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이렇게 썼다.[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전 이 사업이 꼭 필요했어요. 그리고 왜 이혼의 일에 대해 물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결혼 생활은 그렇게 좋지 못했어요. 하지만 모든 결혼 생활이 똑같은 결말인 것은 아니니 만약 결혼 생활에 무슨 문제가 있다면 얼른 해결하고 사모님과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라요.]긴 문자를 보면서 유남준의 마음은 더욱더 복잡해져 갔다.그는 참지 못하고 문자를 보냈다.[하지만 이제는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은데 어떡하죠?]박민정은 자면서 핸드폰 알림 소리를 듣고 문자를 확인했다.상대방도 정말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놀랐고 상대방이 대답을 해줬다는 것에도 놀랐다.박민정이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있는 거 아닐까요?]유남준은 생각하다가 글을 썼다.[내가 전에 잘 해주지 못해서...]이윽고 그는 다시 문자를 보냈다.[예전에는 날 사랑했었어요.]하지만 그 말을 보내려다가 유남준은 삭제해 버렸다.박민정이 사랑한 건 그가 아니었다.유남준은 멈칫하고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얘기했다.[내가 전에 잘 해주지 못해서 지금은 다른 남자랑 아이까지 낳았어요.”박민정은 대화 상대가 유남준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글만 읽어볼 뿐, 자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죄송해요.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박민정이 대답했다.이윽고 상대가 또 대답했다.[괜찮습니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더라도 못 도망가게 할 거니까요.]그 말을 본 박민정이 뭐라고 대답하려는데 상대방이 이미 로그아웃을 했다.그 사람을 위해 위로의 글이라도 남기려던 찰나, 누가 침실의 문을 두드렸다.언제 온 것인지 모를 유남준이 문 앞에 서 있었다.“깼어? 일어나서 아침부터 먹어.”박민정은 얼른 핸드폰을 거두었다.유남준은 그런 박민정의 동작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까까지 자기와 대화 중이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물었다.“누구한테 문자를 보내는 거야.”박민정이 침대에서 일어나 표
유남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 원하는 건 항상 손에 넣을 수 있었으니까.박민정도 더 캐묻지 않고 따뜻한 소파에 앉아 익숙한 주변 환경을 보면서 그리움을 드러냈다.“여기가 마음에 들면 앞으로 여기 살자.”유남준이 얘기했다.박민정은 그가 오해했다고 생각했다.어릴 때부터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박민정은 이곳이 전혀 좋지 않았다.물론 아버지가 잘 대해주긴 했지만 그는 일하는 시간이 더욱 많았다.아버지가 집에 없을 때, 그녀는 이 집에서 엄마와 남동생의 오붓한 장면을 보고 자기는 낯선 사람 같다고 생각했다.“여기서 살고 싶지 않아요.”유남준은 침묵했다.박민정은 유남준을 보면서 얘기했다.“집을 이지원한테 돌려줘요. 계산은 제대로 해요.”조하랑은 전날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러 법원에 갔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유남준도 알게 될 것이다.박민정이 몸을 일으켰다.“다른 일 없으면 하랑이한테 가볼게요.”유남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밖은 정말 추웠다.유남준은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그저 사람을 시켜 그녀를 감시하게 했다.박민정은 도망칠 생각이 없었다. 지금은 그저 유남준과 소송을 할 준비만 하고 있었다.차를 타고 조하랑의 셋집으로 간 그녀는 소송에 쓸 자료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박민정은 해외의 입원 기록과 진료 기록들을 가져다주었다.“법원 쪽은 어떻게 됐어?”“응. 심사가 끝났어. 곧 유남준도 이 소식을 알게 될 거야.”조하랑이 대답했다.“그럼 오늘 밤은 돌아가지 말아야겠어.”박민정은 조하랑의 담요를 무릎에 덮으며 얘기했다.조하랑이 걱정하면서 물었다.“오늘 밤 돌아가지 않으면 유남준이 미치는 거 아니야?”“미치는 게 차라리 낫지. 너한테 녹음기도 있지?”박민정이 물었다.조하랑은 바로 이해했다.“물론이지. 변호사로서 녹음기가 없을 리 없지.”그녀는 작은 브로치를 박민정의 옷에 달아주었다.“이상한 짓을 하려고 하면 바로 여기를 눌러, 그럼 녹음이 되거든.”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였
