨 가문 전체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상현이 이겼다고 생각할 수도 없었기에, 마음 한구석에는 기쁨이 아닌 허탈함만이 가득했다.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었어...’‘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다고.’소상현이 원했던 건 소임호를 소씨 가문에서 몰아내고, 소임호가 절망한 채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굴욕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소임호는 소씨 가문을 흔쾌히 넘기고 떠나려 하고 있었다. “당신, 그런다고 내가 고마워할 것 같아? 나는...” 소상현은 본심을 말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또다시 가시 돋친 말이었다. “아버지, 그러지 마세요.”소지훈이 소상현의 팔을 살짝 당기며 만류했다. 소임호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지훈아, 앞으로 소씨 가문에선 네가 아버지를 잘 보살펴드려야 해. 소씨 가문은 네 할아버지께서 평생을 들여 이루어진 가문이야. 절대 그분을 실망하게 하지 않아야 해.” “큰아버지...”소지훈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지금껏 자신이 연예계에서 위기를 넘길 때마다 도와준 사람이 소임호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 깊은 곳에서 후회와 죄책감이 밀려왔다. “정말 죄송합니다.”소임호는 한숨을 쉬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모두 나가봐.” 소지훈은 망설임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17화

    “정확히 말하면 소씨 가문의 숨겨진 사업 중 하나였지.” 소임호는 이 한마디로 소지훈이 모든 상황을 깨닫게 했다. 소지훈은 그동안 자신이 실력으로 연예계에서 승승장구했다고 믿어 왔으나, 훌륭한 매니저를 만난 것도, 첫 출연작이 최고 등급의 작품이었던 것도 모두 우연이 아니었다.세상에 그렇게 많은 우연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것은 소임호의 의도와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었다. “당, 당신이...”소지훈은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그토록 오랜 시간 자신을 지켜 주고 보호해 준 사람이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을 무시해 왔던 큰아버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소지훈이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른 뒤 입을 열었다. “허, 당신이 만성의 대표였다니, 이제서야 알게 된 나도... 정말 바보 같군요.” “지훈아, 너도 연예계에서 몇 년간 몸담았으니 그 업계의 룰을 잘 알고 있을 거야. 만성은 너한테 맡기게 된 건 내가 너를 믿기 때문이야. 이건 네 할아버지와 상의한 끝에 정한 일이기도 해.” 소지훈은 흔들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손가락으로 옷깃을 세게 쥐고 있었고, 머릿속은 복잡한 감정으로 어지러웠다. 소지훈도 소상현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세워온 가치관이 조금씩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안 돼, 이런 식이면 안 된다고...’소지훈이 생각하던 큰아버지는 권위적이고 독단적이며,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이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이렇게 조용히 자신을 보호해 왔다는 건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소지훈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소상현을 바라보았다.“도훈이는 오래전부터 제 곁에서 일을 배워 온 사람이에요. 제가 하나하나 가르쳐 키운 인재나 다름없죠. 앞으로 소씨 가문의 사업 관련 문제는 도훈이에게 넘기겠습니다. 도장, 주요 문서가 들어있는 서랍 열쇠, 금고 비밀번호 등 모든 것을 도훈이에게 위임할 테니 믿고 맡기셔도 됩니다.” “너...!”소상현은 입을 열었으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답답하게 한숨만 내쉬었다. 소임호는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16화

