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02화

이명란은 이미 말할 준비를 마쳤다.

“하용 씨 대신 물건을 가져왔습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정순영은 모니터에 나타난 중년 여성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는 세련된 가정부 복장을 입고 있었으며, 손에는 도시락 상자를 들고 있었다.

‘아마 아가씨가 요즘 제대로 먹지 못한 걸 알고, 특별히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준 모양이구나.’

정순영은 별다른 의심 없이 문을 열었고, 이명란이 부씨 집안 사람인 것을 알지 못했다.

“저에게 주시면 돼요.”

[그건 안 돼요. 반드시 직접 아가씨에게 전달하라고 하셨어요. 만약 소홀히 다루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겠어요?]

이명란은 민연주 곁에서 오랜 세월 함께했기에, 하인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조금만 강하게 나가면 상대를 쉽게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정순영은 이명란이 들고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녀의 태도가 워낙 단호해서 더 이상 가볍게 볼 수 없었다.

“저희 아가씨는 지금 쉬고 있습니다. 물건을 내려놓으시면 깨어나면 제가 전해드릴게요.”

[당신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야? 하용 씨가 분명히 아가씨에게 직접 전하라고 하셨다고.]

정순영은 상대의 매서운 눈빛에 점점 기가 눌려, 자신감이 사라졌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위층에 가서 아가씨께 여쭤보고 올 테니까.”

[빨리하세요.]

윤화연은 지아가 달래서 겨우 잠들어 있었다.

그러나 문밖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지아가 문을 열며 손짓했다.

“조용히 좀 해요. 아가씨, 요즘 제대로 잠도 못 자는 거 알죠?”

“네, 그런데 지금 좀 급한 일이 있어요.”

“뭔 일인데 아가씨가 깨어나서 처리해야 하는 거죠?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잠이에요.”

지아는 윤화연이 임신 후 입덧이 심하게 와서 몸과 마음이 모두 고통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무엇보다 그녀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정순영은 하용의 일이라 자칫 잘못 처리하면 안 될 것 같아 더 불안했다.

또, 윤화연과 하용의 관계가 지아에게 발각될까 봐 두려웠다.

“일단 제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