박민정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다른 한편, 유남준은 화가 나서 핸드폰을 부술 뻔했다.옆에 서 있는 서다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유남준은 거대한 바위가 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처럼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얼마나 남았어.”“보름입니다.”일반적으로 사건을 접수한 후, 보름 정도 자료를 준비할 시간을 준다.서다희도 박민정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서다희는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박민정이 유남준을 용서하고 예전처럼 돌아올 줄 알았다.박민정 같은 여자에게 유남준은 아주 과분한 남자였으니까 말이다.유남준은 빠르게 이성을 되찾았다.“박민정의 변호사는 누구야.”“조하랑이라고, 친구입니다.”유남준은 서다희를 보면서 얘기했다.“조하랑의 전 남자 친구도 변호사라고 했지?”서다희는 바로 유남준의 뜻을 알아차렸다.“아주 잘나가는 변호사죠. 강연우라고 합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서다희는 빠르게 사무실을 뛰쳐나갔다.소송으로 유앤케이 그룹을 이겨본 사람은 없다.유남준도 적지 않은 소송을 견뎌왔으니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이 무엇인지 잘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대방이 박민정이니 상황이 난감했다.그는 운전해서 조하랑의 아파트로 갔다.한정판 슈퍼카가 이런 곳에 주차되어 있으니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유남준은 그런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핸드폰을 들어 박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나와. 얘기 좀 하자.”10분 후, 박민정은 두꺼운 패딩을 입고 걸어 나왔다. 그녀는 차 앞에 우뚝 서 있는 유남준을 발견했다.그의 어두운 시선이 박민정을 향했다. 그리고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박민정은 눈을 밟고 건너가면서 몸에 지닌 녹음기를 켰다.“무슨 말을 하려고요?”“차에 타서 얘기해.”유남준이 차 문을 열었다.박민정은 차에 타기 싫어 뒤로 물러났다.“여기서 얘기해요.”“차에 타라고!”유남준의 목소리가 아까보다 훨씬 커졌다.그 점을 안 유남준이 목소리를 낮추고 얘기했다.“추위 타잖아.”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 차에 탔다.유
유남준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박민정에게 키스했다. 그리고 그녀를 더욱 가까이 안았다.“어떻게 해야 취소할 건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줘.”유남준은 이기지 못할까 봐 두려운 게 아니었다. 그저 지고 싶지 않았다.정말 만에 하나 두 사람이 이혼하게 된다면 그는 도대체 어떤 이유로 박민정을 곁에 붙잡아 놓아야 할지 몰랐다.“네가 얘기하면 내가 들어줄 수 있는 정도에서 다 들어줄게!”유남준이 얘기했다.박민정은 애써 그한테서 벗어나려고 했다.유남준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얘기했다.“연지석이 연락했어?”박민정은 그를 밀어내면서 얘기했다.“난 원하는 게 없어요.”유남준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그는 그렇게 박민정을 안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차는 길가에 서 있었고 눈은 여전히 펑펑 쏟아졌다.밖이 점점 어두워지는데 유남준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박민정이 약간이라도 움직이면 유남준은 그녀를 더욱 세게 그러안았다.박민정은 시선을 내리고 얘기했다.“남준 씨, 날 좋아해요?”전에도 이 질문을 했었다. 그때는 애매모호했는데 지금은 확실히 알 것 같다.유남준은 멍해졌다. 고개를 숙여 똘망똘망한 박민정의 눈을 본 그는 목울대를 꿈틀거렸다.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박민정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대답하지 않아도 돼요.”박민정은 씁쓸하게 웃었다.“날 좋아해 주길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냥 날 놓아줘요. 우리 이혼해요, 네? 내가 이렇게 빌게요.”유남준은 마치 목에 커다란 가시가 걸린 것 같았다. 숨만 쉬는 데도 아팠다.“안 돼.”박민정의 눈에는 실망이 비춰졌다. 이윽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남준은 예전의 박민정이 그리웠다. 만약 가능하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박민정이 유남준을 사랑하던 때로 돌아가고 싶었다.박민정은 유남준의 품에 안겨 있다가 저도 모르게 피곤해서 잠에 들었다.유남준은 품에서 자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박민정을 데리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하