    소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말이 돼? 아버지께서 형님을 얼마나 아끼셨는데, 유산을 한 푼도 남기지 않으셨다고?’ 소상현이 당황한 얼굴로 소리쳤다. “아버지가 당신한테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셨을 리 없어! 그리고 당신이 어떻게 그런 유언장에 동의할 수 있지? 그 유언장은 분명 가짜일 거라고!” 소임호는 담담하게 설명했다.“물론 아버지는 내게 유산을 나눠 주고 싶어 하셨지만, 내가 거절했어. 나도 그동안 나름대로 많은 재산을 모았고, 소씨 가문의 것은 탐낸 적이 없으니까. 그래, 난 소씨 가문의 것을 탐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지.”소임호는 미리 준비해 둔 수표 한 장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2조야. 아버지께서 보유하셨던 20% 지분에 대한 금액인데, 현재 시가로 따지면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 아버지께서 투자하신 400억에 비하면 수십 배로 늘어난 금액이야. 그동안 소씨 가문이 우리 가족에게 베풀어준 보살핌에 대한 감사의 뜻이란다.” 가볍게 내민 수표 한 장은 보이지 않는 강렬한 손바닥으로 소상현의 얼굴을 내리친 것과 같았다.소재호와 소윤성은 즉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형님, 저희도 형님이 오랜 세월 동안 소씨 가문을 지탱해 오셨다는 걸 압니다. 이 돈을 절대 받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다고 해도 절대 받지 않으셨을 거고요.” “맞습니다. 형님은 어머니의 아들이니 당연히 유산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형님은 아버지께서 가장 아끼신 자식이었잖아요. 그런데 유산을 거부한 걸로도 모자라 저희에게 주시다니요!” 소영수가 살아 있을 때도 그들이 이 돈을 받을 리는 없었지만, 지금 이 돈을 받는 것은 소임호와 소씨 가문의 관계를 완전히 끊겠다는 뜻이었다. 소임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언제나 너희를 친동생으로 생각해 왔어. 딴마음을 품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 하지만 나는 어떻게 해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더구나.”“상현이가 나와 우리 가족을 내쫓기 위해 이런 극단적인 일까지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15화

    시간은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고, 시월은 왜인지 모르게 더욱 불편해졌다. 분명 이건 소씨 가문의 내부 문제인데도 시월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반면, 소상현은 시월의 심정을 알 리가 없었는데, 머릿속이 온통 패배의 쓰라림으로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졌구나. 그동안 공들여 준비했는데도 결국 완패하고 말았다고.’ 소상현은 소임호가 단지 승자의 권리를 누리며 자신들 앞에서 거들먹거리려는 것이라 여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재호와 소윤성이 현장에 도착했는데, 두 사람은 비교적 평온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들은 소상현과 생각이 달랐다.소임호가 설령 소영수의 친아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한 어머니를 둔 이복형이었기에 굳이 소임호를 적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소씨 가문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형님, 괜찮으세요?” “무사하시다니 다행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부장경에게 눈길을 보냈다.“저분은...”소임호가 설명했다.“이분은 부장경 씨인데, 정체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지. 오늘 이렇게 모두를 부른 건 우리 소씨 가문의 일을 논의하기 위해서야.” 역시나 소임호는 뛰어난 장악력을 보여주었다.사람들은 모두 부장경이 왜 이곳에 있는지 궁금해했지만, 소임호의 단호한 태도에 중요한 이야기가 있음을 직감하고 모두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최근 소씨 가문엔 많은 일이 있었고, 명담이도 세상을 떠났어. 진심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지.” 소상현이 냉소를 지으며 비웃었다.“이런 자리에서까지 거짓 연민을 보일 필요는 없어!” ‘명담’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소상현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 모습을 본 소재호가 나섰다.“형님, 명담이 일은 큰형님과 아무 관련도 없는 일이잖아요. 왜 그렇게 화를 내세요?” “아직도 저 인간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거야? 저 인간은 애초부터 우리 소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었다고! 봐, 지금 부씨 가문 사람들까지 들이닥쳤잖아!!” 그제야 소재호와 소윤성은 소임호가 부씨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14화