박예찬은 유남준의 개인 컴퓨터를 해킹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유남준이 아직 잠들지 않았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유남준은 잠에 들지 못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그러다가 컴퓨터에 해커가 침입한 흔적을 발견했다.그는 커서가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미간을 약간 좁히더니 키보드에 타자하기 시작했다.다른 한편, 박예찬은 컴퓨터 앞에 앉아 땀을 뻘뻘 흘렸다.박윤우는 박예찬 옆에 앉아 물었다.“형, 무슨 일이야?”“망했어. 들통났어.”마지막 순간, 박예찬의 컴퓨터는 바로 검은 스크린으로 변했다.유남준 컴퓨터에 침입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침입을 당했다.박예찬은 아직 너무 어려서 유남준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래서 유남준은 빠르게 주소를 알아냈다.“죽으려고.”유남준이 알아낸 주소는 해외였다.그는 서다희에게 주소를 보내 찾아오라고 했다.박예찬은 망연자실했다.“에잇!”“쓰레기 아빠가 꽤 실력이 있는 사람이었네.”박윤우는 컴퓨터에 대해 잘 몰랐지만 이번에 큰일이 났다는 건 알 수 있었다.“그들이 오기 전에 흔적을 태워야 해.”박예찬은 컴퓨터를 껐다.“도망가야 하는 거 아니야?”박윤우는 유남준과 만난 적이 있다. 저번에 그한테 잡힌 후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갇혀있었다.정림원에서 그는 인생 최고로 재미없는 시간을 보냈다.“걱정하지 마. 지금은 그저 주소만 알아냈을 뿐이야. 아직 우리라는 걸 몰라.”“그러네. 우린 아직 어린이라서 컴퓨터 게임밖에 할 줄 몰라.”박윤우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박예찬도 피곤해서 옆의 침대에 누웠다.박윤우는 몸이 약간 아파서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잠에 들었다....이혼 소송을 준비하는 건 아주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사이에 박민정은 아버지의 묘지를 찾아가 주변의 눈을 청소하고 앉아서 아버지의 사진을 지켜보았다. “아버지, 오랜만이에요.”박민정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먼 곳의 설산을 쳐다보았다.“전에 무슨 일이 있던지 얘기하라고 하셨잖아요. 어디서든지 들어주겠다고 했잖아요. 오늘 알려드리러 왔어요.
정민기는 유턴해서 박민정 앞에 왔다.“타요.”박민정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차에 탔다.“앞으로 잘 부탁해요.”...정민기를 만난 후, 유남준은 사람을 보내 그를 조사하게 했다.정민기가 원래 연지석의 경호원이었다가 박민정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또 정민기가 박민정을 따라 진주로 왔다는 것을 알게 된 유남준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그래서 지금 같이 살아?”유남준은 정민기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날렵한 선을 갖고 있었고 굳센 의지를 가진 것이 그냥 경호원 같지는 않았다.“사모님은 조하랑 씨 집에서 살고 정민기는 차에서 삽니다.”부하가 대답했다.유남준은 그제야 미간에 힘을 풀었다.“알았으니 계속 지켜봐.”“네.”박민정이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은 몰랐다. 아는 사람도 이 사실을 터뜨릴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이건 유남준과 유앤케이 그룹을 건드리는 것이니까.하지만 법정 소송 전날, [죽은 줄 알았던 부잣집 며느리가 이혼 소송을 제기. 수조의 자산은 누구의 손으로]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기사는 그 며느리가 박씨 가문 출신이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부잣집이라고 한 것도 유앤케이 그룹을 겨냥한 것이었다.게다가 박민정의 사진도 기사에 넣었다.기사의 내용은 대충 박민정이 부잣집 며느리로 들어갔으나 남편과 시어머니의 홀대를 받고 큰 병에 걸려 죽은 척하고 해외로 나갔다는 것이다.지금은 다 치유되어 국내로 돌아와 유남준과 이혼 소송을 해서 재산 분할을 하려고 한다는 뜻이다.그 기사가 나오자마자 유앤케이 그룹의 주가는 확 내려갔다. 인터넷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많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유남준이 이지원이랑 사귀는 줄 알았는데 아내가 있었어?][그 아내가 장애인인 것도 다들 모르나 봐...?][정말 개쓰레기네.][여자도 마찬가지야. 재산 분할 때문에 돌아오다니.]“...”인터넷에는 여러 가지 댓글이 있었다.조하랑은 그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어떤 양심 없
박민정은 자기를 약간 원망했다. 유씨 가문에 시집와서 그동안 뭐 하나 바란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오히려 그녀는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유남준에게 주었다.하지만 유씨 가문의 사람은 박민정이 재산을 가져갈까 봐 걱정한다.웃기지 않은가!박민정이 고개를 돌려 고영란에게 얘기했다.“그건 법원의 뜻을 따라야죠.”그녀는 돈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영란의 기분을 더럽게 만들고 싶었다.그 말을 들은 고영란은 두려워서 박민정의 뒷모습을 보면서 유남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박민정과 유남준의 결혼 생활은 이미 8년이나 지속되었다.8년 동안 유앤케이 그룹의 발전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빨랐다. 국내 기업에서 상장하고 또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이 되기까지.8년 동안 이뤄낸 것들을 절반 떼어서 박민정에게 준다고 하면 그 수치는 몇십조가 될 것이다.“남준아, 너 지금 어디야?”전화를 받은 유남준에게 고영란이 바로 물었다.“회사요.”유남준도 기사를 보고 누가 올린 것인지 찾게 했다.“내가 아까 민정이를 만났는데 기사의 말이 맞아. 민정이는 유씨 가문을 원하는 거야! 탐욕스러운 년...”고영란의 목소리는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유남준은 고영란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더 얘기할 마음이 없는 유남준이 대답했다.“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 일은 제가 잘 처리할 테니까요.”그는 박민정과 절대로 이혼하지 않을 것이다.유남준은 전화를 끊고 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는 맞춤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차가운 인상을 갖고 있었다.“강 변호사, 이 기사, 강 변호사가 쓴 건 아니겠죠?”강연우가 대답했다.“아닙니다.”유남준은 시선을 돌려 천천히 입을 열었다.“여기에 온 지 두 주일이 되어가는데 전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유남준은 박민정과 이렇게 대치하고 싶지 않았다.그런 곳에서 박민정을 만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하지만 또 박민정이 아주 보고 싶었다.총명한 강연우는 유남준의 말을 알아듣고 바로 얘기했다.“
재판 개정 전, 진주의 사람들은 유남준과 박민정의 이혼 사실을 알게 되었다.김인우와 방성원 등 사람들은 누가 이혼 소송에서 이기겠는가 내기하고 있었다.“당연히 남준이 형이 이기지.”한 사람이 얘기했다.그들은 거의 유남준의 팬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방성원이 웃으면서 얘기했다.“난 박민정이 이길 것 같아.”“성원이는 항상 질 확률이 높은 곳에 건다니까?”사람들은 놀라워하지도 않았다.그리고 다들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있는 김인우를 보면서 얘기했다.“인우야, 넌 누구한테 걸래?”“물을 필요 있어? 당연히 남준이지. 인우는 저 귀머거리를 싫어하잖아.”한 사람이 대답했다.김인우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면서 얘기했다.“앞으로 귀머거리라고 부르지 마.”유남준이 없으니 그도 더는 숨기지 않았다.진지한 김인우를 보며 다른 사람들은 다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방성원은 술을 들이키고 좋게좋게 얘기했다.“맞는 말이지. 아무래도 유남준 법적 아내잖아.”다들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다들 술을 마실 때, 방성원이 김인우 옆에 앉았다.“인우야, 너 왜 그래? 전에 예찬의 일 때문에 그래?”박예찬을 정말 아들로 생각한 일을 떠올린 김인우는 겨우 웃으면서 술잔을 들었다.“그럴 리가. 그저 이상해서 그래. 박민정이 왜 유남준과 이혼하려고 들까.”몇 년간, 그는 계속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박민정에게 보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래서 그는 다시 수술대에 서서 박민정의 귓병을 고쳐주기 위해 애썼다.하지만 여전히 좋은 방법은 없었고 박민정은 곧 유남준과 이혼한다. 둘이 이혼한다면 박민정은 어떻게 되는 건가.“세상일이 다 그렇지. 박민정도 정신을 차린 거야.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거든.”방성원이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김인우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와 술을 마셨다.진주 법원.재판 개정 때, 조하랑은 모든 예복을 다 갖추어 입고 박민정 옆에 섰다. 하지만 유남준 곁의 변호사가 강연우인 것을 보고