    소상현은 소임호의 말을 듣고 순간 당황했지만,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을 지지하는 몇몇 사람들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을 위해 소상현은 수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이렇게 쉽게 포기할 순 없어!’“후회 안 해.”“그래, 그럼 시작하자꾸나.”주주총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한쪽에서 시월은 지아의 정체에 대해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총회에 온 신경을 쏟고 있었다. 이번 일에 시월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기에, 단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할 수 없었다. 최근 회사 내 지분 변동이 심해, 사람들은 불안에 휩싸여 있었다. 그들이 다투는 것은 소영수가 보유했던 20%의 지분에 지나지 않았다. 소영수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고, 재산을 분배할 시간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소상현은 소임호가 소영수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함으로써 그의 상속권을 박탈하려 했다. 하지만 소임호는 손뼉을 가볍게 치며 변호사를 불렀고, 변호사는 밀봉된 서류봉투를 들고 들어왔다. 그 안에는 소영수가 미리 작성해 둔 유언장이 있었는데, 지분 양도서부터 가문의 재단, 부동산 분배까지 모든 내용이 명확하게 정리된 것이었다. 심지어 회사의 20%의 지분이 소임호의 것이라 명시되어 있기도 했다. 소상현은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며 외쳤다.“아니야! 이건 말도 안 돼! 우리 아버지는 울화로 돌아가셨고,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남길 시간조차 없었어! 저 유언장은 가짜라고!” 하지만 소임호는 차분하게 말했다.“이 유언장은 아버지께서 반년 전에 미리 작성해 두신 거야. 믿지 못하겠다면 네 변호사에게 감정을 맡겨도 좋아. 서류 외에도 아버지의 영상, 음성, 그리고 친필 서명이 증거로 남아 있으니까.” 소지훈은 끝까지 믿을 수 없다는 듯 변호사에게 눈짓을 보냈고, 소지훈이 이끄는 변호사단의 수석 변호사가 나와 서류를 철저히 검토했다. 그러고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진짜입니다. 확실히 어르신께서 생전에 작성하신 유언장이 맞습니다.” 소상현의 마음속에 이루 말할 수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13화

    소임호는 손짓하며 비서에게 부장경을 위한 차 한 잔을 내오게 했다. 소임호는 이미 자신의 출생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 평소처럼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소임호와 부장경은 좌우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의 이목구비는 묘하게 닮아 있었는데, 비록 한 사람은 비즈니스계, 다른 한 사람은 군에 몸담고 있었지만, 미간에 드러나는 강인한 기개는 아주 비슷했다. 지아는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유전자의 힘이란 정말 신기한 거구나.’ 어머니가 다른 데다가 함께 자라지도 않았는데,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해도 묘한 동질감을 뿜어냈다. 반면,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소상현은 소임호가 등장한 순간부터 내내 안절부절못하더니, 부장경까지 나타나자 그 불안은 극에 달했다. 소상현의 얼굴엔 육안으로도 뚜렷이 보일 정도의 당황스러움이 드러났고, 그 어디에서도 위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들이 이런 사람에게 소씨 가문을 맡길 리 없었다. 소임호는 소상현의 불안한 얼굴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둘째야, 정말 나랑 적대하며 회사를 차지할 작정이야?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마. 지금이라도 그 생각을 바꾼다면, 과거의 일은 모두 없던 일로 해줄게.”소임호의 눈에 소상현은 언제나 동생일 뿐이었다. ‘형으로써 동생을 지켜주는 건 당연지사야.’이는 소영수가 늘 소임호에게 했던 말이었다.“임호야, 상현이는 어리석고 자존심만 높아. 재호는 이쪽 일에 뜻이 없고, 윤성이는 정에 빠져 살지. 우리 소씨 가문을 짊어질 사람은 너 하나뿐이야. 앞으로도 수고 좀 해다오.” 어머니도 생전에 늘 이렇게 말했다.“네가 형이잖아. 형은 동생들을 더 많이 이해해 줘야 해.”비록 그들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소임호는 소영수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아버지는 떠돌던 나와 어머니의 삶을 끝내 주었고, 그 험난한 시절에 물질적 풍요를 떠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셨어.’ 그뿐만 아니라 소영수는 마음 깊이 소임호를 돌봐주고 키워줬으며, 단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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